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추천하는 `등잔 밑 특급 나들이 장소
올여름 휴가를 놓쳤다면 가까운 곳으로 당일치기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나들이 고수들이 추천하는 보석 같은 장소를 소개한다.
"어머, 이런 곳이 다 있네?"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등잔 밑 여행지'들은 거창하지도 멀지도 않은, 온 가족이 행복해질 수 있는 소박한 곳이다.
⊙포콩맘 추천_장흥 아트파크
장흥 아트파크는 온 가족이 함께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야외에는 잘 꾸며진 조각공원과 아트 놀이터, 노천극장과 카페, 재미있는 시소와 미끄럼틀이 있어 아이들이 즐길 요소가 많다.
실내 전시 공간은 각각 옐로ㆍ블랙ㆍ레드ㆍ블루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옐로 스페이스는 아이들만을 위한 공간.
섬유 아티스트가 만든 그물 놀이터가 설치되 있어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즐겁게 논다.
일본의 아티스트가 만들었다는 '에어포켓 텍스타일 놀이터'는 포콩 군이 특히 좋아하는 공간인데
알록달록한 컬러감 때문에 일상에서 볼 수 없는 화려한 색감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입장료 3000원을 내면 20분간 제한된 인원만 입장해 즐긴다.
시간이 짧아 아쉬운 만큼 더욱 여운이 남는 곳. 장흥 아트파크에서 놀다 보면
현대미술이 난해하다거나 어렵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놀이터처럼 흥미진진하고 즐거울 따름이다.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음껏 뛰놀 야외 공간과 여유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실내 전시관이 함께 있다는 것.
조용하라고 주의시켜야 하는 다른 미술 공간과는 다르다. 맘껏 만지고 유쾌하게 떠들 수 있어 아이 엄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전시도 많아 엄마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고마운 곳이다. 주말 오후 3시에는 전문가가 작품 해설을 해준다.
○ Location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위치.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출구로 나와 7725번· 360번 버스를 타고 장흥농협 앞에서 내려 걸어서 5~10분 소요.
월요일은 휴관하며, 개방시간은 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주말·공휴일 오후 7시까지).
입장료는 어린이 5000원(36개월 미만 무료), 어른 7000원이며. 주차는 무료이며, 음식물은 반입할 수 없다. 문의 031-877-0500, www.artpark.co.kr
○ She is … 포콩맘 한나라 씨는 아이와 같은 눈높이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볼 줄 아는 멋진 엄마다. 그녀의 취미는 다섯 살배기 아들 포콩이와 콧바람 쐬러 다니며 사진 찍기. 포콩이와 함께한 나들이 흔적은 '알콩달콩 포콩이네 (blog.naver.com/donuts78)'에서 엿볼 수 있다.
⊙애플호롱 추천_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숲
월드컵공원은 아이와 돌아다니기 참 좋은 곳이다. 호수에는 물고기가 살아 숨쉬고, 공원 숲에는 토끼, 청솔모, 다람쥐 친구들이 있다. 근처에는 놀이터와 분수가 있으며, 공원 곳곳에 벤치를 설치해 잠시 쉬기도 편하다.
자작나무와 미루나무도 참 예쁘고, 잔디밭에선 피크닉을 즐기기도 제격이다. 여름 막바지면 들꽃이 만발해 더욱 아름다운데, 제법 운치가 느껴지는 푸른 청보리밭도 볼 수 있다.
공간이 꽤 넓어 갈 때마다 못 본 곳이 많아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매번 새로운 볼거리를 마주치게 된다.
하늘공원의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그중 하나.
하늘공원으로 가는 하늘길에 오르기 전 옆길로 빠지면 아름다운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나타난다.
억새 군락지인 하늘공원의 억새밭에 비해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아직까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메타세쿼이아 길' 하면 담양이나 나주가 먼저 떠오른다.
이렇게 서울에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하겠는가.
하늘공원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규모는 작지만 의외로 멋이 있다. 운치가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다.
아는 사람들은 이곳을 하늘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름다운 장소라 칭찬한다. 1km 정도로 길지는 않지만
서울에서 메타세쿼이아 길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신이 난다.
○ Location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하차 1번 출구로 나오면 농수산물 시장 방향에 월드컵공원이 있다. 메타세쿼이아 숲길은 하늘공원 계단을 오르기 전 옆의 샛길로 빠져 오르막길로 가면 나온다.
○ She is … 유아의류 쇼핑몰 까르르닷컴(karrr.com)을 운영하는 애플호롱 박수현 씨.
모델도 옷도 예쁘지만 딸내미 현아(5세) 양이 모델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동화 같은 장소가 특히 눈에 띈다. 장소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는 그녀의 블로그에 시시콜콜 담겨 있다.
⊙문병경 추천_군포 덕고개마을 숲
몇 년 전 수리산을 지나 차를 달리다 눈을 의심할 만큼 아름다운 숲을 발견했다.
쏟아지는 햇빛으로 가득 찬 숲길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왠지 신령스러운 느낌조차 감도는 듯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져버렸고 이후에 찬휘를 임신하고 나서 불현듯 그 숲이 떠올랐다.
그곳이라면 특별한 만삭 사진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찾으려니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숲길 입구도 작았고 50m 정도라 눈에 잘 띄지 않았다.
몇 번을 오가고 나서야 겨우 찾은 그곳은 '덕고개 마을숲'이라 불리는 곳.
알고 보니 산림청에서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마을숲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독특한 이력도 지닌 곳이었다.
아담하고 한적해서 더욱 아름다운 곳,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아 더욱 특별하고 소중한 느낌이 드는 이곳에서 남편과 나는 태어날 아기에 대한 설렘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사실 덕고개 마을숲은 햇살이 잘 드는 자그마한 숲일 뿐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다.
숲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느냐는 오롯이 찾아간 사람들의 몫이다.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해 간단한 피크닉 용품을 챙기거나, 소중한 순간을 추억하고 싶다면 카메라를 가져가도 좋다.
빛이 아름다운 곳이라 역광의 흐름을 잘 살린다면 특별한 가족사진을 남길 수 있다. 운이 좋으면 초록 이파리 사이로 햇살이 반짝반짝 비치는 영화 같은 분위기의 사진을 얻을지도 모른다.
덕고개 마을숲에는 수령 100~300년은 족히 됨직한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팥배나무 등 오래된 고목이 많아 신령스러운 기운이 느껴진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었을 때 가장 조화롭고 건강하며 아름답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 곳이다.
○ Location 수리산 서남부에 위치한 보물 같은 숲. 주소지는 경기도 군포시 속달동 산1-1번지 덕고개마을이다.
지하철 4호선 산본역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
○ She is … 햇살 고운 스튜디오 '셉템버'에서 아이 사진 찍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 'mama's camera(blog.naver.com/wakeupmoon)'에는 20개월 된 아들 찬휘와 매일같이 떠나는 '일상으로의 여행'이 잔잔하게 담겨 있다.
⊙한수정 추천_서초동 몽마르뜨 공원
프랑스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서래마을에는 파리의 몽마르트 언덕 못지않게 아름다운 몽마르뜨 공원이 자리해 있다.
공원을 한 바퀴 도는 데 20여 분이면 충분한 작은 규모라 평범한 동네 공원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곳 역시 아는 사람만 안다는 숨은 명소가 있다. 국립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길 경찰청 바로 뒤편에 호젓한 정자와 연못이 자리한 것.
우연히 취재차 알게 된 이곳은 인적이 드물어 경찰청 사람들만 알고 찾아오는 곳이라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를 감상하노라면 마치 비밀의 화원에 와 있는 듯하다. 아이와 손잡고 도서관 나들이를 한 뒤 서래마을에 들러 맛나게 외식을 하고 몽마르뜨 공원의 정자에 앉아 이야기꽃을 피운다면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한나절 코스가 된다. 서래마을은 레스토랑이 많아 맛집을 찾아다니는 즐거움도 큰데, 미국 남부 요리를 선보이는 샤이바나( 02-536-4281)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레스토랑이니 들러봐도 좋을 듯.
○ Location 지하철 2호선 서초역 5번 출입구로 나와 그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주소지는 서초구 반포4동 산93번지. 대법원 건물과 북쪽으로 보이는 국립중앙도선관 사이에 있다.
○ She is … 스튜디오 day40의 주인장. 2년 동안 직접 다니며 취재한 < 골목에서 서울 찾기 > (랜덤하우스코리아)의 저자인 그녀는
서울을 재미있는 놀이터라고 말한다. 현재 각종 사보와 잡지 촬영을 하고 있다.
⊙줄라이 추천_길동 자연생태공원
엄마와 함께한 추억은 어떤 음악, 어떤 미술작품보다 아이의 감성을 풍부하게 만든다.
올해로 다섯 살 된 건우는 극성스런 엄마 탓에 목을 가누기 시작한 생후 3개월 무렵부터 품에 안겨 이곳저곳 안 다닌 곳이 없다.
최근에 갔던 곳으로 강동구에 있는 길동 생태공원은 도심 속에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공원 초입의 흙길을 지나면 멋진 데크가 깔린 나뭇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가면 멋진 생태공원을 구경할 수 있다. 기포가 퐁퐁 올라오는 습지가 있고 울창한 나무숲에서는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무더위가 전혀 느껴지지 않아 아이와 손잡고 가기 좋을 듯.
생태공원 안에는 통나무집이 하나 있는데, 작은 창문이 여기저기 나 있어 창을 통해 저수지며 숲속 동물을 관찰할 수 있다.
생태공원답게 잘 정비된 학습체험장에는 호박, 벼, 버섯을 비롯해 보리ㆍ딸기ㆍ상추 등을 심어놓은 농장체험장이 있어 볼거리가 풍성하다.
아이를 동반할 경우 사전에 자연생태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면 생태 선생님이 자세한 설명을 해주기도 한다.
생태계 보존 차원에서 음식물은 반입 금지인데다 주변에 음식점, 매점이 없으므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들어가야 한다.
연령 제한이 있으니 미리 확인할 것.
○ Location 지하철 5호선 강동역 4번 출구에서 300번 버스를 타고 길동생태공원 하차.
오전 10~오후 4시 개방, 화요일 휴관. 입장 인원은 1회당 15명(1일 11회)으로 제한하므로 미리 예약. 관람료는 무료. 문의 02-472-277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