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家 김도연씨를 만난 저녁
글-德田 이응철(수필가 )
-강원문학창작대학 교학부장-
다른 곳 특강이 있어 여하튼 제시간에 하도록 하겠다는 전갈을 받았다.
기온이 떨어져 냉한 춘천예총-. 춘천 연극제로 노후된 건물은 몸살을 앓는다.
어둠이 습기처럼 스며들면서 강원문예창작 대학은 이름표를 내놓고 출석부 체크인을 시작한다.
-손전화 음악이 울린다./ 네 문막인데요. 조금 늦을거 같아요.
-천천히 오세요.(한참 후였다.)
-강원大쯤인데요./ 네 여기 행사가 많아 차를 춘여高에 주차하고 오세요
문학수강생들은 저마다 큰 용기를 준비하고 소설 강의에 조바심이다.
시간에 여유가 생긴다는 것 자체가 일상에서 또 얼마나 여유로운 일인가!
그 틈새를 따라 나는 화이트 보드 앞으로 가서 소설가 김도연 작가론이라고 진하게 썼다.
그리고 내가 아는 작가에 대해 줄줄히 써내려갔다.
앞에 앉은 몇몇 수강생들이 알밤처럼 마구 주워담고 있는 모습에 더욱 신바람이 났다.
-66년생 외로운 총각 평창 대관령 유촌리가 태를 묻은 고향, 진부중, 춘천고, 강원대 불문과 卒 사업(?)실패, 계속 강원일보신춘문예에 작품보내 91년에 결국 당선, 96누나에 집에서 써서 경인신춘문예당선, 2000중앙신인문학상에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 수상,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영화화, 2회 우영문학상, 이번 제 3회 허균문학작가상 수상이라고 썼더니 넉잠잔 누에처럼 와삭와삭 마구 먹어치우는 수강생들의 열강 모습.
-그는 대관령 눈과 바람과 외로움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 80노부모와 6쳔평의 당근밭을 가꾸며 잣나무에 올라 잣을 수확한다.
사업에 실패도 하고 춘천주물공장에서 쇳물도 퍼나르고, 공사판에서 벽돌도 등에 지고, 거친 아파트 공사장도 전전하며 바닥의 생을 맛본 작가라고 설명했다. 고향 진부면 남대쳔변 아파트에서 집필을 하며 최근 그는 진부면 도서관에서 주 1회 문학강의를 하며 다문화가정을 위해 봉사하는 강원의 작가요, 향토작가임을 강조했다.
소설가 김도연
그러는 사이 혜성처럼 보디가드처럼 두어명(푸하하 ) 문인들과 함께 김도연이 나타났다.
작가에 대해 두번씩 여류롭게 같이 이야기를 나눈 탓에 모두의 관심은 절정이었다.
어둠이 노후 건물 모두를 삼키고 균열된 곳을 쓴맛으로 토하고 있었다.
들어와 작가는 온 시선을 받으며 한참 화이트 보드를 보더니 씩 웃으며 누가? 했다.
이어서 태어나서 첫기억을 낚시 끝에 주렁주렁 올리기 시작했다.
모든 강사들이 교탁 앞에 서서 강의를 하는데 김도연씨는 예외였다. 의자에 앉아 강의를 시작해 의아했다. 습관처럼 쓰는 하얀 모자와 수수하게 입은 평상시 복장과 맑은 언어들과 예리한 눈매-. 자체가 벌써 소설이었다.
그는 항상 메모의 광(狂)이라 한다. 수첩이란 밭에 색다른 농작물을 심듯 적고 수확해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방아다리 약수터 이야기, 대관령을 넘어 가는 그림지도 , 마음 다스리기, 복수의 개념, 사람살려! 소설같이 빗나간 톨게이트 맞선본 여인과 신문사의 합격 통지 전화, 꾸꾸루 꾸꾸 빨로바(비둘기), 진솔한 이야기에 수강생들은 수렁처럼 점점 빠져 들어가고 있었다.
마음을 다스리는 작가의 심정 토로-.고뇌, 어떻게 마음을 다스렸을까?
덕을 키운다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어려운 수양인가? 나 역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아호를 德田(덕을 키우는 밭)이라 하지 않았던가! 질문하고 싶었다. 톨게이트는 재미로 한번 주위를 환기시키려고 금상첨화(錦上添花)와 호사다마(好事多魔)를 들먹였지만, 실은 마음을 수양하는 법을 기왓장을 올리기 위해 진흙을 뭉쳐 2층으로 던지는 여성잡부처럼 작가에서 부드럽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고립이 겹겹 포개진 대관령 자락-.칼바람이 세월의 뒤틀린 마루를 흔들고 지나가고 팔순이 넘은 노부모님이 새우등처럼 굽어진
몸으로 이제 아들을 잣나무 꼭대기에 오르도록 하고 올라간 작가는 오히려 편함을 느끼고-.눈에 농삿일이 선하다. 작가의 술회에서 진정성을 느꼈다. 수없이 많이 당한 여자한테 차임,ㅋ, 지구의 막다른 골목에선 작가 김도연의 소설같은 삶-.내가 그라도 밀물처럼 홧병과 우울증이 교차해 나를 통째로 삼켰으리라. 보리 김동순 수강생처럼 순간 고개가 끄덕여졌다.
소설을 왜 그는 쓰려고 할까? 신의 소명이라도 받은걸까? 이웃집 아들은 돈을 많이 벌어왔는데 너는 이게 뭐냐고 명절 때마다 채근하는 노부모에게 거기 가서 살아요라는 평범한 말-.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수강시간도 숨을 죽이며 제법 잘 흘렀다. 겸손한 작가-. 도중 쉬는 시간에 지난번 김유정 백일장 심사할 때 같이 했던 사람이라고 하자 네 기억납니다. 강원대 교수와 최남용작가 하면서 그는 인사를 하고 개성도 없는 커피 한잔을 마신다.
분위기가 흡족하고 마치 비라도 내리는 것처럼 메마르지 않아 좋았다.
괴로와하는 작가-. 그래도 복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학으로 승화해야 한다. 글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고 토로한다. 평소는 작가라고 잘 하지 못한다. 그러나 작품속에서 남을 이해하고 고민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인간의 문명이 발달되면서 모두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그런 것들을 작가는 작품에 담으려고 한다. 허문영회장님도 수강을 하고 강원대 교수 한분도 윤용선 형님 곁에서 끝까지 스폰치처럼 그의 말을 흡수한다.
그래-. 작품을 쓰면서 고뇌하지 말자, 닥달하지 말자, 내가 주인공이 아니다. 객관적을 보면서 써나가는 것이다라고 작가는 자기의 욕심들을 바꿔간다고 했지만 작품에 미쳐보라 그 속에 주인공이 되어 벌겋게 충혈된 눈으로 상대를 쥐락펴락하지 않던가1
3살 때의 첫기억이 돈보다 좋은 추억으로 남는다는 작가의 참신성에 달을 향한 바다처럼 마음이 끌린다. 점심때 먹은 식사로 버티고 평창 촌에 기거하는 작가 김도연-. 많은 여자한테 버림받아 고립무원에서 비애를 느끼기도 했지만, 이젠 자기가 축구공처럼 차버렸다고 마음을 바꾼 말도 소설가다운 멘트가 아닐까!
조간신문에 시장후보 박원순이 승리한 것은 소설 네트워크 트위터 때문이란다. 140자 이내의 글과 사진을 서비스하는 팔로어의 팔로임의 파급효과는 엄청나다. 전국에 김도연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많아 세포 분열 같이 그의 글에 증시효과가 지대하길 빈다.
내일(목 10/6) 작가 김도연은 어떤 화두로 수강생들을 매료할까? 분명 어제 그의 놀라움을 모두는 읽었으리라. 분연히 으젓하게 어둠을 불사르는 우리 강원문예창작대학의 수강생들을 보았으리라. 문학의 힘은 놀랍다. 톨게이트 여자도 문학이요, 소설이다.ㅎㅎ
일 년 후 유모차를 끌고 지나가며 인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그래도 문학의 외길을 택한 작가의 소망에 지금도 눈은 또 풍성히 내리고 있으리라.(끝)
첫댓글 10/9일 시낭송 시화전 부탁합니다.
시화전은 못하고 시낭송만 하겠습니다.일정이 너무 바빠서요.ㅎ
무척바쁘신가봐요 /시화전을 어떻게 하나 해서 전화를 했는데
연락이 안돼서 당일 체육대회 프로그램 소책자에 시화전한다고 안내 인쇄를 코너에 했는데요.
시화전은 동문들에게의 산뜻한 좋은 충격이 될텐데 ,, 시간이 바쁘시다니 /꼭 참석해 작년처럼 시낭송이라도 해 주세요
그럼 준비할게요. 있는 액자를 모아서 ㅎㅎ 죄송
준비 특별히 하시지 마시고 먼져 좋은글이 많던데 / 시화면 // 모든 글 다 좋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