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생일에 함께 듣는 낭송 ‘별들에게 보낸다’ 시간입니다.
7월 25일 오늘은 466번째 4월 16일입니다.
오늘은 생일을 맞이하는 학생들이 세 명이나 됩니다.
2학년 1반 한고운 학생, 2학년 7반 전찬호 학생, 2학년 8반 박수찬 학생입니다.
고운이는 사진과 영상 찍는 것을 좋아해서 카메라 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키가 크고 몸이 튼튼해서 고운이는 무거운 영상 장비도 잘 메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엄마에게 늘 말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기 싫다고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리고, 강아지를 좋아해서 3년이나 부모님을 졸라 결국 허락을 받아내는 응석꾸러기 귀여운 딸이기도 했습니다. 고운이는 지금 단짝 친구였던 2학년 9반 오경미 학생과 함께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함께 잠들어 있습니다.
찬호는 6살 위의 형이 있는 막내아들입니다. 애교가 많고 엄마를 좋아해서 집에서는 딸 같은 아들이었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큰 병을 앓아 신장을 하나 떼어내야 했는데도 부모님이 걱정하실까 봐 아픈 내색도 하지 않는 착하고 순한 아이이기도 했습니다.
수학여행을 떠나던 날 아침에도 찬호는 엄마 볼에 뽀뽀를 하고 ‘걱정하지 말라’며 여행을 떠났습니다. 돌아오지 못한 찬호를 위해서 지금 찬호 아버님은 416가족대책위 위원장을 맡아 진실규명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계십니다.
수찬이는 누나와 남동생이 있는 3남매의 가운데입니다. 참사가 일어났을 때 수찬이 동생은 충격을 받아 울고 있는 엄마와 누나를 대신해서 답이 없는 형에게 계속해서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빨리 와라’, ‘제발 부탁이다’, ‘힘을 내, 살 수 있어’, ‘제발 살아 있어라’, ‘살아라’. 가족 전체가 함께 울고 있다고 말하며 수찬이 동생은 형에게 제발 살아서 돌아오라고 간절히, 간절히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수찬이는 끝내 동생의 메시지에 답장을 보내지 못했습니다.
오늘 고운이, 찬호, 수찬이 생일에 광화문 티비에서 함께 들어 볼 낭송은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에서 발간한 [팽목항 자원봉사 리포트] 중에서 발췌했습니다. “특별한 자원봉사 일기”라는 제목의 이 수기는 개인 자원봉사자께서 팽목항부터 안산 분향소까지 함께 했던 기록입니다.
낭송 두두리
엠씨 미스쏭
사진 #416시민기록위원회(사진기록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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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자원봉사 일기
안산 화랑유원지...
TV에서, 인터넷에서 보던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생각보다 넓었던 분향대를 가득 메운 학생들 사진에 압도되었다. 100명, 200명 티비 속에서 볼 때는 그냥 많다고만 생각했는데.
직접 보니 참담하게 많은 학생들, 사람들의 영정이 모셔져 있었다.
너무나 많은 아까운 목숨들이 한 순간에 가버렸다. 조문객들의 훌쩍임이 들린다.
학생부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되어버린 자식의 얼굴 앞에 오열하는 어머니의 절규가 분향소를 메운다.
얘들아 미안하다....
앞으로 너희를 생각해서라도... 꼭... 무책임한 어른이 되지 않을게....
마지막 순간 얼마나 억울하고, 무섭고, 원망스러웠겠니....
다 놓고 편히 가길 진심으로 빌어. 생각 같아선 너희를 죽인 이 사회의 썩은 부분을 남김없이 도려내고 싶지만, 나는 그럴 힘도, 능력도, 자신도 없구나...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지만... 적어도 남겨진 너희들 부모님, 형, 누나, 언니, 오빠, 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발버둥은 쳐 볼게....
해줄 수 있는 게 말뿐이라 미안하다...
다 놓고 편히 가거라... 잊지 않을게....
첫댓글 에휴.....절대 잊지못함
조금씩 조금씩 관심을 덜가지게 되어서 미안하네요....참 현실이라는게 정말 무섭네요.......늘 오늘하루에 매달려 산다는게 어제일을 신경 덜쓰게되는.....어쩌면 이런 인간의 본능을 그들은 알겁니다....어차피 시간지나면 잊혀져간다...지금나의 관심사는 부정선거도 세월호도 천안함도 아닌 빨간색 마티즈...ㅎ.....그들은 또 마티즈를 지우기 위해 또다른 무엇을 끝없이 생산해네고..또 거기에 매달리고.......
진짜 인간성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듯.
진짜...인간성을 상실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