마지막으로 그를 껴안으며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속삭였죠.
"나...사랑해?"
-우리, 왜 이래야돼?
…─by 쥰。
* * * * *
로이가 자신의 눈 앞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도 에드는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이미 파티장 안으로 들어가서 아무것도 없는 그 발자취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시린 밤바람이 그의 뺨을 발갛게 물들일고 있는 것도 모른 채.
에드가 퍼뜩 정신이 든 것은 예상치도 못한 폭음 때문이었다.
쿠콰콰쾅───!!
"으갸갸갹-!!"
갑자기 배가 거칠게 흔들리는 바람에 멀거니 서 있던 에드는 부랴부랴 배의 난간이 부서지라 움켜쥐면서 무게중심을 잡으려고 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거의 하늘하늘거리는 스커트라는 것도 잊어버리고 고고한 외모에는 어울리지 않은 자세로 난간과 포옹(?)을 하고 있자니 왠지 바보가 된 느낌도 들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오래가지 못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 민망한 자세-난간과 포옹하는-를 거두려는 찰나, 배가 단단한 무언가에 부딪친 것처럼 콰광-!! 소리를 내며 진동하는 바람에 에드는 또다시 난간이 부서져라 껴안아야 했다.
"우아악-!! 뭐야, 이거! 아닌 밤중에 트위스트(?)냐구우우우───!!"
콰콰콰콰쾅────!!
소년의 말에 되돌아오는 것은 또한번의 트위스트(?)로 인한 거친 진동과 폭음뿐이었다.
그러한 소동이 몇 번이나 계속되자 에드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곤 슬금슬금 바닥을 기다시피하여 파티장 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 짧은 순간에도 배는 몇 번이나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거리며 험한 바닷물세례까지 간간히 뿌려주었고, 에드는 도대체 바닥에 붙어있어야 할지, 아니면 귀청을 매섭게 때려대는 저 소음을 막기 위해 귀를 막아야 할지, 아니면 에라이, 모르겠다-! 하며 파티장으로 전력질주를 해야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철───썩──!!
"우앗-!!"
바닥에 큰 대자로 뻗어서 고민하고 있는 찰나, 이미 거칠어질대로 거칠어진 파도가 그의 몸을 세차게 때렸다. 졸지에 바닥에 누워있다가 고스란히 물세례를 받은 에드는 더는 못참겠다는 듯이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파티장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괜히 여기있다가 바닷물 속으로 낙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가 큰 맘먹고 달려간 파티장은 상황이 더 가관이었다.
"꺄아아아악──!!"
"여러분! 배가 난파하기 직전입니다! 빨리 대피하십시요!!"
"거기가 어딘지 알아야 대피를 하든 말든 하지!!"
"모무들 침착하시............(꽈당-!) 쿠억!!"
"책임자는 어디 있는거야앗-!!"
"으앙~ 난 벌써부터 물귀신이 되긴 싫다구요-!!"
"물귀신이 문제냐? 상어밥이 문제지!!"
"아냐, 고래밥이 더 문제일꺼야!" (<-이 둘은 이 상황에도 농담따먹기를 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치렁치렁한 드레스 차림을 한 아가씨들은 곳곳에서 슬라이딩쇼(?)를 벌이고있고, 남자들은 부산스럽게 움직이다가 곳곳에서 대가리박치기(?)를 선보임으로 그들의 머리가 얼마나 단단한지를 만인에게 공개했으며 귀부인들은 그들의 나이에는 어울리지 않는 달리기 솜씨로 파티장 주위를 배회하면서 귀청 따가울 정도의 비명을 지르는 것으로 그들이 수년간 쌓아올린 체통과 내숭을 단박에 산산조각으로 만들었고, 덤으로 나이 지긋하신 고위 귀족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이쪽저쪽 좌우로 빠르게-정말 빨랐다- 돌리면서 목운동(?)을 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파티장은 완전 아수라장이 되다 못해 '개판 10초전'이 되어있었다.
"이런, 여기는 더 심하잖아!!(상황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빨리 알을 찾아야되는데! 엔비는 어디있는거지?"
쫄딱 젖은 몸은 상관하지도 않고 파티장을 맴돌며 배회하던 에드의 금빛 눈동자에 그렇게나 찾아 다니던 알폰스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에드는 행여 그가 자신을 못볼새라 목청껏 외쳤다.
"알폰스!! 무사했구나!!"
참고로 저 위의 무사했다는 말은 그가 이런 난전중에도 성한 몸을 지녔다는 듯이 아니라 이런 난장판 중에도 제정신을 유지했다는 사실에 기인한 것이었다. 에드는 참으로 감명깊다는 얼굴로 알폰스에게 달려갔고 이제나저제나 에드의 모습을 찾고 있던 알폰스는 형을 보고 반가운 얼굴을 지으......려고 했으나 바로 얼굴을 굳히면서 소리쳤다.
"당장 갈아입어!!"
"뭐? 알, 설마 너도 지금 정신상태가.."
"그게 문제가 아냐 지금! 그런 차림으로 나갈꺼야?"
"응?"
알폰스의 제정신 유무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던 에드는 퍼뜩 정신이 들어 자신의 옷매무새를 살폈다. 그리곤 알보다 더한 얼굴-훨씬 굳어지고 새파래진-로 비명을 빼액-! 하고 내질렀다. 바닷물에 쫄딱 젖어 생쥐꼴이 된 건 둘째치고 속살이 훤히 보여서 거의 반나신이나 다름없는 모습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에드는 즉시 선실로 쏜살같이(정말 쏜살같이 달렸다.) 달려가 달려온 속도만큼의 빠르기로 옷을 대충대충 갈아입은 뒤, 서둘러 비상보트가 대기하는 곳으로 달음질쳤다. 가는 도중에도 워낙에 사람들이 많아 이리 치고, 저리 치이는 바람에 그들이 보트를 타는 곳에 도착해있을 즈음엔 녹초가 되어있다시피한 몰골이 되어있었다.
"형, 빨리빨리!"
알이 에드의 팔을 끌어당기며 얼른 타라고 독촉을 했다. 에드도 이런 난장판속에 1초라도 더 있긴 싫었기에 서둘러 보트로 건너뛰려고 했다. 보트엔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의 사람들이 올라타 있어서 나중에 가라앉지나 않을까-걱정이 될 정도로 꽉꽉 메워져 있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에드가 보트로 한발짝을 내딛자 보트가 기우뚱거렸다.
"으다다다!!"
"어머어머!!"
"어어~ 보트가 기울어진다아-!!"
"누구야! 맨 마지막에 탄 사람!!"
사람들의 아우성에 에드는 얼른 내딛던 발을 거두었다. 기울어진 보트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고 안정감 있게 떠있자 에드는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한발자국을 내딛었다.
기우뚱─
"으랴랴랴!!"
"꺄악꺄악!!"
"아, 쓰벌!! 아까 그 놈이지!!"
흠칫──
에드는 마음 한구석이 뜨끔거리는 걸 느끼며 재빨리 발을 뺏다. 알은 초조한 눈길로 에드를 바라보았고, 에드는 심각하게 고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타면 분명 이 보트는 기우뚱거리며 뒤짚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알은 물론 타고 있던 사람들 전부가 물고기밥이 되버린다.
자기 하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익사체가 된다는 것은 꺼림칙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안 탈수도 없는 노릇인데....
"알, 아무래도 여긴 안되겠다. 난 다른보트를 찾아볼께. 먼저 가있어─"
"다른보트? 다른 게 또있어?"
황급히 몸을 돌리려는 에드의 소매를 부여잡으며 알이 근심어린 어투로 말했다.
"당연히 있겠지, 이렇게 큰 배안인데 만일의 비상사태를 대비해서 보트를 한가득 준비해놨을꺼야.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럼 이따 만나─"
알에게 부여잡힌 소매를 천천히 풀면서 에드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환히 웃어보였다. 그리곤 지체없이 다시 배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에드가 가자마자 보트는 천천히 출발하기 시작했고, 알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로 에드가 사라진 쪽을 응시하며 중얼거렸다.
"형, 꼭 와야돼-"
'나 혼자 두지마─'
* * *
"아, 이런 제길. 이제 조금 있으면 배가 가라앉을텐데 보트는 어디있는거야?"
말로는 큰소리 탕탕 쳤지만 실은 보트가 어디 있는지도차 알지 못하는 에드는 하릴없이 이쪽저쪽을 기웃거리며 배 어디엔가에 처박혀있을 보트를 찾아 헤매고 있었다. 사람들 대다수는 이미 탈출했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고, 배 이곳저곳에서는 물이 새거나 기관이 부서져서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에드는 중간에 몇번씩이나 깔리거나, 불에 데이거나, 멋 모르고 문을 열었다가 익사할 뻔했고, 한참이 흐른 후에야 겨우 비상용품이 비치되어 있는 선실을 찾아낼 수 있었다.
"아, 찾았다!! 이제 탈출할 수 있...."
끼익─
".........을 수 없겠네."
선실 안에는 보트는 커녕 노를 젓는 도구나, 비상조끼 하나 없이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선실 안쪽은 에드의 발목위쪽으로까지 물이 차올라있었고 그 와중에도 여기저기 뚫린 구멍에서는 쉴새없이 물줄기가 새어나오고 있었다. 한동안 멍-한 눈길로 선실을 주욱 훑어보던 에드는 선실문이 부서져라 콰앙-!! 하고 닫은 뒤 미친듯이 배 바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두다다다───
"제발! 보트 하나라도 남아있어라! 작은거라도 좋으니까!! 이대로 물고기밥이 될 순 없다구!!"
탁탁탁탁───
저만치 보이는 철문이 가까워질수록, 에드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심장박동수도 미친듯이 증가하면서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일분 일초가 아까운 상황이었기에 젖먹던 힘까지 다해 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서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입술을 악물고 버텼다.
아직 죽을 순 없었다. 그래, 살아야 했다. 살아야....
벌컥──
휘이이이잉~~~~
바깥문을 열자 보이는 풍경은 밑도 끝도없이 펼쳐져 있는 광활한 바다와 그 위로 점점이 박혀있는 불빛뿐이었다. 에드가 시간을 지체하는 동안 보트는 까마득한 곳까지 흘러가 있었던 것이다.
"이봐요오!! 여기 사람이 한 명 있다구요옷-!! 살려줘요─!! 아직 탈출하지 못했단 말야아아앗!!"
행여 자신을 못 볼까 싶어 목청껏 소리를 질렀지만 상대방쪽에서는 아무런 응답도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금방이라도 가라앉아 폭발할 듯한 난파선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멀리 떨어지기 위해 노를 저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광경은 에드를 반쯤 돌아버리게 했다.
"으아아아아~~!! 나 여기 있다구요!! 알!! 엔비!! 라스!! 니나!! 나 아직 탈출 못했다구우우웃─!!
지금 꼼짝없이 물고기 밥되게 생겼....우악─!!"
쿠구웅────
배가 좌측으로 기울어지며 에드가 절대로 오지 말았으면 하는 상황, 다시 말해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는 상황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미친듯이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고함을 지르던 에드는 두 팔을 풍차처럼 휙휙- 돌리다가 멋진 폼-'大'자형도 멋지다고 할 수 있다면-으로 바닷물 속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풍─더─엉────!!
"으아앗-!! 나 이런 깊은 곳엔 어푸어푸, 수영 못한단 말......푸억-!! 꾸륵, 푸앗!!! ...이얏!!어푸풋!!"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며 되지도 않는 수영솜씨로 수면 위로 떠오르려고 했지만, 그럴수록 몸은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지금까지 수영이래봤자 엔비네 집 근처에 있던 냇가가 다였으니 이런 망망대해의 바다에서 에드가 수영을 한다는 것은, 차라리 별 특기 없는 똥개가 개헤엄을 쳐서 바다를 유람하는 것만큼 불가능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 불가능을 몸소 증명하기라도 한 듯, 에드는 바닷물 속으로 꼬르륵-거리며 잠수해버리고 말았다.
'꾸르르륵-'
에드의 입안에서 한움큼의 거품이 뿜어져나오며 천천히 그의 몸이 바닷속으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두팔과 다리는 쉿덩이가 묶여져 있는 것처럼 무거웠고, 그의 의식도 점점 꺼져들어가면서 눈앞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눈을 떠봤자 보이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다.
'나.... 죽는 건가.........'
눈앞이 흐릿해지는 것을 느끼며 에드는 멍하게 중얼거렸다. 아니, 중얼거리지는 못하고 머릿속으로만 되뇌이고 있었다.
'알......엔비..........다른 녀석들.........무사할까..'
안녕. 가슴 아픈 기억도 있었지만 대체로(?) 행복한 일생을 보냈던 지난 13년의 삶이여.
해보고 싶었던 것도 많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많고, 먹고 싶었던 것도 많았지만 이젠 영영 할 수 없겠지... .... 쩝, 그건 좀 아쉽네.
엔비.
갈 곳 없었던 나와 알폰스를 받아준 정말 착한(?) 녀석...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황태자라는 신분을 밝혀서 뒷통수 때린 녀석.
니가 나한테 그렇게 잘해준 이유를 끝끝내 못들었지만 분명 좋은 이유라고 생각해(나름대로).
넌 나한테 있어 가장 좋은 친구이자 단짝이었어.(그리고 잔소리꾼이었지.)
나랑 있으면 하루라도 조용하거나 평온할 날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해댔지만 말로는 그러면서 내가 어딜 가든 따라와주고 챙겨주고 보살펴주었지.
너와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꺼야. 이제 곧 죽을거라 잊혀지지 않을 수 있는진 모르겠지만.
알폰스.
항상 나때문에 생고생만 하고 다녔던 녀석.
어렸을 때부터 형이면서도 형답지 않게 굴었던 나를 대단한 인내심(?)과 참을성으로 묵묵히 대해주고 웃어주었지. 그래도 형이라고 믿고 의지하면서 말이야.
옛날에 내가 니 곰인형이나 스크랩북을 가져가서 안 돌려주고, 숨바꼭질 하다가 내가 술래가 됐을때 유모가 만들어준 케잌 먹느라 벽장 속에 틀어박혀서 장장 8시간을 버텼지. 멋모르고 니가 열심히 만들어놓은 인형옷을 걸레로 쓰기도 하고, 죽은 벌레를 니 이불속에 숨겨놨다가 나중에 니가 기절해서 소동이 일어난 적도 있었어. 지금 생각하면 참 즐거운-알에게 있어 지옥같은-일들이야.
라스.
맨날 엔비가 하는 말에 말대꾸해서 하루에 한번씩은 꼬박꼬박 알밤을 먹는 생활습관으로 나를 감동(?)시킨 녀석.
얌전한 것 같으면서도 나 못지 않게 장난꾸러기였지. 나랑 알이 한팀으로 짜고, 엔비랑 니가 한팀으로 편먹고 피구를 했을 때 니가 날렸던 그 공의 타격음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구나.
너 그 날저녁 스파게티 먹고 몇 일동안 속이 더부룩했었지? 사실 내가 니 스파게티에 칠리소스랑 핫소스, 겨자 소스, 머스타드 소스 등 별의별 소스를 다 섞어서 복수를 했거든. 나중에 니가 나한테 복수를 한답시고 주먹밥을 만들어서 모두에게 돌리는 척 하면서 나에게 그 소스가 든 주먹밥을 먹이려다가 되려 니가 또먹고 몇 일동안 꼼짝을 못했었지. 그 뒤론 복수는 생각하지도 않았지. 어찌 보면 엔비보다 니가 더 골때리는 녀석이었어.
니나.
괜히 나 때문에 알폰스에게 붙들려 때아닌 대리모델이 되어야 했던, 우리 집 멤버 중 유일하게 홍일점이었던 여자아이. 그만큼 얌전하고 성격도 깔끔해서 집안의 청소란 청소는 도맡아 했었지. 알고보니 맨 처음 니가 카레라이스를 만든다면서 야채를 썬다기보다 난도질(?)하다시피 하여 뭉턱뭉턱 썰어놓고 그걸로도 모자라 후라이판에 볶으면서 불조절을 잘못한 나머지 홀라당 태워먹는바람에 후라이팬 위에 야채가 있었다는 물적증거를 없어버렸다지. 물론, 넌 나중에 그게 카레라이스가 아니라 짜장밥이었다고 극구 주장했다곤 하지만. 결국 그 카레라이스-가 되기로 했던-는 동네 똥개의 디저트랍시고 줬다가 두번다시 볼 수 없었다고 했다지.
그리고 조금 있으면 장장 6개월만에 만나는 부모님 두분.
아부즤.
아부즤를 모함한 그 공작녀석에게 복수한답시고 굳은 결심을 했지만 결국엔 입술만 실컷(?) 뺏기고 농락당하다 가는군요. 어쩌자고 그런 일까지 저질러버렸을까.
하필이면 마지막에 당신에게는 지지 않을꺼에요! 라고 선언한 뒤 이렇게 맥없이 죽어야 하다니.. 비록 아부즤의 복수는 해드리지 못했지만 알폰스가 대신 해줄거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어요. 왜냐하면 바톤터치(?)를 했으니까요(<-언제?) 그러니까 잘해라, 알폰스.
.....
죽는 마당에 말도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저 위에 나열되어 있는 말들이 에드의 머릿속을 지나치는 데는 단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기억이 꺼지기 직전 한 사람의 인영이 어렴풋하게 떠오르면서 점점 뚜렷해졌다. 처음엔 엔비나 돌아가신 부모님, 아니면 알이라고 생각했지만 나중에 확연한 모습으로 떠오른 그 인영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어째서........
당신의 모습이 떠오르는 거지..........
..로이.................
..........머스탱..........................'
* * *
"전하! 무사하셨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엔비일행이 우연히 지나가던 어선을 발견하고 올라서는 순간, 한발 앞서 그곳에 무리지어앉아있던 대신들이 일제히 기쁜 표정으로 일어나며 소리쳤다. 하지만 엔비는 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주위를 쓰윽- 둘러보며 낮은 어조로 명령하듯이 말했다.
"에드워드와 알폰스군은?"
뒤에 있던 로이도-우연히 같은 보트를 탓다, 당연히 둘은 별로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마침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어서 대신들의 대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대신들은 얼굴색이 굳어지며 떨떠름하게 대꾸했다.
"그, 글쎄요. 아직…"
그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에!....엔라비스 황태자 전하!"
엔비형!...이라고 소리치려던 알폰스는 주위에 대신들이 있다는 걸 깨닫곤 황급히 말을 바꾸었다. 황궁에서도 언제나 엔비형, 엔비형-이라고 부르고 다녀서 그런지 조금 어색했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급한 일이 있어서 그런 세세한 것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아! 알폰스군! 무사했군요! 그런데 에드워드군은?"
마찬가지로 알!...이라고 외치려던 엔비도 황급히 호칭을 달리하며 소리쳤다. 그러나 오히려 알폰스쪽에서 얼떨떨한 대답이 들려왔다.
"에? 먼저 도착하지 않았나요?"
그러자 엔비쪽에서도 얼떨떨한 대답이 들려왔다.
"같이 오지 않았습니까?"
"아뇨, 인원수가 너무 많아서 따로 다른 보트에 타고 온다고 했는데…"
그 때 그들의 얼굴에 경악이라는 두 글자를 스치게 할 대답이 들려왔다.
"다른보트요? 지금 저 소년-알을 가리키는 듯-이 타고 온 저희 보트가 라스트인데요? 그 이상 남은 보트가 없을텐데…"
"에? 그럼 형은....."
반사적으로 알폰스와 엔비와 로이를 비롯한 사람들의 눈길이 난파선쪽으로 향했고, 돌아보기가 무섭게 귀청을 찢는 듯한 폭음이 울려퍼졌다.
쿠콰콰콰콰쾅───────!!
...
.
난파선으로부터 거의 7, 800m나 떨어져있음에도 그 폭음은 바로 옆에서 터뜨려지는 것처럼 커다랬고, 배가 뜯겨나가고 폭발하면서 날아오른 파편들이나 불붙은 철조각들이 그들이 타고 있는 뱃지붕에 카각, 타닥,거리며 떨어졌다. 하늘높이 솟구치는 불꽃들은 곧 사그러들면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다. 그 자리에 처음부터 있지 않았던 것처럼.
배가 완전히 침몰하기까지는 10분이 좀 넘게 걸렸지만 그 때까지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었다.
단지, 하나같이 입을 벌리거나 눈을 부릅뜨고 경악어린 얼굴로 응시했고, 여자들은 터져나오는 비명을 억누르기 위해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 배가 완전히 가라앉았을 때 알폰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털썩 주저앉았다.
"아냐, 그럴리가 없어. 금방 돌아온다고 했단 말야. 분명 돌아온다고........흐윽.
......
...
....에드형!!"
* * * * *
죽은 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자, 이걸로 FATE는 여기서 종결됩니.....(<-회원들에게 집단구타를 받는다.)
첫댓글 에드군 - 죽어선 안되.................[너나 죽어 !!! +ㅁ+ ]
어떻해~에드군~나의 찔긴 생명을 줄태니 살아나~(<-육교계단에서 굴렀지만 살아있다...-ㅁ-;;;)
말두 안돼..ㅠ 준쥰!!!!!!! 이러지 마요!!!!!!!!!!
절때 종결이어선 안돼요... 내가 정의 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을꺼에요~!~~~~
안되료~님소설재미있는데~(에드한테 연성 당한다)
종결....종.....결..... 결사반대~!!!!!!!!!!!!!! (삐익!) 재밌어요.근데 종결이라니..ㅠ.ㅠ
종결 반대에에에에ㅔ----------- [퍼억-!]
종결 결사반대!!!!!!!!!!!!!!!!!!!!!!!!!!! 않되요!!!!!!!!!!!!!!!!!!!!!!!!!!!!!!!!!!! 쥰님!!! 이러지마세요!! ㅠㅁ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