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142.2cm, 세로 284.4cm와 쿠션강도 44hardness 쿠션높이 37mm의 당구대에 61.5mm 공3개가 어우러져 무한대의 그림이 그려지며 그 그림을 하나하나 해결해 가는 지루함 속에서도 쾌감을 즐기며 극적인면이 많이 연출되는 운동인 당구!
흔히들 당구를 인생역정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이유는 산 넘고 물 건너 만고풍상을 겪어온 그들의 인생과 정해진 점수의 긴 여정을 하는 동안 온갖 작전을 통해 체념과 환희와 울분과 기쁨의 파노라마가 게임오버 콜까지 한편의 드라마와도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당구는 사람의 인생역정에 비유되기도 한다.
수구를 전진시키기 위해서도 큐를 밀어야하고 후진시키기 위해서도 밀어야하며 좌측으로 보내기 위해서도 밀어야하고 우측으로 보내기 위해서도 밀어야하는 역설적이면서도 흥미로우며 이중성이 많은 운동이다. 철학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당구 외에 기술적인 면, 즉 운동학적인 면에서 바라보는 당구는 아직까지 확실한 이론 체계가 자리 잡힌 것은 아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물리학, 기하학, 수학이 병합된 운동이며, 이러한 것들을 적절히 그 사람 개개인에게 맞게끔 적용하는가가 중요한 점으로 작용한다.
인간은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과 정신적 특성이 있으며, 자신의 특성을 파악하고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어떠한 모델을 제시해서 그 모델의 형식을 주입하려는 것은 시간낭비이며 불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 특성에 따라 나만의 경기스타일을 지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명선수들의 경기 스타일 역시 각기 다르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당구황제 레이몽드 크루망 선수(벨기에)는 낮은 자세와 공, 수를 겸한 플레이어이며 토브욘 브롬달 선수(스웨덴)는 어떠한 형태의 난구라도 해결할 것 같은 전투형이며 이상천 선수는 약간 높은 자세에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플레이어이다.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황득희(경기도), 방콕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김정규(서울), 전천후 선수인 김철민 선수(서울)들 역시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면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당구에 있어서 더욱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측면이다.
분명 당구경기는 상대평가가 아님에도 상대에 따라 경기가 잘 풀리기도 하고 안 풀리기도 하며 미묘한 감정, 주위분위기, 환경에 따라 순식간에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하는 결과로 나타나곤 하는데 심리상태를 컨트롤 할 줄 아는 선수가 종국에는 대 선수가 되는 것이다.
1996년 한국프로당구연맹 프로선수 선발전 1위로 선발된 J선수의 일화이다. 경기도 소속의 P선수와 경기를 하기 위해 선구를 가리는 뱅킹을 하려고 양 선수가 악수를 하면서 J선수가 P선수에게 하는 말 “선수! 이젠 당구 좀 많이 늘었어?” 이 말을 들은 P선수는 불쾌한 자기감정을 추스르지 못하여 대패를 하고 만 것이다.
이렇듯 당구는 기량도 뛰어나야 하겠지만 어떠한 상황에도 대처할 능력을 배양하여야하며 자기감정을 조절할 줄 아는 수양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먼저 긍정적인 사고를 항상 가져야 하며 매사에 침착하여야 하고 언제나 집중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와 같은 자세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감정이 자칫 흔들릴 경우 이성을 잃고 허둥대며 그날 경기를 망치게 되고 만다.
당구를 배우고 사랑하는 매니아들이여!
당신들의 정신과 인성은 당구를 통해서 밖으로 표출되기에 언제 어디서나 몸과 마음을 수양하여야 하며 자신을 극복하는 당구인이 되길 바란다.
당구공을 보고 고개 숙이면서 하는 운동인 당구!!
바로 이것이 당구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쥔장님의 일기는 항상 절 감동시키는군요. 당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또한 무척 사랑하지만... 항상 좋은글 감사합니다. 아이디를 바꿀까합니다.(쵸코파이=>당구는내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