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와 진행
우선 현재라는 말부터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현재라는 말을 언어 습관적으로 '지금'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점 때문에 지금껏 현재시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문1】Seoul is in Korea. (is - 현재시제)
[예문1]은 분명 현재시제입니다. 만약 현재라는 말을 지금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하고 "서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하고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일까요? 살아 숨쉬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서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고 현재시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일까요?
여러분
'현재'라는 말은 '지금'이라는 말과 관련이 거의 없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무엇이고, '지금'은 또 무엇일까요?
무한대와 반대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0.00……001초는 과학으로 도저히 측정하기 힘든 순간의 순간, 찰나의 찰나 같은 시간입니다. 무한대처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0.00……001초라도 지나면 과거이고, 지나지 않으면 미래입니다. 이 상황을 살펴 보면 마치 과거와 미래가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아주 얇은 투명 막 같은 것을 사이에 두고 과거와 미래가 마치 공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그럼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또한 지금이라고 생각했던 현재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현재시제는 다음과 같이 시간을 제한을 했습니다.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시점을 지나, 알 수 없는 미래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 '현재시제'입니다.
[예문1]은 지금 이 순간에 서울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과거 어느 한 시점)부터 서울은 한국에 있었고, 지금 이 순간(지금시점)에도 서울은 한국에 있고,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알 수 없는 미래)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울은 한국에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예를 들겠습니다.
【예문2】The earth goes around the sun. (goes - 현재시제)
보통 문법책에 "불변의 진리는 현재시제로 나타낸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외웠던 그런 문장입니다. 하지만 [예문2]도 위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전(과거 어느 한 시점)부터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았고, 지금 이 순간(지금시점)에도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으며,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알 수 없는 미래)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여러분
현재시제에 대해 감을 좀 잡으셨는지요?
현재시제는 생각 이상으로 의외로 어렵습니다. 이런 현재시제를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제일 먼저 '시점'이라는 말을 이해해야 하고 그 다음 '지금시점'이라는 말을 이해해야 하고, 그 다음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말을 이해해야 합니다. 시제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부터 얼른 이해한 다음, 본격적으로 현재시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현재와 진행
'시점'의 개념에 대해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시점'이라 하면 '어느 한 순간'을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나, 정확한 말은 아닙니다. 이를테면, "나는 학창 시절에 공부를 열심히 했다."라는 문장에서 공부를 한 시점은 학창 시절입니다. 그런데 학창 시절은 어느 한 순간이 아니라 6년 이상이 되는 기간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나간 일을 마치 한 순간에 일어난 것처럼, 시간의 선상에 한 점을 찍듯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공룡은 쥬라기시대에 살았다."라는 문장 역시 같습니다. 분명 쥬라기 시대는 수십만 년이 넘는 엄청난 시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한 순간처럼 우린 받아드립니다. 이렇듯 아무리 긴 시간이라도 마치 한 순간처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념이 바로 '시점'입니다.
다음은 '지금시점'의 개념입니다.
우리는 지금 '시제'라는 문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일상 생활 속에 나오는 '지금'이라는 말과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언어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오랜 과거의 일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아무리 먼 미래의 일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말하는 우리의 언어 활동은 '지금 이 순간'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 숨쉬며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시제에서 '지금시점'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알 수 없는 미래'의 개념입니다.
미래의 일은 단 5분 후의 일이라도, 예측할 수 있을 뿐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알 수 없는 미래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재시제에선 다른 개념으로 쓰입니다.
시간을 제한한 것이 바로 시제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알 수 없는 미래'란 곧 '제한 할 수 없는 미래'란 뜻입니다. 앞서 [예문2]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에서, 예전부터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으며,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 것이라는 의미라고 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겠지만, 언제까지 돌 것인지 딱히 말할 수 없습니다. 즉 언제까지라고 시간을 제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림1]의 미래 쪽을 화살표로 표시하여 열어 둡니다. 이러한 개념이 '알 수 없는 미래'입니다.
끝으로, 시제를 공부함에 있어 두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어떤 시제 형식이든, '시작점'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언제부터 돌았는지 정확한 시점을 모를 뿐, 지금 이 순간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 돌기 시작한 시작점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과거 쪽은 화살표로 표시하지 않고 항상 닫아 둡니다.
어떤 시제 형식이든, '기준시'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현재와 관련된 모든 시제는 우리가 살아 숨쉬며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즉 '지금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기준 삼는 한 시점을 '기준시'라고 합니다. 이러한 기준시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현재시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여러분
현재시제는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시점을 지나 알 수 없는 미래까지 모두 포함하는 시제입니다. 현재시제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시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재시제 속에는 과거와 미래가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든 시제를 포함하고 있는 시제가 바로 현재시제입니다.
【예문3】I am a student. (am - 현재시제)
[예문3]은 분명,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학생이 되었고, 지금도 학생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학생일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현재시제의 미래는 알 수 없는 미래라고 했는데, 학생이 졸업을 하면 더 이상 학생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알 수 있는 미래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사입니다. 입학하기만 하면 누구나 졸업을 보장받는 그런 개념이 아닙니다. 언제 무슨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 한치 앞도 모르니 당연히 알 수 없는 미래입니다.
여러분
현재시제를 이해하는 열쇠는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말 속에 있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말 속에 숨겨진 비밀만 알면 됩니다. 다시 [예문2]로 돌아가겠습니다.
【예문2】The earth goes around the sun. (goes - 현재시제)
지구가 태양 주위를 언제까지 돌지 알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언제까지 돌까요?"라고 질문하면, 하도 황당한 질문이라 영구라는 말을 듣기 딱 좋습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지구가 태양 주위를 언제까지 돌지 알 수 없을뿐더러 "지구가 태양 주위를 언제까지 돌까?"라고 의문하기보다는 차라리 영원히 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방금 '영원히 돈다'고 했습니다.
'알 수 없는 미래'라는 말 속에 숨겨진 비밀은 바로 '영원'입니다. 영원한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불변입니다. 영원 불변한 것은 또한 '절대적'입니다.
이와 같이 영원 불변의 절대적인 개념이 바로 현재시제입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불변의 진리를 현재시제가 나타내는 것은 그래서 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나는 학생이다."라는 말도 음미해 보면, 마치 사전에서 단어를 정의하듯, 내 자신에 대해 정의하는 듯한 어조입니다. 변하지 않는 진리인양, 정의하듯 단호한 느낌을 줍니다. 단지 한 순간의 상황을 말하려고 현재시제를 사용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음 예문 역시, 위와 같은 현재시제의 개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예문4】I usually get up at ten on Sundays. (get - 현재시제)
[예문4]에 관해 보통 문법책에 "반복적/습관적 동작은 현재시제로 나타낸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를 조금만 생각해 보면 현재시제 개념이 아주 잘 나타나 있습니다. 즉 "일요일에 보통 10시에 일어난다."라는 말은 예전에도 그랬고, 요즘도 그렇고, 다만 언제까지 그럴 것이라고 딱히 말할 수 없을 뿐, 앞으로도 일요일이면 보통 10시에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 현재와 진행
다음 예문은 다소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천천히 읽어보세요.
【예문5】The plane leaves for Pusan at 9:00 a.m.. (leaves - 현재시제)
[예문5]에 관해 보통 문법책에 "현재시제가 미래시제를 대용한다"라고 나와 있는데, 이 또한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재시제 개념이 매우 잘 나타나 있습니다.
[예문5]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영원! 불변! 앞으로 천재지변이 생기지 않는 한, 비행기는 부산을 향해 오전 9시에 떠난다는 의미입니다. 이렇듯 비행기나 기차의 시각표, 영화 상영 시간표 등을 현재시제로 표현하면 그 만큼 이용하는 손님들로 하여금 믿음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을 좀더 깊이 생각해 보면 엄청난 비밀을 알 수 있습니다.
천재지면이 생기지 않는 한, 오전 9시에 부산을 향해 떠난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정해진 사실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정해진 사실은 시간만 지나면, 반드시 일어난다는 의미입니다. 지금 방금 '반드시 일어난다'고 했습니다.
현재시제는 원래 미래영역을 포함하는 시제입니다.
[예문5]의 비행기는 아직은 출발하지는 않았습니다. 출발하는 시점은 분명 미래입니다. 하지만 [예문5]에서 말하는 미래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절대적인 의미의 미래입니다. 미래 어느 한 시점을 말하는 미래시제의 막연한 미래가 절대 아닙니다.
알 수 없는 미래인 현재시제에 미래 어느 한 시점을 명시해 주게 되면, 영원 불변의 절대적인 현재시제 개념으로 말미암아, 명시된 미래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확언된 미래가 됩니다.
♣ '현재시제'의 미래와 '현재진행시제'의 미래와 '미래시제'의 미래가 서로 개념이 다릅니다. 차차 밝혀지겠지만, 서로 다른 미래를 구별하지 않고, 그냥 '미래'라는 말 하나로 통일시켜 생각하면 커다란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예문6-1】We start tomorrow morning.
【예문6-2】We will start tomorrow morning. (start - 현재시제 / will - 미래시제)
[예문6-1]과 [예문6-2]는 언뜻 보면 같은 말처럼 보이지만 말하려고 하는 의도는 전혀 다릅니다. [예문6-1]은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지 않는 이상, 세상이 두 쪽 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출발한다'는 말입니다. 8000M가 넘는 에베레스트산 정상을 눈앞에 두고 대장이 대원들에게, 죽는 한이 있더라도 어떤 기상 조건에서도 내일 아침엔 출발한다는 정말 비상한 각오로 하는 말입니다.
반면 [예문6-2]는 내일 아침에 '출발할 것'이라는 의지적인 말이 될 수 있지만, 때론 다소 불확실한 말이기도 합니다. 이는 출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도 포함하는, 미래 어느 한 시점에서 일어날 일을 말합니다. 위 두 문장은 아래와 같이 해석도 다릅니다.
【예문6-1】내일 아침에 출발한다.
【예문6-2】내일 아침에 출발할 것이다.
여러분
이젠 현재시제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세를 몰아 현재시제에 대해 끝까지 파헤쳐 보겠습니다.
▣ 현재와 진행
현재시제로 표현하면 경우에 따라, '반드시 일어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그럼 응용해 보겠습니다. 역시 문법책에 보통 나오는 내용입니다.
"시간이나 조건의 부사절에서, 미래시제 대신 현재시제를 쓴다."
우리는 위의 사실을 정말 밑도 끝도 없이 그러면 그런가 보다하고 그냥 외웁니다. 시간이나 조건의 부사절에서 미래시제를 쓰지 않고 대신 현재시제를 왜 쓰는지 생각을 안 해보는 것 같습니다.
다음 예문은 시간의 부사절이 쓰인 경우입니다.
【예문7-1】I will phone you when I get home from work.
♣ 주절: I will phone you (will - 미래시제)
♣ 종속절(부사절): when I get home from work (get - 현재시제)
♣ 종속절이 주절 뒤에 오면, 종속절 앞에 콤마(,)를 하지 않습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일'이나 '너에게 전화하는 일'이나 둘 다 분명 미래의 일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일은 다소 특별한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설명의 편의상,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일'을 '사건1'이라고 하고, '너에게 전화하는 일'을 '사건2'라고 하겠습니다.)
[예문7-1]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난 사실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그 사실은 일단 집에 도착을 해야 전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건1'이 먼저 반드시 일어나야, '사건2'가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사건1'이 일어나지 않으면, '사건2'도 당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 일단 집에 도착을 도착을 해야 너에게 전화를 한다는 말은 마치 '전제 조건'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현재시제엔 '반드시 일어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사건1'을 현재시제로 표현합니다. 원래 현재시제가 미래를 표현할 뿐더러,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사건1'을 현재시제로 표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예문7-2]도 [예문7-1]과 똑같습니다.
다음 예문은 조건의 부사절이 쓰인 경우입니다.
【예문7-2】If it is fine tomorrow, I will play soccer.
♣ 주절: I will play soccer (will - 미래시제)
♣ 종속절: If it is fine tomorrow (is - 현재시제)
♣ 종속절이 주절 앞에 오면, 종속절 뒤에 콤마(,)를 합니다.
'내일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일'이나 '축구를 하는 일'이나 둘 다 분명 미래의 일입니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일은 다소 특별한 관계로 이어져 있습니다.
(설명의 편의상, '내일 날씨가 좋아야 하는 일'을 '사건1'이라 하고, '축구를 하는 일'을 '사건2'라고 하겠습니다.)
[예문7-2]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난 사실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그 사실은 일단 내일 날씨가 좋아야 축구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사건1'이 먼저 반드시 일어나야, '사건2'가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사건1'이 일어나지 않으면, '사건2'도 당연히 일어나지 않습니다.
현재시제엔 '반드시 일어난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사건1'을 현재시제로 표현합니다. 원래 현재시제가 미래를 표현할 뿐더러,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사건1'을 현재시제로 표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여러분
어느 정도 현재시제를 파헤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직성이 풀릴 때까지 파헤치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현재진행시제와 비교하면서 속이 확 풀릴 때까지 현재시제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이를 위해 일단, 현재진행시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현재와 진행
♣ '분사'에 대해 온전히 알고 계시지 않으면, 진행시제와 완료시제를 절대 이해하실 수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상할 정도로, 부정사와 동명사는 공부를 정말 많이 공부하시는 것 같은데, 의외로 분사는 그렇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분사는 '상'과 '태'라는 엄청난 문법을 담당하고 있는 대단히 중요한 품사 중의 하나입니다.
* 현재분사 - 진행(상), 능동(태)
* 과거분사 - 완료(상), 수동(태)
♣ 또한 'be 동사'와 'have 동사'도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합니다. 단순한 동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서 배우신 분사와 be 동사와 have 동사에 대해 다시 한번 정독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예문은 전형적인 현재진행시제입니다.
【예문5】She is working in her office. (is - 현재시제, working - 진행상)
♣ 시제와 '상'을 서로 구별할 필요가 없을 때는 '현재진행시제'라는 용어를, 시제와 '상'을 서로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는 '현재시제 진행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예문5]는 현재시제에 '진행상'이 결합한 형태입니다. 현재시제에 진행상이 결합하지 않을 때와 현재시제에 진행상이 결합했을 때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 차이를 알기 위해선 우선 진행의 속성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
진행의 속성은 뜻밖에도 '완료'입니다. 즉 무엇인가 부단히 움직이되, 완료를 향해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진행은 시간만 지나면 결국 완료합니다. 만약 완료하지 않고서 계속된다면 이는 이미 진행의 개념이 아닙니다. 진행은 완료가 존재하기 때문에 있는 것이고, 완료는 또한 진행이 존재하기 때문에 있는 것입니다. 진행하는 모든 것은 시간만 지나면 완료하기 때문에 완료하는 시점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진행시제는 현재시제와는 달리 '알 수 있는 미래'입니다.
[예문5]의 "그녀는 그녀의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은 천년 만년 사무실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조만간 일을 멈출 것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예문5]는 분명 진행의 상황이고, 이러한 진행의 상황은 시간만 지나면 결국 완료의 상황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소 조심하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예문5]의 그녀가 언제까지 사무실에서 일할지 모르니 이 또한 알 수 없는 미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진행시제가 쓰인 문장을 현재시제가 쓰인 문장으로 취급하여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문5]에는 분명 '현재분사'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므로 진행의 상황을 연상해야 합니다. 즉 시간만 지나면 저절로 완료하는 상황을 연상해야 합니다. 밑도 끝도 없이 알 수 있는 미래라는 것이 아니라 진행의 상황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미래라는 것입니다. 보다 쉽게 생각하겠습니다.
영구가 지금 슈퍼에 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은 비록 가고 있는 중이지만, 시간만 지나면 영구는 곧 슈퍼에 도착합니다. 그럼 슈퍼에 도착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지금 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에 알 수 있습니다. 즉 진행의 상황이기 때문에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말은, 지금 이 순간에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중이라는 진행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까지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지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진행을 우리는 단지 뭔가 움직이고 있다는 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사전적인 정의와도 같습니다. 우리는 지금 문법을 배우고 있으니 문법적인 접근을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진행은 무언가 부단히 움직이되, 알 수 있는 미래시점의 '완료'를 향해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개념을 [그림2]를 보시면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시점을 지나, 알 수 있는 미래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 '현재진행시제'입니다.
♣ 현재시제의 미래는 알 수 없는 미래였습니다. 반면 현재진행시제의 미래는 완료를 향해 가는 진행의 속성상, 언젠가는 완료하는 알 수 있는 미래입니다. '알 수 있는 미래'와 '알 수 없는 미래'라는 용어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만든 것임을 밝힙니다.
이러한 현재진행시제는 단순하게 지금 이 순간의 상황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이를테면, "[1] 철수는 방금 전에 집을 나와, [2] 뭔가를 사러 슈퍼에 가고 있는 중입니다. [3] (진행의 상황이기 때문에) 곧 슈퍼에 도착합니다."에서, 현재진행시제는 [2번]의 상황만을 묘사하는 시제가 아니라, [1번, 2번, 3번]의 모든 상황을 묘사하는 시제입니다. 즉 미래의 성격만 서로 다를 뿐, 현재진행시제도 현재시제와 마찬가지로 '과거/지금시점/미래'가 모두 포함된 시제입니다.
지금부터 현재시제와 현재진행시제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 현재와 진행
【예문6-1】I work in a restaurant.
【예문6-2】I am working in a restaurant. (work - 현재시제 / am - 현재시제, working - 진행상)
[예문6-1]은 현재시제로 표현했고, [예문6-2]는 현재진행시제로 표현했습니다. 시제 형식이 달라지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천천히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예문6-1]은 예전부터 일했고, 지금도 일하고, 언제까지 일할지 딱히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도 식당에서 일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나'라는 사람은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즉 '직업'으로서 식당에서 일한다는 의미입니다. 식당의 매니저 정도 되는 사람인가 봅니다.
반면 [예문6-2]는 지금 이 순간, 식당 일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의미도 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예전부터 일했고, 지금도 일하지만 알 수 있는 미래 어느 한 시점에서 식당 일이 끝난다는 의미입니다. 즉 '아르바이트'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문7]은 [예문6]에 각각 해당되는 질문입니다.
【예문7-1】What do you do?
【예문7-2】What are you doing? (do - 현재시제 / are - 현재시제, doing - 진행상)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이라는 현재시제의 의미가 [예문7-1]의 의미입니다. 즉 [예문7-1]은 "당신의 직업은 무엇입니까?"라는 의미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대답이 [예문6-1]입니다.
[예문7-2]는 두 경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경우는,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현재진행시제의 전형적인 경우입니다. 즉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뭘 하고 있느냐?"라고 묻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의 대답이 [예문6-2]가 되기엔 어색합니다.
♣ [예문7-2]의 첫 번째 경우 역시, 과거와 미래 사이의 시간대만 좁을 뿐, 뭔가 하고 있기는 한데, 분명 그 일은 단 5분이라도 과거부터 시작했고, 알 수 있는 미래 어느 한 시점에서 끝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 경우는, [예문6-2]의 시간대를 넓게 잡았을 때입니다. 시간대를 넓게 잡으면 의미하는 바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철수가 길을 가다 며칠만에 영구를 만났습니다. 철수가 영구에게 "What are you doing?이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영구가 황당하게도 대답하기를 "I am talking to you. 너하고 말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대답합니다. 철수는 "너 요즘 뭘 하고 지내니?"라는 뜻으로 물어본 말이지,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뭘 하는지가 궁금하여 물어본 말이 아닙니다.
이렇듯 현재진행시제의 과거와 미래 사이의 시간대를 넓게 잡아 생각하면 '말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일이 아니라, '최근'이나 '요즘'의 일을 묻는 말이 됩니다. 이 경우의 대답이 [예문6-2]입니다.
♣ [예문6]의 해석이 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답하는 의도는 다릅니다. 이는 [예문7]의 물어보는 의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예문7-1】뭐하니?
【예문6-1】식당에서 일해.
【예문7-2】뭐하면서 지내니?
【예문6-2】식당에서 일해.
[예문8]은 위와 비슷한 경우인데, 두 경우 모두 인사말입니다.
【예문8-1】How are you?
【예문8-2】How are you doing? (are - 현재시제 / are - 현재시제, doing - 진행상)
그네들은 상당히 개방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겁쟁이라고 해야 할까요? 길에서 지나치는 생전 처음 보는 사람한테까지 인사를 합니다. 웬만해선 그냥 지나치지를 않습니다. 난 지금 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상대방이 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그런 것인지, 아니면 기독교의 영향을 받아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인사성이 밝은 민족이라서 그런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 오가는 인사말이 [예문8-1]입니다.
[예문8-1]은 꼭 길거리가 아니더라도 처음 만나거나,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안부를 묻는 인사말로 격식을 차린 느낌입니다.
반면 [예문8-2]는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시간대가 정해져 있는 만큼, 일정한 시간 안에 일어난 일들에 대해 묻는 말입니다. 즉 평소 자주 만나는 사람이나 가깝게 지내는 친구를 만났을 때의 안부를 묻는 인사말로 격식을 차리지 않은 느낌입니다.
* How are you getting along?
♣ 전치사 'along'은 '무엇을 따라서'라는 의미인데, 만약 그 무엇을 세상일이라고 한다면 "세상일을 잘 따라서 가느냐?" 즉 "잘 지냈느냐?"라는 의미입니다. 또 만약 그 무엇이 사업이라고 한다면 "사업을 잘 따라서 가느냐?" 즉 "사업이 잘 되느냐?"라는 의미입니다. 세상일과 사업은 생략되어 있습니다. 만약 그 무엇을 명시해 주고 싶으면 아래와 같이 하면 됩니다.
* How are you getting along with (someone)?
♣ 만약 그 무엇이 (어떤) 사람이라고 한다면, "(어떤) 사람을 잘 따라가고 있느냐?" 즉 "(어떤) 사람과 잘 지내느냐?"라는 의미입니다. 서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물론 생략할 수 있습니다. 단 오랜만에 만났다면 현재완료시제나 현재완료진행시제로 표현해야 합니다.
* How have you been?
* How have you been doing?
여러분
시제 형식이 달라지면 결국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달라집니다. 단순한 일상회화라 할지라도, 어떤 시제를 선택해서 말하느냐에 따라 말하고자 하는 의도 자체가 확 달라집니다. 거꾸로 말씀드리면 말하고자 하는 의도에 맞춰 시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나는 서울에 산다."를 현재시제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고향'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이것을 현재진행시제를 사용하여 표현하면, 잠시 서울에 볼일 있어서 친척집에 머물거나, 외국인이 서울에 단기체류를 목적으로 와서 머문다는 의미로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시제와 현재진행시제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면 때론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거짓말한다'는 말을 현재시제로 표현하면 밥먹듯이 거짓말하는 '거짓말쟁이'라는 뜻인 반면 현재진행시제를 사용하면 '이 순간에만 거짓말한다'는 뜻으로 받아드릴 수 있습니다.
♣ 특히 현재시제는 아무렇게나 막 쓰는 그런 시제가 아닙니다. 현재시제를 사용할 때만큼은 신중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시제는 다양한 형태만큼이나 다양한 상황을 연출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시간적인 차이 정도로 시제를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시제를 사용하여 표현하느냐에 따라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항상 항상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 영어는 주어가 다음에 바로 동사가 나오고, 동사는 또한 시제를 나타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제를 모르면 결국 동사를 표현 못한다는 의미이니, 문장을 만드는 일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여러분
천둥과 번개의 삽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바닥까지 파고, 확인하는 차원에서 바닥을 들쳐보겠습니다.
▣ 현재와 진행
【영작1-문제】나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영작1]의 정답은 무엇일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고 있다'라는 의미 때문에 현재진행시제를 많이 사용합니다. 현재진행시제란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시점을 지나, 미래까지 포함하지만 조만간 끝난다는 느낌의 '알 수 있는 미래'라고 했습니다.
[영작1]을 거리낌 없이 "I am loving you."라고 현재진행시제로 표현하면 큰일납니다.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사랑을 시작했고, 물론 지금도 널 사랑하지만 조만간 사랑이 끝난다는 의미입니다. [영작1]은 당연히 현재시제로 표현해야 합니다.
【영작1-정답】I love you. (love - 현재시제)
예전에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할 뿐만 아니라, 세상이 두 쪽 나지 않는 한 영원히 너를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사랑을 고백 할 때 시제 선택을 잘못하면 큰일납니다.
이번에는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예문9-1】I am seeing my dentist next Thursday. (am - 현재시제, seeing - 진행상)
[예문9-1]을 학생들은, "다음주 목요일에 치과의사를 만나고 있는 중이다."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미래를 나타내는 말과 함께 현재진행시제가 쓰일 수 없다고 틀린 문장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예문9-1]에 관해 보통 문법책에 "현재진행시제가 미래를 나타내는 부사구와 함께 가까운 미래를 나타낸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 가까운 미래라고 하면, 어느 정도 되는 미래일까요? 하루나 이틀 후 아니면 한달 후, 시제에서는 시간의 길고 짧음은 문제 시 되지 않습니다. 백 만년도 역사 속에서는 얼마든지 짧은 시간이 될 수 있고 100M 육상선수에게는 1초가 상당히 긴 시간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시작하여, 지금 시점을 지나, 알 수 있는 미래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이 '현재진행시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문9-1]은 문법적으로 흠잡을 때 없는 문장이고, 이를 해석하면 "다음 목요일에 치과에 가기로 되어 있어."입니다. 다음 목요일에 치과에 가기로 되어 있다면, 분명 그 약속은 지나간 과거 어느 시점에서 했을 것이고, 치과에 가기로 한 약속은 다음 목요일이면 끝나게 되어 있습니다. 과거 어느 한 시점과 미래 어느 한 시점이 분명히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림2-1]과 같은 완벽한 현재진행시제 상황입니다.
그런데 [예문9-1]과 [예문9-2]의 차이점이 궁금해집니다.
【예문9-1】I am seeing my dentist next Thursday.
【예문9-2】I will see my dentist next Thursday. (am - 현재시제, seeing - 진행상 / will - 미래시제)
두 문장 모두 미래의 일을 말하고 있습니다. 해석도 거의 같은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예문9-1]과 [예문9-2]는 쓰이는 상황이 역시 다릅니다. [예문9-2]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예문9-2]는 아무 이상이 없던 치아가 갑자기 아파 치과에 가고 싶은데, 다음 목요일에 시간이 날 것 같으니 그때 가야겠다고 하는 말입니다. 이는 다음 목요일에 못 갈 수도 있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갈지 안 갈지는 다음 목요일이 되야 알 수 있습니다.
반면 [예문9-1]은 과거 어느 한 시점에 나와 치과 의사 사이에 이미 약속으로 정해진 예정의 상황입니다. 약속이라는 말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현재진행시제의 의미를 온전히 담고 있습니다. 약속은 과거 어느 한 시점에서 했고, 지금도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며, 약속이 이루어지는 때는 미래 어느 한 시점입니다. 과거와 미래가 분명히 명시되어 있는 현재진행시제입니다.
이와 같이 현재진행시제로 표현하면 그만큼 일어날 확률이 미래시제보다 높습니다. 왜냐하면 미리 정해진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영작으로 연습을 해보겠습니다.
【영작2-문제】
철수: 이번 주말에 뭐하니?
영구: 친구들과 게임하기로 했어.
【영작2-정답】
철수: What are you doing this weekend?
영구: I am playing a game with my friends.
[영작2]도 이번 주말로 시간을 제한해서 철수가 묻고 있고, 약속의 의미로 영구가 대답하고 있습니다.
♣ 우리가 중학교 1학년 때, 그러니까 현재진행시제에 대해 처음 배울 때, 예외 없이 현재진행시제를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배웁니다. 물론 '∼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해석되기도 하지만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게다가 예외 사항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들도 알고 보면 현재진행시제의 상황이라는 것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우리 머리 속에 '∼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로 각인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상대적으로 영어의 현재진행시제를 너무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국어의 '∼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은 시제와 관련된 형태가 아닙니다. 다만 진행의 의미를 가진 표현일 뿐입니다.
잠시 국어의 현재시제와 현재진행시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어의 시제는 영어의 시제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영어는 동사가 시제를 담당하지만 국어는 '서술보조소'가 담당합니다. 또한 시제 형식도 과거시제와 비과거시제로 나뉩니다. 그렇다고 현재시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표지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동사(어간)에 서술보조소가 결합됩니다. 서술보조소는 시제와 상/태 그리고 서법을 나타내는 첨가어인 국어의 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문10】철수가 학교에 간다.
[예문10]은 현재시제입니다. 그럼 어떤 글자가 현재시제를 나타내고 있을까요? 의외로 어렵습니다. 천천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예문10]의 '간다'를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가 (동사어간) + Ø (현재시제 또는 현재시제 진행상) + ㄴ다
♣ '(는/ㄴ)다'는 문말서법으로 평서술형 표지입니다.
국어는 현재시제와 현재시제진행상의 형태가 없습니다. 즉 무표(Ø)입니다. [예문10]은 '현재시제'로 '학교에 입학하다' 또는 '학교를 다니는 학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또는 '현재시제 진행상'으로 '지금 이 순간 학교에 가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 무표(Ø)도 하나의 문법 형태입니다.
여러분
이제 바닥까지 왔습니다. 남은 것은 바닥을 들춰보는 일입니다. 다소 힘드시더라도 조그만 더 하시면 됩니다.
▣ 현재와 진행
다음 예문의 차이가 무엇일까요?
【예문11-1】It is dark.
【예문11-2】It is getting dark. ([예문11-1] is - 현재시제, [예문11-2] is - 현재시제, getting - 진행상)
[예문11-1]은 "어둡다"라는 말로, 해가 지고 이미 캄캄한 밤이거나, 전기 불이 없는 방에 들어갔을 때 어두운 방 자체를 말합니다.
반면 [예문11-2]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네."라는 말로, 이를테면 산에 갔다가 그만 길을 잃고 헤매다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설상가상으로 해까지 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하는 말이 바로 [예문11-2]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진행의 속성상, 진행은 완료를 향해갑니다. 진행이든 완료든 둘 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을 수 없듯이, 진행의 상황이 완료가 되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예문11-2]의 어두워지는 상황은 기정사실입니다. 하지만 길을 잃은 사람의 절박한 심정은 조금이라도 늦게 어두워지기를 바랄 것입니다. 즉 진행의 상황이 천천히 완료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반면 살인을 저지르고 도망가던 살인자가 결국 산으로 도주하게 되었습니다. 뒤에는 수많은 경찰들이 쫓아오고 있습니다. 살인자의 심정은 어서 빨리 밤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선 조금이라도 빨리 어두워지기를 바랄 것입니다. 즉 진행의 상황이 빨리 완료가 되기를 바랄 것입니다.
위와 같이 진행의 상황이 천천히 완료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도 진행의 상황이 빨리 완료되기를 바라는 상황에서도 현재진행시제를 사용합니다.
다음 예문도 위의 경우와 같은 상황입니다.
【예문12-1】It rains.
【예문12-2】It is raining. ([예문12-1] rains - 현재시제, [예문12-2] is - 현재시제, raining - 진행상)
[예문12-1]은 "우리나라는 여름에 장마철이 있다. 장마철엔 비가 많이 온다."라고 할 때의 '비가 온다'입니다. 즉 '기후'를 뜻합니다.
반면 [예문12-2]는 창 밖을 보니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상적으로 말할 때의 '비가 온다'입니다. 즉 '날씨'를 뜻합니다.
그런데 소풍을 가기로 했는데 비가 오는 상황이라면, 비가 빨리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고, 우산장수라면 오히려 즐거운 일이라 비가 늦게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경우 모두 현재진행시제로 표현합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예문13-1】He smokes.
【예문13-2】He is (always) smoking. (smokes - 현재시제 / is - 현재시제, smoking - 진행상)
[예문13-1]은 옛날에도 피웠고, 지금도 피고, 언제까지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해서 담배를 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즉 상태를 말하는 현재시제로 "그는 흡연가다."라는 뜻입니다. 반면,
[예문13-2]는 지금 이 순간에 담배를 피고 있는 중인 그를 묘사하는 의미로도 쓰이겠지만, 그가 담배를 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도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즉 진행의 상황이 빨리 완료되기만을 바라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 빈도부사 'always'와 함께 사용하면 의미전달이 확실해 집니다.
♣ 진행의 속성이 완료를 향해 간다는 것은 곧 '변화'를 의미합니다.
* The birth rate in Korea is decreasing. 한국의 출생율이 점점 줄어든다.
* My English is getting better. 나의 영어실력이 점점 나아지고 있어.
♣ 증가뿐만 아니라 감소 또한 변화를 나타냅니다. 이는 서로 방향만 다를 뿐 뭔가 부단히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는 것은 같습니다. 이러한 단어는, 단어 자체에 진행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진행시제로 표현합니다. 반대로 진행의 의미가 없기 때문에 진행시제로 표현하지 못하는 단어도 있습니다. 바로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 I know that. (not 'I am knowing')
* I want to buy a new car. (not 'I am wanting')
지금까지 현재시제와 현재시제에 '진행상'이 결합된 형태를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장에서는 현재시제에 '완료상'과 '완료진행상'이 결합된 '현재완료시제'와 '현재완료진행시제'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살아 숨쉬며 꿈틀거리는 것이 언어입니다.
살아있는 글자 하나 하나가 전해주는 의미를 머리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문법은 단지 지식이 아닙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