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대희년을 기념하고 제삼천년기 아시아 대륙의 새 복음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1998년 4월 19일부터 5월 14일까지 로마 바티칸에서 아시아 특별주교시노드가 개최되었다. 아시아 대륙의 40여개국 주교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이 주교시노드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1994년 11월 반포하신 교서 「제삼천년기」에서 개최 필요성을 역설하시고 1995년 1월 마닐라에서 개최된 아시아 주교회의 6차 총회 때 다시 개최를 제안하심에 따라 아시아 교회 사상 최초로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오신(요한 10,10)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와 아시아에서 그분의 사랑과 봉사의 사명」을 주제로 개최되기에 이른 것이다.1)
한국교회는 지난 2,30년간 이룩한 괄목할만한 외적 성장과 역동적 사회활동에 의거 제삼천년기에 아시아와 세계교회의 복음화 작업에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수행할 지역교회로 국내외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 대전환기에 즈음하여 아시아 교회 안에서의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논하는 일은 한국교회의 정체성 확립 차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2) 그래서 아시아 교회의 현실을 간략히 서술하고 이번 주교시노드에서 표출된 공통된 여망에 입각하여 제삼천년기의 아시아 교회의 방향을 간략히 전망하고 나서 한국교회의 역할에 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1. 아시아 교회의 복음화 현실
아시아는 제삼천년기의 세계 안에서 가장 큰 선교적 도전지가 될 대륙으로 교회 지도자들로부터 간주되고 있다.3)
1. 아시아 대륙은 서 아시아로부터 시작하여 걸프만 지역, 중앙 아시아, 남 아시아, 동남 아시아, 몽고와 시베리아를 포함하는 동 아시아에 이르는 광할한 지역을 포괄하며, 다른 대륙과는 달리 지리적, 민족적, 문화적, 종교적으로 다양하기 그지없는 50여개 국가로 구성되어 55억 세계인구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35억 인구를 포용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는 찬란한 고대 문화의 요람이자 종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이 대륙은 힌두교, 불교, 유다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와 같은 세계적 종교의 발상지이자, 도교, 유교, 조로아스터교, 쟈이니즘과 샤머니즘 같은 사회적이고 종교적인 전통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위대한 종교들은 17세기 이래 세속화 과정이 진행되면서 사회-문화적 영향력이 현저하게 약화된 서구 그리스도교와는 달리 오늘날에도 여전히 현실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래서 중동지역 국가들과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북인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남필리핀 등이 속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아직도 종교와 사회‧정치‧경제의 현실적 생활이 통합되어 있다시피 하며, 인도, 네팔, 부탄, 스리랑카, 타이 등이 속하는 힌두-불교 문화권에서도 종교가 현실 생활 영역에서 여전히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리고 중국, 한국, 일본과 함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속하는 유교 문화권에서 정치적으로 민주-자본주의 체제이거나 공산-사회주의 체제이거나 상관없이 유교적 전통이 건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시아 대륙은 극소수 국가를 제외하고 대다수 나라들이 수세기 동안 서구 열강의 식민통치를 겪으며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수탈, 그리고 종교적 차별을 받는 등 수모를 겪고 제2차 세계대전 종료 이후에 독립할 수 있었다. 이들 국가들은 급격한 사회‧정치적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등 혼란을 겪으면서도 60년대 이후에 일본을 위시하여 홍콩, 대만, 싱가포르와 한국 등 유교 문화권에 속하는 여러 국가들이 고도의 경제성장을 단기간에 이룩하고 동남 아시아 제국도 경제성장의 궤도에 진입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현금 아시아의 경제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 지역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유구한 문화종교적 전통에 힘입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하간에 중국과 인도와 같은 거대 국가와 경제적 강국 일본뿐 아니라 대다수 아시아 국가들은 지난 수세기에 걸친 암울했던 피식민지적 내지 예속적 처지를 청산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면서 제삼천년기에 세계 안에서 주체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아시아의 세계적 중요성에 비추어 교회 당국이 아시아의 선교활동을 각별히 중시하고 있음은 이미 주지되어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회칙 「교회의 선교사명」에서 수 차례에 걸쳐 아시아에 대해 특별히 언급하시며 복음화의 부진을 지적하신 바 있다. “특히 외방 선교가 역점을 두어야 할 아시아 대륙에서는, 간혹 주목할 만한 개종 동향이 있고, 그리스도교 현존의 뛰어난 표본이 보이지만, 그리스도교인들의 수는 아주 미미하다.”4) 실제로 아시아는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과 달리 전 세계 비그리스도인들의 85% 가량이 살고 있는 정도로 비그리스도교적 대륙의 성격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35억에 이르는 아시아인들 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은 2억 8천 5백만명으로 추산되고 가톨릭 신자는 3% 남짓한 1억 2천 5백여만에 불과하다. 유럽이나 아메리카 대륙에서 교회의 복음화 작업이 비교적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외적 성장을 이룩한 것과는 달리 아시아에서 복음화 과정은 매우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 초대 교회가 중동 아시아 예루살렘에서 시작하고, 인도의 시로-말라바르(Syro-Malabar)와 시로-말란카(Syro-Malankar) 교회의 기원이 토마스 사도의 선교활동에로 소급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서 교회는 13세기 이래 진행된 서구 선교사들의 복음화 활동의 결실로 생겨났다.
오늘날 아시아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필리핀에만 5천 5백만이 집중되어 있으며, 그밖의 일부 지역(인도 1300만, 인도네시아 400만, 베트남 350만, 한국 350만)에 편중되어 있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가톨릭 신자들은 1% 미만의 소수집단으로 머물러 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요제프 톰코 추기경은 아시아의 복음화를 전망하면서 아시아에서의 가톨릭 신자 분포 상황을 다음과 같이 파악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분포는 숫적으로는 필리핀에 가장 많고(가톨릭 신자 83%), 질적으로는 베트남(7%), 한국(7%, 개신교 신자 14%), 인도네시아(가톨릭 신자 3.5%, 개신교 신자 7%) 순입니다. 가톨릭 신자가 1% 미만인 국가로는 방글라데시(0.18%), 일본(0.35%), 몽골(0.01%), 네팔(0.02%), 파키스탄(0.79%), 태국(0.42%) 등입니다.”5) 가톨릭 신자가 인구대비 0.5%에도 미치지 못하는 나라들에서 교회 당국이나 신자들이 위축되어 있는 경우들이 톰코 추기경이 지적하듯이 생겨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종종 심리적인 영향을 미쳐, 일부 아시아 주교들이 지적한 것처럼 ‘소수 콤플렉스’가 됩니다.”6)
아시아 교회들은 오늘날에도 필리핀을 제외하고는 각국에서 여전히 ‘외래종교’ 내지 ‘서양종교’로 간주되고 있다. 그리고 서구 제국의 식민통치를 받았던 많은 국가들에서 그리스도교는 제국주의적 정복자들에게 협력한 부역자들의 종교로서 낙인찍혀 있으며, 외국인 선교사들의 활동은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7) 특히 북한과 중국,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과 같은 공산-사회주의 국가들에서는 교회가 박해받거나 극도의 통제를 받고 있으며, 이슬람교가 우세한 중동 제국이나 아프카니스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와 같은 국가들에서도 선교활동이 상당히 제약받고 있으며, 종교적 자유가 헌법으로 보장된 인도 여러 주에서는 개종이 금지되어 있는 실정이다.8) 그래서 필리핀, 한국, 일본, 대만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국가들 안에서 교회의 복음화 활동이 여하한 형태로이거나 제약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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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삼천년기」(TERTIO MILLENNIO ADVENIENTE), 졸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5, 38항; 요제프 톰코 추기경, 「아시아 교회 - “아시아 대륙의 현실과 기억과 경험”」,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회보] 89(1995.9), 19면(이하 이번에 로마에서 개최된 ‘아시아 특별 주교 시노드’를 ‘주교시노드’로 약기함) 참조.
2) Pope John Paul II's Adress to the Catholic Bishops of Korea, in: L'OSSERVATORE ROMANO N.13 - 27 March 1996, pp.5.12 참조.
3) 요제프 톰코, 같은 글, 19면 참조.
4) 요한 바오로 2세, 「교회의 선교사명」,(REDEMPTORIS MISSIO), 정하권 역,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1, 37항; 30, 40, 55, 91항 참조.
5) 요제프 톰코, 앞의 글, 21면.
6) 같은 글, 19면.
7) Cf. “Asia Synod ends, but impact far from over", in: National Catholic Reporter, May 29, 1998, p.28.
8) 요제프 톰코, 앞의 글, 21면 참조.
첫댓글 대희년을 앞두고 열린 '아시아 주교 시노드'에 대해 심상태 신부님께서 1999년에 쓰신 글을, 한국 그리스도 사상 연구소 연구자료실에서 옮겨 왔습니다. 각주는 해당 본문의 아래에 달아놓겠습니다.
교황께서 이런 연유로
ICCS 의장단을 직접 부르셨어
왜 아시아 지역에 스카우트를 보급하고
알리고 그들이 겪는 어려움은 알아 보고
있지 않느냐는 말씀을 하셨고
의장단은 즉시 한국과 일본등
동남 아시아 여러나라를 방문 하였습니다
그게 97년 8월인가 였습니다.
그래서 98년에 아태지역 총회가 열리는
홍콩에서 ICCS APR이 구성되고
열심한 몇몇 지도자와 태국신부님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오늘날 12개국에서
활발한 활동단체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을 널리 알렸으면 좋겠는데
한국의 현실은 너무 참담 합니다.
이제부터 그대와 우리가 하면 되지요! 왜 그리 참담해 하시나요? 힘을 내십시오!
@이기우 몸은 어쩔수 없이 메어 있어 조직상 맡은 일을
하다 보니 어린대원들 스카우트에 갓 입문한
지도자들의 처지가 너무나 딱하고 가여운
마음이 들어서 입니다. 무너져가는 것을 보고 있는 현실도 그렇구요. 그나마 신부님을 만나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희망입니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