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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회, 유기농 면(오가닉) 이야기1,
섬유 산업은 보통 평화산업으로 상징된다. 그러나 월남전의 고엽제처럼 농약이 주는
해독 등으로 순수하게 평화산업이라는 개념에서 멀어지게 됐다.
더욱이 지난 10월29일 그린 피스에서 발표한 유명 브랜드 의류가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과불화 탄소로 오염되어 있다고 발표해 유기 면 제품에 대한 관심이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유기면을 영어로는 오가닉 코튼(Organic Cotton)이라고하는데
이 유기면은 같은 땅에서 적어도 3년간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자연 환경 그대로의 땅에서 재배한 면화여야만 한다. 무척 까다롭다.
그러나 유기비료나 천적의 이로운 벌레를 이용해 해충을 구제한다거나 하는 것은 용납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오리를 논에 풀어 넣어 생산하는 유기농 쌀 농사 같은 개념인데
3년간 농약을 뿌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우리 유기농법보다도 더 엄격하다.
3년을 강조하는 것은 농약을 뿌리지 않고 3년 정도가 지나야 흙에서 농약 잔재가 사라진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니까 일반 면화 재배업자가 유기농 면화 재배 방법으로 전환 하려고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3년간은 인정을 못 받는다.
유기농법으로 면화를 재배하면 생산은 20-30% 감소하고 면화는 유기면으로 인증을 못 받아서
거래 시에는 일반 농약재배 면화 값 밖에 못 받기 때문에 전환하기도 그리 쉽지 않다.
이러한 불합리성을 도와주려고 프레 오가닉 시스템이란 것이 생겼다.
농약 성분이 완전히 빠지지는 않았으나 농약이나 화학 비료는 일체 주지 않고 재배한 면화를
프레 오가닉 코튼이라고 해 오가닉 코튼 만큼의 값은 안되더라도 일반 면화 값 보다는 비싸게 거래가 되도록 한 것이다.
엄밀히 말해 오가닉 코튼은 아니지만 프레 오가닉 코튼을 지원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오가닉 코튼의 재배 면적을 넓혀 나가려는 의지가 담겨있다.
동시에 유기농 면화를 이용한 제품 생산에서도 세제 등 일체 화학 약품이나 염료의 사용이 제한된다.
가령 염색의 경우 최종 제품에 포함된 중금속의 잔여량이나 방향족 아민은 ETAD*의 염색기준에 맞아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몇 군데 인증 기관이 있다.
GOTS(Global Organic Textile Standards)의 기준으로 된 CUC(Control Union Certification)와
OE(Organic Exchange) 기준으로 된 인증 기관인 스위스의 바이오 인스펙터(Bio Inspecter) 등이 있다.
그림은 여러 가지 유기면 제품의 인증 마크다. *ETAD=The Ecologicaland Toxocological Association
of Dyes and Organic Pigments Manufacturers (생태계와 독성에 관한 염료 및 유기)
33회, 수피마(supima) 면 이야기
우연한 기회에 패션 회사를 운영하는 어느 CEO께서 유니클로에서 스포츠 셔츠를 사 입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거듭 유니클로를 생각하게 했다.
패션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하여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 입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왜 유니클로의 스포츠 셔츠이어야 했느냐 하는데 나의 관심이 갔다.
본인에게 꼬치꼬치 묻지는 않았지만 내가 대신 변명하자면 우선 값이 쌌다는 것이 첫째일 것이고
다음이 품질문제였을 것이라고 나는 혼자 단정을 하였다.
유니클로의 글로벌한 마케팅의 우수성을 설명하자는 것이 아니라 다른 팩트는 제쳐놓고서라도
우선 소재 전략에서 우리 업계가 지고 있다는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렇게 단정하느냐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내 경험을 먼저 설명하고자 한다.
나는 본래 옷을 직접 사러다니는 버릇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 근래 나이 먹고 나서 부터
국내 여러 브랜드는 물론 여러 가지 수입 브랜드에도 관심이 가서 이따금 패션 시장을 돌아볼 때가 많아 졌다.
그 중의 하나가 유니클로에서 발견한 수피마 면 제품의 런닝 셔츠였다.
제품의 태그에는 “수피마 면제품”이러고 적혀있고 그것도 두장에 1만원. 역시 실크와 같은 터치의 셔츠다.
우선 수피마 면(supima cotton)이란 것이 어떤 것이냐? 하는 설명이 필요하다.
면제품의 극상품은 소위 해도면(Sea Island cotton)이란 것으로 언젠가 이 난에서 설명한바 있다.
그 다음이 소위 이집트 면인데 이 이집트 면에 바짝 따라가는 면이 여러 나라에서 나오는 초장섬유 면이다.
이 수피마 면이란 것이 미국에서 나오는 초장섬유 면으로 말하자면 미국의 최고급 면이다
.미국이 그렇게 많은 업랜드 면화(Upland cotton)를 생산하지만 이 수피마 면 만큼은
미국 수피마 협회(The Supima Association of America)란 조직을 만들어 특별히 관리하는 상표의 면인데
누가 알든 모르든 이러한 고급 면을 사용한 소위 런닝 셔츠를 만들어 두장에 만원으로 팔고 있으니
이런 경쟁력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 수피마 면은 미국 남서부의 아리조나, 뉴멕시코, 텍사스, 엘파소에서 만 재배되는 초장섬유 면으로
섬유의 길이가 40mm 전후로서 균제도가 우수하고 천연적인 꼬임이 있어 벌키성이 좋으며
실크와 같은 광택이 있고 부드러워 한층 고급감을 주는 면이다.
원래 이것은 20세기 초 아리조나 지방에 살고 있던 미국 인디언의 피마족이 재배하던 면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그냥 피마 면(pima cotton)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고급 면제품이 싼값(?)에 팔리는 것을 보면 아마 동종업체 CEO라 할지라도 일단 사고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잠겨본다. 그러니까 런닝 셔츠만이 아니라 모든 제품의 영역이 이럴 것 같으면 우리도 보다
더 소재의 연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지 않나 생각해보는 사건이었다.
34회, 부직포와 펠트(1)
펠트제품이 부직포의 원형이다. 즉 직물이 경사와 위사가 서로 교차하면서 조직되는 메카니즘인데 반해
부직포란 섬유 하나하나의 방향이 무작위로 배열돼 섬유의 쉬트(sheet)나 웹(web)형태를 만들어놓은 것을 말한다.
*부직포의 제조방법
(1) 짧은 섬유 덩어리를 얇고 평평하게 늘여서 패브릭 상태를 만든 웹을 접착제로 굳혀주는
화학적인 접착법(Chemical bonded system)
(2) 웹을 코바늘로 찔러 넣어 섬유를 엉키게 하는 니들 펀치법(Needle punching system)
(3) 코바늘 대신 물을 분사해 섬유를 엉키게 하는 물 펀치법(Water punching system)
(4) 열로 융착시킨 섬유를 혼면한 웹에다 열을 가해 쉬트 상태를 만드는 열 본드법(Thermal bonded system)
(5) 웹에다 미싱을 이용해 실로 봉합시키는 스티치 본드법(Stich bonding system) 등이 있다.
(6) 1965년 미국 듀퐁 회사가 개발한 장섬유를 방사하면서 웹 상태를 만들어주는 스펀 본드법(Spun bonded system)
(7) 방사와 동시에 바람으로 강하게 불어서 단섬유를 만들고 이것을 집적해 웹을 만드는 멜트 블로운법(Melt blown system)
(8) 이와 비슷한 것으로 특수한 원료를 폭발시키는 것처럼 섬유를 비산시키고 다시 이것을 모아
웹을 만드는 플러쉬 법(Flush spinning system)
(9) 제지 공법과 마찬가지로 단섬유를 물속에 분산시키고 이것을 망으로 건져서 웹을 만드는 습식법(Wet system) 등이 있다
.
이런 것을 영어로는 논 우븐 패브릭(non-woven fabric)이라고 하며 이를 직역한 것이 부직포다.
다만 종이나 기포에 모우를 식모한 터프트(tuft) 제품이나 압축 펠트는 제외한다.
스티치 본드법으로 만든 부직포(stich-bonded nonwoven fabric)를 ISO에서는 편성물로 분류하지만
우리나라를 위시한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것도 부직포에 포함시킨다.
펠트 제품의 전형적인 것이 울 펠트(wool felt) 제품이다. 울 펠트가 언제부터 실용화됐는지 확실한 것은 모른다.
다만 구약 성서 속에서 양과 양모가 중요한역할을 했던 노아의 방주가 대 홍수로부터 가족과 동물들을
보호조치하고 있는 동안에 양의 몸에서떨어진 양모가 방주에 흘러 들어온 물에 젖었고
이것이 사람과 동물들의 발굽에 짓밟혀 펠트가 됐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한편 미국에 있는 아메리칸 펠트 주식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프랑스의 St. Feutre 수도승이
성지 산미셀이라는 사원으로 수도차 떠났는데 마침 새 신발을 신고 떠났던 것이 잘못돼 얼마 가지 않아
발이 부르트기 시작해 고생하게 됐다. 때마침 그가 쉬고 있는 옆으로 양떼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붙잡아서 적당한 양의 양모를 잡아 뜯어 이것을 신발에 깔고 고통을 덜었다.
그래서 약 2주일 가량 여행 끝에 수도원에 도착해 신발을 벗었더니 그 신발 속에 부드러우면서도
질긴 신발의 안창(?)이 생긴 것을 발견했고 이 수도승의 이름에서 펠트라는 용어가 생겨났다는 설이 있다.
앵그로색손어인 filt 혹은 filter라는 용어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부직포와 펠트(2)
모르기는 하지만 태고적 유목민들도 야생 양에서 주워 모은 흐트러진 양모를 평평한 돌이나
나무 판자 위에 늘어놓고 두드리던가 눌러서 평평한 시트(sheet)를 만들어 필요한 곳에
사용했으리라고 상상되며 이런 것이 양을 사육하게 된 또 다른 이유가 됐는지도 모른다.
35회, 레이스(lace) 이야기 1,
실이나 끈 종류를 합연을 하거나 꼬든가 얽든가 짜든가 매듭을 짓던가 자수 같은 방법을 이용해 직물 표면에
공간이 많이 생기도록 많든 천을 레이스라고 한다. 그러니까 네트(net) 모양의 천도레이스의 한 변형이다.
편성해 만든 천이란 면에서는 편성니트가 되는데 레이스 천이라고 하면 어망처럼 공간이 많은 무늬를
갖는 것을 레이스라고 한다.
넓은 뜻으로는 천에 구멍을 뚫고 그 가장자리를 감침질 한 자수 레이스(embroidery lace)를 포함한다.
원래 레이스란 손으로 작업하던 수공업적인 단순한 문양이었는데 점차 무늬가 복잡해지면서 장식적인 가치를 높여 왔다
레이스는 소폭직물로서 옷 단 같은 데에 주로 사용했는데 근래에 들어오면서 기계화가 발전하면서
그 방법도 다양해지고 천의 폭도 넓은 것 가지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레이스로 만든 의류도 유행을 하게 됐다.
의복과 달리 레이스 커튼으로의 용도가 넓어졌고 이중 커튼의 경우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레이스 커튼이 사용됐다
. 레이스는 장식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수공예적인 작품이 아직도 많다.
레이스란 이름의 어원은 라틴어인 라키아레(laciare)에서 연유됐는데 이것은 묶어서 만들어지는 둥근 원을 말한다.
이것이 고대 프랑스어인 라시(lacier)가 되고 14세기 중세 영어에서 레이스가 된다.
레이스는 보통 수공 레이스와 기계 레이스로 분류된다.
수공 레이스 중 의류로 이용된 것은 원시인들의 어망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의류용으로는
청동기시대의 튜 톤(Teuton)*인의 여자 머리 망(hair net)이나 1세기의 이집트 코프트 시대의 두건(頭巾)이 있다.
이것은 1892년부터 이탈리아에서 보르냐의 빅시오(E. M. Boxio)가 고대 로마인의 유적 발굴에서 보빈으로
추정되는 유물을 발견하여 당시 보빈 레이스가 만들어졌음을 말해주고 있다.
레이스의 수공은 13세기부터 성당 수녀들의 일거리로 인식돼 수공 레이스 발달의 한 요인이 됐다.
이 때 파리에서는 레이스를 만드는데 쓰이는 빠스망(프랑스 passement, 영 passementerie, 독일 tresse)의
매매가 활발히 이루어졌고 이탈리아의 제노아에서도 14세기에 백색 마사로 된 브레이드(blade)가 장식용으로 사용된 기록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복식에 레이스가 등장하는 것은 16세기 이후의 일이다.
수공 레이스 업종의 중심지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지방이었다.
마사로 된 자수의 컷 워크(cut work)나 드로운 워크에서 발전한 나들 포인트 레이스(needle point lace)를
위시해 15세기 말에 발명된 브레이드를 짜는데 사용됐던 필로 레이스가 전성을 누렸다.
필로우(pillow)는 레이스를 만들 때 사용하는 대(臺)로서 필로우 레이스 단사나 자수대 대신 몇 가닥의 실을 사용해 의장사에 따라 필로우의 가운데 고정된 핀을 지점으로 하여 실을 꼬거나 교차시키는 것에 의해 복잡한 모양도 만들 수 있다.
필로우 레이스는 이렇게 해 보빈 레이스의 선구가 됐다.
*튜톤인 : 기원전 4세기 경 유트란드(Jutland)에 살고 있었다고 추정되는 민족의 일원(현 앵글로 색슨인, 독일인,화란인,
스칸디나비아인을 포함한다)
레이스(lace) 이야기 2,
니들 포인트 레이스(needle point lace)는 더욱 발전해 푼트 인 아리아의 수법을 개척했다.
메디치 가의 카트리느 비(妃)의 시대(1519~89)는 그야말로 수공 레이스의 발전기가 돼 생산량도
급격히 상승해 제품은 유럽의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다
. 이 시대 이탈리아의 레이스 메이커가 프랑스의 알렐손으로 이주해 프랑스에서의 레이스 산업의 시조가 됐다.
엘리자베스 시대(1588~1603)의 레이스 깃의 유행은 레이스 산업에 박차를 가했다.
수공 레이스 산업은 17세기에 들어 전성기를 맞이해 기교적으로도 더욱 발전해 커다란 무늬의 레이스의 기반이 됐다.
깃, 소매 바지단 등의 커프스에 이용된 레이스는 복식에 있어서 주요 장식품으로 17세기의 특징이 됐다.
17세기 후반에 프랑스는 베네치아를 누르고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 질량의 향상 발전에 따라 프랑스의 레이스 산업을 확립했다.
한편 벨지움에서는 16세기 중엽에 보빈 레이스 기법이 전해져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에 걸쳐
벨지움 독자적인 프란들제 백색 아마 레이스에로 발전했다.
이렇게 해 베네치아, 프랑스, 벨지움이 수공 레이스의 3대 중심지가 됐다
.18세기 이후 기계제 레이스의 기원은 영국인 W. Lee의 1589년 양말편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그 후 1758년 영국인 제디다이아 스트랏드(Jedediah Strutt)는 양말의 단 부분이나 빈틈 모양의 제법을 발명했다.
같은 해 그는 의형제인 William Woolatt와 협동해 직물의 단(가장자리) 장식 제조업을 시작해 그 특허를 받았다.
이들은 결국 기계 레이스의 시초가 됐다.
그러나 나폴레온 1세시대(1804~13) 이전은 니들 포인트 레이스와 보빈 레이스의 수작업을 기계로 대체시키는 시도로 그쳤다.
1802년 로버트 브라운(Robert Brown)은 어망용 망편기를 발명해 특허를 얻었다.
2년 후 에드워드 윗타카(Edward Whittaker)는 필로 레이스의 모방품을 발명했다.
1809년 영국인 존 히스코트(John Heathcoat)가 오늘날의 플레인 네트기와 원리가 거의 같은 보빈 네트 기를 발명했고
1813년 존 리버(John Leaver)는 오늘 날의 원형이 된 리버 기(Leaver machine)를 발명했다.
이것은 넷과 같은 모양으로 46cm 폭 레이스를 제직 할 수 있다.
1834년 자카드의 원리가 리버 기에도 도입되어 모양을 넣은 레이스가 만들어졌다.
1818년 파리와 메사츄세스에 최초의 기계 레이스 공장이 창립되었으며 한편 프랑스는 기계 레이스 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19세기 후반 우제니 황후의 레이스 애호는 프랑스 레이스 산업을 발전시켜 당시 크리노린 전성기에 잘 조화된 복식품으로
널리 사용됐다.
16세기에 시작된 수공레이스는 18세기에 이르러 이렇게 기계 레이스로 변환됐다.
36회, 소모제품과 방모제품
양모제품이 제철을 맞는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오늘은 가을/겨울의 단골 소재인 양모제품을 소개한다.
모제품에는 소모제품(worsted products)과 방모제품(woolen products)의 두 가지가 있다.
소모사로 제직한 직물이 소모직물이고 방모사로 제직한 직물이 방모직물이다.
또한 소모사로 편성한 쉐터는 소모 쉐터가 되고 방모사로 편성한 제품은 방모 쉐터가 된다.
원래는 방모제품이 양모제품의 전부였으나 섬유의 길이가 긴 양모를 다루는 소모방적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이것을 소모 제품이라 하는 바람에 방모 제품으로 나뉘게 됐다.
소모제품을 만드는 양모는 섬유의 길이가 비교적 길다.
통상 5cm 이상 되는 양모를 10 여 개의 공정을 거쳐 방적해 만든 실이 소모사가 되는데 섬유 장이 길고
공정이 길기 때문에 양모섬유의 평행도가 상당히 높으며 비교적 가는 실을 방적하게 되니까
제품도 얇은 직물이나 가벼운 쉐터가 되기도 한다.
소모사(worsted yarn)는 표면이 매끄럽고 모우(毛羽)가 거의 없으며 광택이 좋다.
직물을 만들어도 직물 표면이 매끄럽고 직물의 조직이 뚜렷이 표면에 나타나며 상쾌한 촉감이 있다.
우스티드(worsted)란 이름은 영국 노포크 지방의 우스티드 시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이런 소모직물의 대표적인 것이 개버딘(gabardine)이나 서지(serge), 트로피컬(tropical), 포랄(poral) 등
슈트(suit)나 예복 등을 만드는 양복지가 된다. 직물의 무게가 185gr/㎡ 이하의 것을 경 소모직물이라고도 한다.
한편 방모사(woollen yarn)는 섬유의 길이가 짧은 양모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저급품처럼
말하는 이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지 만도 않다.
짧은 양모를 사용해 방적하다 보니까 실은 비교적 굵은 실이 되고 균제도는 소모사보다 좋지 않으며
강력도 소모사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그 나름대로 부드럽고 기모(起毛)시키기 쉬우며 보온성이
좋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양모로 두꺼운 방한용 자켓 감이나 오버코트 감으로 제격이 된다.
방모직물의 경우는 대개 축융가공*을 해 직물 표면에 모우가 많이 나타나도록 해 볼륨이 많아 보이며 동시에 보온성을 높인다.
방모 원료로는 양모 이외에도 수모(獸毛)나 헤어 등 다양한 짧은 섬유 원료가 사용된다.
방모직물의 대표적인 것이 플란넬(flannel), 멜턴(melton), 트위드(tweed)나 홈스펀(homespun) 직물 등이며
담요(blanket)도 방모제품의 하나다.
* 축융가공이란 모직물이나 모니트 제품의 조직을 치밀하게 하기 위하여 길이나 폭 방향으로 수축시켜서
볼륨을 부여하는 가공을 말한다.
37회,인공 모피(人工毛皮)
인공적으로 천연 모피처럼 만들어 놓은 것을 인공 모피라고 하며 흔히 fake fur라고 한다.
모피와 비슷하게 만든 제품은 플러슈(Plush)* 조직 같은 파일직물이나 원형 편기에 의한 실(seal)이나
플러슈 편성물, 럿쉘(Raschel)편성물, 하이파일에 의한 편성물이 되어 있는 것 등인데 어느 경우고
기다란 루프를 잘라서 기모하고 진짜 모피처럼 표면을 자연적인 털처럼 가공한 것이다.
fur라고 하는 것은 인구조어(印歐祖語)인 ‘pa=보호’가 어원으로 고대 게르만어를 거쳐서
옛 프랑스어인 ‘furrer=감싸다’로 변한 것이 영어가 되었고 14세기 문헌에 처음 나타난다고 한다.
본뜻은 ‘포유(哺乳)동물의 몸을 감싸고 있는 것’ 즉 모피를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fake의 유래는 확실하지가 않다.
1812년 ‘날조’한다 란 이름으로 처음으로 문헌에 나타나는데 그 출소가 분명하지 않다고 한다.
아마도 독일어인 ‘청소하다’란 뜻의 ‘fegen’과 같은 의미인 것 같은데 영어에서는 feague(두드리다, 때리다)가 되었고
한번 더 변형되어 fake가 된 것이라고 본다.
여하간에 이 용어는 처음부터 깔끔한 용어는 아니었던 것 같다.
현재 여기에서 파행된 용어로서 fakement(협잡, 혼동, 사기), fakery(속임수, 가짜), fakey(협잡하는),
faker(협잡꾼, 사기꾼) 같은 용어로 되어있다.
따라서 fake fur라고 하는 것은 가짜 모피 또는 모조 모피 같은 뜻이 되는데 fake fur로 정착해 버렸다.
더욱이 fake란 뜻이 재즈 용어로는 ‘즉흥 연주’가 되며 스포츠 용어로서는 상대를 속이는 트릭 플레이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이기도 한다.
여하간 어감은 별로 좋은 용어가 아니다
. 더욱이 영어에서는 fake fur를 artificial fur(공예감각의 모피 즉 인공 모피) 또는 imitation fur(모조 모피)가 되고
fun fur(재미있는 모피 혹은 희롱하는 모피)라고도 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faux fur라고 하기도 하는데 faux는 프랑스어로 ‘가짜’라는 뜻이기 때문에 fake fur와 같은 뉘앙스가 된다.
이러한 인조모피를 이용하여 만든 것 중에 보아(Boa)란 것이 있다.
보아란 ‘큰 뱀’이란 뜻인데 19세기 여성들 사이에 모피로 된 커다란 목도리가 유행할 당시 이 모습이
마치 커다란 뱀(보아)을 목에 감고 있는 것 같아 보아란 용어가 ‘모피로 된 목도리’란 뜻으로 정착되기도 했다.
보아는 겉감을 모피로 한 보아 코트나 숄 같은 것으로 사용되는 외에 부분적으로 상의의 깃, 소매 부리, 안감 등으로도
사용되며 보아 모포, 보아 쉬트(sheet), 동물 봉제 완구, 가구용포 등으로도 널리 사용된다.
*Plush: 벨벳 같은 첨모 직물의 일종.
38회,극세사 섬유 이야기
천연 섬유 중에서 가장 가느다랗다고 하는 것이 실크다.
실크의 굵기는 1 데니어(denier=1.11 d tex)정도다. 실크사(silk yarn) 1gr의 길이가 9000m가 된다고 하면
조금은 실감이 갈것인지?
그러나 인간의 지혜는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켜서 그 굵기를 0.00009 데니어까지 가늘게 만들었는데
말하자면 실크 섬유 굵기의 약 1만분의 1인 굵기 0.1미크론(?)이 된다(1μ=1/1000㎜).
젊은 여성의 머리카락의 약 7,500분의 1의 굵기가 되는 경이적인 섬유가 된다.
이것을 계산하면 4.15 그램의 실이 약 40만 km의 길이가 되며 이 길이면 달나라에 갖다 댈 수 있는 길이가 된다.
최근 합성 섬유업계에서는 더 가는 단위인 tex 단위를 사용하고 있는데 1d가 약 1.11d tex(데시 텍스)가
된다고 하니까 0.5d tex정도는 대략 0.5 d가 되며 이것보다 가늘면 대개 극세 섬유라 하고
더 나아가 0.1 d tex가 되면 초극세 섬유라고 말한다.
통상 0.1d 정도의 가느다란 실이 되면 눈으로는 보이지도 않고 만져 보아야 느낄 정도가 되기 때문에
꼬임을 준다던가 직물을 직접 제직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몇 가닥씩 합해 직물을 만들며 직물이 된 다음에 하나하나의 섬유를 분할한다.
이와 같이 제품이 된 다음에 분할하는 섬유를 해도형(海島型) 또는 분할형(分割型) 이라고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 실을 방사할 때는 노즐의 구멍을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만들어져 있다.
그리하여 직물이 된 다음에 바다 부분을 용해시키면 섬유는 한 올 한 올씩 분리된다.
한 편 분할형은 두 개의 성분이 직물이 된 다음에 분리되는 원리다.
이 극세 섬유는 섬유가 너무 가늘어서 이제까지의 천연섬유나 스웨이드 같은 것과 비교해 마찰력이 커지며
직물끼리의 미끄러짐 방지효과도 크다.
또한 미세 먼지나 기름기에 의한 유막 등으로 더러워지기 쉬운 곳의 클리닝 용 직물이나 필터 등으로 활용된다.
또한 패션용으로서도 종래의 굵은 섬유로는 나타낼 수 없었던 독특한 음영이나 미세한 기모의 마이크로 터치용 소재나
인공 피혁을 만드는 데는 없어서는 안되는 소재다.
국제적으로는 1μ 이하의 섬유를 나노 섬유라고 정의 하고 있는데 이러한 극세섬유는 방사만이 아니라
염색이나 가공에도 고도한 기술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둥근 단면과 더불어 삼각형이나 육각형 등의 이형단면의 나노 섬유도 만들어지고 있다.
한때 인기였던 피치 스킨(peach skin)도 결국 극세 섬유 제품의 하나다.
39회, 본드 및 라미네이팅 직물(Bonded fabric)
본딩 직물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말로는 접착포라고 한다.
본드란 용어가 ‘연결하다, 접착하다’라고 하는 뜻으로 두 가지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직물(fabric)이거나
편성포(jersey or knitted fabric) 혹은 부직포(non-woven fabric) 를 서로 접착시켜서 복합성능을 가진
하나의 천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따라서 그 이름도 ‘bonded fabric’에서부터 ‘bonded cloth’, ‘fabric to fabric’, ‘two face fabric’, ‘double face fabric’
혹은 ‘double tex’라고도 한다.
원래 이것은 천의 뒷면에 우레탄 폼을 접착하던 방식에서 시작되었던 것인데
드레이프 성이 좋지 않아 개량된 것이 말하자면 본딩 방법이다.
그래서 처음 이 이름을 미국에서는 폼 라미네이트(form laminate), 영국에서는 폼 백(form back)이라고 했다
.
그러나 일반적으로 본드직물은 직물과 직물의 본딩, 직물과 편성포와의 본딩 등을 말하며 이러한 가공방법을 본딩 가공이라고 한다. 이 가공방법은 또한 라미네이트 가공(laminate finish)이라고도 하는데 라미네이트 가공제품은 물론
직물과 직물을 접착시키기도 하지만 주로 천과 부직포와의 접착, 천과 종이의 접착, 천과 필름의 접착 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이런 본드 제품의 접착 방법은 두 가지 이상의 천 사이에 아크릴게, 폴리우레탄게 혹은 폴리에스테르계 등의
접착제를 바르거나 0.5~0.7 mm의 얇은 우레탄 폼을 가열 용융시켜 천을 접착시킨다.
이렇게 만든 것은 높은 보온성 외에도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다
.
(본드 직물의 장점과 단점은 다음과 같다.)
1. 우수한 표면 효과가 있으나 너무 얇든가 서로 미끄러지기 쉬운 천, 봉제상의 어려움이 있는 것 등의
단점이 개선돼 봉제도 쉬워지고 취급도 쉬워지며 입기도 편해진다.
가령 밀도가 작은 직물이나 편성포에 트리코트 생지나 부직포를 접착시켜 치수 안정성 등을 증가시켜
외의 용 천이나 심지 등으로 사용한다.
2. 치밀한 천을 표면으로 하고 날염이나 다른 색으로 염색된 다른 천을 이면에 접착시키면 안팎이
다른 색상의 소위 리버시블(reversible)한 천이 돼 두면 직물(two face fabric)이 값싸게 만들어진다.
3. 겉감과 안감의 재단이 한번에 이루어진다.
4. 경편성 제품인 랏셀(raschel)이나 레이스(lace)와 같이 밀도가 작은 천을 표면으로 하고
이것과 다른 트리코트 천을 뒷면에 접착시키면 전혀다른 맛의 아름다운 본드 천이 된다.
5. 저지 천에다 우레탄 폼을 융착시켜 천을 만들면 볼륨감 있는 좋은 코트 감이 된다.
이렇게 만든 천으로 코트를 만들면 안감을 따로 댈 필요가 없다.
6. 밀도가 작은 편성물인 트리코트 천이나 밀도가 큰 천과 접착시키면 편성물의 올이 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7. 천과 비 섬유소재인 필름을 접착시켜 소위 ‘반짝이 제품’을 만들 수도 있다.
지난번에는 본드 직물의 이력과 특성 그리고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장점을 게시했다.
매사가 그러하듯 여기에도 그 나름대로 단점도 많다. 그것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천의 선택에 있어 특히 겉감의 선택이 잘못 되면 무겁고 두꺼워지며 사용할 용도가 없어진다
.2. 겉감과 안감 쪽의 배색이 잘못되면 디자인 제품으로서의 상품 가치가 현격하게 떨어진다.
3. 접착 방식이 잘못되면 굳어져버리고 드레이프 성이 없어져서 옷이 뻣뻣해 지기 십상이다
.4. 겉감이 될 부분과 안감이 될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센스 있는 선택을 하지 않으면 고급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본드 제품이라고 하여 반드시 값싼 상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5. 안감이 붙어 있기 때문에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가공임도 비싸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본드 제품의 안감 쪽으로 접착되는 소재는 보통 아세테이트로 된 트리코트 직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겉으로 나오는 표면 쪽의 소재는 편성 편목이 굵은 변화조직의 싱글 저지 제품이나
얼기 설기 공간이 많은 랏셀 레이스(raschel lace) 같은 소재 또는 언젠가 이 난에서 소개하였던 익조직의 소재
혹은 투명도가 큰 직물 등인데 용도에 따라 그냥 사용할 수 없는 바지용 소재로서는 두꺼운 깅험 소재 같은 것들이다.
이 외에도 어떤 소재를 어떤 소재와 어떻게 접착시키느냐 하는 것은 거의 제한이 없이 진행될 수 있으며
향후의 무한한 연구 과제다.
본드 제품의 용도는 높은 보온성으로 말미암아 방한용 의류소재로 많이 이용된다.
40회, 인조 피혁 이야기
기온이 떨어지면서 가죽제품의 수요가 늘어날 철이다
. 가죽이란 원래 여러 가지 동물의 표피지만 털이 붙어 있는 것이 모피(毛皮=fur)이고
털이 없는 것이 피혁(皮革=leather)인데 가죽이라고 하면 이 털을 벗겨버린 피혁을 말한다.
이런 천연가죽(natural leather)에 대해 생겨난 용어가 인조가죽(man-made Leather or fake leather)인데
가공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이름도 두 가지로 분류되어 합성 피혁(synthetic leather)과
인공 피혁(artificial leather)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 이 이름을 영어로 두 가지로 구분해 놓았지만 이 두 가지를 서로 혼용하면서 사용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합성 피혁이란 직물이나 니트 편포, 혹은 범용성의 비교적 값싼 부직포를 만들고 이 기포의 표면에
우레탄이나 염화 비닐 수지 등을 함침(含浸)시키거나 코팅해 표면에 엠보스 가공(emboss finish)이나
수지 층의 발포(發泡)등으로 외관이나 촉감을 천연 가죽같은 맛이 나도록 만든 것이 합성 피혁이다.
이것은 그 전의 비닐 레자에 비하면 천연 피혁과 얼추 비슷하게는 되었지만 구조나 성능 면에서는
아직도 비교가 되지 않는 제품이다.
이에 대해 1965년 이후 이제까지의 합성 피혁과는 전혀 다른 기술이 개발돼 한층 천연적인 가죽과 비슷한
인조 가죽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제까지의 합성 피혁과 구분하기 위해 인공피혁이란 이름을 붙여서 구분하게 됐다
. 인공 피혁이란 초극세섬유(0.1 데니어 이하)의 폴리에스터 방사기술이 개발되면서
인공 피혁 스웨드(suede)*의 연구가 진행되어 1972년부터 인공 피혁제품이 시장에 나오게 됐다.
이것은 극세 섬유를 사용함으로써 천연 스웨드 제품과 같은 촉감을 갖게 된 것이다.
이 제법은 직접 방사법으로 만든 초극세 섬유를 5~6 mm의 길이로 절단하고 물에서 분산시켜 습식 부직포를
만드는 방법과 같이 부직포를 만들고 폴리우레탄 수지액을 함침시켜 기모시켜 만든다.
소재는 폴리에스테르 이외에 나일론이나 아크릴 섬유를 이용하기도 한다.
합성 피혁은 가공 공정이 적고 가포인 직물이나 편성물이 인공 피혁 기포에 비해 원가가 싸며
단면으로부터 실이 풀려 나오기도 하며 동시에 이것은 천연 피혁과 같은 박피 가공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인공 피혁은 나노 섬유 등으로 인하여 천연 피혁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단면의 막층이 얇아지며
거의 천연 피혁과 차이가 없다. 합성피혁 제품의 주용도가 의류용이지만 구두, 가방, 장갑 등에도
사용되고 있으며 인공피혁의 최대 용도는 스웨이드를 붙인 구두 용도와 의류용, 장갑 등의 비교적
비싼 잡화 그리고 자동차 시트용 분야에도 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인공 피혁의 특수 용도로서 IT의 기반, 실리콘 웨이퍼의 연마포, 하드 디스크의 텍스쳐링용 제품 등
전자분야에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적용 분야는 더욱더 확대될 전망이다.
*Suede : 새끼 산양이나 송아지 가죽의 내면을 sand paper로 기모하여 잔 모우를 세워놓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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