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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04:30, 알람 셋팅 시간보다 1시간 일찍 얕은 잠에서 깨어났다. 신신회 밴드를 보니 1명의 인원 변동만 있을 뿐이었다. 다시 잠은 오지 않고 혹시 오늘 새로 함께하는 관광버스가 오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러면 근교 산행으로 바꿔야 하나? 청계산? 아니면 북한산? 이런저런 생각에 몸을 뒤척이니 어느덧 알람이 울렸다.
전날 챙겨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서니 새벽 찬 공기에 코끝과 뺨이 시리다.
평소보다 빠른 06:40경 집합 장소인 양재역 근방 수협 자동화코너에 도착하니 아직 신산회 동문들은 보이지 않는다.
혹시 하는 마음에 무지개 관광버스 기사님에게 전화를 거니 지금 동대문역사문화역 9번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어제저녁 문자로 집합 장소를 알려 주었는데... 느낌이 별로 좋지 않다.
결국 버스는 예정보다 20여분 늦게 양재역에 도착했고 그동안 새벽 강추위에 떨면서 기다린 여러 동문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었다.
그러던 중 이홍남 형님(8회)이 2023년 첫 산행에 참석하는 동문들을 위해 신일산악회 로고가 새겨진 허리밸트를 선물로 준비해 오셨다. 만져 보니 10여년 전 선물로 주셔서 지금까지 쓰고 있는 허리밸트 보다 더욱 튼튼하다. 비상 상황 시 하네스가 없이도 이 허리밸트에 자일을 묶어도 충분히 체중을 지탱할 수 있을 것 같다.
28개는 오늘 참석한 동문들에게 선물로 드리고 2개는 전임 박정호 회장님과 윤용인 총무님 몫으로 남겨 두었다. 항상 신산회와 암벽팀에 애정을 보여 주시는 선배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비록 예정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기사님의 노련한 운전 솜씨로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도마령에는 10:30경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3대의 관광버스가 정차해 있었고 여러 산악회 회원들로 붐비는 비좁은 공간에서 겨우 단체 기념사진만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였다.
산행 진행은 각호산, 민주지산, 석기봉, 삼도봉 등 4개의 주요 봉우리를 거치는 약 14km의 A코스와 민주지산을 거쳐 하산하는 약 9km의 C코스 그리고 물한리 주차장에서 민주지산으로 오르는 역코스로 하였다.
A코스는 신산회의 장거리 지방 산행에서는 최소한 6시간 이상 소요되는 거리의 산행을 해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물론 지원하는 동문이 있어야 하지만.....
오늘은 울트라 마라톤까지 하시는 체력 짱의 김해만 형님(5회)께서 간만의 산행임에도 불구하고 A코스를 지원하셔서 윤희익 대장(16회)과 함께 A코스 산행에 나섰다.
처음에는 각호산까지는 선두대장 윤희익 동문, 중간 대장 나 그리고 후미대장 신석호 동문(14회)으로 산행을 진행하려 했으나 산행 중 이대희 회장님이 A코스 소요시간 감안 선두는 치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 하여 후미 및 C코스 산행 진행은 신석호 대장과 회장님에게 맡기고 부담 없이 산행을 본격적으로 하였다.
도마령(841m)과 약 400m 고도차가 나는 각호산(1,202m)까지는 계속 오르막에 스트레칭도 제대로 하지 못해 몸이 덜 풀린 상태여서 약간 힘이 들었다. 게다가 뛰어난 트래킹 능력을 지닌 윤희익 대장의 산행 속도를 쫓아가는 것도 힘든 일이었고...
예상보다 적게 쌓인 눈과 보이지 않는 상고대로 겨울 산행의 묘미가 반감되었으나 민주지산 대피소에 가까워질수록 세차게 부는 바람에 고산지대에서 콧등과 뺨이 동상에 걸렸다는 말이 무엇인지 느끼게 되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대피소는 산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할 수 없이 밖에서 이정복 형(11회), 희익 대장과 함께 컵라면, 빵 등 간단한 행동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대피소 밑에서 불어대는 칼바람에 손가락 끝이 얼고 온몸이 떨려올 때 쯤 해만 형님과 이대근 비박팀장님(13회)이 대피소 앞에 도착했고 우리는 자리를 내어 주고 민주지산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그곳에서 해만 형님은 A코스로 계속 가시기로 했고 정복 형과 대근 형은 상황을 보아 차선책인 B코스로 가겠다고 한다.
민주지산을 지나니 서서히 하늘이 흐려지고 가는 눈발들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래, 겨울산에서는 눈도 날려 줘야지 산행 맛이 나지^^
석기봉에 가까워지니까 눈발이 굵어지고 허벅지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근육이 뭉치고 쥐가 올 것 같다. 비상용 20m짜리 보조자일과 긴 슬링 2개 그리고 잠금 카라비너 2개의 무게가 부담이 되는가 보다.
조금씩 속도를 조절하면서 계속 희익 대장의 뒤를 쫓는다. 삼도봉 방향 등산로 위쪽에 있는 왕복 약 120m거리의 석기봉을 가야 하나 고민이 살짝 들었다.
마지막 봉우리인 삼도봉은 석기봉에서 보일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부담이 덜 했다. 힘을 내어 삼도봉 정상석 데크에 가까이 가니 아래 헬리콥터장에 텐트 몇 동과 사람들이 보인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 엄동설한에 무거운 야영 장비와 취사도구를 메고 이 높은 곳까지 올라오다니...
비박팀장인 대근이 형이 생각났다.
삼도봉에서 삼마골재로 내려가는 급경사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계단에 다져진 눈이 쌓여 있었으나 아이젠을 착용하고 적절히 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다.
약 오후 4시경 민주지산과 삼마골재로 올라가는 갈림길 벤치에서 C코스를 산행한 동문들 중 중간 그룹에 속하는 13회 도찬이 형을 위시한 동문들을 만났다. 약 5시간 20여분 소요된 산행이었다.
핸드폰을 이용하여 산행 현황을 파악해 보니 A코스는 3명, B코스는 효섭이 형, 정복이 형, 대근이 형 그리고 30회 현각 후배, 택수 후배 등 5명이었다. 그리고 아직 산행 중인 동문들의 위치도 대략 파악되어 안심되었다.
B코스 3명의 동문들은 산행 경력과 실력을 알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동안 총동문회 일로 산행에 오랫동안 참석하지 못한 현각 후배와 중국 내몽고자치구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는 택수 후배가 변변치 않은 등산화와 장비로 B코스를 산행했다는 것은 40대 중반의 체력을 감안 하더라도 뜻밖이었다.
향후 신산회의 중추가 될 후배들인 것 같다. 택수 후배는 신일산악회 내몽고지부장으로 임명을...^^
산행을 끝내고 전체 동문이 버스에 탑승한 시간은 오후 4:40분 경으로 예상보다 20여분 정도 단축되었다.
출발 시 차량 문제와 산행 시작 시 혼잡으로 인한 우왕좌왕 등 약간의 혼란이 있었으나 28명의 동문들이 민주지산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A, B, C 그리고 역산행 코스를 예정 시간보다 빨리 마쳐 산악회의 역량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대장 2명이 A코스로 간 상태에서 후미 대장으로 19명의 동문들이 함께한 C코스를 리드한 신석호 대장님의 노고가 컸었다. 처음 맡은 신산회 대장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책임감으로 오늘 역할을 잘했다고 회장님이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한다.
윤용인니꼴라오13회
산행 일기 잘 봤습니다
계속 부탁드려요
1월 29일 오후 12:13 슬퍼요 1
이대희10길이면걷고 길이아니면오른다
남는게 사진이라지만 그래도 텍스트의 읽는 즐거움은 다들 공감하실겁니다. 산행후 본인의 느낀바를 그대로 써내려가는 산행후기는 산행을 더욱 의미있게 합니다. 특히 윤전임총무님의 생생한 후기 다음산행에 기대해봅니다. 오랜만에 나온 후배님들의 산행기도 그냥 올려주세요
1월 29일 오후 12:24 최고예요 2
전영남 14
어제 홍남 형님이 주신 허리밸트와 예전에 주신 허리밸트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비교해 보면 아주 튼튼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예전 브랜드 R.F Sports 되어 있고 어제 것에는 Great Valley라 적혀 있습니다.
Great Valley는 나름 국산 암벽 장비계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다시 한번 형님께 감사드립니다.
1월 29일 오후 12:30 최고예요 2
이준세 14열린 자유인^^
@전영남 14 어제 아침 일찍 양재역에서 홍남형님 만났기에 첫산행 동행하는 줄 알았는데.. 선물을 주기위해 나오셨던거군요!
허리벨트 고맙습니다!😁
1월 29일 오후 12:37 최고예요 1
윤용인니꼴라오13회
@이대희10 급한 용무가 있어서 참석을 못해서 죄송합니다
1월 29일 오후 12:36 좋아요 1
유태숭 14회
윤 전총무님께서 어제 와서 작성한 줄 알았습니다..^^
영남대장의 글솜씨도 대단합니다.
1월 29일 오후 12:39 좋아요 재밌어요 2
조도찬 13
어제 14회 일꾼들 고생했어요 감사드립니다
1월 29일 오후 12:58 좋아요 2
이대희10길이면걷고 길이아니면오른다
@조도찬 13 없는 시간내서 참석한 상화와 민서 고맙고 13회가 큰힘이 됩니다
1월 29일 오후 1:01 표정짓기
. 이창호[11회] .[일일산] 우리는 끝까지 함께간다
생생한 후기글이 어제의 즐거운 산행을 떠올리게 합니다
행복한 💕 하루였는데, 아침에 약간 뻐근 하네요
영남총대장 앞으로도 멋진 글 자주 봅쎄다 😃
1월 29일 오후 1:02 좋아요 2
박정호8
생생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회장님을 비롯하여 모든분들 즐거운산행 하셨다니 고맙습니다
집안일로 첫산행 못하여 아쉽습니다
다음 산행을 기약하겠습니다
1월 29일 오후 1:44 좋아요 2
장상돈(11,학군22)산은 제2의 심장
같이 걸어간듯한 생생후기
잘읽었습니다.
참석은 못했지만 로고박힌
허리띠는 부럽네요ㅎ
1월 31일 오전 11:32 좋아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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