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집값이 충분히 떨어지면 자연 해결될 문제'라며 사실상 개입을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듯 하네요. 지방선거도 끝났고.. 정부 입장에서는 거품 유지하다가 대선쯤 해서 터지면 더 피곤해질 수도 있으니 차라리 일찌감치 터뜨리는게 나을지도 모르죠. 이제 제대로 한번 가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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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입력 2010-06-03 00:10
[중앙일보 함종선]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장기침체에 빠졌다고 한다. 요즘 주택시장에 이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서울 집값은 넉 달째 떨어지면서 거래가 끊겼다.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시름에 빠진 지 오래며 완공된 아파트까지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은 늘고 있다. 건국대 고성수(부동산학) 교수는 “주택 공급은 많은데 대출 규제·보금자리주택 분양 등으로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주택시장이 쉽게 회복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관계기사 4면>
집값 하락 추이는 상당히 심각하다. 한국부동산정보협회 조사에 따르면 3월 첫째 주 이후 지금까지 13주 연속 서울·수도권 아파트값이 내렸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점이다. 서울 집값은 처음 내림세로 돌아선 3월 한 달 동안 0.10% 떨어졌으나 5월엔 0.36% 내렸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달에만 2% 가량 떨어졌다.
단기간에 이 정도로 집값이 내리면 매수세가 붙는 게 이제까지의 시장 패턴이었다. 외부 충격으로 집값이 떨어졌던 외환위기 때나 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그러나 지금의 문제는 거래가 전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조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 거래량은 올 2월 1109건에서 4월 539건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채은희 공인중개사는 “집값이 떨어지면 사겠다던 수요자가 막상 그런 매물이 나와 연락하면 '더 지켜보겠다'며 매입을 미룬다”고 전했다.
분양시장은 점점 가라앉고 있다. 최근에는 수도권 보금자리주택까지 미분양 사태가 발생할 정도다. 미분양 단지는 입주를 시작해도 상황이 더 나빠진다. 지난해까지는 수도권의 경우 미분양이 발생해도 입주 때는 대부분 소화되고 집값도 올랐다. 그러나 요즘에는 시세가 분양가를 밑도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현상이 일반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주택건설업체들은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5월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분양물량이 1만328가구로 2007~2009년의 5월 평균 공급량보다 37%나 감소했다(국토부 자료).
과거와 다른 시장 흐름을 두고 전문가들은 장기침체 조짐이 보인다고 걱정하고 있다. 특히 연구기관이나 건설업계는 침체는 시장 내부의 요인뿐 아니라 대출규제나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등 정책적 영향이 크다고 본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찬호 연구위원은 “주택 매수 심리 위축과 이에 따른 집값 하락 가속화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시각은 다르다. 국토부 한만희 주택토지실장은 “지금 주택시장은 안정을 위해 연착륙하는 중”이라며 “매수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집값이 하락하면 거래는 저절로 늘어나므로 인위적 부양책은 필요하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