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 중심지역은 풍수지리에서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다. 남쪽으로 남강이 유장하게 흐르고, 북쪽에는 대룡산, 비봉산, 선학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든든하게 받치고 있다. 남강변에 있는 진주성은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곳이다. 진주시는 배산임수 두 축인 물줄기와 산줄기를 이어서 걷는 길을 냈다. 없던 길을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산책하고 가볍게 등산하던 길을 이었다. 이 길에 서려있는 이야기 두께는 만만치 않다. 선사시대부터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기에 인문, 지리, 역사, 문학 등 이야기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더해져서 길은 풍성해졌다. 걷기 좋고 흥미 있는 이야기가 녹아 있는 길이 생긴 것이다.
담양군 금성면과 전라북도 순창군의 경계를 이루는 금성산에 위치한 금성산성은 호남의 3대 산성 가운데 하나다. 삼국시대 때 지어져 중요한 요새이자 거점으로 여겨졌지만, 동학농민운동 때 성안의 모든 시설이 불에 타버렸다. 현재는 4개 성곽을 복원하여 옛 터를 따라 걸을 수 있는 단양오방길 02코스, 산성길이 조성되었다. 옛 터를 따라 걷다보면 성곽의 돌처럼 겹겹이 쌓여있는 세월과 역사를 들여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꽃내음 가득한 길, 깊은 숲속 오솔길, 오롯이 사색에 잠길 수 있는 길 등 다양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