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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의 사업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도시락과 커피, 의약품, 택배, 교통카드 충전, 공과금 납부, 사이버머니 구매 등 30~40가지 이상의 고객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4시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영역 구분 없이 판매하면서 단순한 상품 판매 장소의 개념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편의점 서비스 확장은 1인가구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 특히 도시락은 편의점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편의점 도시락의 시장 규모는 2014년 2000억 원에서 2015년 3000억 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5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른 서비스 역시 1인가구가 이용하기 편리한 서비스들이 많아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요서울]이 찾은 서울시내 곳곳의 편의점에선 혼자 도시락을 먹는 소비자들과 도시락을 구매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한 소비자 A씨는 “최근 도시락 품질과 내용물이 좋아지면서 혼자 밥 먹을 때 주로 찾는 편”이라며 “한 끼 밥값으로 7000원 이상이 필요한 세상인데 저렴한 가격으로 배부르고 맛있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주로 식음료품 구매를 위해 찾는 편이지만 비상약을 사기 위해 오는 경우도 많다”며 “약국이 문 닫을 시간에 집 앞 편의점에서 약을 구매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복수의 소비자들은 “택배 서비스를 이용하러 자주 온다”며 “혼자 살면서 택배를 보내고 받기가 쉽지 않은데 편의점은 내 시간에 맞춰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 좋고, 편의점에 온 김에 다른 제품도 구매해가는 편”이라고 전했다.
신한은행 이어 농협과도
뿐만 아니라 은행 창구 역할까지 맡기 시작했다. CU는 신한은행과 제휴를 맺고, 서울대연서점에 체크카드 발급 등 영업점 창구 수준의 은행업무가 가능한 디지털키오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15일 [일요서울]이 찾은 CU 서울대서연점에 위치한 신한은행 디지털키오스크는 현금 입출금과 더불어 계좌조회, 계좌이체, 통장·체크카드 발급,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신청 등을 할 수 있었다. 기존 ATM 기능과 비슷하지만 통장·체크카드 발급, 비밀번호 변경, 인터넷뱅킹 관련 신청 등은 신한은행 무인점포 역할을 한다. 통장·체크카드 발급을 누르자 화면에는 신분증을 투입하라는 화면이 뜨고, 신분증을 투입하는 순간 곧바로 스캔이 시작됐다. 이는 야간, 주말 등에도 상담사 연결 없이 100여가지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CU는 오는 하반기부터 NH투자증권과도 제휴를 맺고, CU 편의점에서 ATM을 통해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GS25도 지난해부터 디지털키오스크 복합기를 통해 컬러 프린트ㆍ복사, 팩스 서비스, 주민등록등본 출력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사용이 많은 제주도에서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지난해 싱글족과 노년층 많은 지역 중심으로 전국 100개 점포에서 무료 혈압 측정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제휴대상 1순위 떠올라
이로 인해 편의점은 유통업계 전반에 불어 닥친 불황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빅3로 불리는 BGF리테일의 CU와 GS리테일의 GS25, 코리아세븐의 세븐일레븐 등의 매출이 최근 3년간 연평균 두자릿수 이상으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CU는 2012년 매출 2조9122억 원에서 지난해 4조3343억 원으로 48.8% 늘어났다. GS25도 같은 기간 2조8595억 원에서 4조6525억 원으로 늘었으며, 세븐일레븐 역시 2조4477억 원에서 3조3133억 원으로 각각 62.7%, 11.7% 증가했다. 업계 전반으로 볼 때 연 평균 20%가량씩 늘어난 셈이다.
편의점 신규 점포수도 증가하고 있다. CU는 지난 3일 서울 신림동에 서울대서연점을 열며 국내 최초로 1만 점포를 냈다. GS25도 빠르면 1만호 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GS25 점포는 지난 5월 기준 기준 9830개로 한 달에 역시 100여 개 이상 증가하고 있다. 아울러 세븐일레븐은 817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편의점은 정부와 기업 등에서 제휴대상 1순위로 올랐다.
서울시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긴급대피와 안전한 귀가를 돕기 위해 편의점과 제휴해 시행하고 있는 ‘여성안심지킴이집’을 현행 673곳에서 10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은 ‘동전 없는 사회’를 추진하면서 첫 단계로 내년부터 편의점에서 거스름돈을 교통카드나 스마트폰에 충전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유통 분야에서도 최근 편의점 전용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삼정옥고, 홍삼진본, 홍삼쿨, 굿베이스 아로니아 제품 등 4종을 전국 2000여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오리온도 ‘초코파이정’, ‘초코파이정 바나나’,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등 인기 파이 4종의 편의점 전용 2개들이 패키지를 출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소비자들의 직장, 학교, 집 근처에 있다는 접근성과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 변화로 성장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현재의 서비스 외에도 영역을 파괴하는 변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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