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이태원 참사 유족 임모씨는 딸의 사고 소식에 망연자실한 상황에서도 생전 딸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올해 전남 목포에 있는 간호대에 입학해 간호사를 꿈꿨던 딸 박모(27)씨는 가족들에 장기기증 의사를 내비친 적이 있었다. 딸의 비보에 식사도 못하고 눈물만 쏟던 임씨는 딸의 의사를 존중해 어렵게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하지만 병원으로부터 ‘불가’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지난 29일 밤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구조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그날 박씨는 대학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 사고를 당했다. 임씨는 이튿날 새벽 3시 경찰로부터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허둥지둥 서울로 올라왔다. 다행히 살아있다는 소식에 잠시 희망을 품었지만, 산소호흡기를 단 채 의식이 없는 딸의 모습을 본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사고가 난 헤밀톤호텔 옆 골목에서도 아래쪽에 있었던 박씨는 몸 전체가 강한 압력 아래 놓여있었다.
슬픔을 가누기 힘든 상황에서도 어렵사리 장기기증 뜻을 밝혔지만, 이미 박씨는 기증이 어려울 정도로 장기 손상이 심한 상태였다. 임씨와 가족들은 “장기기증이 어렵다”는 병원 측의 말에 참사 당시 길바닥에서 딸이 겪었을 극심한 고통이 다시 한 번 고스란히 전해졌다고 한다. 장기기증 불가 판정을 받은 30일 오후 5시30분 박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임씨를 위로한 건 박씨보다 다섯 살 어린 둘째 딸이었다. 박씨가 세상을 떠난 후 동생은 “언니는 착하니까 좋은 곳에 가서 엄마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 우리가 언니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 해”라며 엄마를 안았다고 한다.
박씨의 이모는 “조카는 대학에 들어간 뒤 ‘평생 일한 엄마 이제 호강시켜줄 일만 남았다’고 말했던 착한 딸이었다”고 전했다. 이 말에 임씨는 다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고, 둘째 딸이 오열하는 어머니를 꼭 끌어안았다. 유족들은 박씨가 20년 넘게 살았던 광주에 빈소를 차리기 위해 딸을 데리고 내려갔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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