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운경 제5권
[맨땅에 앉는다]
선남자야, 보살에게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으면 맨땅에 앉는다고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내내 담이나 벽에 의지해 머물지 않는 것,
또 나무 아래 의지해 머물지 않는 것,
양초(蘘草)나 잔가지 더미에 의지해 머물지 않는 것,
산이 가린 곳에 의지해 머물지 않는 것,
강기슭에 의지해 머물지 않는 것,
추위를 막는 설비를 하지 않는 것,
바람을 막는 설비를 하지 않는 것,
비를 막는 설비를 하지 않는 것,
열기를 막는 설비를 하지 않는 것,
이슬을 막는 설비를 하지 않는 것이다.
보살이 맨땅에서 지내다 몸에 병이 들고 몸이 허약해져 승방(僧坊)으로 가게 되면 곧 이렇게 생각한다.
‘여래께서는 모든 번뇌를 막으시려고 두타(頭陀)를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비록 승방에서 지내기는 하나 마땅히 번뇌를 끊어 없애야 한다.
내가 지금 승방에서 지내기는 하나 탐내어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한다.
내 한 몸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승방을 베푼 단월이 온갖 공덕을 성취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항상 맨땅에서 지낸다는 생각을 한다.
선남자야, 이러한 열 가지를 갖추면, 이를 보살이 맨땅에 앉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