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익은 밥엔 정종, 탄 밥엔 숯을
물의 양을 잘못 맞추면 밥이 설익어 영 맛이 없다. 이럴 때는 술로 뜸을 들이면 된다. 전기밥솥에 했다면 설익은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몇 개 낸 다음 정종을 약간 뿌려
다시 한번 ‘취사’ 스위치를 눌러 주면 된다. 가스 불에 했다면 정종을 뿌린 후 약한 불에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솥에 밥을 하면 밥맛은 좋지만 한눈 파는 새 탈 우려가 있다. 솥밥이 타면 냄새가 밥
전체에 들러 붙는다. 이럴 때는 깨끗한 종이 한 장을 밥 위에 올려 놓고 숯 한두 덩이를
얹어 놓은 다음 잠시 솥뚜껑을 닫아둬 보자. 탄 냄새가 말끔히 가신다.
# 찬밥은 면 행주에 싸서 찜통으로
먹고 남은 찬밥은 늘 주부 차지다. 그러나 다시 데운다 해도 처음에 지었던 밥만 못하다.
이럴 땐 깨끗한 면 행주로 밥을 싸서 찜통에 넣고 찐다. 행주가 수분을 빨아들여 알맞게
부푼 밥이 된다. 이때 찜통 속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준다.
그래도 밥이 남으면 1회분씩 나눠 랩이나 냉동용 비닐팩으로 밀봉한 후 냉동 보관한다.
냉장실에 넣으면 탄수화물이 열화해서 밥맛이 떨어질 뿐더러 오래 보존하기도 힘들다.
냉동해 뒀던 밥을 꺼내 먹을 때는 밥에 청주를 살짝 뿌린 뒤 전자레인지에 데워 준다.
# 한 솥에 된밥·진밥, 밥·미음 동시에
된밥과 진밥을 놓고 식구들의 취향이 엇갈리면 곤혹스럽다. 그렇다면 전기밥솥에 밥을
안칠 때 쌀 일부를 한 쪽으로 몰아 물 위로 올라오게 한다. 물 위로 나온 밥은 된밥이 되고,
물에 잠긴 부분은 진밥이 된다. 밥도 짓고 미음도 끓여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밥솥 안에
쌀을 안친 후 밥알이 넘어 들어가지 않을 정도 높이의 빈 공기를 올려 놓는다. 밥을 다 짓고
나서 뚜껑을 열어 보면 그릇 속에 미음이 담겨 있다.
밥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붓는 걸 잊지 말 것.
# 돌솥밥·볶음밥·콩밥, 식당처럼 하려면
식당에서는 맛나게 먹었는데, 집에서는 그 맛이 안 날 때가 많다. 돌솥비빔밥은 돌솥 바닥에
눌어 붙은 누룽지 만들기가 힘들다. 이럴 때는 돌솥을 미리 따끈하게 달군 후 참기름을 바닥에
둘러 밥을 하면 노릇노릇 고소한 누룽지가 생긴다.
볶음밥도 집에서 하면 아무리 주걱으로 잘 저으며 볶아도 밥이 뭉치기 일쑤다. 밥이 고슬고슬해야
뭉치지 않는데, 이럴 땐 밥물의 양을 적게 하는 게 기본. 또 쌀을 안칠 때 식용유를 약간 넣으면 밥
알이 서로 붙지 않는다. 4인분을 기준으로 식용유 반 숟가락 정도면 된다. 콩밥이나 밤밥을 맛있게
하려면 찰밥 지을 때처럼 소금을 약간 넣는다. 밥맛도 좋아지지만 콩이나 밤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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