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맞게 고치면 되겠네요 촛 불 의 식 < 도 입 > 이 시간만큼은 옆사람과 장난치거나 얘기할 필요가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자기 스스로 철저히 혼자가 되서 2박 3일을 한 번 돌이켜 보고 또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남은 많은 것들을 계획하고 다짐하는 그런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바른 자세로 앉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앞에 놓여진 촛불을 보십시오. 개인적인 종교가 있는 분들은 자신이 의지하는 신께 기도를 하셔도 좋습니다. 우리 다같이 눈을 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 전 개 > 너와 나 그리고 하나된 우리라는 목표아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박 3일의 여정이 끝나고 있습니다. 이 곳 수련회에 있는 동안 여러분의 인생에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고 또 그것들을 얼마만큼 내것으로 붙잡았는 지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효에 관한 선생님의 가르침, 모래밭에서 땀흘리던 정신력강화훈련, 중도야영장 구석구석을 누비던 야간추적활동, 친구들의 화려한 장기자랑, 얼굴 이름 달라도 우리가 하나되었던 즐거운 레크리에이션과 함께 활활 타오르던 모닥불도 이젠 희미한 재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이세상을 나 혼자서는 살 수 없는 공동체의 삶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주위에는 항상 우리를 도와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가끔은 세상을 혼자 살았으면…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채찍질해주고 간섭해 준다는 자체가 자신에게 얼마나 고맙고 도움이 된다는 것을 여러분은 아직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러기에 내 주위에 있는 작은 것들 하나하나를 소중하다고 여기기보다는 다른 보다 낳은 것들과 비교하고 나의 처지를 타인과 저울질해가며 자신을 격하시켜 버리곤 합니다. 더 높은 것을 추구하는 것은 인간이면 누구나가 가져야 할 삶의 목표일 겁니다. 여러분들 곁에 있는 친구들을 한 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학교라는 집단에 속해 있어서 그저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내 곁에 항상 있습니다. 나를 사랑해주고 아껴주는 친구도 있지만 어떤 친구들은 나에게 도움이 않되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여러분 자신은 우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직은 우리가 우정의 깊이를 논할 정도의 나이는 되지 않았지만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나누어 줌을 배우는 이 수련회에 와서도 밥먼저 먹겠다고 물먼저 먹겠다고 서로 아웅다웅하던 모습들속에서 우리 스스로가 아직 성숙되지 못한 점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잘 지내다가도 사소한 말 몇마디 때문에 나의 작은 이익 때문에 쉽게 멀어지기도 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이 죽어 땅속에 묻힐 때 그 사람의 죽음을 진심으로 가슴아파하며 눈물 흘려줄 수 있는 친구 3명만 있으면 그 사람의 인생은 성공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정말 여러분의 죽음 앞에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려줄 친구가 몇 명이나 되며 또 여러분 자신이 울어줄 수 있는 친구 또한 정말 있는지요? 이 시간 나의 존재와 친구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도록 내가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고 먼저 화해의 손을 내밀고 용서할 줄 아는 그런 성숙된 모습이 지금의 여러분들에게 꼭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시간 여러분의 소중한 친구들을 위해 고마움의 인사를 마음 속으로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들이 여기까지 지금까지 될 수 있도록 우리들을 가르쳐 주시고 매일 같이 많은 시간을 보내 주셨던 우리들의 선생님들을 위한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수학 공식하나 영어단어하나 가르쳐 주시기에 앞서 올바르게 사는 인간됨을 가르쳐주시고 남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 주시는 우리들의 선생님. 여러분은 이런 선생님을 진정으로 존경하십니까? 사랑하세요? 매 수업마다 최선을 다해서 가르쳐 주시고 쉬는 시간에도 식사시간에도 심지어 차 한잔을 마시는 휴식의 시간에도 그분들은 늘 여러분의 걱정으로 가득 차 계십니다. 때로는 우리에게 엄한 꾸지람을 주기도 하고 또 가끔은 회초리를 들기도 하십니다. 사랑의 매라고 합니다. 여러분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의 하나입니다. … 이런 사랑의 표현을 보고 여러분은 선생님 앞에서 화를 내기도 하고 별명을 불러대며 공공연히 흉을 보기도 하죠. 여러분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고 일하시는 분들을 여러분 기준에 맞춰서 아무렇게나 얘기하는 모습들 바로 여러분들의 모습입니다. 혹시 여러분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의 기준이 시험문제를 잘 찍어주시는 선생님, 공부하기 편하게 요점정리를 잘해 주시는 선생님, 수업보다는 농담 잘하시는 선생님이 아닙니까? 옛말에 군사부일체라 했습니다. 임금님과 스승님 그리고 부모님은 똑같이 존경받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여러분들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왜 이렇게 됐습니까? 누가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선생님들이 여러분들에게 바라시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그저 여러분의 멀지 않은 장래에 이 넓은 세상에 나가서 꼭 필요한 이나라의 일꾼이 되는 걸 바라시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자신의 할 몫을 훌륭히 해냈을 때 한때 자신의 제자가 저렇게 훌륭한 인물이 됐노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멋적게나마 자랑하시는 일일겁니다. 이시간 그분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2박 3일을 떠나올 때 가장 염려하시고 걱정하시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바로 여러분의 부모님이실 겁니다. 열달동안 당신의 뱃속에 고이 품어 두셨다가 해산의 아픔과 고통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수하셨던 여러분의 부모님. 이세상에 몸건강히 멀쩡한 몸으로 태어나게 해주셨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감사와 존경의 은혜를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것입니다. 모든 것들을 나이가 들면서 우리는 부모님에 대한 불만을 갖기 시작합니다. 또한 부모님들의 잘못된 모습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여러분이 언젠가 나이가 들어 엄마 아빠가 됐을 때 지금 여러분 부모님보다 훨씬 완벽한 또 멋진 부모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늘 곁에서 고생하시고 헌신하신 분들이 누굽니까? 여러분들은 항상 요구만 합니다. 달라고만 합니다. "이거 사주세요. 저거 사주세요. 이거 해주세요. 저거 해 주세요----" 부모님이 여러분의 요구를 안들어준 적 있습니까? 물론 있기도 합니다. 여러분에게 도움이 안되는 것들은 단호하게 거절하실 겁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 딸들이니까 말입니다. 또 때로는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 딸의 요구를 들어주고 싶지만, 다 해주고 싶지만 당신의 주머니 형편이 여의치 못해서 정말 다른 집처럼 넉넉치 못해서 여러분의 요구를 다들어주시지 못하는 부모님의 안타까운 심정을 왜 모르십니까?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어느 연못에 어미 우렁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어미 우렁이는 어리석게도 자신의 몸속에 새끼를 낳아 길렀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살을 새끼들에게 먹여가며 고이고이 키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맑은 날 새끼 우렁이는 드디어 어미 우렁이의 몸을 뚫고 세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자신의 살을 새끼 우렁이게게 모두 줘버리고 빈 껍질만 남은 어미 우렁이는 그만 물살에 휩쓸려 둥둥 떠내려 가고 말았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새끼우렁이들은 그저 "우리엄마 시집간다. 우리엄마 시집간다"고 하며 좋아라 했습니다. 자식의 생명을 만들어 내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몸을 희생한 어미우렁이 --------------------------------------------------------- 그 어미우렁이의 커다란 사랑을 받으면서도 진실된 어미의 마음을 몰랐던 새끼우렁이들 ------------------------------------------- 지금 이 자리에 앉아 있는 여러분들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부모님은 살아가야 할 날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무엇으로 또 어떻게 그분들의 은혜에 보답할 겁니까? 어른이 되서 자식을 낳아본 후에 그제서야 철이 들겁니까? 지금 여러분들이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게 뭐가 있겠습니까? 가진 돈이 많아서 효도를 하겠습니까? 힘이, 권력이 있어서 효도를 하겠습니까? 어떤 친구는 이다음에 커서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고 능력이 생기면 잘해 드릴 거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옛말이 틀린 게 하나 없어요. 풍수지탄이라고 합니다.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를 가만히 놔 두지 않고, 자식은 커서 효도하려 하나 부모가 그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그저 여러분 개개인이 처해있는 학생의 신분으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효도라는 겁니다. 항상 건강하면서 운동에 소질이 있으면 운동에, 공부에 소질이 있으면 공부를, 노래에 소질이 있으면 음악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겁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삶이 조금은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더 많이 남아 있는 시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그런 학생들이 되라는 겁니다. 이 시간에도 여러분의 건강을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잘 할 수 있다는 여러분의 각오를 다짐하며 그분들에게 짧게나마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 마무리 > 내가 가진 것이 많기에 남는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내것도 모자라지만 남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베풀어 줄줄아는 그런 마음이, 진정한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베풀줄 아는 그런 사랑을 배우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일이면 이제 여러분들이 일상생활로 돌아갑니다. 우리 부모님의 소중한 아들 딸로 또 선생님의 개구장이 제자들로 그리고 믿음직한 친구들의 벗으로 돌아갈 겁니다. 바로 오늘은 어제 사람들이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일부터보다는 지금 이시간부터 다른 모습으로 노력할 줄 아는 그런 친구, 그런 학생, 그런 아들·딸이 되시길 바라며 이시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도 친구들에게, 선생님께, 그리고 부모님께 드리는 약속이 남은 친구는 마음 속 다짐을 계속해도 좋습니다. 오늘 이시간 여러분이 못다한 다짐과 약속은 밤새 여러분의 초와 모닥불이 대신할 겁니다. 초는 제자리에 놓아두시고 다른 친구 방해되지 않게 조용히 텐트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