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부모님이 시장이나 아님 멀리 출타하시면
돌아오실 시간에 맞춰 마을어귀에 가서
길바닥을 신발로 괜시리 톡톡 차거나 버드나무가지를 이유없이 꺽으며
뒷춤에 있을 뭔가를 기대하고...시간이 왜그리 않가던지
이제 봄 안인가...봄을 기대한다면 동구밖에라도 가야지
봄찾아 갔네...군산 선유도...고군산군도
군산항에서 가자면 유람선 타고 40-50분 정도 가면 되지
바다를 더 느끼고 싶어 우린 민박집 보트타고...파도결에 맞춰서 춤추는 보트
보트에서 바라본 바다는 비취색으로 찬연하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한 색깔로는 다 그 바다의 빛을 설명할순 없다
햇살에 부서지면서 산란하는 바다는 시시각각 푸른빛의 농담을 달리하며
눈길을 빼앗는다...
스쳐지나는 섬들에는 바다가 만든 나이테가 세월을 말해줄뿐
아무말 없이 웃으시던 할머니모습이네
비릿한 내음과 고즈넉함으로 반기는 섬...한눈으로 바라본 섬을
아무말 없이 그져 서로의 어깨에 손만 언졌네...신들의 잔치라고 할까
저녁은 놀래미회...쓰끼는 홍합과 쭈꾸미 뿐이네
왜 횟집에 가면 쓰끼 먹다보면 본게임은 시작도 못하잖아...주당들은...
놀래미 제대로 먹었네...봄쭈꾸미 가을낙지라고 통통살이 오른 쭈꾸미에
포장마차 홍합은 상상도 말어...손바닥만한 것이 ...이 정도면 허툰 쓰끼는 가라
시간도 가물가물...놀래미도 가물가물...파도소리도 가물가물
아침먹으로 가는길에 바람에 실려오는 파도가 뺨을 치는디
참 조으네...상당히 익숙하네 그려
바지락으로 끊은 국...청양고추를 썰어 넣었나...코끝을 톡쏘고
흥부집에서 화초장 빼앗아 가는 놀부마냥 냉큼 넘어가는디
속알머리 없는 인간들은 밥을 두 공기나...속좋다
묵은지...바다바람에서 자라 속이 안찬것이 억센데 씹히는 맛이 가히...
이곳 교통수단은 자전거...처음 만나는 것이 망주봉 일세
두개의 바위산으로 귀양와서 왕을 그리다가 바위가 되었다나
무지 인간적인 가치관이네...우리처럼 자본주의적 가치관은 " 너 오래 사나보자 " " 붕신 "
이거거든....높이가 한 150m는 족히 되보이네
바로 앞 해안이 명사십리 해수욕장이고
길 하나 건너면 조개를 캘수 있는 갯벌이 펼쳐지는 오묘한 지형이네...해안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은 무녀도 우측은 장자도, 대장도...신선이 놀았다는디 정말일세
5시간은 자전거를 타야 왕대강을 볼수 있고...자전거 타는 근육이 따로 있나벼
목아래에서 꼬리뼈까지 조선소나무마냥 엉거주춤이야
뭔가를 툭툭, 털어 버리지 못해 삶이 무거워 자기를 살필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추천하네...여름엔 사람에 치고
돈에 치이니 한가한 지금이 제격아닐까...며칠 더 머무르고 싶네
첫댓글 그래 지금이 수줍은듯 아롱아롱 한번쯤 여유를 부리며 보내볼 만한 계절의 중간 이쪽은 겨울이 아직인듯한데 벌써 개나리 진달래가 수줍게 웃고 있는 모습에 놀랬네.. 해미 다녀오느길... 떡수야 근디 장가는 안가는겨 실음 말고...
뭘 말고야...나 독신주의자 아녀 아줌마가 희망을 줘야지...하고 후회하야지..소크라테스가 얼마나 힘겨웠었는지 궁금도하고...요새 장롱열었어..손하고 등줄기에 땀이 ㅋㅋㅋ
네가 몰라서 그렇지 장가가면 지금보다 훨씬 잼날걸 넘 재지말고 어여 가라 이 화창한 봄날에... 어쨌든 너의 여행기는 참 아름답다
어릴적 사과따다가 쥔한테 걸렸어...쥔이 과수원에서 제일 큰사과를 따오래 용서해준다고...아싸 하고 가서 따는디 요놈을 딸까하니 옆에 놈이 크고 그놈을 딸까하니 그옆에 놈이 큰거야...우왕좌왕하다가 4시가 되었나벼 ㅋㅋㅋ
그게 보잘것 없는 우리들의 마음이지 ... 너의 그 설레임의 끝은 어딜까 . 이쁜 봄날 열심히 찾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