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건물의 문이 열리고 눅눅하게 젖은 4월의 바람이 불어닥친다.
지친 군중들의 무리가 4월의 한 저녁에
커다란 건물의 열린 문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겨울의 밤도깨비불이 등 뒤에서 어른 거리는 듯
바람둥이 신 닮은 남자 하나가 흐르는 무리들 속에 있다.
북반구쪽의 어느 깊은 수림국 사람인가
그리고 파란눈의 하인이 입혀 준 옷 인가
댈모어의 시리우스 술병같이 그렇게 군중 속에서 남자가 서 있다.
익을 듯이 뜨거운 물로 방금 전에 씻겨져서
아직도 젖어 있는 듯 한 얼굴에는
숲 속 새들의 노랫소리와 초원의 향기가 서려있다.
눈동자 속에서 수선화를 닮은 신비로운 소년의 손짓이 보인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를 입술로 깨워 일으킨 남자여.
북쪽의 깊은 수림국인이 처음으로 문명 세계에 들어온 듯한 이상한 남자여.
긴 무리의 군중들 속에서 나는 그렇게 조용히 있었습니다.
바람둥이 도깨비불이 저렇게 나타났습니다.
글 시작하자마자 저의 소개를 시끄럽게 쓰며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ㅋ
회사 직속 조직의 무리들이 내 멘트를 들었고
나는 열광적인 그들의 격려 박수 소리를 들으며 내 자리에 앉았습니다.
The future won’t come
when we make too many plans.
It meanders away.
The future is quick
when we are only dreaming
and never doing.
The future is now.
It is always becoming
our present today.
Make plans and share dreams
to make your future come true,
but be ready.
조직원 중에는 외국 사람들도 있어서 잉글리시 멘트로.
시차적응을 못 해서 어지럽게
그리고 너무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서
그리고 너무너무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여태 술 한 모금도 못 마셔보고 여자들 하나도 안 만나보고
기계인간처럼 거쳐야만 하는 일 순서에만 있었습니다.
시차적응도 거의 끝 나 가는 것 같고요.
이제 조금 제정신이 들은 듯해서 머리가 맑아져 갑니다.
잠이나 실컷 자 보려고 낯잠도 들었다가 전화기도 꺼 놓고 조용해서 좋네요. ㅋ
반년 동안을 새들과 지내며 보니
새들은 계절마다 확실히 경로를 계획하며 살더라고요.
그들은 온순하고 정직하고 꾸짖고 다투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성질은 부드럽고 그들의 목소리는 제 각각 아름다워요.
나도 그들처럼 온순히 부드러운 경로를 계획해 봅니다.
꾸짖고 다툼하는 것과는 멀리, 스트레스 없이
아름다운 말로만 살고 싶어 매일 생각합니다.
투병생활을 하면서 숱한 경험, 새로운 일들, 가슴에 털 난 여자, 고향의 산 속..
할 말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 얘기들일랑 누가 믿고 들어 주겠습니까.
그동안 새들과 숲과 초원의 자연 속에서 배운 것들이 참 많습니다만
지나가는 구름이 남쪽의 햇볕으로 퇴색하듯
그 모든 경험들을 쉽게 잊어버릴까봐 두렵습니다.
오늘은 간단하게 인사글 두어 마디만 하려고 했는데 많이 길어졌네요. ㅜㅜ
첫댓글 오랜만에 입국 등장하신거지요
많은 환영행사중 하나이겠지만
건강하게 오신거에 대한 축하의 물결이겟지요
환영합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일정 건강하게 소화하시고
더욱 멋진 모습으로 아름다운 동반자분들과의 좋은 시간 보내십시요
4월의 어느 따뜻한 오후입니다
잘 해 보겠습니다. ㅋ
감사합니다.
전철에서 반가운 도불님 글을 봅니다.
우선 일상으로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꽃들의 환호성에 눈과 귀가 어지러운 아름답고 빛나는 봄날에 반가운 도불님 쉬엄쉬엄 글도 올려주세요.
반갑습니다. ㅋ
꽃이고 뭐고 우린 그런거 잘 모릅니다요. ㅜㅜ
시차 때문에 시도 때도 없이 잠을 자게 되네요.
잠시 답글 써 봅니다.
적요한 산사를 홀로 걷다가
내려오는 길에 계곡옆에
올해 처음 황매화를 보았고
이제는 컴백홈하여
동화같은 투병기도
안녕인 줄 알았는데
동화아닌 실화를 쓰시네요
반갑습니다
실감나는 황금빛 언어들이
곧 춤을 출듯요~^^
인사라도 드려야겠다고 그래서. ㅋㅋ
오랫만에
깨비님의 글이
올라 오니
많이 반갑습니다!^^
바쁜 일상속에
잠시잠시
시간 내시어
쉼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다시 오시니
참 좋습니다!^^
네. 반갑습니다. ㅋㅋ
첨 뵙는..? ㅋ
강화도 갔다 오는 전철 안에서 아름다운 글 읽었습니다.
건강히 오심
축하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조심해서 다니시길요. ㅋ
십대 때 처럼
기억력이 좋아서
깨비님 글
한번 보고 다 외워 졌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읽어도
외워 지지 않네요. ㅎ
글을 외우는 분은 보지를 못 했는데. ㅋ
어렵게 써 올려서 죄송합니다.
@도깨비불 어렵지 않고
아름다워요 ㅎ
그래서 문장들을 기억 하고 싶어요.
깨비 안뇽~~~
나는 오늘도 꽃을 심었오
목수국..여러 포기와 핑크색 철쭉도,
안녕 누님. 열심히 사시는데 응원합니다. ㅋ
느낌이 있습니다
"도깨비 불 없는 삶방은 넓어 보인다"
ㅋ 넓어 보인다.-->
텅 빈 듯하다.
넓직한 방에서 느끼는 평화로운 분위기
제가 시끄럽게 안해서 좋으셨죠. ㅋ
@리진 넓은데서 노래 한 곡 부르시며 함박산님을 즐겁게. ㅋㅋ
사바세계 입성을
감축드리옵나이다~
오히사시부리데스~~!!
사바세계에서 만나니까 반갑네요. ㅋ
모르는 말을 또
오히사시부리데스 이건 무슨 뜻이오?
@도깨비불 오랜만이오~~~!
어서 오니라~ 반갑데이~ 깨비를 반기는 삶방 식구들 함성이 젤 크고 시끄러버서 진짜 인기 짱 깨비여 이제 제정신으로 돌아 온겨?
아직도 입술로 공주님을 깨우는 걸로봐서는 반 정신은 여전히 그 숲속 오두막집에 둔거 같기도
ㅎ 아무렴 어때 반가우면 되얐제 깨비 깨비~^^
아이구 누님. ㅋㅋ저야 맨정신 자체가 4차원에서 사는걸요. ㅋ
반가워요.
큰 문 열림과 동시
현수막 든 할매
안보였쑤? ㅋㅋ
귀국 환영합니다
버선발 반깁니다
쪼르르~~~~~~@@
위트 짱!!!
ㅋㅋ 안 보였습니다.
염색하시면 보일 수 도.
버선발에서 안 믿었음. ㅋㅋ
@도깨비불
저~~짝 동네 어느분은
절대 염색하지 말라는디요 ㅋㅋ
하라마라에 마음 변치않는 일편단심이라오~
동양인의 그레이헤어가
얼마나 멋진지 보여줄수도 없고
거~~참~~~~
hoho
반가워요~도깨비불님.
자주 봬요.^^
네. 반갑습니다. ㅋㅋ
반갑습니다
자주 오시어요^^
반가워요. 자주 뵙고 싶습니다. ㅋ
엄마야 ~~도깨비불님 많이 반가버예
열렬한 환영소리에 귀가 간질간질 해서 ㅎ
봄소풍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삶방에 들여다 봤더니 역시 도깨비불님 이었군여
이제 지하철 내려서 총총총 집으로 ~~
'눅눅하게 젖은 4월의 바람'으로
시작되는 글이 참 마음에 와닿네요.
남은 4월은 옥상 빨랫줄에 뽀송하게
말린 날들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