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나주-광주, 홍어요리를 즐겨먹는 대표적인 도시이다. 그 중 전자 두 곳은 아무래도 매스컴의 영향을 크게 받아 널리 알려진 곳이라 할 수 있지만 홍어의 도시라 하면 단연 광주를 첫 손가락으로 꼽아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오후 5시밖에 되지 않은 시각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이 곳 사람들이 홍어를 좋아한다는 말 이외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홍어전문점 홍애집, 근처에 몇 개의 홍어집이 있지만 현지인들이 서슴없이 추천 하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의 홍어집에 비하여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 가격이다. 다섯이 흑산홍어 삼합 大를 주문했다.
무침이 젤 먼저 식탁에 오른다. 삭힌홍어 홍어회에 아직 적을을 못한 사람들은 무침을 가장 좋아한다. 삭히지 않은 싱싱한 홍어로 무쳐나와 맛있다고 먹지만 회를 먹기 위하여 양보하고 한 점도 먹지 않았다.
동동주와 맑은 술도 그 어느 홍어집에서 맛본 것 보다 맛이 매우 뛰어나다.
보리순을 넣은 홍어애국(국이라기 보다는 홍어애탕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 익히 명성을 들어 알고는 있지만, 이제까지 맛보았던 그 어느 홍어애탕도 감히 견줄 수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뚝배기 하나는 서비스로 올라온 것이지만 한개를 더 주문하여 나혼자 거의 다 비웠다. 주변을 둘러보니 달랑 요넘이랑 식사하는 손님들이 눈에 띈다. 주변에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웬만한 해장국이나 탕 종류는 아마 입에 대지 않을 것 같다.
홍어내장의 진한 국물 맛, 싱싱한 대형 가오리 내장을 통째로 들통에 넣고 사흘간 끓여 먹었던 울릉도에서의 그 맛을 연상시키는 참으로 훌륭한 맛이었다.
싱싱한 애와 전, 많은 양은 아니지만 눈치보지 않고 먹어치웠다.
삭힌홍어아 아직 친하지 않은 일행이 있기에 생물홍어와 약하게 삭힌 것으로 나누어 주문을 하였다. 셋이서 먹으면 약간 남을 것 같고 넷이면 적당한 것 같아보인다.
홍어나 삶은 돼지고기 모두 싱싱한 맛이며, 삭힌 홍어도 부드럽고 짠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냉동저장하여 말라서 딱딱하거나 수분이 없고 짠 맛이 나는 홍어는 두번 다시 입에 대고싶지가 않다. 손질하는 방법에 따라서(엄밀하게 말하면 손질보다는 선도와 보관상태)이렇게 홍어맛이 다르다는 것 또한 새삼스럽지만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처음 홍어를 접할 때, 홍어는 잘 삭혀야만 훌륭한 맛을 내는 줄 알았는데 삭힌 홍어와는 전혀 다른 맛을 내는 생물홍어를 언제부터인가 더 선호하게 되었다. 싱싱한 재료라면 굳이 삭혀먹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묵은지의 깊은 맛 또한 실망을 주지 않았다.
삭힌 정도가 조금 약한 것 같다고 했더니 조금 더 삭힌 것으로 몇 점 가져다 주었으나 역시 강하게 삭힌 맛은 아니었다. 삭힌홍어는 이렇게 뭉퉁하게 썰어먹어야 제맛인데, 횟집의 음식같이 얇게 썰어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그렇지만 아직도 모양을 중시하지않고 듬성듬성 썰어나오는 집들이 있다.
혹 빈 자리가 없을까 일찍 찾아간 것이 다행이었다. 아직 술시가 되지도 않았는데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섰다.
남도의 최대 도시 광주, 홍어뿐 아니라 남도의 맛을 자랑하는 이름있는 음식점이 많이 있지만 홍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꼭 찾아볼 것을 권하고 싶은 집이다.
또다른 홍어이 맛을 알게 해준 집이었다. |
출처: 루란의 사진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루란
첫댓글 여름에 대형가오리 잡아다 내장을 통째로 넣고 다시 한번 끓여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
걱정마셔..돈 이나 열심히 벌어..아니 쓰지나 말어..울릉도 올 때까지..ㅋㅋㅋ
많이 드세요~~~~ㅋㅋ 나 한테 전화하지말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