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아껴 쓰고 바로쓰기
유준호
<한국시조협회 부이사장 겸 대전 지회장>
1. 국적 없는 외국어 우리말로 바꾸기
요즘 우리가 쓰고 있는 말에 국적도 모르는 외국어가 아무 거리낌 없이 우리 일상생활에 쓰이고 있다. 특히 이런 말이 공공용어로 쓰일 때는 일반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아닌 중동에서 우리 대중문화에 빠져 우리말을 사용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데 아랍에미리트 세종학당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단어로 “시원하다”는 단어를 꼽았다고 한다. ‘바람이 시원하다’‘국물이 시원하다.’‘속이 시원하다.’등에 쓰이는 단어이다. 바람의 청량감, 국물의 열기와 얼큼함, 답답함이 풀림 등을 나타내는 율동감이 느껴지고 음성적 매력이 살아 숨 쉬는 말이다. 우리말은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고 이해도도 높은 언어이다. 그런데도 요즘 언론 등에 몇몇 만이 알고 있는 전문용어 같은 낱말이 등장하여 이를 모르는 우리 민간 언어 층들의 답답함을 자아내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중앙부처 보도 자료 등을 보면 낯 설은 단어들이 버젓이 등장하여 쓰이고 있다. ODA(선진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부 개발 원조), 테스크 포스(task force, 대책본부), 차기(次期-다음 시기)와 같은 어려운 외래어나 한자가 사용되는 게 현실이다. 특히 공공기관 사업명칭이나 정책 등에 등장하는 말들이 우리 머리를 어지럽혀 알쏭달쏭하게 한다. 기재부사업의 팁스(TIPS,(민간투자 주도형 기술 창업 지원), 빅 테이터(big data-방대한 자료), 과기정통부의 플래그십(flagship-기업의 주력상품), 스마트 챌린지 사업(smart challenge -민간의 첨단 정보통신(ICT) 기술을 활용하여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 등의 용어들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KBS1TV
에서 방영하는 남도 지오그래피(geography-남도 어르신들의 인생이 담긴 문화지형)란 교양 프로가 있는데 이런 말들을 보다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현재의 일반인들은 이런 말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이런 현상은 우리말이 외국어를 쉽게 그 소리를 흉내 내어 쓸 수 있는 이점(利點) 때문에 생긴 것일 수도 있다. 이에 국립국어원에서는 날마다 새로 등장하는 외국어를 우리말로 바꾸어 제공하여 주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하다. 이 이외에도 시내를 누비고 있는 간판에서도 국적 불명의 단어들이 판을 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제는 자기 일터를 알리는 간판 상당수도 외래어 등을 사용, 한글로 된 우리말을 사용한 간판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상가 건물 외벽에는 영어식 이름이나 외국어 조어 등 뜻도 알 수 없는 단어, 영어를 발음하는 대로 우리말로 번역된 간판들이 수두룩하다. 실제 일본어와 영어를 합쳐서 발음하는 대로 한글로 바꾼‘라멩하우스(라면집)’일본어를 우리가 읽는 대로 사용한 스케다시, 뎅까이, 쇼부, 스시, 덴푸라 등의 상호도 눈에 띄고 있다. 또 외래어표기법에 어긋나는 ‘렌트카(렌터카)’, ‘바베큐(바비큐)’, ‘센타(센터)’, ‘부페(뷔페)’ 등을 여전히 사용하는 업소도 자주 눈에 띈다. 이렇게 외래어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는 이유는 자기과시 욕구 등에서 오는 것으로 이런 무분별한 외래어 남용으로 인해 국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세대 간 소통을 단절시키는 부작용도 초래하고 있다. 외국어, 외래어 사용의 절정을 이루는 것은 아파트의 이름이다. 외래어가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듯 여기저기 외래어가 난무한다. 아스테온, 헬리오시티, 푸르지오, 롯데캐슬, 트리지움, 릭스티지, 힐스테이트, 센트레빌, 자이, 아이파크, 더샾, 두산위브, 에스케이뷰, 리슈빌, 엠코타운, 블루밍. 스위첸, 아너스빌, 나우빌, 아이원, 유엔아이, 하우스토리, 파라곤, 쉐르빌, 에버빌, 우림필유, 남양휴튼. 미소지움(영어식), 솔파크, 수자인, 우미린, 블루빌. 울트라참누리, 더블파크, 궐드메르디앙, 하이츠빌, 굿모닝힐, 이그린타운, 프레, 브라운스톤, 상떼빌, 상떼뷰, 반도유보라, 파크드림, 리가, 리벨루스, 브라운빌, 서해그랑블, 동일하이빌, 베르디움. 비바패밀리, 유토빌, 퍼스트빌, 유니드. 래미안(한자이나 외국어풍), 이편한세상 (어떻게든 영어 한자라도 넣음) 등 헤일 수 없을 지경이다. 아파트 이름 부르다 숨넘어갈 지경이다. 우리말이 아니다 보니 나이 먹은 외국어에 서툰 이들은 발음하기도 불편해 그 이름을 알지 못하고 자주 까먹는 수가 비일비재하다. 이를 두고 실제는 아니겠지만 누군가는 젊은이들이 나이 든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자기 아파트 찾기 힘들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이런 아파트를 골라서 산다고 말하기도 한다. 글쎄, 세상 풍경 많이도 변하였다. 이와 같이 언어 현실이 혼란스럽기에 국립국어연구원은 외래어 순화 언어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기도 하였다. 이를 잘 활용하여 국어순화에 이바지하여야 하겠다.
가드레일 → 보호난간
가이드라인 → 지침, 제한선
게임카운터 파트 → 상대방
골드러시 → 금메달 행진
골든골 → 끝내기골
골든 크로스 → 강세전환지표
골 포스트 → 골대
글로벌 소싱 → 국외 조달
글로발 스탠다드 → 국제표준
내러티브 → 줄거리
내셔날 트러스트 → 국민신탁노블레스
오블리주 → 지도층 의무
뉴스레터 → 소식지, 회보
뉴타운 → 새 도시
님비 → 지역 이기주의
다운로딩 → 내려 받기
다운사이징 → 감축
다이어리 → 비망록, 일기장
다크패턴 → 눈속임 설계
더블딥 → 이중 침체
더블마크 → 이중 방어
데드크로스 → 약세 전환 지표
도슨트 → 전문 안내원
드라이크리닝 → 마른 세탁
드레스 룸 → 옷방
랜드마크 → 표시물
랜딩(비) → 납품 사례비
랩타임 → 구간 기록
러닝머신 → 달리기 틀
로그아웃 → 접속 해지
로그인 → 접속
리브랜딩 → 상표 새 단장
리커버 → 새 표지
롤모델 → 본보기
마이너 → 비주류
매직 넘버 → 우승승수
맨투맨 → 일대일
멀티플렉스극장 → 복합 상영관
메가트랜드 → 대세, 거대물결
메이져 → 주류
메일링 서비스→ 전바우편 서비스
모니터 → 감시자, 검색자
모니터링 → 감시, 검색
모델하우스 → 본보기 집
모럴 해져드 → 도덕적 해이
모멘텀 → 전환 국면
밀키트→ 바로 요리 세트
바이백 → 주식 되사기
바이오테크 → 생명공학
바 코드 → 막대표시
번들링 → 끼워 팔기
북클럽 → 독서 모임
브레인스토밍 → 난상 토론
브로마이드 → 사진
블랙마켓 → 암시장
블랙아이스→ 도로살얼음
빅 텐트 → 초당파 연합
사이드 메뉴→ 곁들이
사이버머니 → 전자 화폐
새도 케비넷 → 그림자 내각
서든 데스 → 단판 승부
서스펜디드 → 일시 정지
서치 → 정보 검색
서포터스 → 응원단, 후원자
셋업맨 → 계투 요원
쇼윈도우 → 진열장
쇼(쇼핑) 호스트 → 방송 판매자
스와핑 → 주식 맞교환
스트레이트 뉴스 → 단신, 직접뉴스
스피어 피싱 → 표적 온라인 사기
슬로푸드 → 정성음식
신스틸러→ 명품 조연
신파릴러 → 금융이력 부족자
실버 비지니스 → 경로산업
씨 아이(CI) → 기업 이미지
애니멀호더 → 동물 수집꾼
어젠다 → 의제
에이(A)매치 → 국가 간 경기
에이(A)보드 → A자형 광고판
엘로카드 → 경고쪽지
오프 더 레코드→ 비보도 기자회견
오픈 베타 → 공개 시험
오피니언 리더층 → 여론 주도층
온디맨드 → 주문형
와일드카드 → 예외 규정
워크북 → 익힘 책
워크세일링 → 일자리나누기
워터스크린 → 수막현상
원포인트 회의→ 집중 회의
유니콘 기업 → 거대신생기업
유닛(unit) → 전시방
이메일 → 전저우편
인터네트 커뮤니티 → 인타네트 동아리
1 코노미→ 1인 경제
정크 머니 → 정기 지체성 자금
정크본드 → 쓰레기 채권
제로베이스 → 원점
제로섬 → 합계 영
제로섬 게임 → 죽고 살기
카파라치 → 교통 신고꾼
케시백 → 적립금
(선거)캠프 → 이동본부, 진영
커튼콜 → 제청
컨셉트 → 개념, 설정
체크 슈머 → 꼼꼼 소비자
코드 인사→ 편향 인사
코스터 → 컵받침
크로스오버 → 넘나들기
크루즈 관광 → 순항관광
키덜트 → 애어른
퀵 앤드 러시 → 치고 달리기
콤팩트 시티 → 기능집약도시
태스크포스 → 잔략팀, 기획팀
턴 어라운드 슛 → 돌아 쏘기
테마주→ 화제주
테이크 아웃 → 포장 판매
템플스테이 → 사찰 체험
투 프라이스 → 두 가격
튜닝 → 부분 개조
팀 컬러 → 팀 성향
패널 → 토론자
패스트후드 → 즉석 음식
패스트 힐링→ 자투리 휴식
팩트 → 실제 있는 사실
펫팸족→ 반려동물 돌봄족
펀더멘탈 → 기초 여건
폴리널리스트 → 정치참여 언론인
플코트 프레싱 → 전면 압박 수비
프라이비트 뱅킹 → 맞춤 은행
프렌차이즈 → 가맹점
프로토콜 → 규약
피싱→ 전자금융사기
피트니스쎈터 → 건강 센터
핀테크→ 금융기술
필리버스터→ 무제한 토론
하이라이트 → 백미, 압권
하트 오픈 톱 → 부분 개방형
하프타임 → 중간 휴식 시간
홈 → 첫 화면
홈시어터 → 안방극장
홈 어드밴티지 → 개최지 이점
홈페이지 → 둥지, 누리
홍콩 엑시트 → 홍콩 대이탈
K&R(kiss &Ride Max)→• 환승(잠시)정차구역
2. 우리말로 귀화한 외래어
덧붙여 우리가 평소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말들 중에서 외국에서부터 유입된 '외래어' 들이 너무 자연스럽게 사용해왔던 탓에 우리말에 깊숙이 들어앉아 있어 외래어인지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말들은 어느 것이 있을까? 그 대표적인 것 몇 개만 본다.
• 가방 : 네덜란드에서 Kabas가 일본에서 'kaban' 으로 불리어진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방]으로 변해 사용되는 낱말이다.
• 고구마 : 일본 대마도 쓰시마 지역의 방언 koukoimo에서 유래되어 우리나라에서 [고구마]가 되었다.
• 고무 : 프랑스어 'gomme' 가 일본에서 우리나라를 거쳐 오며 [고무] 라는 발음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 구두 : 일본어 'kutsu' 에서 차용된 외래어 중 하나이다.
• 마스크 : 마스크(mask)란 외래어는 영어로 그 어원은 라틴어 마스카(masca-공연에서 배우가 쓰는 가면)에서 온 말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얼굴 가리개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 보라 : 보라색을 뜻하는 몽고어 boro(보로)에서 차용한 말
• 비닐 : 영어 Vinyl로 외국에선 [바이늘] 이라 읽히지만 우리는 [비닐]로 읽는 귀화어이다.
• 빵 : 포르투갈어 pao, 에서 내려온 단어로 이 단어도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져 지금의 빵이 되었다.
• 송골 : 몽고어 songhol(숑홀)에서 차용한 말로 우리말 매를 뜻하는 해동청(海東靑)의 청(靑)이‘송골’이다.
• 수라 : 수라[水剌)는 예전에, 궁중에서 임금에게 올리는 밥을 높여 이르던 말로 중세몽골어 "슐라(šulen)"의음역어이다.
• 수수 : 한자어 `촉서(蜀黍)`에서 온 말로 `촉서`의 중국식 발음이 `쒼쒼`인데 이것이 전라도 지방으로 들어와 `쑤시`로 쓰이다 ‘수수’가 된 듯 하다.
• 시소 : 영어 Seesaw로 양쪽 끝에 오르락내리락하는 놀이기구이다.
• 아파트 : 영어의 'Apartment (아(어)파트먼트)'가, 일본어의 'アパート(아파토)'를 거쳐 한국어 '아파트'가 되었다. 즉 전형적인 일본어식 영어(Janglish)에 서 변형되어 쓰이는 말이다. 분양용 공동주택을 뜻한다.
• 허벅지 : 혼잡하고 꽉찬 만원 버스와 같은 것을 의미인 르완다어 hubuka에 한자어 지(肢)인 르완다어 zi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사지(四肢)를 뜻하는 말이 합하여져 사지 중 몸통의 바로 아래 부분 다리의 가장 굵은 부분인 윗부분을 의미한다.
• 호미 : 만주어 Homin에서 유래된 알타이어계 언어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한 농기구의 일종이다.
3. 사라져가는 우리 고운 말들
다음은 우리말 가운데 아름답고 고운 말인데 세력을 잃어 사장되고 있는 말과 사라질 위기에 있다고 느껴지는 몇몇 낱말을 살펴본다. 우선 지금은 아주 잊히어 사용하지 않는 말로 “고뿔”이 있다. 요즘 이 말은 아예 한자어 ‘감기’에 밀려나 힘을 못 쓰고 스러져 있다. 또 하나 “뉘”가 있는데 이는 벼를 찧어 쌀이 될 때 찧지 않아서 겉껍질이 벗겨지지 않은 채, 쌀 속에 섞여 있는 벼 알갱이로 ‘아내는 정성스레 조리질을 하여 뉘를 골라낸 뒤 밥을 지었다.’와 같은 경우로 쓰이는 낱말이다. 이 말에 재미있는 일화는 어사 박문수가 하룻밤을 지내려 양갓집 사랑에 들었는데 밥상을 들고 온 처자가 밥상을 드리며 뉘를 세 알 밥 위에 놓았다고 한다. 이에 어사는 밥상에 올려 있는 생선을 네 토막 내어 그 처자에게 답을 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뉘 세 알은 ‘뉘시오’의 뜻이고, 생선 네 토막은 ‘어사요’하는 뜻이라 한다. 그 외 ‘고뿔’‘뉘’이외에 고유어 가운데 사라져가고 있는 위기의 낱말들을 생각나는 대로 찾아 선별하여 예시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사라져간다고 하였지만 실제로는 이미 사라져 자취를 감추고 있는 말도 있다. 이런 말들은 시어로 살려 써도 좋을 듯하다.
가람 : 강
가래톳 : 허벅지 임파선 멍울
가시다(부시다) : 씻다
가시버시 : 부부
간 보다 : 음식이 싱거운지 짠지 맛보다
개골창 : 수채 골의 도랑
고삿 : 좁은 골목길
골갱이 : 물질 속 단단한 부분
곰살궂다 : 성질이 부드럽고 다정하다
공글리다 : 바닥이나 일을 단단히 다지다
구다라 : 큰 나라
굽바자 : 얕은 울타리
그루잠 : 깨었다 다시 든 잠
그르치다 : 실패하다
기린비 : 그리운 선비
궤미 :물건을 꿰는 노끈
끄나풀 : 끈의 토막
나룻 : 수염
노고지리 : 종달새
노녘 : 북쪽
노루막 : 산꼭대기
눌러듣다 : 상대 잘못을 너그럽게 들어줌
느루 : 시간을 길게 늦추어
다솜 : 사랑
단미 : 달콤한 여자
달소수 : 한 달이 좀 지나는 동안
당기다 : 마음이나 입맛이 돋우어지다
댕기다 : 불이 옮겨 붙다
더기 : 고원의 편편한 땅
덧두리 : 웃돈
도투락 : 어린 아이 머리댕기
땅기다 : 몹시 단단하고 팽팽해지다
마루지 : 랜드 마크의 순우리말
마수걸이 : 첫 번째로 물건을 파는 일
마장 : 십 리 못 되는 거리
매지구름 : 비 먹은 검은 구름
메(뫼) : 산
몽구리 : 바싹 깍은 머리
미르 : 용
미리내 : 은하수
바오 : 보기 좋게
버금 : 다음 차례
벗 : 친구
볼우물 : 보조개
빨다리다 : 빨래를 빨아 다리는 과정
뻗대다 : 쉬 따르지 않고 고집스레 버티다
삐대다 : 오래 눌어붙어 끈덕지게 굴다
샛별 : 금성
소담하다 : 탐스럽다
소젖 : 우유
솔가리 : 말라서 땅에 수북이 쌓인 솔잎
씨밀레 : 영원한 친구
아띠 : 사랑
아라 : 바다
아람 : 익어 벌어진 과실
아람치 : 자기 차지
알범 : 주인
애오라지 : 부족하지만 그런 대로
여우별 : 잠깐 나타난 별
오롯하다 : 모자람 없이 완전하게
온 : 백
이든 : 착한, 어진
즈믄 : 천
타래 : 실이나 노끈 뭉치
한울 : 우리 터전
희나리 : 장작
4. 살려 쓰고 싶은 정겨운 말들
서울말 중심의 표준말에서 밀려나 사투리로 전락하거나 일상 언어권에서 밀려난 말 가운데 정감이 가는 낱말이 제법 많다. 이들 몇 개만 살펴본다.
* 가생이 : 가장자리, 변두리
* 개갈안난다 : 시원찮다. 볼품없다. 후지다.
* 건건이 : 변변치 않은 반찬이나 간단한 반찬
* 덖음(덖다) : 물기가 있는 고기나 약재 따위를 딴 물을 더하지 않고 그대로 볶음
※ 참고로‘볶다’는 마른 먹거리를 그릇에 담아 불 위에 놓고 약간 타도록 익히다 이다. 그러므로“김치 볶음밥”“제육 볶음”은“김치 덖음”제육 덖음”으로 사용해야 바른 쓰임이 된다.
* 띠리하다 : 어리바리하다(언행이 야무지지 못하고 순진하고 어리숙하다)
* 보따리 : 보퉁이(보자기로 물건을 싸서 꾸린 뭉치)
* 봉창 : 호주머니
* 빼꿈살이 : 소꿉장난
* 솔찬히 : 상당히, 꽤 많이
* 아재 : 아저씨를 낮추어 부르는 말
* 아지매 : 아주머니
* 얼라 : 어린아이, 나이가 적은 아이
* 얼추 : 대충 어림잡아
* 으붓에미 : 의붓어미(계모)
* 찜매다 : 잡아매다, 묶다.
* 지렁 : 간장
* 헗다 : 값이 시세보다 싸다, 일따위가 생각한 것보다 힘이 덜 들어 어렵지 않다
5. 잘못 쓰는 우리말(잘못 된 말 > 바른 말)
개이다 > 개다
골프치다 > 골프하다
꼴프 > 골프
뒤치다꺼리 > 뒤치다꺼리
메타(m) > 미터
부딪히다 > 부딪치다
바램 > 바람
불리우다 > 불리다
설레이다 > 설레다
시합 > 경기, 대회
여러분들 > 여러분
일찌기 > 일찍이
프로(%) > 퍼센트
하마트면 > 하마터면
헤매이다 > 헤매다
홀홀단신 > 혈혈단신
6. 새 맞춤법의 주요내용
• [〜읍니다]는 [〜습니다]로
예) 있읍니다→있습니다. 없읍니다→없습니다.
• [장이]와[쟁이]를 구분
예) 기술자를 말할 때 : 미장이, 유기장이
버릇을 말할 때 : 심술쟁이, 욕쟁이
• [군]은 [꾼]으로
예) 일군 → 일꾼, 농삿군 → 농사꾼
• [와]를 [워]로
예) 고마와 → 고마워, 가까와 → 가까워
• 수컷을 이르는 말은[수]로 통일
예) 수꿩, 수캉아지, 수컷, 수평아리(예외: 숫양, 숫쥐, 숫염소)
• [웃], [윗]은 [윗]으로 통일
예) 윗도리, 윗니, 윗목
• 된소리, 거센소리 앞에서는[위]로 쓴다
예) 위짝, 위턱
• [아래·위]대립이 없는 단어는 [웃]으로 쓴다.
예) 웃돈, 웃어른
• 성과 이름은 붙여 쓴다.
예) 이 순신 → 이순신, 김 구 → 김구
7. 사이시옷을 넣는 조건
① 두 단어가 합해져서 하나의 단어가 된 것
② 그 두 단어 중 하나는 반드시 고유어일 것
③ 원래에는 없었던 된소리가 나거나 'ㄴ'소리가 덧날 것
위 세 가지 조건에 해당하면 '사이시옷'을 사용함.
예) 젓가락 : 저(한자어)+가락(고유어)
깻잎 : 깨(고유어)+잎(고유어)
깻묵 : 깨(고유어)+묵(고유어)
등굣길 : 등교(한자어)+길(고유어)
④ 앞말이 뒷말을 수식하는 경우에는 사이시옷을 쓴다.(예: 나뭇가지, 잇몸) '뒤'는 다음과 같이 뒤에 다른 낱말이 붙어 새 낱말을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도 사이시옷을 더해 '뒷'으로 쓴다.
예) 뒷집 : 뒤+집
뒷일 : 뒤+일
이렇게 사이시옷'ㅅ'을 더하는 이유는 앞말인 ‘뒤’가 뒷말을 수식하고 있을 뿐아니라 읽을 때 [뒤찝] [뒨닐]처럼 발음이 바뀌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서이다.
일반적으로 뒤 단어의 첫소리가 ‘ㄱ, ㄷ, ㅂ, ㅈ이 오는 경우는 사이시옷을 사용한다. 그러나 ㄲ, ㄸ, ㅃ, ㅆ, ㅉ 같은 된소리나 ㅊ, ㅋ, ㅌ, ㅍ의 단어거센소리로 시작하는 단어에는 사이시옷을 사용하지 않는다. 굳이 '사이시옷'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 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위층’ ‘아래층’같은 경우이다.
이 이외에 예외로 규정이 된 것이 있는데 첫 번째 한문과 한문이 결합한 단어들 중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경우는 찻간, 곳간, 숫자, 횟수, 툇간, 셋방 단 여섯 개이다. 두 번째 뒤에 오는 단어의 초성이 된소리나 거센소리일 땐 사이시옷이 오지 않는다. 윗쪽, 뒷풀이가 아니라 위쪽, 뒤풀이이다. 세 번째로, 머리말, 인사말, 예사말, 마구간, 머리기사, 농사일, 해님은 사이시옷이 들어가지 않는 단어이고, 노랫말, 장맛비, 머릿그림, 존댓말은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단어이다. 이것은 어쩔수없이 외워두는 수밖에 없다.
8. 외래어 표기 방법 알아보기
될 수 있으면 외래어 외국어는 우리말로 바꿔 표기하되 부득이한 경우 외래어로 표기할 경우 이를 우리말 표기 원칙에 따라 바르게 표기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을 소개한다.
외래어 표기법은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한글로 표기하는 방법에 대한 규정이다. 현재 사용하는 외래어 표기법(1986년 고시)의 제1장에서는 총 다섯 항의 기본 원칙을 설명하고 있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국어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24자모만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f, v, ʃ, ʧ, ɔ, ʌ 처럼 국어에 없는 외국어 소리를 적기 위하여 별도의 문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다. 외래어는 이미 국어에 흡입된 어휘이므로 이를 표기하기 위하여 새로운 표기 문자를 만들 필요가 없으며 새로운 글자를 만들게 되면 국어 사용자에게도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1948년 문교부가 제정한 ‘들온말 적는 법’에서는 현행 한글 자모 이외에 ‘ㅿ, ㅸ, ㆄ’ 같은 자모를 추가하기도 했었는데 이를 폐기되었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fighting’이라는 말을 어떤 사람은 ‘파이팅’으로, 어떤 사람은 ‘화이팅’으로 쓴다면 혼란스러울 것이다. fighting은 ‘파이팅’으로, ‘film’은 ‘필름’으로 쓴다. 외래어의 1음운을 1기호로 적는 원칙은 이러한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물론 외래어를 원어에 가깝게 적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외래어 표기법은 국어에 정착된 발음을 통일하기 위한 표기법이므로 원어에 일치시킬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는 뜻이다.
제3항 받침에는 ㄱ, ㄴ, ㄹ, ㅁ, ㅂ, ㅅ, ㅇ만을 쓴다.
현대 국어의 음절 끝소리에서는 ‘ㄱ, ㄴ, ㄷ, ㄹ, ㅁ, ㅂ, ㅇ’ 일곱 가지 소리만 실현되는데, 외래어 표기법은 그중 ‘ㄷ’만 ‘ㅅ’으로 바꾸어 표기하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robot’의 끝음절은 [t]로 소리 나므로 국어의 음절의 끝소리 규칙을 고려하면 ‘ㄷ’으로 써야 할 것 같지만, 모음으로 된 형식 형태소가 결합할 경우 ‘로봇이, 로봇을’을 ‘[로보시], [로보슬]’과 같이 읽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로봇’으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커피숖, 케잌’도 ‘커피숍, 케이크’로 쓰는 것이 바른 표기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무성 파열음 [p, t, k]은 영어, 독일어에서는 ‘ㅍ, ㅌ, ㅋ’에 가깝게 들리고, 프랑스어, 러시아 어, 이탈리아 어에서는 ‘ㅃ, ㄸ, ㄲ’에 가깝게 들린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는 된소리로 적고, 어떤 경우에는 거센소리로 적는다면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파열음 표기에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다. ‘유성 파열음[b, d, g]의 경우 ‘bus, gas’를 ‘뻐스, 까스’라고 쓰지 않고 ‘버스, 가스’라고 써야 한다. 또 ‘jam, sign pen’의 경우 ‘쨈, 싸인펜’이라고 쓰지 않고 ‘잼, 사인펜’으로 써야 한다. ‘jazz, jam’ 등 유성 파찰음[]를 된소리로 흔히 발음하지만, 마찬가지로 표기에서는 ‘ㅈ’(재즈, 잼)으로 한다. 그리고 마찰음 [s]가 들어가는 단어도 표기에서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다.
제5항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되, 그 범위와 용례는 따로 정한다.
외래어는 원어에 가깝게 쓰면 좋겠지만 오래전에 들어와 널리 쓰이고 있는 외래어를 다시 원어의 발음과 유사하게 표기법을 바꿀 경우 국어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굳어진 외래어 표기는 관용을 따르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camera의 경우 ‘캐머러’라고 쓰는 것이 원어에 가깝겠지만, ‘카메라’로 오래 사용해 온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여 관용을 따르도록 하였다. 외국의 인명과 지명 표기도 각 언어권별로 마련한 외래어 표기법 규정을 따라야 한다.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내용은 국립국어원 홈페이지(http://www.korean.go.kr/)에 있으니 참고하도록 한다.
◆ 틀리기 쉬운 동사
♣ 간(을) 보다
음식이 싱거운지 짠지 맛을 보다.
예) 반찬을 담가놓고 간본다.
♣ 깐보다
형편이나 기회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가늠하다. 또는 떠보다.
예) 그는 만날 때마다 나를 깐본다.
♣ 공글리다
바닥 따위를 단단하게 다지다.
일을 틀림없이 잘 마무리하다.
예) 바닥을 공글리다.
♣ 궁굴리다
이리저리 돌려서 너그럽게 생각하다.
좋은 말로 구슬리다.
예) 생각을 궁굴리다.
♣ 뻗대다
쉬이 따르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티다.
예) 빚을 안 갚으려고 뻗대다.
♣ 삐대다
한군데 눌어붙어서 끈덕지게 굴다.
예) 선배에게 삐대다.
♣ 당기다
마음이 끌리다. 입맛이 돋우어지다.
무언가를 힘주어 내 쪽으로 끌어오다.
예) 구미가 당기다.
♣ 댕기다
불이 옮겨 붙다.
또는 그렇게 하다.
예)담뱃불을 댕기다.
<2021 한말글 30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