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해도 아무 병명이 없고.
보라매병원 신경 정신과에 가서
진찰하고 약 타다 먹기를.
그러는 사이 수퍼도 혼자 못 나가고
나도 못 믿고 3층 할머니께 자주 가서
기도 해 달라니까 이제 주인네도 우리가 귀찮아진다.
주인이 불러서 올라 갔더니 순희좀 잘
다독거려서 못 올라오게 하란다.
지하에 살다보니 지대가 얕아 장마가 지면
빗물 들어올까봐 제일 걱정이다.
윗층에서 하수관으로 음식물 쓰레기라던지 내려오면
자주 우리집 지하 하수도가 막혔다.
그러면 윗층엔 생각도 안하고 우리가
잘못해서 막혔다고 주인은 난리다.
이사 올때부터 난방 보일러도 오래 됐던데
몇 년 살다보니 보일러도 한번씩 말썽을 부린다.
그러면 내가 A/S불러 돈 주고 고쳐 쓰고.
그러더니 아주 고장이 났다.
주인께 얘기했더니 나보고 돈 들여 고쳐 쓰란다.
자그마치 삼십이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었다 난방 보일러 고치는데.
옆방에 애들도 우리 애들과 잘 놀고
하던데 이사한다고 한다.
우리 엄마처럼 연세가 많으신 꼬부랑 할머니와
약 서른 너댓정도 먹은 아들이
옆방에 이사 들어왔다.
얼마나 날짜가 흘러 보아하니 아들이 술 주정뱅이다.
일을 다니는지 안 다니는지 술만 마시면 시끄럽다.
연세 많으신 엄마가 불쌍타.
어떤 날엔 뭘 부수는지 옆방에선 난리고.
그러면 순희도 무섭다고 한다.
우리방과 옆방이 한 방향으로 유리창이 나 있다.
어느날 옆방 유리창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TV소리를 줄이고 들었더니
우리보고 TV소리 줄이라고 큰소리를 친다.
심심하면 그모양이다.
아니 TV도 보지 말라고 미친 놈.
출입문을 열고 나와서 뭐라 하기에
우리 엄마가 가셔서 아들과 한바탕을 했다.
대낮에 술 마신 사람과 무슨 대화가 되겠냐만.
이제는 집 주인도 두 가구 포기 상태다.
어서 계약기간 끝나서 나가 주기만 기다리는거 같다.
엄마와 순희의 다툼은 끝날줄 모른다.
자주는 그러는거 아니지만 꼭 한번씩은 다툰다.
그러면 둘째 누나도 속상하고.
엄마도 순희 교회 가는거보고 그냥 두라고 한다.
벌써 세월이 이리 흘러갔나?
2005년 3월3일 목요일.
우리 아들 재민이가
" 상도초등학교 " 에 입학을 했다.
아빠와 엄마가 이러는 사이 아들은
벌써 훌쩍 커서 초등학생이다.
그래도 봄이건 겨울이건 어떨땐
낚시터에도 데리고 다니고 자주 놀아도 주었다.
몇 살 안 먹었을때 취미삼아 " 롤러브레이드 "를
둘이 사서 배워보라고 했다.
아들 딸이 가계 앞 좁은 인도에서 브레이트를 타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칭찬을 해 주었다.
그렇게 둘이는 유치원 가기전부터 씽씽 타고 다녔다.
5월이되니 온 세상이 싱그럽다.
학교는 당연히 다니는 줄 알고 혼자 다닌다.
운동신경이 발달해서 달리기를 잘해 항상 1등이고
돈 까먹는데는 1등이고
세발 자전거는 언제 잊어 먹었나 보이지도 않고
항상 구멍가게 앞에 앉아 게임하고 있다.
게임하다가 똥 마려우면 집이 가까우니까 빨리 와야 되는데
옷에다 조금 싸버린다.
집에와면 옆에 오빠한태서 똥 냄새 난다고
희정이가 그러면 옷 벗겨보면 쌌다.
세상에..
윤미(사촌언니) 누나가 컴퓨터 게임에서 만나자고 하면 서로 만나
게임도 하고 글도 조금씩 배워가며.
지금은 한글을 98 퍼센트 정도 안다.
6월 4일 토요일.
동광교회 유치부 희정이 손에 상장이 들려졌다.
집에 들어오자마자 자랑이 대단하디.
" 아빠! 나 상장 받았다. "
" 아이고 우리 희정이 상장 받았네..."
" 서울 남노회 주일학교 연합회 그리기 부문 장려상이네..."
옆에 재민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 우리 재민이도 잘하면 선생님이 상 줄꺼야 그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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