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소개해 준 유재은 친구,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자기 일처럼 축하해주고 응원의 박수를 보내준 친구들도 정말 감사합니다.
<세계의 식물원 산책> 시리즈는 2002년 대학교육과 관련하여 대학과 MOU 체결을 위해 방문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왕립식물원 답사를 시작으로 코로나 창궐시기를 제외하고는 매년 방학을 이용해 식물원 답사를 다닌 결과 입니다.
식물원 답사는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사회 및 산업환경이 변화되자 대학도 변화와 혁신이 필수적 과제가 되면서 원예학과의 실습농장 부지로 소극적으로 사용하던 터를 식물원으로 개발하자고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앞서가는 나라들의 식물원 답사를 하기로 한데서 출발하였습니다. 그 때만해도 국립식물원 1개소, 대학식물원도 1개소이고 사립식물원이 몇개 존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국력이 신장하면서 식물의 경제적 유용성 뿐만아니라 인간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주는 중요한 존재라는 인식도 함께 개선되어 관련 법도 제정되고 국가 지원도 증가하면서 현재는 국립식물원만 해도 포천, 세종, 봉화 세군데나 있고 각도마다, 큰 도시마다 식물원을 보유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습니다. 세계의 식물원을 둘러보면서 결국 국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식물원도 만들어지고 종자도 보존되고 환경교육도 이루어져 살기좋은 나라가 된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적어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는 넘어야 식물원이 만들어지더군요. 그럴듯한 식물원이 여럿 운영되려면 3만달러는 넘어야 하구요.
저는 식물원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책임자여서 운좋게 많은 식물원 답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총 60여개국 427개 식물원을 다녔는데 그 중 대중에게 추천할만한 식물원을 추려서 260개 식물원을 시리즈로 3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해외여행의 기회가 있다면 세계 3대식물원으로 꼽히는 영국 런던의 큐왕립식물원, 독일 베를린의 다렘식물원과 미국의 뉴욕식물원을 가보시라고 권해 드립니다(2권). 이외에 제가 답사하고 글을 쓰면서 감탄한 식물원으로는 스리랑카의 페라데니아왕립식물원과 브라질의 리오데자네이루식물원(3권), 그리고 프랑스의 로따레 고산식물원, 또하나 스위스 융프라우 올라가는 기차 중간역에서 내려 갈 수 있는 시니게플라테고산식물원을 꼭 가보시라고 추천드립니다(2권). 아! 우리 친구들이 많이 사는 미국 서부 LA인근에 있는 헌팅턴라이브러리도 강추합니다. 귀중한 고서적(구텐베르크 인쇄본 성경 등)도 많지만 세계 각지의 미술품을 소장한 갤러리도 있고 미국에서 손꼽는 멋진 식물원도 있는데, 우리 나이 또래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멋진 모습도 보실 수있습니다(1권). 우리 나이에 여러 나라 식물원을 둘러보기에는 어려우므로 한 나라에 가서 집중적으로 보길 택한다면, 정원의 나라 영국을 둘러보라고 권해드리며, 또 가기는 어렵지만.... 제가 그 경이로움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식물원들이 남아프리카 공화국(1권)에 여럿 있습니다.
이제는 국내에도 국제적 수준의 식물원(관련 법이 수목원법이라 요즘에는 수목원으로 명칭이 바뀌고 있음)이 많아 시니어 우대까지 받으면 교통비도 입장료도 부담되지 않아 외국에 가지 않아도 어렵지 않게 훌륭한 식물원 순례를 해볼 수 있습니다. 가까이 서울과 인근 경기도만 하더라도 포천 국립식물원, 마곡동 서울식물원, 아침고요수목원, 안면도수목원, 물향기수목원, 지난 달 개원한 수원식물원, 그리고 신구대학식물원이 있습니다. 신구대학식물원 관람객 중에는 실망하는 분들이 꽤 됩니다. 굵은 나무가 울창하게 서있는 국립수목원이나 예쁜 꽃이 화려한 정원에 홀리게되는 에버랜드나 어린이대공원 같은 곳과 비교하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식물원은 피사대학에서 시작됬는데(1544년), 의과대학 학생들의 교육을 위한 약용식물원이 그 모태이기 때문이죠. 아름다운 정원으로 손꼽히는 베르사이유궁전정원이나 영국의 로즈무어가든 등은 전시가 주된 목적이라면 식물원은 식물에 대한 연구와 교육 그리고 전시가 그 목적으로 어찌보면 아름다운 꽃과 정원의 전시는 연구와 교육을 위한 실험 실습장으로서의 역할을 위한 거지요. 특히 대학식물원은 연구와 교육을 우선적으로 중시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고요수목원을 갔던 관람객들이 신구대학식물원에 오면 실망하게 되는 것이죠. 저는 간혹 친구들과 같이 신구식물원에 가면 눈에 보이는 식물원을 둘러본 후 그 다음 비닐하우스에서 씨에서 발아하여 겨우 떡잎이 나온 식물부터 접목을 하고 키우고 있는 식물이 가지런히 줄지어 자라고 있는 모습, 행여 누가 해칠까봐 숨겨놓고 키우는 멸종위기 식물들이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을 함께 봅니다. 그러면 저도 그렇지만 친구들도 여기에 많은 감동을 받는 답니다. 오랜 기간 노력 끝에 신구대학식물원에는 국내에서 1위, 세계 2위로 400여종의 많은 라일락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종의 수집이 군락을 우선하므로 눈에 보이지는 않아 식물원이 허술해 보일 수 밖에요.
보통 식물원을 만들면 아들대에 가야 제대로 된 식물원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랜 기간 공이 들어가야 한다는 말이죠. 그러나 요즘 국내식물원을 가보면 저는 솔직히 눈물이 나요. 국립이나 시립 또는 재벌이 하는 사립식물원들은 막대한 돈을 들여 아주 짧은 기간 내에 20년된 신구식물원보다 더 멋진 식물원을 만들어 관람객으로부터 칭송을 들으니까요. 외부지원 없이 식물원이 자생하는 건 참 어렵습니다. 입장료로는 인건비도 안나옵니다. 영국이나 미국 같은 경우 철도와 석유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아낌없이 투자하여 식물원을 만들고 이를 기증하여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공공재단으로 만들어 식물원 운영이 지속되도록 재원을 마련하고 자원봉사자들을 운영하여 훌륭한 식물원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그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아이쿠.... 답글 사설이 길었습니다. 파묻힐 수도 있는 책을 소개해 준데 감동하고 친구들의 축하에 흥분해서...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쭉 읽으셨다면.... 치매걱정 않하셔도 될만큼 집중력이 좋으신거니 한번 웃으시고 넘어가 주십시요.
관심을 가져준 다정한 친구 여러분, 거듭거듭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