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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잘하고 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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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클럽 스크랩 짝퉁클럽에 관한 심층 보고서
앨버트로스 추천 0 조회 58 08.07.15 14:5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인천국제공항 지하에 위치한 공항세관 창고에 들어서자 빨간 택이 부착된 수많은 압수품들이 있었다. 세관 관계자는 창고 안에서 골프백 3개를 가져왔다. 조악하고 어설퍼 보이는 인조가죽 골프백 안을 보니 유명 브랜드 로고가 찍힌 클럽들이 빼곡히 차 있었다. 이것들은 모두 가짜클럽, 즉 모조품이다.

이 클럽세트는 해외여행에서 사가지고 들여오다 위조품으로 적발되어 압류 중인 물건들이다.

모조 클럽은 인천공항에서만 한 해 20~30건이 적발된다. 대부분 중국에서 들어오는데, 중국은 ‘가짜의 천국’이라는 오명만큼 위조품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중국 골프장의 대여클럽뿐만 아니라, 로드숍에서도 모조 클럽을 팔고 있는 실정이다. 클럽뿐만 아니라 가방이나 신발, 모자, 장갑, 옷 등 골프와 관련된 수많은 위조품들이 유통·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 진품으로 3만원 정도 하는 모자가 50위안(우리 돈으로는 60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섬세하지 못한 B급 위조품은 2000원이면 살 수 있다.

이제 한국도 ‘가짜 클럽’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

2005년 한 TV홈쇼핑을 통해 일본의 유명 업체 제품 500세트를 판매한 적이 있다. 당시 파격적인 가격으로 날개 돋친 듯 팔렸지만 소비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되었다. 500세트 중 일부를 일본 업체 본사에 의뢰한 결과, 모조품으로 판명이 되었다. 판매자는 ‘Made in USA’ 제품이라고 해명했지만 일본 업체의 ‘Made in USA’ 골프사업부는 이미 2004년에 폐쇄되었다.

지난해 9월에는 한 유력 일간지에 유명 클럽 풀세트를 초저가로 한정판매를 한다는 광고가 게재되었다. 경찰이 수사에 나섰을 때는 100세트 중 5세트만 남기고 모두 판매 완료된 상황이었다. 판매업자는 중국에서 불법제조한 상품에 ‘Made in Japan’ 스티커를 붙여 관세법 위반 및 원산지 표시위반으로 구속되었다.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캐디백 중에는 중국에서 제작된 ‘짝퉁’ 골프백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골프백은 국내 공장에서 불법 제조되기도 한다. 지난 7월 31일, 1억5000만원 상당의 가짜 유명 골프백을 제조 유통시킨 일당이 검거되었다.
일부 전문가는 국내 골프용품 시장 규모에서 모조품이나 밀수를 통한 비정상품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가 진품 여부를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 것일까?

지난 7월 24일 코엑스 전시관에서는 관세청에서 주최하는 위조상품 비교 전시회가 열렸다. 각종 모조품과 진품을 비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소비자에게 이른바 ‘짝퉁’에 대한 식별법을 알리고 경각심을 주기 위한 전시로 2000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에는 미즈노, 캘러웨이, 혼마 제품들이 비교 전시되었다. 전시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진품과 모조품을 살펴보며 두 제품의 차이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처음에는 똑같은 외형에 구분이 힘들다고 했지만, 직원의 설명을 자세히 들은 후에는 곧 그 차이를 쉽게 짚어 냈다. 모조품을 식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모조품을 식별하지 못해 가짜클럽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줄지 않고 있다. 제품의 마무리나 로고 상태를 보았을 때 모조품임이 분명하더라도, 고가의 브랜드를 절반 이하의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다.

서울 방배동에 사는 A씨(46세)는 인터넷으로 600만원대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160만원에 구입했다. 하지만 구입 후 시타를 하다가 헤드가 빠지는 바람에 가짜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을 알고 살펴보니 명품으로 믿었던 클럽의 디자인이며 품질이 월등히 떨어진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것이다.

모조 클럽은 일부 로드숍을 통해 판매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직접 실물을 보기 힘든 인터넷 쇼핑몰이나 사이트를 이용해 피해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만으로는 모조품임을 식별하기 힘들고, 판매자의 신분이 분명치 않기 때문이다. 서울세관의 정신수 조사관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유통은 서버를 외국에 설치해 놓기 때문에 사이트는 폐쇄할 수 있어도 범인을 검거할 수 없다”며 인터넷 판매가 활개를 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넷에서 광고하는 원산지 표기도 더 이상 모조품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 6월 11일부터 관세청에서 실시한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에서 89개 골프용품업체가 적발되었다. 이들은 중국산 원산지 표시를 아예 지우거나, 중국 제품을 일본에서 포장하면서 ‘Made in Japan’으로 허위 원산지 표시를 했다. 어떤 경우에는 중국산 헤드와 일본산 샤프트를 일본에서 조립한 후 일본 완제품인 것처럼 판매했다.
A씨처럼 헤드가 날아가 버리는 극단적인 예가 아니더라도 모조 클럽은 오래 지나지 않아 문제가 드러난다. 골프클럽은 장식품이 아니라 기능성 제품이기 때문에 위조 명품 핸드백을 사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따라서 골퍼의 실력이나 스코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실제 동일한 모델의 진품과 모조품 아이언 세트를 비교해 본 결과, 헤드와 샤프트·그립이 있다는 것 외에 모조품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모조품은 같은 모델이지만 샤프트와 그립의 두께가 아이언마다 차이를 보였다. 어떤 것은 정품보다 1cm 이상 굵은 그립도 있었다. 맨손으로 잡은 그립의 촉감도 판이했다. 찐득하게 달라붙는 것이 몇 번 스윙을 해보면 검은 고무가루가 떨어졌다. 또한 오래된 타이어 고무 냄새가 났다.

성능을 비교하기 위해 세미프로에게 의뢰해 두 제품을 비교 시타해 보니 차이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그립의 뒤틀림 현상 때문에 샷의 방향성이 일정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손맛’이라고 부르는 타구감에서 극명한 차이가 났다. 직접 시타해본 세미프로는 “모조클럽은 임팩트시 헤드가 볼의 반발력을 이겨 내지 못해 심하게 떨렸다. 헤드가 진동하면서 생긴 울림은 그대로 손과 팔에 전해졌다. 여성이나 시니어처럼 몸이 약한 골퍼가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신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대로 맞혔다고 생각해도 ‘퍽’ 하는 둔탁한 타구음이 났고, 토핑이라도 나면 울림 증상이 더 심해졌다”고 했다.

싱글 수준의 아마추어 골퍼에게 테스트를 부탁한 결과, 정품 클럽은 10개 중 2개 정도의 미스샷을 친 반면, 모조품은 절반 이상의 샷에서 실수를 범했다. 알 수 없는 재질의 헤드로 인해 반발력이 떨어져 거리를 손해 보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아마추어 골퍼는 “모조 클럽으로 볼을 치지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손끝에 짜릿하게 느껴지는 기분 좋은 타구감이 없으니 골프의 재미가 사라져 버린 느낌이었다”고 모조 클럽 시타 소감을 밝혔다.
골프클럽이 고가이다 보니 골퍼를 유혹하는 미끼는 파격적인 가격할인이다. 더욱이 ‘직수입품’으로 현혹해 속는 경우가 많았다. 앞에 소개한 대규모 가짜 골프클럽 사건은 직수입품이라고 광고해 소비자들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직수입품은 ‘병행품’이라 불렸는데, 정식 수입업체를 통하지 않고 들여온 물건을 말한다. 한때는 불법이었으나 1999년 7월, ‘수입선다변화제도’의 폐지로 정식업체와 상관없이 수입이 자유로워졌다. 직수입품은 가격이 저렴할 수는 있지만 A/S가 되지 않고 나라마다 스펙이 다른 경우도 있어 위험부담이 따른다. 더구나 국내와 다른 모양으로 출시된 경우 모조품이 직수입품으로 둔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요즘은 한국형 스펙으로 독자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위기라 같은 아시아권의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스펙이 다른 경우가 늘고 있다. 예를 들면 다이와의 경우 일본 아마추어 여성 골퍼가 13˚를 선호하는 반면, 한국의 여성 골퍼들은 11.5˚를 선호해 사양이 다르고, 한국 골퍼들이 팔이 길고, 키가 커서 샤프트 길이도 0.25인치 길게 제작하고 있다. 미즈노의 경우 한국형 모델과 일본형 모델에 차이가 있는데, MX-25의 경우 한국형에는 고급 사양의 샤프트를 장착하고 디자인을 약간 다르게 했다. 이 외에 헤드의 도장 색이 다르거나, 샤프트 디자인을 다르게 해 병행품과 구별시키는 추세다.

클럽을 구매할 때에 정가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면 일단 모조품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인터넷처럼 실물을 직접 보고 시타를 할 수 없는 판매 루트일수록, 큰 업체보다 개인판매자일수록 모조품의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각 브랜드의 바코드를 확인하는 것이다.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제품에는 수입 후에 홀로그램의 바코드나 라벨을 붙여 정품임을 인증하고 있다. 어설프게나마 바코드까지 복제하는 경우가 있어 제작이 까다롭고 제작비용이 많이 드는 홀로그램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 4월 16일~7월 24일 100일 동안 ‘위조상품 집중단속’을 실시해 총 320건, 1447억원 상당의 위조상품을 적발했다. 불법으로 수입되는 위조상품의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의 꾸준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2007 위조상품 비교 전시회’의 관람객 1472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3%가 ‘위조상품임을 알고도 구입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골프동호회 회원을 대상으로 한 약식 설문조사에서 절반 가까이가 해외여행에서 모자나 장갑 같은 모조품을 구입한 적이 있으며, 28.6%가 외관상 차이가 없다면 모조 골프클럽을 구입하고픈 유혹을 느낀다고 대답했다.

위조상품을 적발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특별 단속기간이 아닌 이상 피해자의 신고가 있어야 수사와 적발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대적인 검거가 어렵다. 고가의 품목이다 보니 처벌을 받더라도 벌금보다 이익이 많기 때문에 일간지를 이용하는 등 대범하게 드러내 놓고 판매한다”고 말했다.

저렴한 모조품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는 이상 모조품 근절은 힘들어 보인다. 소비자들은 ‘나 하나쯤 사용한다고 큰일 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한 유명 브랜드의 골프볼은 중국 모조품이 유통되어 수십억원의 피해를 보았다. 짝퉁 유통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손실이 연간 17조원에 이른다. 결국 국가적인 손실뿐 아니라 상표를 도용당한 기업, 속아서 구매한 소비자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악순환의 고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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