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바람새에 처음 가입한 것이 2002년도 겨울이었으니 바람새 친구들과 인연을 맺은 지도 벌써 20년이 넘었군요. 20년이면 강산이 두 번 바뀌는 기나긴 시간, 그 사이 우리 사회도 많이 바뀌었고, 바람새에도 여러 가지 굵직한 변화가 있었지요. 그렇지만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맺어진 우정은 그 긴 세월에도 크게 바뀌지가 않았지요.
올해는 집필을 꼭 끝내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노력을 했지만, 한 해가 끝나가는 지금도 책을 완성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중이라 사실 모임에 나가기가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1박2일의 모임이면 나의 성격상 광분하면서 놀지 않을 리가 없고, 그러면 그 여파가 상당히 클 것은 너무나 빤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큰 유혹을 이기지 못해 결국은 참석하기로 했지요. 요즈음은 바빠서 기타로 제대로 잡지 못하는 중이라 토요일 낮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기타를 꺼내서 조율도 해보고 생각나는 대로 몇 곡 연습도 했습니다. 그러다 아내의 일을 조금 도와준 뒤, 3시 반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짐을 챙기기 시작했습니다. 기타는 두 대를 챙겼는데, 한 대는 그냥 픽업달린 클래식 기타이고 한 대는 작년에 구입해놓고 집필 때문에 별로 많이 쳐보지도 못한 모가비 스마트 기타였습니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인데, 토요일 오후라 차가 조금 막혀 5시 반이 조금 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해는 벌써 서산에 기울었고, 오박사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위는 캄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난생 처음 오는 장소라 어느 건물인지 알 수가 없어 지기님께 전화를 했지만 받지를 않으시더군요. 그래서 짐을 들고 대충 위로 올라오니 큰 건물이 하나 보이더군요.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살짝 열린 오른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더군요. 틈새로 바라보니 바람새 친구들이 확실하더군요.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그 가운데 몇 개의 식탁을 길게 연결한 연회장이 펼쳐져 있더군요. 그 공간은 보통의 펜션에서는 보기 힘든 특이한 공간이었습니다. 분위기는 옛날 젊은 날 엠티 장소 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보다 훨씬 넓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습니다. 식탁 둘레에는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습니다. 마침 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중이라 하면서 양반은 못되겠다고 하더군요. 아직 6시가 되지 않았지만 겨울인지라 다들 벌써 술을 한잔씩 하셨더군요. 20명 남짓한 조촐한 인원 중에 처음 보는 분은 몇 분 없었고, 대부분은 모두 익히 보던 정든 얼굴이었습니다.
카페지기를 맡아 수고하시는 박헌중님, 막내이자 카페 운영을 도와주시는 서장원님, 멀리 광주에 있지만 카페 살림을 늘 도와주시는 햇살님, 오랜만에 만나는 카페의 큰 형님이신 간이역님, 싱어롱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가득한 까르미나님, 언제나 청년의 마음으로 락을 즐기시는 포크락님, 긴 세월 청년의 풋풋함을 유지하시는 핏가이님, 항상 해맑은 미소로 힘겨운 동영상 촬영을 도맡아주시는 해미님, 젊은 날부터 대중음악의 정리에 온 인생을 바치고 있는 김형찬님, 겉으로는 수줍어하면서도 속으로는 음악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 차 있는 라일락님, 10여전에는 기타를 치지 못했으나 뒤늦게 발동이 걸려 음악적으로 크게 도약하신 유화님, 긴 세월 청정한 운율의 기타의 길에 매진해 오신 청율님, 나이를 먹어도 소녀의 감성을 지니신 메르디앙님, 낮을 밝히는 태양의 밝음과 밤하늘을 가득 수놓은 별의 순수함을 겸비하신 해와별님, 오랜 세월 매번 환한 미소로 바람새 정모를 빛내주시는 채연님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오신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청율님이 모시고 온 기타학원의 원장님이신 일엽편주님은 바람새에 가입한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오시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서산에서 오셨다는 권영희라는 분은 제가 작년 5월에 올린 <추억의 황금박쥐 불러보기> 동영상에 블루스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남긴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아아!! 황금박쥐로 이미 공감대를 나눈 사이라 금새 친밀감이 느껴지더군요. 한 분은 멀리 인천에서 오셨는데 젊을 때 다방에서 음악 디제이를 하셨다는 도치님이시고, 한 분은 그냥 포크음악이 좋아 이번에 채연님을 따라오셨다는 친구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식탁 주변에서 인사를 다 나누었는데 바람새 최고의 뮤지션인 반달곰이 보이지 않아 부엌으로 가보니 어떤 덩치 큰 사내가 열심히 요리를 하는 뒷모습이 보였습니다. 반달곰을 외치니 예상했던 대로 반가운 얼굴이 고개를 돌리며 ‘행님’이라 외치더군요. 요리에 바쁜 사람에 방해를 줄 수 없어 그냥 멀리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마침 오랜만에 뵙는 바람새의 “따꺼”, 우리말로는 큰 형님이신 간이역님과 희끗한 머리카락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청바지를 입고 젊음을 과시하는 포크락님 사이에 앉아서 인삼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잘 마셨습니다. 맞은편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청율님이 앉아계셨는데 옛날에 비해 조금은 늙은 느낌을 주지만, 나 역시 옛날에 비하면 늙은 것은 마찬가지...^^;; 세월 앞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오더군요. 그에 비하면 김형찬님은 방부제를 먹은 것인지 여전히 옛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조금은 샘이 나더군요.^^
처음에는 기본 안주로 막걸리를 마시기 시작했지만 곧 이어 반달곰의 특품 요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맛있는 찌개도 나오고 탕수육 비슷한 요리도 나오고 제육볶음 같은 요리도 나오고, 아무튼 깊은 산골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귀한 요리를 보니 저도 모르게 젓가락이 마구 달려가더군요. 음주운전 걱정도 없고 멀리 이동할 필요도 없으니 마음껏 술을 마실 수가 있고, 게다가 안주가 그렇게 맛이 있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배가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다들 술과 음식에 어느 정도 배를 채우고 나자 노래모임의 본성에 어울리게 다들 기타와 노래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기 시작하더군요.
오랜 세월 청정 운율에 매진해 오신 청율님이 먼저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서 분위기를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최근에 떠오른 바람새의 스타 유화님을 무대에 불러서 노래를 시키시더군요. 옛날에는 인간복사기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사람이라 두 분이서 각각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다 기억이 났겠지만 이제는 기계가 녹이 슬어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밥딜런의 노래를 불렀다는 것은 기억이 나는데 이태리 베네치아의 어느 기타집에서 불렀다는 밥딜런의 <Knockin'On Heaven's Door>을 불렀던 것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거리네요.^^
그러다가 얼마 되지 않아 청율님이 저를 무대로 부르시더군요. 몇 달 전 제가 아끼던 기타의 픽업이 맛이 갔는데 그 사이 방치하고 있다가 이번 바람새를 위해서 지난 목요일에 서울까지 가서 비싼 돈 주고 새로운 픽업을 장착했는데, 아뿔사 그게 반달곰님이 가지고 온 장비와 뭔가 맞지 않아서 그런지 소리가 나지 않더군요. 당황했던 것도 잠시, 어차피 바람새 친구들은 스피커 없는 생음악에도 익숙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냥 생으로 반주하고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택했던 노래는 죠니 도렐리가 불렀던 <L'immensita>, 우리말로는 <눈물 속에 피는 꽃>으로 번안되었지만 원래의 뜻은 <무한>입니다. 떨어지는 빗방울 하나하나마다 새로운 꽃이 피어나고 그 꽃 위로 나비가 날아다닐 것을 확신하면서, 또한 이 광활한 무한 속에서 어느 누구 한 사람, 나를 조금이라도 생각해줄 사람이 있을 것이니 나의 인생 전부가 고독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지요. 서양의 유행가 가사이지만 동양의 화엄사상에서 나온 사사법계 철학을 차용하고 있어 가사의 내용이 무척이나 심오하지요.
그리고는 파리에 있을 때 자주 불렀던 샹송이었던 이브 몽땅의 <Les Feuilles Mortes>을 불렀습니다. 우리말로는 <고엽>으로 번안되었지요. 전반부는 쉬운 코드에 프랑스어 원곡으로 부르고 후반부에는 재즈 코드로 맞추어 영어로 불렀습니다. <Autumn Leaves>는 재즈 스탠다드 곡 중의 하나이고 몇 년 전 재즈를 배울 때 맨 처음 배운 곡이라 이제는 재즈 코드로도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지요.
샹송에 대한 뜨거운 요청이 있었고, 특히 작크 브뤨의 <느므끼트빠>를 요청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10년 전 바람새 정모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난 뒤에 윤박님이 프랑스어 발음을 지적하고 그것 가지고 서로 옥신각신했던 추억이 있는 노래여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노래는 하도 오랫동안 부르지 않아 가사가 가물가물~~~ 그래서 하는 수없이 <누구라도 그러하듯이>의 원곡인 <Un Poete>를 불렀지요. 이 노래는 바람새의 월드뮤직 코너에 올린 적이 있고, 그 뒤로도 여러 노래 모임에서 종종 부른 적이 있어 지금도 가사를 기억하고 있지요. 노래가 4절인데 그걸 전부 프랑스어로 부르면 다들 주무실 것 같아 앞의 2절은 원어로 부르고 뒤의 2절은 한국어로 불렀는데, 프랑스어 가사는 제대로 불렀지만 오히려 한국 번안곡 가사가 헷갈려서 중간에 조금씩 틀렸답니다.^^;;
스페인어 노래에 대한 요청도 있어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Besame Mucho>를 불렀지요. 코드는 재즈기타 사부님으로부터 대략적인 윤곽을 배운 뒤에 제가 보이싱을 달리하여 새롭게 편곡한 것으로 연주했습니다. 제가 직접 편곡도 하고 종종 불렀던 곡임에도 불구하고 코드진행이 조금은 까다로워서 그런지 중간에 약간의 삑사리가 있었습니다. 음악적 재능이 별로 없어 조금만이라도 기타를 손에서 놓으면 지판 잡는 게 가물가물한데 근래 집필 때문에 기타를 자주 치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맛있는 음식과 술을 잔뜩 먹어서 그런지 노래는 숨이 차서 좀 힘들었고, 기타 반주의 완성도도 그리 높지 못해 중간 중간 삑사리가 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연주하고 부를 수 있는 것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제 뒤를 이어서 악기를 직접 다룰 수 있는 사람들이 몇 분 나오셔서 노래를 이어나갔습니다. 이번에 처음 나오셨지만 기타학원의 원장님으로서 들어보지 않아도 그 실력을 예상할 수 있는 일엽편주님이 나오셔서 겸손하게 노래를 잘 못 부른다고 말하면서 택하신 노래는 한영애의 <누구없소>였습니다. 현란하면서도 세련된 전주, 그리고 비트감 있는 반주로 좌중의 흥을 크게 돋우는 아주 멋진 노래였습니다. 앵콜로 한 곡을 더 부르셨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고 라일락님이 나오셔서 아름다운 목소리와 차분한 기타 반주로 멋지게 <Rose>를 불렀습니다. 뜨거운 앵콜에 <Bank of the Ohio>를 불렀지요. 이어서 김형찬님이 우쿠렐레로 추억의 노래 <진주 조개잡이>를 부르고 이어서 기타로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을 불러 흥을 돋구었지요.
그리고는 까르미나님이 기타를 잡으시고 노래를 부르셨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까르미나님이 부르신 노래 가운데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노래는 나중에 부르신 존 덴버의 <My Sweet Lady>입니다. 영화 <Sunshine>에서 어느 무명 가수가 불치의 병으로 죽어가는 여인 앞에서 불렀다는 노래이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서양인 부부 앞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그들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날 열정적으로 그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을 보니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렸던 서양인부부의 마음이 그대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참 놀고 있던 사이에 해미님의 옆지기 짚시님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해미님은 그 사이 여러 모임에서 꾸준히 동영상을 찍는 모습을 계속 보아왔고, 특히 얼마 전 제 아들의 결혼식에도 오셔서 소중한 사진들을 남겨놓으셨는데, 짚시님은 몇 년간 얼굴을 볼 수가 없는데 몇 년 만에 얼굴을 보게 되니 너무나 반가워 달려 나가 뜨거운 포옹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오신 짚시님까지 포함하여 총 22분이 모임에 참석했네요. 지방에서 진행하는 1박 2일의 모임이기 때문에 보통 때보다는 참석 인원이 적었지만, 모임의 밀도는 훨씬 컸지요.
다시 노래 이야기로 돌아가서, 바람새의 몇몇 가수들의 무대가 끝난 뒤에는 바람새의 공인 뮤지션 반달곰님이 무대에 올랐지요. 굵직하고 터프한 목소리로 투코리언즈의 <언덕에 올라>를 불렀지요.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도 기억나는데 그때 무대에서 불렀는지 나중에 오붓하게 탁자에서 불렀는지는 헷갈리네요. 반달곰님은 우리 세대의 거의 모든 노래에 대해 즉흥 반주가 가능하기에 다른 바람새친구들을 위해 반주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박헌중님, 포크락님, 핏가이님, 권영희님, 메르디앙님, 채연님, 채연님의 친구분, 해미님과 짚시님도 무대에 올라서 반달곰님의 멋진 반주에 맞추어 저마다 한 곡씩 불렀지요. 그때, 저는 이미 술이 거나하게 돼서 그런지 누가 어떤 노래를 불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네요. 처음 오신 도치님이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렀고, 포크락님이 활주로의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불렀고, 해와별님이 다소곳하게 박인희의 <끝이 없는 길>을 불렀고 해미님과 짚시님 부부듀엣이 라이너스의 <연>을 부른 것이 기억나네요. 이장희의 <그애와 나랑은>, 둘다섯의 <긴머리소녀>, 최진희의 <사랑의 미로>도 기억나는데 누가 불렀는지는 가물가물~~. 그리고 유화님과 일엽편주님이 즉석으로 듀엣을 만들어 다시 무대에 올라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과 펄시스터즈의 <커피한잔>을 믹스한 곡을 너무나 멋들어지게 불러 좌중의 흥을 크게 돋우었던 것도 기억나네요.
정식으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 끝난 뒤에는 싱얼롱 시간을 가졌지요. 젊은 시절부터 싱어롱의 대가이신 까르미나님이 먼저 선도를 하시고 나중에는 반달곰님과 저도 합류를 해서 흘러간 추억의 싱어롱 명곡들을 불렀지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 불렀던 70년대의 건전가요로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7080의 명곡들을 신나게 불렀지요. 아름다운 노래 정든 그 노래가 우리 마을에 메아리쳐 오면... 긴 머리 짧은 치마 아름다운 그녀를 보면...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오늘 그대오시려나 저 바다 건너서.. 앞마을 냇터에 빨래하는 순이 뒷 마을 목동들의 피리소리... 우리 처음 만난 곳도 목화밭이라네 우리 서로 헤어진 곳도 목화밭이라네... 모두들 잠들은 고요한 이밤에 어이해 나홀로 잠 못이루나... 낙엽지던 그 숲 속에 파란 바닷가에 떨리던 손 잡아주던 너... 정말 추억의 명곡들이었지요. 그렇게 수십년 전의 싱얼롱 명곡들을 다 같이 따라 부르니 그야말로 중고등학교 학창시절 소풍이나 수학여행, 그리고 대학시절의 엠티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새까만 머리카락이 희끗희끗해지고 탱글탱글하던 피부에도 어느덧 세월의 주름이 많이 쌓였지만, 다들 마음만은 아직도 이팔청춘임을 새삼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싱얼롱만 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옛날 엠티에 가면 항상 나오던 고고타임도 있었습니다. 젊은 혈기를 자랑하는 포크락님이 블루터스 스피커를 가지고 오셔서 추억의 고고를 몇 곡 틀어주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셨죠. 처음에는 조금 낯선 음악이 나와서 주저하다가 CCR의 <Hey Tonight>이 흘러나오는 순간, 저도 흥을 주체하지 못해서 모처럼만에 무대에 나갔습니다. 젊은 시절, 명동의 마이하우스, 을지로의 팽고팽고, 신촌의 우산속 등의 고고장, 일명 닭장에서 쪼오금 놀아본 경험이 있어 춤은 어느 정도 출줄 압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이제는 부쩍 두터워진 허리 때문에 옛날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나이에 비해서는 아직은 허리를 유연하게 돌릴 줄은 알지요. 문제는 체력이더군요. 옛날에는 그렇게 춤을 추기 시작하면 몇 시간은 거뜬하게 추었는데 이제는 몇 곡만 추어도 숨이 가빠서 춤을 출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모처럼만에 아주 즐거운 고고타임을 가졌습니다.
흥에 겹던 고고타임이 끝난 뒤에는 식탁에 둘러앉아 마이크 없는 생 라이브 음악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무대 위에서 한 명씩 나가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고, 다 같이 싱얼롱하는 것도 좋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기타를 칠 줄 아는 몇몇이 기타를 잡고 돌아가면서 떼창을 부르기도 하고 조용히 혼자서 부르기도 하는 이런 시간이 제일 즐겁더군요. 이미 술을 많이 드신 간이역님을 위시해 몇몇 분은 조용히 잠자리에 들었지만 열명 남짓의 열성 동지들은 그야말로 ‘밤을 잊은 그대’를 외치면서 계속 노래를 부르더군요. 특히나 요즈음 버스킹도 자주 하신다는 유화님은 그야말로 우먼파워가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시더군요. 계속되는 노래에 목소리는 허스키한 느낌이 물씬 났지만 들고온 악보를 펼쳐놓고 지칠 줄 모르고 계속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에 감탄했습니다. 그 모든 노래에 즉석으로 반주해주시던 일엽편주님도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다른 사람 반주나 싱얼롱만 하느라 자기 노래를 많이 못 부른 반달곰님도 멋진 기타 반주와 함께 본격적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바람새의 노래 잔치가 펼쳐졌습니다. 무슨 노래가 그렇게 끝없이 하염없이 계속해서 흘러나오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지요.
저도 40대, 50대만 해도 노래를 불렀다 하면 밤을 꼬박 새우고 아침 8시나 9시까지 노래를 부른 적이 많았습니다. 특히 음악 하던 젊은 친구들이 많은 포크청개구리 모임의 회원들과 만나면 밤을 새기가 일쑤였지요. 음악에 재능이 없는 사람이지만 지금은 웬만한 노래는 그냥 반주를 따라갈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그때 밤을 새워가며 열심히 기타를 배웠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런 열정이 남아있기에 저도 그날 사이사이에 꽤 많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중국노래로서는 <夢中人>, <月亮代表我的心>, <甛密密>도 부르고, 러시어 노래로는 <모래시계>를 통해 널리 알려진 <Zhuravli>를 부르고, 팝송으로는 <Can't Falling in Love with You>를 불렀고, 스페인 노래로 <Quizas, Quizas, Quizas>을 불렀고, 우리나라 노래로는 정태춘의 <촛불>, <사랑하는 이에게>, 이광조의 <나들이>, 정미조의 <개여울>, 박인희의 <세월이 가면>, 내 친척 형님이 만드신 나훈아의 <찻집의 고독>, 정훈희의 <안개> 등을 불렀습니다. 몇 시간 동안 다들 정겹게 그리고 신나게 노래를 불렀는데 이미 술에 크게 취한 상태라 다른 사람들의 노래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아 죄송합니다. 사람의 기억이라는 게 이렇게 자기중심적입니다.^^;;
정훈희의 <안개>를 부르고 난 뒤, 6070이라 하면 자신이 있어 좀 더 노래를 부르고 싶었지만 아뿔사 체력의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특히 올해 4월초 집필에 광분하면서 철야를 두어 번 하다가 몸에 탈이 나서 일주일간 병원을 다니면서 고생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몸을 사리게 되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4시, 그런데 이 사람들의 노래는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는 수없이 먼저 일어나 식당 저편의 다락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내일 아침에 까르미나님을 신탄진 역으로 모셔다 드리기로 약속을 했기에 8시 20분 정도에 알람을 맞추고는 잠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랴부랴 아래로 내려가니 까르미나님은 벌써 일어나 떠나실 채비를 다하신 상태이더군요. 제가 모시겠다고 하니 햇살님이 이미 박헌중님께 태워줄 것을 부탁했으니 저보고는 좀 더 자라고 하시더군요. 원래는 저도 까르미나님을 태워드리고 바로 집으로 갈려고 생각했지만 전날 밤에 너무 늦게 잤기에 잠이 부족해서 그냥 좀 더 자기로 했지요. 그러나 다시 자려고 하니 잠은 오지 않더군요. 그래서 내려와서 아침 밥상 차리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남아 있는 분들께 어제 밤 몇 시까지 놀았냐고 물어보았더니 다들 5시가 조금 너머까지 놀다가 자리를 파했다 하더군요. 정말 대단한 체력들이십니다. 반달곰님은 그렇게 늦게까지 놀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다시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더군요.
아침을 먹기 위해 식탁에 모여 보니 남은 분은 12분, 대략 10분이 저녁 늦게 혹은 아침 일찍 자리를 뜨셨더군요. 아침을 맛있게 먹고 난 뒤에 설거지를 하기 위해 부엌으로 갔더니 채연님이 술에 덜 깬 상태에서 설거지를 하고 계시더군요. 엠티에서 설거지는 남자가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남은 설거지는 제가 했습니다. 남은 밥과 찌개를 다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남비와 그릇들을 열심히 닦고 있는데 지기님이 뒤늦게 돌아와서 밥을 찾더군요. 알고 보니 까르미나님만 신탄진역으로 바래다 준 게 아니라 햇살님을 모시고 오송역까지 갔다 왔다 하느라 늦게 왔다고 하더군요. 오송역이면 꽤 먼 거리인데 아침에 벌써 80킬로나 운전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럴 줄 알았으면 오송역은 제가 바래다 드릴 수가 있었는데, 지기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기님은 결국 남은 김치전 비슷한 요리와 컵라면 하나를 드셨지요.
아무튼 그렇게 식사를 마친 뒤 뒷정리를 하면서 못 다한 정담을 나누다 보니 시간은 어느 덧 10시 되었습니다.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이야 끝이 없지만 그래도 차가 밀리기 전에 빨리 떠나야 한다는 마음에 출발을 재촉했습니다. 저는 포크락님, 서장원님, 권영희님을 태우고 신탄진 역으로 모셔드린 뒤에 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중에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마누라님께 약속을 했건만 중간에 교통사고 차가 막혀 결국 12시 반쯤 돼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점심을 먹고서는 뻗어 잠이 들었고, 저녁에 일어나서 다시 밥을 먹고 난 뒤에는 마누라랑 같이 집에서 멀지 않은 설봉 온천에 목욕하러 갔습니다. 피로를 푸는 데는 온천이 최고이기 때문이죠. 목욕을 마치고 돌아와서는 또 금방 잠에 들었습니다.
바람새 연말 정모를 이렇게 엠티 형식으로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한 것은 아마도 처음이라 생각됩니다. 멀리 지방에서 진행하고 게다가 1박2일이다 보니 참여자의 수가 보통 때보다 적기는 했지만, 정말 어느 해의 모임보다 재미있고 알차게 보냈던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다들 60대 전후의 나이인데, 수십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완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그 시절, 그 젊음의 분위기를 만끽했던 모임이었지요. 사실 이런 모임을 하기위해서는 운영진 분들의 많은 노고가 있기에 가능하지요. 카페지기 박헌중님, 운영자이신 서장원님과 햇살님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특히 이번 모임이 이렇게 성황리에 끝나게 된 데는 주방장과 오부리 반주가를 겸직한 반달곰님의 수고가 결정적이었다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깊게 감사드립니다. 그 분들의 노고에 답례하는 마음으로 모처럼만에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꽤 긴 후기를 써봅니다.
오랜만에 긴 후기 쓰느라 광분한 너른돌
P.S. 원래 후기를 쓸 생각이 없었고, 게다가 노느라 정신이 없었던지라 사진을 한 장도 찍지 않았네요.^^;;
후기에 사진 한 장 없이 쌩으로 글로만 때워 여러 분들의 눈을 피곤하게 해서 죄송합니다. 헤아려주세요.^^;;
첫댓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그날 정모의
모습들을
세세하게 그려주시고
정모에 참석하지
못한분들도
마치 참석한거 같은
느낌을주는
후기글 이였습니다
역시
너른들님의 필력은
말로 표현할수없을 정도의
대단함 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근 10년 넘는 세월 동안 제가 보았던 바람새, 사오모, 하얀나비 카페를 통 틀어 기타 실력이 가장 비약적으로 발전하신 분이 유화님이라 생각됩니다. 12년 전에 저희집에서 삼대 카페 연합 엠티 할 때, 그 때 기타를 하나도 못치셨지요. 그런데 지금은 기타의 리듬이나 노래의 느낌이 정말 좋아져서 제가 부러울 지경입니다. 저는 아직도 무대에 서면 버벅거리잖아요. 이건 분명 타고난 끼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뒤늦게나마 그 끼의 씨앗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꽃피우신 유화님, 정말 멋지고 대단하십니다.^^
유화님~만나서 반가웠구요^^
노래와 기타
넘 잘 어울려 멋지셨어요~~
후기를 보니 가물가물 했던 기억들이 꿰맞쳐 지네요 ㅎ 바람새에서 1박2일 정모는 장흥(일영?)과 양평 이후로 처음이었습니다. 그때는 40-50명 정도가 참석했기 때문에 통기타 합창이 두세 그룹으로 나누어져서 서로 경쟁하듯이 불렀는데 이번에는 한팀으로 아주 죽이 잘 맞았죠.
그런데 저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부른 기억이 없고, 아마 반달곰님의 반주에 다른 사람들이 부른 것에 화음을 넣었을 겁니다. 그날은 주로 하이파트 화음을 넣는 것에 초점을 맞췄고, 나중에 핏가이님과 함께 '한마음'을 불렀지요. 해미님의 동영상이 기대됩니다 ㅎ
말씀을 듣고나니 핏가이님과 두 분이서 같이 합창으로 <한마음>을 뜨겁게 부르시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런데 '세상모르고 살았노라'를 직접 신청하셔서 부른 것은 아니지만, 반달곰이 활주로 노래를 반주하기 시작하자 제가 포크락님더러 빨리 나가서 부르라고 해서 나가셔서 부르신 장면이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저는 반주가 처음 흘러나왔을 때는 <탈춤>인줄 알고 제 옆자리에 앉아계셨던 포크락님더러 빨리 무대로 나가셔서 부르라고 했는데 잠시 뒤 다시 들어보니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였지요. 그때 핏가이님도 같이 무대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두분이서 같이 부르신 것같기도 하고 포크락님이 하이파트 화음만 넣으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열심히 부르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너른돌(박석) 네 기억납니다 ㅋ 반달곰이 웬일로 락음악을 연주하길래.. 옛날 락밴드의 베이스 연주자였던 기억이 떠올랐나 봅니다. 해미님의 동영상을 보니 기억나는데 형찬님의 Stand by your man도 무척 좋았습니다.
@포크락 맞습니다. 그 노래도 생각나네요. 라이브로는 실로 오랫만에 들어본 명곡입니다. 이렇게 언질을 주니 하나씩 생각이 나는데 글을 쓸 때는 기억의 호수 아래에 잠겨 있어 전혀 떠오르지가 않더군요.^^;;
실로 대단하신 후기이십니다
너른돌님의 세세하신 글터치에 감탄하지 않을수 없네요^^
그날 공교롭게도 하얀나비카페 정모와 겹쳤지요. 하얀나비 정모도 잘 마치셨는지요? 저도 그렇고 블루버드님도 그렇고 우리는 손오공이 아니라 몸을 둘로 나눌 수가 없어 서로 만날 수가 없었네요.^^;;
@너른돌(박석) 네
덕분에 잘 치룰 수 있었습니다
감사한마음 잊지않겠습니다^^
생생한 후기문 덕분에 감흥이 되살아나는 필력은 여전히 좋습니다
세계여행하듯 여러나라들 음악을 원어로 거침없이 연주하고
여흥을 돋우는 분위기 메이커로서 큰역할을 하신 너른돌님 꼭 다시뵙고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이번모임은 최고의 기타리스트들이 총출동하여 활약해주신 덕에 감성에 흠뻑 젖을수 있었습니다
그날 청율님이 모시고 오신 일엽편주님과 바람새의 오래된 스타인 반달곰, 두 사람이 있으니 귀가 정말 호강을 했지요. 청율님도 참으로 오랫만에 뵈었는데, 옛날에 비해 기타 실력이 훨씬 느셨더군요. 제가 볼 때 이제 주법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 같고, 박자에만 조금 신경을 쓰시면 아주 훌륭한 연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율님~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나즈막히 불러주시니
넘 좋았습니다~^^
기억력은 대단 합니다.
저는 당췌 기억력이 부족합니다.
최고 입니다.
지기님 멀리 부산에서 오시느라 수고 많았는데 아침 일찍 신탄진역, 오송역 두 군데나 뛰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미리 알았더라면 한쪽은 제가 해결할 수 있었는데... 아무튼 이번 정모는 참석자는 조금 적었지만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최고의 모임이었습니다.
역시 인간 복사기 너른돌님의 필력은 따라갈 사람이 아무도 없을겁니다~ ㅎㅎ
후기를 보니 정작 즐거운 게임을 우리가 집으로 오고 난후에 치르셨네요
그것을 기록 못해서 넘 안타깝고 아쉽구요. ㅠㅠ
예전에 청개구리에서 밤을 새며 노래를 부르던 생각들도 나며
까르미나님의 주도로 싱어롱할때는 눈물이 날뻔 했어요.
학창시절에 부르던 노래들을 다시 부르게 될줄이야..
빈니빈니~ ♪♬ 에포이따이따이~♬
노래 못부르는 내가 나가서 노래할 생각도 다하고 암튼 즐거운 송년모임이었습니다.ㅎㅎ
반주해 주었던 반달곰님과 까르미나님,너른돌님,김형찬님, 정말 고마웠어요~^^
저도 해미님 노래하는거 처음 봤어요.
늘 노래방기계로 노래하다 보니 싱어롱할 기회가 없었는데
다음에는 저도 싱어롱 준비해갈께요..^^
맞습니다. 하필 집안 행사와 겹쳐 먼저 가시는 바람에 정말 알짜배기 본 게임을 못 보셨지요. 제 기억으로는 두 분이서 같이 노래 부르시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정말 반가운 장면이었습니다. 행사가 있을 때마다 늘 수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세상에나...
이렇게 자세한 후기가 있을까요?
머리속에 담겨 있는 엄청난 노래 레퍼터리만큼이나
긴 후기를 적어 주셨네요
기록하지도 않으셨을텐데....
놀랍습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그리고 행복했습니다.
옛날 20년 전에 바람새 모임에서 정모를 하고 난 뒤에 후기를 올릴 때는 다른 사람들 부른 노래들도 모두 생생하게 떠올라 인간복사기라는 별명까지 들었는데 이제는 복사기가 낡아서 맛이 갔습니다.^^;; 자신이 부른 노래는 생각이 나는데 다른 분들이 부른 노래가 잘 떠오르지가 않네요.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다른 사람의 소리에 귀를 잘 기울일 줄 알아야 되는데... 그래도 사진이나 기록 쪽지 없이 아직 이 정도 기억하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기억력이 더욱 줄어들 것이 분명하고 이런 글을 쓰기가 더욱 어려워지겠지요.
너른돌님 ~오랜만에 만나 무척 반가웠어요
다양한 음악이야기와 기타반주에
여러장느의 노래를 들려 주셔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감상했어요~^^
너른돌님의 후기를 보니
즐거웠던 시간들이 다시 떠오르네요
라일락님은 무슨 노래를 불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전화를 걸어 물어본 유일한 사람입니다.^^;;
오래 전부터 라일락님이 기타치고 노래하시는 모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바라보았는데
글쎄 오늘 낮에 후기를 쓰는데 라일락님이 부르신 노래가 떠오를 듯 말 듯, 저를 괴롭히더군요.
답답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실례를 무릅쓰고 그날 무슨 노래를 부르셨는지를 물어보았지요.
아무튼, 죄송하고 다음부터는 좀 더 잘 기억하도록 할게요.^^
@너른돌(박석) 탈춤을 멋찌게 부르라케가 시작됐는데
순간적 마음바뀌가
비스무리한 분위기의 세상모리?고살앗노라로
ㅋㅋ
그럼에도 불구
김경행님의 보컬과 같이
가사한자 안틀리고
2절
돌아선들 무심타는 말이까지...
박석행님
역시 수재는 수재십니더.
사실 순간지나모
다까묵아붕게 자고나모
긴가밍가 하기 마련인진데
우찌 그장면들을
하이고
인력으로 안되는것이
개개인의 능력차이라
두손들고
항복 항복
그카고 있습니더.
@반달곰 맞어. 분명히 시작할 때는 <탈춤>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상하게도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로 바뀌었지. 그게 그런 사연이었구먼...ㅋㅋㅋ
그리고 반달곰이 부른 투코리언즈의 <언덕에 올라>도 생각나네. 둘이 같이 싱얼롱할 때는 하사와 병장의 <목화밭>부터 시작했던 것도 생각나고 중간에 이장희의 <그건 너>, 이종녕의 <너>를 열창했던 것도 생각나네. 반달곰이 임지훈의 <사랑의 썰물>을 불렀던 것도 생각나네 반달곰 목소리가 임지훈의 노래에 잘 어울려.
다시 기억이 떠오른 것들은 본문 수정했어.^^
그나저나 그날 너무 수고 많았어.^^
@너른돌(박석) 너른돌님~ 잘 물어보셨어요
상황이 자세히 답을 못드려
제가 죄송했지요..
지금까지 바람새 친구들의 1박 2일 이었습니다
오박사 펜션에서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기억나며 이미지화 됩니다
제 마음속의 느낌을 대필하신 걸까요?!!
20여 년의 세월이 무색하리 만큼 짥은 만남이었지만 아마도 여운은 참 오래갈거 같습니다..
`음악은 사랑을 전하는 신의 목소리` 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블루스님, 그날 처음 뵈었지만 제가 올린 황금박쥐 노래에 댓글을 달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급속도로 친밀감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모임에서 자주 뵙기를 기대합니다.
그날 대전터미널까지 바래다 드렸으면 좋았을 텐데 마누라에게 점심 전까지는 귀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라 그냥 신탄진역에 내려드린 게 좀 죄송했습니다.
작년 정모에도 권영희님의 이름으로 회비만 내시고 참석을 못하신 것으로 아는데 이번에 뵙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포크락 장원이캉 저캉 20년넘도록
저희보다 막내뻘 동숭들 만나기를
눈이빠지구로 기다리도 기다리도
한살두살 위의 누나뻘되는 분들만
(의심뼝있어가 신분쯩확인까지)
헐
죽든지 살든지간에
장원캉 저캉은
고마 줘진 팔자려니
@반달곰 지금의 노인정 상황이랑 똑같네 ㅋㅋ 70대가 막내라는데.. 그래도 막내일 때가 제일 좋지 ㅎ 누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포크락 맞습니더.
몸허락하는 한
빼가 뿌사지구로 봉사할라니
인쟈는 몸땜에술은 입에도 몬댕게
장원캉저캉
기엽게봐주시고
에뿌다케주시이소
형님 누님들 바람새 막둥이들
귀엽지요 귀여우면 막둥이들
가끔씩 불러내서 맛난것두사주고
귀여워해주세요 일만시키지 말고요~낄 낄 낄~
장원 아우의 말이 맞는 말이네.^^ 막내라고 일만 시키지 말고 맛있는 것도 좀 사주면서 귀여워해야 되는데... 요즈음 형편이 형편인지라... 나중에 돈 생기고 시간 나면 많이 귀여워해줄게... 조금만 참어...ㅋㅋㅋ
원아
아직도 미련이?
울둘은
"유노동 , 무댓가"
그기 우리팔자다
미련버리라
뱅난다
그나마 울둘이에겐
할일이 있다는 사실이중헌기다
풍악도울리드리고
칼질?도하고
하이고
내혼자그기 다 되긋나
니가있씅게 내가 판을벌리제
너른돌님께서는 명상을 하시니까 이런 초인적인 기억능력을 장착하신 거라 짐작됩니다. 부럽고 놀라울 따름입니다~
감사합니다. 명상이 기억력 보존에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세월의 공격에는 당할 재간이 없지요.ㅠ,ㅜ
그날 핏가이님과 포크락님 두분이서 부르셨던 내 마음은 하나요, 내 뜻도 하나요, 어젯밤의 꿈도 하나요... 들을 때는 분명 와, 오랫만에 듣는 노래다 그러면서 같이 따라부르곤 했는데 나중에 후기를 쓸 때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그러다 포크락님이 댓글을 달아주시니 그제서야 뜨겁게 열창하시던 핏가이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르더군요. 아무튼 그날 오랫만에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서 좋았습니다.^^
해미님이 올리신 동영상 2탄을 보니 제 기억의 엉성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네요.ㅠ,ㅜ
기억이 나지 않는 거야 그렇다치고, 문제는 잘못 기억한 부분이 있네요. 저는 박인희의 <끝이 없는 길>을 채연님의 친구분이 불렀다고 기억했는데 동영상을 보니 해와별님이 부르신 것이었네요. 두분께 죄송한데, 특히 해와별님께 더욱 죄송합니다. 작년 정모 때는 별칭이 헷갈리더니 이번 정모 때에는 딱 1곡 노래를 부르셨는데 그걸 다른 사람이 부른 것으로 기억했으니..ㅠ,ㅜ
20년 전 촬영 매체가 없었을 때야 기억에 의존한 세세한 후기가 의미가 있지만 지금은 기록 매체가 워낙 좋으니 기억력을 자랑하는 이런 후기는 별 의미가 없지요. 게다가 이제는 제 기억을 제가 신뢰할 수가 없으니...
앞으로는 기억력에 의존한 세세한 후기는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AI능가하는 두뇌
시늉도 불가능한 총명함
안보는것같은데도 다봐뿌는 육빽만불시력
제가
그능력중
다문
항개만 잇엇어도
제인섕
확달라짔을낍니다만
@반달곰 반달곰,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반달곰은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 하잖아. 노래 모임에서는 기타 잘 치고 노래 잘 하는 게 장땡아닌가?
게다가 반달곰은 어떤 노래에도 즉석 반주가 가능하잖아. 내가 제일 부러워하는 게 바로 그 즉석 오부리 실력이야.
그뿐인가? 이번에는 요리까지 잘 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었잖아.
반달곰이야말로 바람새의 큰 기둥이지... 건강 잘 챙겨 오래오래 바람새를 지켜줘.^^
와우 ,함께 노래 부룰 수 있었으면
10년은 젊어졌을거 같은 기분~
늘 눈팅만하고 참여 하지 못하네요
작년 송년 모임을 보고
올해는 꼭 참석해야지 하고 마음먹었는데..
지방이라 갈 수없어서 아쉬었습니다~
바람새 화이팅입니다~~^^
네,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니콜님도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너른돌(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