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묶지 않고 흩어지면 어떤가
봄바람에 자목련 꽃잎 흩어지듯
별들 어림에서 아름답지 않으면
또 어떤가
아직 마련하지 못한 수의 걱정하며
그냥 기다리시는 아버지
누울 자리 걱정이 앞선다
"평생 남의 집 세 들어 살았는데
죽어서는 세 집 살고 싶지 않다"
얼핏 지나가는 투로 하는 말
발 앞 유리 조각으로 깨어져 반짝인다
큰아버지 염하는 유리창 너머
"나는 저래 묶지 마라'
하시며 눈물 훔치던 손가락
한 마디 부족하다
띄엄띄엄 꽃 뿌린다
별자리흩어지면 어떤가
꽃잎에 앉아 바람에 날리면
또 어떤가
그림자 풀어 여기저기 놓으며
뼈마디 삐걱이는 삶의 흔들림
마지막 길 걱정하는 힘겨움이
울컥 가슴을 뚜덕인다
서정윤
영남대학교 졸업, 동대학원 국문학과 졸업 198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홀로서기], [가끔 절망하면 황홀하다], [슬픈 사랑] 등이 있음.
대구 영신중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