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에서의 난 2% 부족해.
그 2% 는 학교 밖의 세상에서 채우고 있지.
덕분에 나 '소 희'는 낮과 밤이 다른 이중생활 中 .
"여왕님. 진짜 학교에서 전교1등해?"
"그건 또 어디서 주워들었어?"
"어제 나이트에서 여왕님이랑 같은 학교 여학생들이랑 부킹했거든.
그래서 살짝 여왕님에 대해 떠봤지."
"미쳤구나. 너. 나에대해 들통이라도 나면 넌 죽어ㅡ"
"걱정마. 여왕님이랑은 독서실 알바하다가 만난 사이라고 해뒀으니까."
학교에선 찐따 모범생 .
그리고 학교 밖에서의 난 여왕님 으로 통한다.
< 밤의 여왕 > .
"어젯밤 2번도로 폭행사건. 그거 여왕님 짓이지?"
"넘겨짚지마. 멍청아."
"가슴 부분만 아작내는게 여왕님 수법 아냐? 그 놈들 갈비뼈만 아주 아작이 났다더라."
"아닌데. 틀림없이 왼쪽 팔도 부러뜨렸었는데."
"거 봐. 여왕님 짓이잖아."
"그래서. 신고라도 하겠다는거니?"
"그 입으로 내 입을 막아준다면. 비밀 지켜줄 수도 있는데ㅡ"
"지겹지도 않니. 넌 여자들이랑 하루에 수십번도 더 키스하잖아."
"다른 여자들과 하는 키스는 아무생각없이 하는 짐승의 행동이라고나 할까.
황홀할거야. 여왕님이과의 키스는ㅡ"
"집어쳐. 수백명이랑 부빈 그 입술을 내 입에 갖다댈 생각마ㅡ"
"너무하는군. 그래도 여왕님 방심하지마. 나 참다참다 안되면 확 덮쳐버릴거니까."
"덮쳐보시지."
"지금은 싫어. 여왕님 힘들어보이니까."
"요즘 시험기간이라 통 잠을 못잤거든."
"여왕님. 학교같은거 그만둬버려. 우리랑 같이 지내면 좋잖아."
"잘거야. 해뜨면 깨워줘."
"잘 자. 여왕님."
내 볼을 만지작거리는 보드라운 손.
그래. 역시 여기가 편해.
"교복입은 여왕님도 귀엽지만 역시 난 이쪽이 좋아."
이마에서 눈.
눈에서 코.
코에서 볼까지.
손만큼이나 보드랍고 찬 남자의 입술이 내 얼굴을 훑는다.
내 입술만큼은 범하지 않고 그 주변만 맴도는 너의 입술.
"한번쯤은 힘든얼굴 그대로 내게 기대줘도 기쁠텐데.
여왕님에게 딱 하나 단점은. 무리하게 강한척 하는거. 그거 하나야. 여왕님.
굿나잇ㅡ"
뭘 모르는구나. 이 바보ㅡ
충분히 기대고 있어. 널 의지하고 있어.
네 손이 날 잡아주지 않으면 곧바로 무너져버릴만큼
넌 내게 그런 존재야.
"큰일이다! 지각하겠어!"
"에이. 걱정마, 여왕님. 바이크로 모셔다드릴테니까."
해가 중천에 떴다.
날 깨우지 않은 녀석.
내 학교생활에 지각이란 있을 수 없어.
학교에서의 난 절대 모.범.생.으로 통한단 말이다.
부아아앙ㅡ!
부릉부릉ㅡ!
"어디까지 가는거야! 여기 세워줘."
"왜? 교실까지 모셔다드릴건데."
"멍청아. 모범생이 바이크 타고 등교하는거 봤니? 돌아가ㅡ"
"교복 귀여워. 치마 들추고 싶다ㅡ"
"미친놈. 어서 가봐. 저녁에 보자."
한참동안 내 뒷모습을 바라보다 돌아선 널 알고 있다.
늘 느끼는거지만 네 뒷모습은 너무나 쓸쓸해서 . . .
끼이이이익ㅡ!!
"왜 갑자기 서?"
바이크를 거칠게 세우고는 내쪽으로 다시금 달려오는 남자.
그 이름은 황 태요.
"나도 학교 다닐래. 역시 여왕님이랑 늘 함께인게 좋아."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야? 자퇴한 주제에."
"그땐 여왕님이 없었으니까. 복학할래. 내일 당장. 신난다! 야호!"
"안돼ㅡ"
"어째서?"
"복학하려면 다른학교로 가. 이 학교엔 오지마. 절대."
"이 학교가 아니면 의미가 없잖아. 여왕님이랑 같이 학교다니고 싶으니까."
참 이기적이다. 나ㅡ
널 다른이에게 보여주기 싫어.
그냥ㅡ
"있다봐. 나 진짜로 간다. 여왕님."
"응."
"그리고 내 뒷모습 너무 쳐다보지마라. 여왕님."
"난 네 뒷모습이 좋아."
"여왕님 뒷모습과 비슷하지? 그래서 나도 여왕님이 좋아. 간다."
부릉부릉ㅡ!
부아아아아아앙ㅡ!
진짜로 가버렸다.
뒷모습 감상조차 할 수 없게 쌩ㅡ 하니 가버렸다.
"방금 바이크 소년 얼굴 봤니? 캡이야! 어느학교 학생일까?"
"얼핏 봤는데도 빛이 나더라. 야ㅡ"
"연예인이 아니었을까? 우리학교는 방송국 근처니까 말이야."
"오늘 정말 횡제했어! 그런 페이스를 보다니말이야."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올라오고 있는 여학생 열댓명.
태요를 본 모양이다.
어쩐지 싫다. 나 정말 이기적인걸까.
투욱ㅡ!
"씨발. 멍청하게 서서 뭐하는거야? 범생이 티내니? 아하하하하."
"지가 전교1등이면 다야? 선생들이 싸고돈다고 하늘높은 줄 모르고 까불고 있어. 확!"
"야, 그만둬라. 쫄았다. 쫄았어. 아까 그 바이크소년 얼굴을 봐서라도 우리가 참자! 참아!"
"아이씨. 진짜 아까 걔 누굴까? 어디학교애지? 짜증나. 놓치는게 아니었는데!"
학교에서의 존재감 제로.
전교1등이 아니면 내 이름조차 묻혀버렸을테지.
"아니. 소희 네가 어쩐일로 지각을 다했니? 어디 아픈게야?"
"죄송합니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ㅡ"
"아니다. 또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피곤했겠지. 얼른 들어가거라."
"아뇨. 저도 이 애들과 같이 벌을..."
"벌이라니. 당치도 않다. 넌 얼른 들어가서 수업준비나 하거라."
조금전 나와 부딪힌 그 애들.
교문앞에 나란히 무릎꿇은채로 나를 야릴대로 야린다.
이것이 전교1등의 특권이다.
꼽니? 그럼 네들도 공부해. 죽을만큼ㅡ
드르륵ㅡ!
"아무나 영어책 좀 빌려줘! 빨리!"
"꺄아ㅡ! 서진이다! 내 영어 책 빌려줄께!"
덥썩ㅡ!
"됐어. 여기있네. 미안! 보고 돌려줄게. 난 급해서 이만ㅡ!"
수업종이 치기 직전.
어지간히 급했는지 다짜고짜 우리반에 쳐들어와 내 책상위에 놓여져 있던 영어책을
낚아채가는 남자.
서 진 이었다.
옥상에서 담배피는걸 본 적이 있어.
가벼워보이지만 혼자있을때의 네 얼굴은 황태요 만큼이나 쓸쓸해보였어.
널 기억해. 태요와 겹치거든.
"서진이는 왜 하필이면 저 음침한 애 교과서를 가져가는거야!"
"야, 서진이도 급하니까 아무거나 가져간거겠지."
"어쨌든! 내 교과서에 서진이 이름 잔뜩 적혀져있는거 보여줄 기회였는데!"
"너같은거 서진이가 쳐다봐나줄 것 같애? 정신차려. 이 기집애야."
여자들은 껍데기에 열광한다.
그것은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
이 애들은 서진의 진짜 얼굴은 알지 못한다.
네들을 향해 웃어주는 그 얼굴은 진짜가 아니야.
혼자있을때의 그 애 얼굴은 다리가 후들거릴만큼 차가웠다.
"야, 1등. 교무실로 가봐. 영어선생이 너 부르셔."
한 아이가 틱틱대며 내게 말을 건넨다.
그런 찝찝한 얼굴 하지마. 이쪽 기분이 더 드러우니까ㅡ
"부르셨어요."
"소희야. 미안한데 선생님이 지금 급한 일이 있어서그러니까
7반에 가서 프린트물 좀 걷고 자습하는거 좀 봐줄래? 미안하다. 소희야."
"7반이라면 남자반이잖아요."
"그래. 좀 부탁하자. 소희야. 내가 지금 너무 바쁜일이 있어서. 알았지?"
7반은 조금전 내 영어책을 빌려간 서진의 반이다.
그 반은 별로 내키지 않는데ㅡ
"영어선생님이 바쁘셔서 내가 프린트 물을 거둘테니까 책상위에 올려놔줘.
그리고 자습이야."
"우우우우ㅡ 하필이면 왜 너냐! 오랜만의 여자냄새라 감격했는데! 젠장!"
"어쨌든 쟤도 여자잖냐. 전교1등이라니 딱 그꼴로 생겼다. 야ㅡ 킥킥킥."
"야, 공부도 좋지만 거울 좀 보고 사는게 어때? 그 두꺼운 뿔테안경부터 좀 벗으라구!"
"상관 마ㅡ"
"상관안할래야 안할수가 있어야지! 보는 우리가 다 음침하다구!"
"이거 놔. 놓지못해?"
"좀 벗어봐라. 야."
내 어깨를 잡고 안경을 벗기려는 남자.
역시 이 반에 들어오는게 아니었어.
"진석구. 놔 줘라ㅡ"
"서진? 너도 궁금하지? 범생이 안경속 얼굴이 말이야."
"하나도 안궁금해. 당장 놔줘ㅡ"
"쳇. 범생이 너 운 좋은 줄 알어."
"물어내ㅡ"
"뭐?"
"안경테 구부러졌잖아. 물어내ㅡ"
정말이었다.
녀석이 얼마나 잡아당겼는지 구부러진 안경테.
어쩐지 우스워져버렸다.
그렇다고 벗기는 싫으니까.
"이 범생이가 진짜 죽을라고! 감히 날더러 물어내라고? 이 기분나쁜 찐따 주제에!"
짜아아아악ㅡ!
"진석구! 너 미쳤어?"
"서진. 너도 나 말리지마라. 난 얘같은 부류가 제일 싫어. 전교1등이면 다냐고!"
웅성웅성ㅡ!
수군수군ㅡ!
".....!!!!!!!!!!....."
".....!!!!!!!!!!....."
진석구의 손에 날아간 안경.
풀러진 머리칼.
입술엔 피가 흘렀다.
"야ㅡ 괜찮아?"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내 영어책이나 돌려줘."
서진이 물어왔다.
괜찮냐고ㅡ
너도 피가 무서운가보구나.
"완전 쇼킹이다! 쇼킹! 봤지? 봤지? 1등 얼굴 말야!"
"안경 날아갈때 봤냐? 완전 심장 터지는 줄 알았다니까."
"도대체 왜 그런 얼굴을 가리고 다녔던걸까? 젠장. 복도에서 마주칠때마다 욕했었는데!"
"나도나도. 식당에서 만났을때 일부로 치고 다녔었는데! 내가 미쳤었지!"
"좀 잘해줄걸. 으악! 나 완전 미움받았을거야!"
"역시 여자는 안경을 벗고봐야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장난아니다. 우와ㅡ!"
남자도 여자못지않게 껍데기에 열광한다.
그 사람의 속은 단 10초도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서,서진. 너도 봤냐? 내가 꿈을꾼거냐? 환상이라도 본건가."
"예쁘더라."
"여,역시 내가 잘못본게 아니었어? 으..으...심장이야. 진짜 놀랬어."
"진석구. 앞으로 여자는 때리지마라."
"으...응."
안경이 날아가는 순간.
나와 눈이 마주친 서진 네 얼굴도 생생히 기억해.
생각지도 못했다는 그 얼굴.
너 역시 껍데기에 열광하는 인간일까.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내일또와-유나연재
*그녀의 이중생활* 부제: 낮과 밤이 다른 그녀 [001]
시계태엽
추천 0
조회 150
05.08.31 23:36
댓글 3
다음검색
첫댓글 우와아 재미있네여 > < 2편 기대함니다
쭈욱 연재해야할터인데...^^
ㅋㅋㅋㅋ재밋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