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에서
김오민
그것은 언제나 한 곳에 있다.
내가 몸 담은 땅덩이가 하루에 걸쳐서
그리고
한 해에 걸쳐서 한번 씩 움직였을 뿐.
행운도 불운도 그렇게 한 곳에 있을 것이다.
내가
부지런히 몸 놀려 행운 쪽으로 가지 않고
늘쩡늘쩡 게으름 피우는 사이
불운 쪽으로도 어쩌면 밀려갔을 뿐.
이제라도 새로이 일어서기위해 커튼을 젖혀본다.
유리창 가득
찬연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바다에서 몸을 씻어내고 새로이 떠오르는 빛들 일 것이다.
성큼 일어나 내 안에 품어야겠다.
을왕리 저녁 바다
김 오 민
세상을 한 바퀴 돌아온 물결들이
금빛으로 채색 되며
찰박찰박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일렁이며
보았던 모습, 들었던 이야기들
누구에게 속살대지 않고
그저 품어주는 을왕리 저 바다에
애틋했던 첫사랑을 털어놓으면
어쩌면, 노을빛 마지막 사랑을
다시 절절하게 시작 할 수 있으려는지.
1988년 등단
* 시집 : < 제목없는 詩 > < 네 안에서 내가 흔들릴 때 >
< 며칠 더 사랑하리 > < 풀, 꽃, 나무에게 말 걸기 >
* 개인 詩畵展 3회 개최
* 방송드라마 작가
* KBS 드라마게임, 신년 특집극, 인간극장
MBC 베스트 극장, 田園日紀 등 집필
* 한국방송작가교육원, SBS 아카데미, MBC아카데미에서
드라마 작법 강사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