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프레스토가 태어났죠.
그는 작은 손을 움켜쥐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는 나를 한 조각 가져갔어요.
" 손톱이 너무 길다. 잘라야겠어."
"잘라요?"
"왼손. 매일."
"네. 마에스트로."
"손톱을 깎지 않으면 기타를 연주할 수 없어."
"알겠어요. 마에스트로."
"그 이유를 알겠니?"
"아뇨. 마에스트로."
"그래, 모르는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타줄을 누를 때
손톱이 방해가 되기 때문에 잘라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가 있지."
"뭔데요. 마에스트로?"
"손톱은 손끝을 보호해주지. 손끝은 민감해. 너는 손톱을 깎아야만 음악과 정말로 접촉하게 되는거야."
"네. 마에스트로."
"그때만 모든 음의 고통을 느낄 수가 있어."
"네. 마에스트로."
"음악은 아프다. 알겠니, 꼬마야?"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검색하다 운좋게 발견한 이 대화를 보고 글이 실린 원작이 궁금해서 찾아 읽게 된 '매직 스트링'입니다. 전설의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를 주인공으로 비틀즈 등 익히 알려진 가수들과 노래들이 등장합니다. 마침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로 널리 알려진 '미치 앨봄'의 음악소설이어서 더욱 흥미가 돋았지요.
프랭키가 어릴 때 스승인 마에스트로에게 기타를 배울 때, 여러가지 감동적인 가르침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왜 왼손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기타 연주가들은 오른손 손톱은 소리를 내야 하기 때문에 적당히 기른 후 잘 다듬고, 왼손은 줄을 누르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짧게 자릅니다. 왼손 손톱을 짧게 잘라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는데 '음의 고통을 느낀다'는 말이 감동적입니다. 그 음의 고통 위에서 주어지는 아름답고 슬프고 즐겁고 기쁜 음악들...
그리고 책 속에 소개된 10~11쪽 글에 매혹되어 얼른 구입했지요.
나는 음악이에요. 나는 프랭키 프레스토의 영혼을 위해 여기 왔어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그가 세상에 나오면서 내게서 떼어간 꽤 커다란 재능을 찾으러 왔죠. 나는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대여물이거든요.
나는 프랭키의 재능을 모아 새로 태어나는 사람들에게 나눠줄 거예요. 언젠가는 여러분의 재능도 그렇게 모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되겠죠. 여러분이 처음 듣는 멜로디에 흘긋 고개를 들거나 드럼 소리에 발을 두드리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모든 사람은 음악적이죠.
아니면 왜 신이 뛰는 심장을 주었겠어요?
물론 여러분 중에는 특별히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있어요. 몇 명만 말해볼까요. 바흐, 모차르트, 조빔, 루이 암스트롱, 에릭 클랩턴, 필립 글래스, 프린스. 난 그들이 태어나는 순간 작은 손을 뻗어 나를 붙잡는 것을 느꼈죠.
비밀을 알려줄게요. 재능은 이런 식으로 받는 거예요. 갓난아기가 눈을 뜨기 전에 우리는 밝은 색깔들이 되어 그 주위를 돌아요. 아기가 처음으로 작은 손을 움켜쥐는 순간, 사실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색깔을 잡는 것이에요. 그 재능들은 평생 그와 함께해요.
운이 좋은 사람들(음, 내 생각에는 운이 좋은 것이죠)은 나를 선택하죠. 바로 음악이요. 나는 그 순간부터 그 사람의 모든 콧노래와 휘파람 속에, 기타 소리와 피아노 소리 안에 깃들게 되죠.
난 여러분을 살아 있게 하지는 못해요. 내게는 그런 능력이 없어요. 하지만 영향을 미칠 수는 있죠.
그래요, 난 관 속의 저 남자, 한때 유명한 로큰롤 스타였지만 제대로 이해받지 못한 기이한 프랭키 프레스토에게도 영향을 미쳤어요.
.....난 음악이라고요. 음악은 인간의 영혼과 연결되어 있고 말이 필요없는 언어지요....
프랭키의 교향곡이 끝났어요.
드디어 우리도 쉴 수 있게 되었어요.
무려 558쪽에 달하는...우와...그래도 - 권력을 이용해 자신에게 그 집단에게 중요한 것을 위해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을 희생시키고도 정당할 수 있는 잘난 척이 가능한 사람들의 파괴의 불협화음.. 등등으로.. - 마음이 지쳐갈 때 가만히 다가와 마음을 쓸어주고 힘을 주는 음악에 관한 알흠다운 책이었기에 재미와 감동으로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어서 단번에는 읽지 못했지만, 음악과 더불어 세사에 흔들리지 않고 마음을 지켜가는 순정한 사람들로 긍정의 감동이 지속되는 고마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근데 다 읽고나서야 프랭키 프레스토가 실존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안. 그래도 충분히 좋았던 미치 앨봄의 힘!!ㅋ
첫댓글 언젠가 류사언 선생님이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프랭키 프레스토' 얘기해주신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