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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의 불사(佛事)는 어떻게 해야할까? 부처님을 모시는 공간이자 내 안의 불성(佛性)을 찾아 떠나는 고요한 여행의 공간, 사찰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2016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올해 주제전을 ‘마음이 쉬는 공간’으로 선정하고 한국 불사 산업과 전통 건축문화의 모든 것을 총망라한 전시 준비를 끝마쳤다. 2016서울국제불교박람회의 이번 주제전은 불사를 준비하고 있는 사찰은 물론 전통 건축문화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도 최고의 자리가 될 것이다. 본지는 박람회조직위원회를 통해 주요 참가업체 소개에 이어 불교전통문화의 국제교류, 문화예술축제로의 변모 등을 테마로 3회에 걸쳐 게재한다. |
전통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 전환 도모
한국불교의 템플스테이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큰 관심을 받았던 데에는 사찰이라는 공간이 주는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늘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했던 것은 쉼 그리고 마음의 치유였다. 사람들은 몸이 아닌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산사의 문턱을 넘나들었다. 반면 외국인에게 있어 템플스테이가 어필했던 지점은 조금 달랐다. 그들에게는 한국만의 미감을 느낄 수 있는 전통 건축물에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포인트였다.
사찰이라는 곳은 이처럼 한국의 전통 건축형태가 가장 잘 유지되고 있는 공간이자 마음을 쉴 수 있는 공간이다. 2016서울국제불교박람회가 올해의 주제전으로 ‘마음을 쉬는 공간’을 택한 것은 이런 사찰의 공간적 특징을 담아내는 불사산업 전반을 살펴보고 나아가 한국의 전통 건축문화가 가야할 방향을 가늠해보기 위함이었다. 또 우리의 일상 속에 전통문화의 요소들이 스며들 수 있도록 대중들의 인식 전환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주제전의 취지다.
올해 주제전에서 중심을 이루는 전시는 중요무형문화재 74호인 최기영 대목장의 작품들이다. 최기영 대목장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인 국보 제15호 안동 봉정사 극락전을 비롯해 영주 부석사의 설법전과 회랑,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과 공주 마곡사 대웅보전 등에 새로운 천 년을 갈 수 있는 생명을 불어넣은 인물이다. 백제문화단지 내 5층 목탑을 못 하나 사용하지 않고 목재만을 엮어서 지어내는 ‘하앙식’ 공법으로 완성한 것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목탑의 높이는 38m. 아파트 12층에 달하는 높이다.
최기영 대목장은 이번 ‘마음을 쉬는 공간’ 주제전에서 경주 월정교와 능사 5층 목탑 등의 축소 건축물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소 모형이지만 그 정교함과 특유의 미감은 결코 실물에 뒤지지 않는다. 최기영 대목장의 작품들은 메인 전시관인 1관에 약 8~10부스 규모로 설치된다. 작품들의 사이에는 황토로 마감한 산책로가 놓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자연과 하나로 어우러지는 한국의 전통 건축의 특징을 재현하겠다는 게 박람회 측의 복안이다. 또한 광목으로 만들어질 전시 부스의 벽면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장인 최기영 대목장의 어록들을 가려 뽑아 새김으로서 장인의 철학과 작품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배치된다.
내 집의 안팎 책임질 업체 대거 참가
이와 함께 이번 박람회가 열리는 3월 25일에는 최기영 대목장의 자서전 <목수고집> 북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기영 대목장과 함께 자서전을 만든 작가, 사진가, 추천위원이 모여 최기영 대목장의 목수 인생 55년에 얽힌 이야기들과 한국의 전통 건축에 대한 심도 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이번 주제전을 구성하는 또 다른 한 축은 한옥협동조합이다. 한옥협동조합은 한옥을 만드는 장인과 설계, 시공을 책임지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한국의 미를 오롯이 드러내는 한옥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전력하는 전문가 집단으로, 이번 박람회를 통해 한옥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소개할 계획이다. 한옥협동조합의 박람회 참가 결정은 이번 박람회의 시선이 불교 관련 산업을 넘어 한국 전통 건축문화의 확산까지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한옥협동조합은 이번 박람회에서 전통 건축과 관련된 미적 특징들을 보여줄 예정이다. 총 4개 부스 규모로 참여하게 될 한옥협동조합은 한옥 모형들을 통해 전통 건축의 특징들을 보여주는 한편 단청, 창호, 한지 등 한옥을 구성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작품들도 함께 출품한다. 이를 통해 한옥에 대해 막연하게 알려져 있었던 부분들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한옥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도 제고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주제전에서 전통 건축의 외양에 대한 아름다움을 최기영 대목장과 한옥협동조합이 보여준다면, 그 공간 속의 이야기는 각각의 전통 인테리어 업체들이 도맡아서 보여주게 된다. 전통 건축에 가장 잘 어울리는 형태의 인테리어는 역시 목조다. 청어람공방은 소나무 원목을 사용해 전통기법 그대로 원목가구를 제조하는 업체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청어람공방이 만든 원목 테이블과 책장, 침대 등을 만날 수 있다. 자연의 소재 그대로를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기업의 모토인 ‘나무와흙’은 후지산 편백나무, 시베리아산 자작나무 등으로 만든 원목 침대, 가구 세트 등을 출품한다. 또한 강력한 환원력을 가진 흑운모를 소재로 한 보료와 천연비누도 이 업체가 생산하고 있는 주요 상품군이다.
전통 구들부터 청정에너지까지
홍익구들은 한국만의 고유한 양식인 구들을 보급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이름이 나있다. 구들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불길을 양쪽으로 내어 굴뚝에서 다시 합쳐지는 형태인 양로식 고래를 시공하는 업체가 홍익구들이다. 이 방식은 여러 구들의 형태 중에서도 열 전도율과 열 효율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현대식으로 발전시킨 독자적인 구들 시공방식을 개발해 보급하는 업체다.
해성동기와는 20년간 동과 아연합금으로 기와를 제작하고 있는 곳이다. 예부터 사용하고 있는 기와는 흙으로 빚고 구워서 만든 토기와다. 토기와는 무게가 무겁고 충격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어 기와 유지비로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 업체는 토기와에 비해 내구성이 월등한 99.9% 이상의 순동으로 기와를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동기와는 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영구적이며, 산화 과정을 거쳐 토기와와 유사한 색상을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넥스트에너지는 청정 연료인 목재펠릿을 사용하는 보일러를 제작하고 태양광 발전 관련 산업을 주로 하는 친환경 에너지 업체다. 목재펠릿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완벽하게 대응하고 연료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 탄소중립 연료라는 게 넥스트에너지 측의 설명이다.
두원물산은 한옥에서 산다면 한 번쯤은 고민하게 되는 해충에 대한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줄 디지털 해충퇴치기를 제작한다. 두원물산의 해충퇴치기는 4단계 초음파를 발생해서 거실 등의 생활공간에 해충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게 특징이다. 광범위한 영역(5~50KHz)의 주파수를 순차적으로 반복 출력해서 진드기, 바퀴벌레, 개미, 쥐를 퇴치한다. 이외에도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통창호를 현대에 맞춰 개선한 제품, 전통 인테리어에 걸맞는 벽지, 화목보일러 등 다양한 업체의 제품들이 선을 보일 예정이다.
2016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오는 3월24~27일 서울무역전시관(3호선 학여울역)에서 개최된다. 이번 박람회는 붓다아트페스티벌 참여 작가를 포함한 280여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이자 국내 최대 전통문화 박람회가 될 전망이다.
[불교신문3178호/2016년2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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