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과 연말에 듣는 음악은 하루죙일 약국에서 듣고
또 들었다. 내 평생 이렇게 띵똥 띵똥 피아노 연주 캐럴과
그 비슷한 음악을 장시간 들어보기는 처음이다.
그렇게 12월을 보냈다.
그리고 그 말일 31일~
아들과 함께 아내와 평촌 수산시장으로 달렸다.
12월 31일에 수산시장을 가 보기도 처음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입구부터 차 집입 자체가 불가하다. 이거는 주차하는데만 1시간
이상을 헤매야 할게 뻔하다. 운 좋게 도로 인도 근처에 주차했던 차가
빠져나가는 자리에 무조건 차를 댔다. 누가 떼가든, 발로 차든 상관할바
아니고 일단 차를 놓아두는 게 중요했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인산인해다.
아니 너도나도 한 해가 가는 걸 이렇게 회를 뜨는 것으로 기념을 하는 걸까?
아니면 불경기에 어디 근사한 횟집을 찾느니 실비로 회를 떠서 조촐하게
가족적으로 기분을 내자~ 뭐 이런 거 아닐까?
횟집마다 방어 두어 마리는 기본으로 놓여있고 횟감을 바구니에 담아
미리 결재를 한 줄이 쭈욱 늘어서 순번을 기다리는 중이다.
30분은 기본이고 한 시간은 넉넉히 기다려야 차례가 오는 형국이다.
사실 몇 년 전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후배가 운영한다는 큼직한 횟집을 찾아
단체로 대방어를 비롯한 푸짐한 겨울회를 먹은 적이 있었다.
여러 회를 겹쳐 먹은 다음이라 그런지 방어 맛이 참 별로라 느꼈었다.
너도나도 찾는 겨울 방어 맛이 고작 이렇단 말인가?
해서 방어에 대한 기대는 일찌기 저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큼직한 방어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저결 좀 가져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100g에 10,000원~ 보통 400g 에서 500g 많게는 7-800g씩 잘라가고 있었다.
돔이나, 광어, 우럭, 농어 한두 마리 추가하면 보통 한 사람당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를
지불한다. 오후 5시경에 우리가 받은 번호표가 114번이니 저녁까지 가면 대략 140-50번
정도는 되지 않을까?
얼추 횟집 한 집당 평균 1500 만원 정도의 매출이라 하면 이곳 수산시장 입점 횟집이
200여 군데이니 이날 하루에만 줄잡아 30억? 정도의 총매출이 이 동네 횟집에서 기록될 판이다.
뭐 조신하니 회나 한 접시 떠가면 되지 무슨 그런 계산을?
" 방어 한 마리에 100만 원은 되것소~"
하니 옆에 줄을 서있는 어느 분이
" 그렇게는 안 되고 한 6-70만 원은 될 겁니다~" 한다.
그래 뭐 그렇다 치고 방어 10 마리면 하루에 6-700만 원 매상이 되네 그려~
우리는 방어 400 g에 우럭 작은 거 한 마리 그리고 광어 큼직한 놈 한 마리 해서
10만원 어치를 마련해 왔다. 거기다 내가 좋아하는 싱싱한 꽁치 두 마리와 꽃게
몇 마리 기절 낚지와 돌멍게 등도 바구니에 넣었다.
자~ 이러면 한해의 끝날 치고는 그럴싸한 만찬이 될 모양이다.
달콤한 포도주 한 병을 꺼내고 그야말로 조촐하게 부라보를
외치며 한해의 끝날 만찬을 즐겼다.
어디 해돋이를 보러 간다. 바다를 보러 간다~
그게 가능한 사람은 그렇게 하면 좋고 그렇지 못하면 그냥 형편대로 지내면 될
터이다.
그냥 집에서 이렇게 조촐하게 지내보니 이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은 듯하다.
사실을 말하자면 어딜 갈 기분도 아니고 체력도 받쳐주지 않아서 그랬긴
했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눈도 자주 온다.
겨울다움이 바로 이런 걸까?
아무래도 올 봄은 무척이나 감개무량하게 다가올듯하다.
첫댓글 가족 모임을
회로 푸짐하게 가지셨네요.
멍게도 보이고 먹음직 합니다.
술술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마론님!
새해에도 사업 번창하시고.
건강하십시요.
아이쿠!!
지언님이 예까지 납시었군요!!
딱히 어디 갈 시간도 목표지도 없어
그냥 이렇게 때웠지요.
감사, 감사드립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연말을 초졸하지만 옹골차고 실속있게 보내셨어요
회를 잘 먹을줄도 모르는 저도 침이꼴깍 넘어가게만드는 건
잘 찍은 사진솜씨 때문일까요?
한해 잘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번창하시고 좋은날들 되시길바랍니다
저도 뭐 회는 별로 즐기는 체질이 못됩니다.
오랜만에 아들이 왔으니 이것저것 좀 먹여서
보내자!! 해서~
사진은 폰카여요~ 단지 한번 담금질을 해서
아주 조금 색감을 살린것 뿐입니다.
원체 소재가 빈약하다보니 그저 그렇숩니다요~
올 한해는 꼼짝않고 약국 안정화에 올인할 생각입니다.
체력안배와 건강유지를 위한 운동을 얼마나 잘 할수 있을지가
관건일듯하네요!
감사합니다^^
난 방어회는 별로던데 ㅎ
제하 그대로 년말년시 회로 조촐하게
가족과 더불어 잘 보내셨네요.
그나저나 한국분들 회를 좋아하시는 지
세삼 느껴집니다.. 자그마한 시장 가게에서
매출이 엄청 이군요.
새해 건강하시고 약국 매출도 엄청 오르세요. ㅎ
ㅎㅎ 그렇습니다.
방어회가 너무 기름이 많아서 많이 먹기도
힘들고 어떤 경우는 영 맛이 없기도 합니다.
방어 비슷한 놈을 속여서 방어라 팔기도 한다네요!!
겨울철이 회도 좀 안전하고 맛도 더 좋으리라 생각은듭니다~
한스님이 이 동네까지 오셨으니 참 고맙습니다.
그동안 근 20여년간 판판이 놀며 약국을 하다가
조금 바빠지니 글 쓰는것도 시들하고~
도통 컴 자판에 앉는 시간이 줄어드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방어는 겨울철에 맛이 최고라 합니다.
그래서 가격이 오르나 봅니다.
내일이 김제장날 인데 혹시나 횟감 이라도
들어오나 가봐야 겠네요.
바다와 2.3십리 떨어진 김제에 홧집이
없는것이 그렇고요.
낚싯대 들고 홧감 찿아 나서야할까 봅니다.
약국 번창 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