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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 속에 시민은 없었다.
온 나라가 정치의 소용돌이에 빠져있다.
MB의 친인척 비리가 줄지어 이어지고 한나라당의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공격 등 한나라당의 붕괴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비대위는 침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야권도 가까스로 통합신당을 출범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계파간의 갈등 등 내홍을 겪으며 결국 정치만 있고 오로지 정권 유지와 정권 재탈환만 있을 뿐 국민의 삶은 위기가 올 정도로 핍박해지면서 엄동설한 추위는 뼛속까지 파고들고 있다.
갑작스럽게 닥친 김정일 급사는 정국을 비상사태로 몰아넣으며 예측불허의 상황에 국내외 안팎이 모두가 긴장상태로 북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권력을 꼭 빼닮은 '그 알량한 권력'이 파주시 내년도 살림살이를 좌지우지, 내년도 사업에 비상이 걸리고 있으니 권력의 속성은 가진자를 눈멀게 하여 상식과 현실을 혼동시킴으로써 떠받들어야 할 시민의 삶에 제왕처럼 군림하는 천박한 인격체로 변모케 하는 이상한 기류가 있는 모양이다.
파주시가 내년도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파주시의회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예산 삭감을 통해 줄줄이 제동이 걸리면서 그 배경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는 파주시의회가 행사할 수 있는 절대권력, 즉 행정사무감사와 예산 삭감 중 특히 파주시정에 크나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예산 삭감을 통해 파주시의회를 감히 우습게 봐서는 안 된다는 무언의 "엄포"에 속할 정도의 크나큰 권위를 드러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는 예산심의 시작부터 사전에 계획되었듯 전문위원을 배제하고 심의하더니 유병석 의장이 본회의에 앞서 느닷없이 비장한 각오로 읽어내려간 자료는 예산 칼질을 기정사실화 하며 집행부에 쐐기를 박았다.
내용인즉 시의회가 정한 일체의 결정을 시는 따라야 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일이므로 가만히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논리도 당위성도 없는 예산 삭감
문제는 이러한 시의회의 권한을 두고 뭐라 하는 것도 아니고 예산삭감 자체를 뭐라 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예산 삭감의 논리와 당위성이 부족하다는 것이 시의회 안팎에서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다. 예산 삭감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역대 파주시의회 개원이래 전무후무한 사건을 두고 그 배경에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지난 7일 기획행정위 예산심의 때 전문위원도 배석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의원들만 모여서 뭐 자르듯 싹둑싹둑 예산을 16억이나 잘라 버렸다. 그 과정 또한 너무나 비상식적이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돕는 역할을 하는 전문위원을 이번 시의회는 아예 처음부터 사전에 모의한듯 이를 원천적으로 배제시켜 국회에서 하는 문 잠그고 자기들끼리 법안통과시키는 못된 것을 그대로 답습, 이번에 삭감이 그렇게도 정당했으면 왜 떳떳하게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문 잠그고 잘라버렸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소통이 전제되어 회의 등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야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을진대 비공개 밀실야합은 어떠한 대의명분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회의하기 위해 문을 잠갔으며 예산 다 잘라놓고 계수 조정할 때는 배석시켰다는 궁색한 변명과 함께 참석하지 못한 전문위원에게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는 엄청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이 삭감한 예산 내용을 보면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다. 고교학력향상프로그램 2억1천만 원을 삭감한 것은 과연 시의원으로서 생각이 있는지 모를 일이다. 파주시가 아무리 신도시를 멋드러지게 짓고 기업을 유치시킨다 해도 교육이 담보되지 않는한 사람들은 파주시에 오지 않는다. 강남 집값이 왜 천정부지로 오르는지 왜 모두가 강남으로 강남으로 줄지어 가는지 시의원들은 모르는가. 파주시 교육이 여전히 31개 경기도 시군 336개 고교 중에서 44위에 그치고 1등과의 격차가 37점이나 나는 현실을 두고 열악한 교육환경만을 탓할게 아니라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학력을 끌어올리겠다고 교육 관계자들이 건의해 가까스로 책정된 고교학력향상 예산도 무조건 잘라버리는 행태는 그네들이 과연 시민의 뜻을 대변하고 있는지 우수학생 파주 이탈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 묻고 싶다.
우수학생 프로그램인 하이파이브 예산을 수월성교육이라는 반대에 부딪혀 이를 일반학생들의 교육향상프로그램에 증액시킨 것에 대해 보편적 교육이 아니고 당초 계획에 없는 예산이라며 예산의 성격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예결위 위원장이 중학교 무상급식은 왜 안하느냐 노골적으로 무상급식을 종용하고 나섰으나 이를 위해서 24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고 아이들 먹는데는 24억을 배정하라면서 정작 아이들 학력 향상을 위해 책정된 2억1천만 원을 잘라버리는 그 마인드에 시민들은 과연 공짜 점심에 박수를 보낼까 싶다.
시민의 뜻을 조금만 헤아린다면 파주시 교육현실에 시의원들이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교육예산을 어떻게든 더 편성하라고 권해야 맞는 일인데 이를 오히려 삭감하고 있으니 소가 웃을 일이다. 더욱이 최고수준의 교육시설 유치를 위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군자녀 기숙학교 한민고에 전체 정원의 일정 부분 파주시 학생을 받아주는 조건으로 배정된 학교 진입로 포장 예산 2억도 전액 삭감되었다.
시의원들은 교육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자식교육에는 올인하는 학부모들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리지 못하는 발상이다.
올해 처음 개최된 지식축제 파주북소리축제 예산도 1억 삭감하고 본지가 지적했던 과다 예산투입된 일부 책방거리조성사업은 3억을 삭감했다. 특히 북소리축제, 책방거리조성사업은 도 매칭예산으로 도에서 지원해주는 예산까지 걷어차는, 주는 것도 못 받아먹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말았다.
시의회의 절대권력이 파주시의 모든 사업을 쥐락펴락, 그네들의 희망대로 절대권력이 빛났다.
이쯤되면 이번 예산 삭감은 보복성 삭감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그동안 집행부에 쌓였던 분노와 의장 자신의 사업이 시 추진사업에서 탈락되었다는 불만, 제대로 된 예우를 하지 않았다는 평소의 감정이 이번 삭감의 주요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이 많은 이들의 평가다.
파주시의회를 보면 상식과 소통이 안되는 파열음이 여기저기에서 튀어나오고 있다. 원활한 회의 진행을 해야 할 위원장이 마치 일반 의원처럼 너무 많은 질문을 하는가 하면 서식까지 마련해 치밀하게 방대한 자료를 요구하는 모습은 또다른 민폐로 지극히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가 파주시의 행정에 부담이 가중될 때 의장이 중재에 나서서 가교역할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역대 의장들은 당을 초월해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중재에 나서 원만하게 일을 처리했다.
경기도의회가 금촌~월롱간 도로확포장공사 사업비 30억이나 삭감했을 때 부시장 등 관계 공무원들이 날밤을 새우며 도의원들을 설득해 다시 20억을 회생시켜 애를 쓰고있는 상황에서 자체예산을 한 번의 소명기회도 없이 잘라버리는 행위는 이해불가이다.
토론․조정 없는 어설픈 아마추어리즘
자신들의 홍보비는 2천만 원을 증액 6천만 원을 책정하는가 하면 지난해 반대를 무릅쓰고 설치한 본회의장 대형모니터 등 영상장비는 방청석에는 의원들이 뻔히 보이는데 클로즈업까지 해서 볼 일이 무엇인지, 벤치마킹을 위해 구입한 25인승 버스도 올해 4번 정도 벤치마킹에 이용되었을 뿐 나머지는 단체 초청행사에 가거나 점심먹을 때 동원되고 있어 예산낭비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민주당인 시장이 하는 일에 이렇게도 발목을 잡는 일은 더욱 이해할 수 없어 항간에는 결국 생색내기 집행부 길들이기를 위한 처방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말 이것이 사실이라면 예산을 미끼로 개인감정을 앞세워 권력을 남용하는 모습은 결코 시민들이 좌시할 수 없는 행태로 더욱 그 질이 최하라고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했는지 혹은 일말의 시의원으로 최소한의 양심이 되살아났는지 20일 예결특위에서 잘라낸 16억 중 5억 2천720만 원을 환원시키는 큰 아량을 베풀었다. 결국 밀실야합으로 강행하던 예산 삭감은 집행부 길들이기 생색내기용 모션이었음이 드러났다.
또 시의회에 상주하며 해외도 함께 가고 벤치마킹도 함께 하는 등 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꿰고 의원들을 조종하는 모 기자의 행위가 화제가 되고 있다.
불편을 느끼는 다수 의원들은 취재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정교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헌법에 보장된 시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행위라며 의원을 조종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의회가 이처럼 소수의 강성 의원과 모 기자의 입김 등 상당히 이상한 방향으로 끌려가고 있는 양상에 많은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선출직 시의원으로서 시민의 대표로서 행동을 해야지 일개 출입기자에 조종당해 자존감을 상실해서야 되겠냐는 것이다.시의원으로서 품위와 권위를 스스로 땅바닥에 내동댕이 치는 모양새다.
이번 사건은 집행부와는 물론 의원간, 의회사무국 내에서도 의회의 순기능인 진정어린 토론과 조정을 통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어설픈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시의원들은 시민이 맡긴 권한을 가지고 자신의 입맛대로 남용하거나 오용해서는 절대 안 된다.
시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파주시 역점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하고 개선장군이나 된 듯 착각하는 모습을 보며 당리당략과 개인의 감정을 배제하고 시민중심의 예산심의를 이루어야 한다는 모 기자의 훈수를 제대로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애들 장난도 아니고 파주 살림살이를 이렇게 마음대로 기분대로 멋대로 해서는 시민들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시민들의 눈을 두려워할 줄 아는 의원이 되어야 함을 가슴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발행인 윤관호(pajutimes@hanmail.net)
출 처: 파주타임스 2011.12.20~2011.12.26 제238호
첫댓글 파주는 역시 시간이 필요한가 봅니다. 지적성숙과 애향심 그리고 물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