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타고 겨울바다로^^^^

[獨翁(윤백만)]

가끔씩은 친구들 또는 지인들과 어울려 여행을 했었는데, 몸이 부실하여 병원신세를 진후론 남과 함께하는 여행을 꿈도 못꿨다. 간혹은 친구들과 어울려 훌쩍떠나고 싶은때가 있었지만, 몸이 따라주질못해 두계절을 집안만 맴돌았는데, 고등학교 반모임하는 친구들이 당일치기 여행 이라도 가자고 하며, 나보고 추진하라고 보챈다. 그래서 다함께 동해로 겨울바다를 보러 기차여행을 하기로 했다.

우리반 모임은 처음에는 20여 명이 모임을 시작했는데, 개인사정으로 모임을 그만둔 친구도 있고, 저세상으로 떠난 친구와 건강이 못따라 주어서 모임을 그만둔 친구를 빼고나니 달랑 아홉명만 남아서 한달에 한번씩 모인다.
재작년에는 여수, 순천 1박 2일 기차여행도 가고, 서해바다로 조개구이 여행도 갔었고, 작년에는 일본 돗토리 여행도 갔었는데, 올해는 한해가 다가도록 매월 모여서 저녁만 먹었다.
그래서 금년이 가기전 어디라도 가자고 하여 동해로 기차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젊을때나 늙어서나 항상 맘이 설렌다.
인터넷으로 기차표를 예매하고 기다리는 마음은 학창시절 수학여행 날짜를 받아놓고 기다리는 것과 같이 설레고 기다려진다.
다른 친구들도 맘이 설렛는지 기차출발 시간보다 모두 일찍 역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근장역에서 기차를 타고 제천에서 환승하여 묵호항까지 가는 여정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느린 무궁화호만 타고 가게되어 있다. 그래서 기차타는 시간이 편도만 5시간 정도 걸리는 긴 여정이다. 제천에서 갈아탄 태백선 열차는 무궁화호지만 특실이라 좌석이 넓고 편하다. 준비한 간식과 소주, 맥주로 기차여행의 참맛을 친구들은 누리며 가는데, 나를 포함한 세친구는 몸이 성치않아 함께 즐기지 못하고 친구들이 맛있게 먹는 입만 바라보려니 따분하다. 그렇지만 기차가 강원내륙으로 들어서자 먼산이 흰눈을 이고 반겨주니 그런대로 위안이 된다.

묵호역에 내려 택시를 타고 미리 예약한 횟집으로 가니 깔끔하게 상차림을 해놓았다. 여기서도 기차안과 마찬가지로 몸이 부실한 셋은 따로 앉아 다른 메뉴로 먹으며, 즐겁게 떠들며 술잔을 기울이는 친구들을 멀건히 보고 있으려니 함께 어울리지 못하는것이 참 아쉽다.

점심식사후 횟집에서 나와 묵호 까막바위 해안길을 걸었다. 겨울바다는 콧속이 알싸하게 추워야 제맛인데, 오늘은 겨울날씨 답지않게 포근하다. 그렇지만 파도가 높고 거세어서 추운것을 대신해준다. 크고 높은 파도가 밀려와 방파제와 바위어 부딪혀 높이 튀어오르는 물보라가 시원스럽다. 바닷가를 서성이며 파도도 구경하고, 사진도 꽤 여러컷 찍었다. 바닷가 산책후에는 수산시장에 들려 펄펄뛰는 활어와 각종 수산물을 구경하고, 가족에게 줄 선물을 구입할 친구들은 대게와 생선 등을 샀다.
돌아오는 기차시간이 여유가 있어 묵호역까지 시내구경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서 왔다.

석양을 등지고 기차에 오른지 얼마되지 않아 창밖은 온통 까만 어둠에 휩쌓인다. 간간히 보이는 산골 외딴집 불빛이 무척 외롭게 느껴진다. 돌아오는 기차에서도 친구들은 소주잔을 기울이며 옛날애기로 꽃을 피우지만,
술을 못먹는 셋은 따로 앉아 간간이 서는 시골역 모습을 살펴보니 찬 겨울밤 시골역은 참 을시년 스럽다.
제천역에서 짧은시간의 여유가 있어 역앞 칼국수집에서 칼국수로 저녁을 해결했는데 육수맛이 깔끔하고 면도 차져서 모두 맛있게 먹었다. 밤열차를 타고 오근장역에 내리니 밤열한시가 다되어간다. 술을 같이 먹지 못한 우리 셋은 술이 기분좋게 거나해진 친구들의 귀가까지 책임을 지고 여행을 마무리 했다.

아침 여섯시부터 설쳐서 밤늦께까지 피곤한 하루이고, 친구들 술먹는 입만 바라보는 여행이지만, 또 하나의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 행복하고, 먼거리를 긴시간 여행할 수 있을만한 힘이 있어준것만도 얼마나 다행인가?
한번 지나간 세월은 다시 불러올수 없기때문에 비록 가난하고 초라한 과거이지만, 추억은 항상 아름답고 그리운 것이다.
이번 기차여행도 건강때문에 친구들과 술자리에 어울리지는 못했지만, 오래오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은방울 꽃]

여행 잘 하셨네요.반가워요.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잘 활용해야지요.참 잘했어요.고마워요.
늘 건강하세요.~~~

[獨翁(윤백만)]

친구야! 고마워!
주어진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 중 입니다.

[이산저산]

멋진 여행하셨네요.좋은 추억이 될거에요

[獨翁(윤백만)]

고맙습니다.
인생의 소중한 동행자인 친구들과 또하나 추억을 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