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마지막 이틀치 여정입니다.
8/29 트레킹9일차
- rifugio passo cereda 08:32~fraction loc.pian alt 09:18 ~ spiazon 1570m 10:05 ~ Pala verda 1544m 10:36 (No.801) ~ intifada 1696m 10:58 ~ passo del comedon 2130m 12:19 ~
rifugio bivacco 1930m 12:58 ~ col del mul 1840m 13:11 ~ Sen libero Luca Corso 13:47 ~ col del bech 1960m 14:16 ~ rifugio Bruno boz 16:00
총 13.5km grade3 7h28m
passo cereda의 조식입니다.
오늘은 passo cereda 건너편 숲속으로 난 도로를 따라 편하게 시작합니다. 가다보니 쥐가 죽어있나 싶었더니 새끼두더지네요. 처음 보는 두더지라 신기하지만 살아있을때 만났으면 더 좋았겠네요.
보통은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구간들은 사람들이 붐비고 트레일 후반부로 갈수록 사람들 만나기가 힘드네요. 오늘도 아무도 없는길을 갑니다.
오늘 트레일중 가장 힘든 구간은 passo del comedon 2130m까지 오르는길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가파른 너덜 돌길을 오르게되는데 돌들이 많이 무너져있다보니 등로가 명확치않습니다.
우리나라 산들은 표지판도 잘되어있거니와(물론 국립공원한정이고 모국어 어드밴티지가 있긴하지만요ㅋㅋ) 누가봐도 명확한 길에 산악회 리본들이 그득합니다. 산길에서 헤매지말라는 의미로 표시하는 리본일진데 그냥 플라스틱 쓰레기를 달아놓은걸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정말 어디로 진행해야할지 감도 안올때 살짝 부자연스러운 돌무더기 하나를 발견하게되고 그쪽으로 진행하면 맞습니다. 자연을 헤치지도, 요란스럽게 이길이에요 하지도 않는...사실 이런 작은 부분들에서 누군지모를 사람에게 감사하게됩니다.
어쨌든 분명히 오는길에 사람 그림자도 없었는데 오르다보니 낙석이 날아와 간담이 서늘해집니다. 누군가 있긴한가봅니다.
저 까마득히 마을에서부터 많이도 올라왔네요.
돌산이라 이렇게 높이 올라왔으면 내려가는길도 만만치 않을텐데 내려가다보니 트레커 두사람을 만납니다. 오늘 묵게될 보즈산장에서도 만난 미국인 트레커입니다.
어느 정도 위험한 돌산을 내려오면 보즈산장까지는 특별히 어려울것이 없는구간입니다. 다만 돌로미티산군이 워낙 크다보니 지금까지 보아왔던 돌들과는 다른 돌들이 주를 이루네요. 색깔도 붉어지고 옥색인 돌은 많이 미끄러워 조심해야합니다.
오는 도중 이쁜 반달모양의 옥색호수가 보이길래 후다닥 다녀올까싶어 산장지기에게 물어봤더니 두시간반이라길래 깨끗이 포기하고 저녁먹고 일찍 잠듭니다.
8/30 트레킹10일차
- rifugio Bruno boz 1718m 06:07~No.801 Pso di finestra 1766m 06:46~monte ramezza 2250m 08:02~Col Fontana 2040m~scarnion 1805m 08:40~Passo di Pietena 2111m~rifugio dal piaz 1993m 11:30~Colle dei Caval~Passo Croce d'Aune14:43
총 19km grade3,2 8h36m
아침을 일찍 부탁해서 먹고 6시경 보즈산장을 출발합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라 운해가 멋진 구간이 계속되네요.
특별히 어려울것없는 구간이지만 산양들이나 다닐법한 가파른 산경사면 좁은 등로를 한시간이상 걷다보니 현기증이 납니다. 옆은 풀로 뒤덮인 낭떠러지에 20센티가량되는 등로를 계속 걷다보니 신경이 날카로와지고 빨리 넓은길로 걷고싶은 마음뿐입니다.
이후 넓은 초원지대를 지나 달피아즈산장에 도착합니다.
마지막 exit할 Passo Croce d'Aune에서 버스시간을 알아보니 12:45, 17:45이네요. 달피아즈산장에서 내리막으로 5킬로 정도길래 잘하면 12:45버스를 탈수도 있겠다싶은 괜한 희망을 가지고 거의 뛰다싶이 내려오다가 발목을 접질려서 식겁했네요. 10일동안 위험한 구간 무사히 지나가고 평지에서 삐끗하다니 억울합니다ㅠㅠ
이후엔 더 속도를 낼수없기도 하거니와 달피아즈에서 소요시간을 물어보니 두시간이라길래 깨끗이 포기하고 스틱에 의지해 천천히 내려옵니다.
내려오는 길은 군사용 도로로 평탄하지만 지루할것같은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집니다.
다행이 중간중간 가로질러갈수있는 숏컷이 있어 그나마 트레일같긴하네요. 잘 정리된 구불구불한 길이 끝나면 숲으로 계속 하산하게 되는데 거친 돌들이 불규칙하게 박혀있어 이또한 쉽지않습니다. 드디어 크로체다우네 근처이겠다싶은 지점에 도착하긴했는데 표지판이 제대로없어 계속 진행하다보니 지도에서 위치가 점점 멀어지내요. 이건 아니다싶어 다시 돌아가는길에 다행이 지나가는 차량을 만나 물어보니 아까 그곳이 크로체다우네로 빠지는 길이었네요ㅠㅠ
약간의 알바는했지만 무사히 크로체다우네에 도착. 버스시간은 세시간 남았고, 근처 Bar에 물어보니 택시는 없다고하고 걸으면서 히치하이킹하는수밖에 없다고...최종목적지인 펠트레까지 15킬로ㅠㅠ 그런거 해본적도없고 한국은 그런문화도 아니라고 하고싶지만..그냥 알았다고 감사하다고하고 길을 나섭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오분도 채 안되었을때 히치하이킹에 성공합니다ㅋㅋ 조금전 bar에서 맥주를 마시고있던 손님 두명이 내가 어디서왔는지 물어보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얘기만했는데 맥주마시고 바로 내려와주었나봅니다. 이탈리아사람들 왜이렇게 감동인건가요? 안드레아와 티토. 오면서 이 지역에 관한 얘기도해주고 펠트레에 다와선 맥주마실만한곳과 약국,슈퍼등등 이것저것 알려주네요. 히치하이킹을 처음으로 성공한것도 놀라운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도 만나다니 트레킹 마지막이 너무 기쁘고 완벽합니다. 감사인사를 다시하기위해 이메일주소를 받고 사진한장 부탁한후 헤어집니다.
펠트레호텔에 도착해서 또 친절한 직원을 만나 주니어스위트룸으로 방까지 업글해줍니다. 한국이었으면 복권사볼까싶을정도로 운이 좋은날이네요.
간단히 씻고 정리한후 리셉션에서 추천받은 근처 펍 La locanda로 향했습니다.
많이 걷기도해서 간단히 피자와 뇨끼를 시켰는데 피자가 일케 클줄은 몰랐네요. 얇은 사이즈긴하지만 한국 라지사이즈의 피자네요. 다먹을수있을까싶지만 전 위대한 여자니까요ㅋㅋ피자한판에 뇨끼(탄수화물이라 양심상 열알정도 남겨줬습니다),맥주 두잔 클리어하고 나왔습니다. 가격도 많이 비싸지않고 맛있었습니다.
직원이 괜찮은곳을 소개해줬네요. 이렇게 마지막날을 배부르게 마무리하고 내일은 하루종일 크로아티아 로비니로 이동해서 로비니,피란,트리에스테 야무지게 본후 베니스로 아웃하려고합니다.
이번 트레킹은 시간가는게 아쉬울정도로 너무 재미있는 트레킹이었습니다.
알타비아1은 처음 마주하는 아름다운 풍광에 다시 돌로미티를 찾게 만들고, 알타비아2는 다양하고 높은 난이도로 트레킹 재미를 알려주었으며, 산행중 만난 친절한 이탈리아인들로 인해 역시 난 이탈리아를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하는걸 알게된 여행이었습니다.
다시 기회가 된다면 지난번 날씨로 우회했던 물라즈산장에서 passo delle farangole 2932m도 오를겸 다시 알타비아2해보고 싶네요.
이상 10일에 걸친 알타비아2후기였습니다^^
첫댓글 체력이 대단하시고, 용기도 대단하시네요.
보통 유럽알프스 트레킹은 거리를 15km 이내로 잡는데, 22km를 우습게 아시네요.ㅎ.
운동하셨나요. 저보다 이틀 먼저 완주하셨네요.
복숭아뼈가 많이 부었네요. 않스럽기도 하고..
아무튼 완주 축하합니다.
이왕 다시 돌로미테 2를 가신다면
마르몰라다 맞은편에 있는 트린체 비아페라타(Ferrata Delle Trincee)도 함 가보세요.
이곳은 난이도가 조금 있는 비아페라타이고, 등반 내내 마르몰라다 정상과 페다이아호수 일대를 조망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마르몰라다 정상을 거쳐 마르몰라다고개와 치렐레고개를 넘는 코스도 추천해요
내가 알타비아2를 할 때 가보지 못해 가장 아쉬운 곳이기도 하죠.
치렐레고개를 넘으면 피스치아두산장이 있는데, 이곳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약 2.5km 더 내려가면
플로라알피나산장이 있는데, 이곳은 하프보드가 12만원 정도 할 거에요
자료 필요하시면 연락주세요..
트린체 비아페라타도 기억하겠습니다. 암벽도 재밌을것같긴한데 무서울것같고 비아페라타는 좀더 공부하면 해볼것같기도하네요. 이번에 너무 재밌어서 다시 오긴할것같은 느낌입니다. 카페보고 많이 공부할게요. 아 그리고 산장서 만난 어떤 트레커는 알타비아2가아닌 지오메트리코스라고 또 다른 장거리코스를 하고있더라구요. 알타비아표식이 아닌 조개모양의 표식을보고 걷는건데 이번에 처음 알게되었네요^^
무사완주를 축하드립니다
저도 내년에 알타비아2를 다녀올 계획입니다
비아페레타구간이 많이 힘든가요?
확실히 알타비아1보다는 더 다이나믹하네요
저는 작년에 롤러코스터 구간을 다녀왔고 올해는 오트루트 전구간을 완주하고 왔습니다 정말 환상적이었죠
감사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비아페라타구간은 고소공포증만 없다면 크게 힘든구간이 아니었고 재미있었습니다. 다만 기상악화로 두 구간 우회를 했는데 그곳은 경험해보지못해 말씀드릴순없으나 타블로그에서 확인한바로는 크게 다르지않아보였습니다. 사실 암벽이 아니라 비아폐라타니까요^^ 저도 알타비아1도했는데 2가 두세배 더 재미있고 좋았어요. 오트루트는 TMB와도 일부구간 겹치는 건가요? 익숙한 구간들도 보이고..저도 다음에 기회되면 도전해봐야겠네요. 추석 잘보내세요~
@강경희 TMB와 겹치는 구간은 샤모니에서 샹펙스락 까지가 겹치는 구간입니다
비아페라타 우회하는 구간도 있는가보네요. 님도 추석 잘 보내세요. 두세배 더 잼있다니 꼭 가보고 싶네요 답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