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옛 이야기 입니다
재수를 하고 어렵게 대학에 입학하였고
대학생활 1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복학을 했지요
제대 후 복학까지 약 3년 간의 공백이 있었기에
머리가 팽팽 돌아가는 후배들과 경쟁하며
학업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지
막막한 두려움에 앞날이 걱정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나에게 새로운 삶이 다가왔습니다
불어를 전공하거나 취미를 가진 젊은이들이
서울 프랑스문화원에서 매주 토요일 모임을 가지며
불어로 토론을 하면서
여름 방학에는 '시와 샹송의 밤'을
겨울 방학에는 '불어 연극'을 정기적으로 발표하던
VOIX-AMIES(브와자미)라는
전국 대학생 동호회였습니다
프랑스 문화원 관계자들과 가족, 그리고
불어와 프랑스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프랑스 문화원이나 대학 강당,
혹은 세종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동안 매일 연습 또 연습을 하고
시와 샹송과 연극 발표회를 가졌었지요
말 한마디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전자 전공을 하던 놈이
주제 넘게 그 모임에 가입했던 것 입니다~~^^*
2013년 10월 5일
20대의 학창 시절, 나에게 새로운 삶이되었던
친구들과의 만남이 서울에서 있었습니다
사회 진출 후 처음이었고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모임이었기에
집사람과 함께 서울로 올라 갔지요
'Reunion de la VOIX-AMIES'
(레위니옹 드 라 브와자미)
'정다운 친구들의 재회'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하고도 남는
34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학창 시절 주말이면 만남을 갖고
방학 기간에는 거의 같이 살다 시피 함께 하며
연습에 또 연습을 거듭하며
때론 다투기도 하고, 때론 웃고 울며
미운 정 고운 정 듬뿍 들었던
'정다운 친구'들의 재회였습니다
모임은 저녁이었기에
서울 온 김에 집사람과 북한산을 올랐습니다
의상봉 능선을 타고 북한산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산행했습니다
사진은 북한산에서 염초봉 원효봉으로 이어지는 원효봉 능선입니다
아내와 함께 올랐던 의상봉 능선입니다
좌측 봉은 용출봉이요 우측 봉은 의상봉입니다
참 멋진 능선입니다
산행을 마치고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술 한 잔 주고 받으며 34년의 세월을 넘어
20대 청춘으로 돌아가 옛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아마 26살이나 27살 때 쯤일 것입니다
어느 여름 방학 때 '시와 샹송을 밤' 공연을 마친 후...
이 공연은 특히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여느 방학처럼 매일 만나 연습을 하며 많이 다투기도 하였고
울며 못하겠다며 돌아 서는 후배들을 달래며
참으로 힘들게 어렵게 연습을 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전공은 다르지만 선배라는 이름으로
본의아니게 후배들을 이끌고 가야 했습니다
원래 연출을 맡은 동기가 있었는데 대학원을 마치고 갑자기 군대를 가게 되어
그 친구가 기획하고 연출하려던 역을 제가 대신 맡았던 기억이 나네요
노래와 시 발표는 후배들의 기본 역량이 있었기에 스스로에게 맡겨었고
무대를 꾸미고 조명은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의논하며
어루고 달래는 조정자 역활을 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함께 받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연극 연습을 하기 전에는 겨울 MT를 떠났으며
'시와 샹송의 밤' 연습을 하기 전에는 여름 MT를 떠났습니다
이렇게 영화의 한 장면도 연출하면서....
엊그제 같던 이 시절이 벌써 34년 전의 일이라니....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MT는 언제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그 시절 젋은이들의 특권이었지요
지금은 비록 아득한 기억 저 편에 있어
희미하게 나마 이름 조차 생각나지 않는 얼굴들일지라도
생각만으로도 그 때의 모습과 기쁨은 고스란히 전해져 옵니다
'형', '형' 하며 따르던 여학생 후배는
어엿한 CEO가 되어 있었습니다
늘 새침할 것 만 같았던 후배라 생각했었는데...
하긴 동호회 부회장 자리도 맡았던 친구였으니
어느 정도 리더쉽은 갖추고 있긴 하였겠지요
MT의 꽃인 게임을 즐기며
끊임없는 웃음소리에 밤 새는 것도 잊었었지요
어떤 상황이었기에 이리 웃고 있는지
게임에 대한 기억은 없지만
내 앞에 앉아 문제를 내는 반바지 차림의 이 친구는
같은 남자가 봐도 매력이 넘치는 후배였습니다
만능 스포츠맨에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입담은 얼마나 좋은지 걸쭉한 전라도 말투의 분위기 메이커 였으며
때론 동호회의 방향이 이게 아니다 싶으면
준엄하게 일갈하던 친구였지요
장교로 군복무 하던 시절에도 기회만 있으면
동호회를 찾아 후배들을 격려하던 의리있는 친구였지요
차암~~귀욤 떨고 있네요
지금 보니 낯 간지럽기도 하구요....
벌칙으로 머리 묶었던 풍성했던 내 머리카락은 다 어디로 갔는지...^^*
MT라 해서 마냥 놀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험한 산을 오르며 담력과 협동심 그리고
극기 정신도 배웠습니다
오대산으로 기억됩니다
장비나 복장이 갖춰져 있지 않던 시절이었죠
공돌이라 불리던 머스마들과 복적대며 지냈을 청춘 시절이
'VOIX-AMIES(브와자미)'로 인해 행복했던 시절이었습니다
종승, 우선, 현경, 문영, 윤경, 영희 , 재욱, 인보 등등
기억되는 이름들도 기억되지 않는 이름들도
모두가 그립습니다
늑대는 어디있을까요?(사진 속의 늑대 찾기~~^^*)
<대학 졸업 여행>
부여 낙화암으로 기억합니다
VOIX-AMIES와 학창 시절을 함께 하며
기쁨과 열정으로 대학생활을 마쳤습니다
장발에 나름 멋을 부렸네요
저 많던 머리 숱은 다 어디로 갔는지...
졸업 후 39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2009년 11월 7일에 '졸업 30주년' 기념으로 모교 강당에서 친구들이 만났습니다
새로운 30년~
2009년에 만났었는데, 그 사이 또 9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혈기 왕성하던 청춘들이
50십을 넘어 중후한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밤세워 술마시며 시국을 논하기도 하고
암울한 미래에 괴로워 하기도 하던 청춘들이
이제는 사회의 주요 구성원이 되어 한 시대를 이끌고 있었습니다
위를 쳐다보면서 절망하지 않으며
아래를 내려다보며 교만하지 않고
오늘을 감사하면서
내일의 희망을 안고 살아 갑니다
한 여행객이 양을 치고 있는 목동에게 물었습니다
"목동 양반, 오늘 날씨가 어떨 것 같소?"
목동은 대답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날씨라오."
여행객이 다시 말했습니다
"댁이 좋아하는 날씨일지 아닐지를 어떻게 안단 말이요?"
목동이 말했습니다
"지난 일을 돌아보면 늘 내가 좋아하는 것만 가질수 없었었죠.
그래서 나는 무엇이든지 내가 가진 것을 좋아하게 되는 법을 배웠답니다.
그러니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날씨가 될것은 분명하오.
이 세상에 행복과 불행은 구별되어 존재하지 않습니다
같은 일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행복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불행합니다
똑같은 환경을 대하면서도
어떤 사람은 아주 최악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행복이나 불행을 가져다주는 것은 나의 마음이요 생각입니다
생각만 바르게 된다면 지금이라도 나는 당장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바르지 못하면 지금 바로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작은 이야기가 주는 큰 희망>
그 시절이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 함께 했던 475 친구들도...
앞으로도 계속 함께 할 학치리와 칠산회도
먼 훗날 내게 어떻게 기억되어
또 다른 그리움이 될지 궁금합니다
"기적은 어떤 무엇이 이루어 지는게 아니다
오늘 걸어 다닐 수 있음이 기적이다"
새삼 가슴에 와 닿습니다
<늑대산행 박 홍 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