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강희 감독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본선행을 달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22일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의 구상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을 맡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 감독은 "대표팀에서의 내 계약 기간은 2013년 6월까지로 했다. 이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분명히 한국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내가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 가더라도 내가 계속 가는 것은 사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내가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임무는 최종예선까지다. 그 이후에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며 소신을 피력했다. 또한 최 감독은 자신을 지지해준 전북팬들에게 "제일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전북을 떠난다는 것, 선수들, 팬들과의 약속을 등지는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계속 대표팀 감독을 고사했었다. 마지막에 황보관 위원장과 만나고 통화하면서 마지막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내가 대표팀 감독을 선택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정했다. 월드컵 본선행을 달성하고 나서 전북으로 꼭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
- 대표팀 감독에 취임한 소감을 말해 달라. 대표팀과 한국축구의 부름을 받았다. 지금은 한국축구에게 매우 중요한 시기이며, 축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그 동안 나를 길러주고, 오늘날의 내가 있게 자양분이 되어준 한국축구를 위해 결연한 각오를 다지고 왔다. 무엇보다 전북 구단에서 한국축구의 상황을 이해해줬기 때문에 7년간 몸담았던 전북을 떠날 수 있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축구팬들에게 부응할 수 있는 대표팀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일단 짧은 시간 안에 대표팀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며, 2월 29일 쿠웨이트전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 대표팀 관련 업무를 오늘부터 시작할 텐데, 선배 감독님들의 조언을 듣고, 선후배 및 동료들의 협조를 얻을 것이다. 대표팀과 한국축구를 위해 관심과 격려 부탁드린다. 축구팬과 K리그 가족들, KFA 임직원, 언론의 박수 소리에 힘 얻어서 월드컵 8회 연속 진출과 멋진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 동안 K리그 감독으로서 팬들이 보여준 관심에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 드린다. - 예전에 대표팀보다는 클럽 감독이 더 어울린다는 말을 했었는데. 대표팀에서는 어떤 축구를 구상하고 있는가? 분명 클럽과 대표팀은 다르다. 짧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시켜 성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나 역시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K리그 선수들,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모여 훈련한다면 아시아에서는 어떤 팀과 붙어도 자신 있다. 팀 운영에 대해서는 내가 대표팀 감독을 하겠다고 생각한지 며칠 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부터 많이 고민해야할 것 같다. - 해외파 선수들의 컨디션이 떨어져 있고, 쿠웨이트전이 열리는 2월에는 국내 선수들도 동계훈련 시즌이라 컨디션 난조가 예상된다. 구자철도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국내파와 해외파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갈 생각인지.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쿠웨이트전은 중요하다. 아무래도 해외파보다는 K리거들 중심으로 뽑아야할 것 같다. 일단 밖에서 대표팀을 봤을 때, 해외파 선수들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많이 나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경기력이나 감각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단기간에 와서 대표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일단 K리거 중심으로 뽑겠지만, 아직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상황을 보면서 생각해보겠다. -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 상의 문제 많았다. 전북을 떠나서 대표팀으로 오게 된 결정적 계기는 무엇인가? 제일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전북을 떠난다는 것, 선수들, 팬들과의 약속을 등지는 것이었다. 그것 때문에 계속 대표팀 감독을 고사했었다. 올 시즌 끝나고 전북 구단과 장기 계약 이야기도 구두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팀을 떠나기가 어려웠는데, 마지막에 황보관 위원장과 만나고 통화하면서 마지막에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내가 대표팀 감독을 선택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정했다. 내가 사춘기 소년도 아니고, 마지막 결정은 직접 했다. 이런 결정을 하면서 내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이 난관을 뚫고 나가기로 결심했다. - 전북과 대표팀 감독으로서 이동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는가? 또한 박주영의 경우 소속팀에서의 결장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표팀에서는 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일단 이동국은 K리그 스트라이커로서 현재 최고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경기를 나오지 못함에도 대표팀에서는 계속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런 모든 것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아직 시간이 있고, 모두 필요한 자원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생각을 거쳐 결정할 것이다. |
- 코칭스태프 구성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조광래 감독 체제와는 어떤 점이 달라질 것인지. 코칭스태프는 오늘부터 KFA와 상의해서 안을 마련해야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조광래 감독님이 2014년까지 가주시길 바랐고, 중간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굉장히 안타깝다. 사람이 성격과 얼굴이 모두 다르듯이 감독들의 축구관도 완전히 다르다. 그러나 조 감독님이 일궈놓은 대표팀을 기본적인 모델로 삼을 수 있을 것이며, 거기에서 내가 갖고 있는 다른 노하우를 빨리 접목시켜야 한다. 선수 구성이나 선발도 많이 달라져야할 것 같다. 사실 2월 29일은 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발휘하기에는 상당히 안 좋은 날짜다. 시즌 중이라면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도 전력 극대화가 가능하지만, 비시즌이고 준비하는 기간이라 그런 부분이 어렵다.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다. - 최종 결정은 감독님이 직접 하셨다고 하지만, 과정이 확실히 원활하지는 않았는데. 앞으로 대표팀 감독 선임은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현재 K리그에는 젊고 유능한 지도자들이 많이 있다. 과거와 달리 공부도 많이 하고, 선수 생활도 화려하게 했기 때문에 젊은 지도자들의 등장이 K리그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선수도 중요하지만, 한국축구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서는 좋은 지도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도 그렇고, 밖에서 본 입장에서도 대표팀 감독은 절대적으로 외국인 감독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내가 오늘부터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지만, 과연 내 판단대로 대표팀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엘리트 출신도 아니고 항상 부족했음에도 지금까지 축구계에 남아있는 것은 도전에 대해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대표팀이 어렵다고 하지만, 선수들과 내가 집중한다면 아시아에서는 아직 최고라는 자부심이 있다. 내가 있는 동안은 분명히 큰 성과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외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은) 외국인 감독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 전북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전북 홈페이지에 직접 글을 남기기도 했다고 들었는데. 나도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전북을 떠난다는 생각은 1%도 없었다. 오늘이 있기까지 전북이 있었다. 내가 떠난다고 할 때 깜짝 놀랄 정도로 팬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와 함께 팀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는 선수들 때문에도 고민을 많이 하고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대표팀에서의 내 계약 기간은 2013년 6월까지로 했다. 오늘부터는 절대적으로 대표팀에 집중해야 하지만, 전북으로 꼭 돌아가고 싶다. 황보관 기술위원장에게도 분명히 이야기했다. - 2013년 6월까지로 계약이 확정된 것인가? 계약은 이 시간 이후에 진행되어야 한다. 이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대표팀 감독을 맡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분명히 한국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가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내가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 가더라도 내가 계속 가는 것은 사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내가 여러 가지로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임무는 최종예선까지다. 그 이후에는 외국인 감독이 맡아야 한다. - 전북에서는 공격 위주의 축구를 보여줬다. 대표팀에서는 스타일의 변화가 필요할 수도 있다. 달라질 부분이 있는가? 아무래도 팀 선발이 우선이고, 선발과 팀의 골격이 갖춰지면 전술적으로 준비해야할 것이다. 일단 공격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과거 대표팀 코치 때나 아시아 클럽대항전에서 아시아 팀들을 상대해보면 한국을 상대로 정상적인 경기보다는 수비 위주의 역습을 많이 시도했다. 그런 부분을 연구해야할 것 같다. 다행히 전북에서 그런 팀들을 상대로 많이 경기해봤다. 문제는 전북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공격적인 역할이나 득점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는데, 대표팀에는 외국인 선수가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기량이 클럽보다 우수하다. 공격도 어느 정도 비중을 둬야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를 고려해야 한다. 결국 단기전이고, 최종예선에 가서는 거의 한 골 승부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한다. - 앞서 이야기가 나왔지만, 쿠웨이트전은 어려운 시기에 열린다. 앞으로의 소집훈련 계획과 일정은 구상했는지. 훈련 기간은 FIFA나 KFA의 규정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따라야한다. 감독에 선임되기 전에 황보 위원장이 K리그 구단들에게 훈련 시간을 며칠 더 달라고 이야기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부분이 어떻게 결정날 지는 모르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 결정에 따라야 한다. 무리한 일정보다는 정상적인 일정을 따라야할 것 같다. 쿠웨이트전은 굉장히 중요하다. 시즌 중이라면 선수들의 경기력만 보고 선발해도 되지만, 시기상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코칭스태프가 선임되면 위원장과 잘 의논해서 준비할 것이다. - 라돈치치의 귀화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표팀 발탁 생각은 있는가?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가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것은 클럽과는 전혀 다르다. 그런 부분도 충분히 논의를 거쳐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글=이상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