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井云,相刑法, 옥정에 이르기를 상형의 법이란,
聚斂精華,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정화를 모으고 수렴하는데 불가한 것은 아니고
閉藏用神,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용신을 감추고 숨기는데 불가한 것도 아니고,
財官氣實,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재관의 기운이 견실한 것이 불가한 것도 아니고
生合氣絶,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생합의 기운이 끊어지는 것이 불가한 것도 아니고
宜往宜歸,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마땅히 가고 마땅히 돌아오는 것이 불가한 것도 아니고
或假或眞,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엉터리인지지 명료한지가 불가한 것도 아니고
刃煞伏藏,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양인과 살이 엎드려 숨는것이 불가한 것도 아니고
鄙吝滯留,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비린이 체류하는 것이 불가한 것도 아니다.
又云,刑害之具或太過,又有支神,轉能刑其刑害之具,重者俗而不秀,秀而不奇.
또 이르기를 형해가 갖추어졌는데 혹은 태과하거나 또 지신에 있으면 도리어 그 형해를 능히 형하게 되니 거듭된 것(형이 거듭된것)은 평범하나 빼어나지는 못하며 빼어나도 기이하지는 못한다.
요즘은 대체로 非~不可 구문으로 취급하여 ~하지 않으면 안된다 반드시 ~ 해야 한다 로 대체로 해석을 합니다.
차근차근 보도록 합시다.
非라는 부정어와 不이라는 부정어는 원래 쓰임이 조금 다릅니다. 非다음에는 보통 명사(실은 체언)가 오고 不다음에는 보통 동사나 형용사(용언)가 옵니다.
이 것은 다시 말하면, 非~는 ~가 아니다 로 해석을 하고 不~는 ~하지 않는다 로 해석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나의 한자어가 명사로도 쓰이고 동사로도 쓰일 수 있다는 점도 이미 우리는 알고 있으니까요.
예를 들어 不老라고 하면 늙지 않는다는 의미이지만 非老라고 하면 노인이 아니다 혹은 늙음이 아니다 이런 의미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점을 베이직으로 깔고 이러한 부정어를 직접 겹쳐서 사용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이중 부정이라고 합니다.
정도의 차이를 조금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① 莫不: ~하지 않는 ~일은 없다. 예)人情莫不愛其子
② 非不: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예)汝輩非不能戰
③ 莫非:~이 아닌 것이 없다. 예)普天下之下 莫非王土
④ 無不: ~하지 않는 일은 없다. 예)君臣無不變色
⑤ 無非: ~이 아닌 것이 없다. 예)無非人慾也
⑥ 非無: 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예)國非無良農工女也
그러면 유사하지만 더 쓰일 수 있는 것을 보겠습니다.
- 類似句法
① 不 A 不 B(불A부B): A하지 않으면, B도 할 수 없다. 예)不入虎穴不得虎子
② 非 A 不 B: A가 아니면, B도 할 수 없다. 예)非其君不事
③ 不 A 無 B: A하지 않으면, B도 할 수가 없다. 예)不遇盤根錯節 無以別利器
④ 無 A 不 B: A가 없으면, B하지 않는다. 예)無船不可濟
⑤ 無 A 無 B: A와 B의 구별 없이 예)無貴無賤 無長無少 귀천, 장유의 구별 없이.
非 A 不 B 이 구문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 흔히 말하는 非人不傳입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전할 수 없다. 전하지 않는다.
여기에 할 수 있다 해도 좋다는 뜻의 조동사 可가 붙으면 할 수 없다 쪽으로 해석이 확실해 지겠지요.
非 A 不可 B ; A가 아니면, B도 할 수 없다.
여기서 일반적으로 A는 체언(명사 대명사 수사)가 될 것이고 B는 용언 (동사 형용사) 가 되는 것이 원칙일 겁니다.
이 개념을 가지고, 상형법 구문을 보겠습니다.
聚斂精華,非刑不可
이렇게 보면 불가 뒤에 동사나 형용사가 생략되어 있나 싶습니다.
실은, 非刑不可聚斂精華 의 도치 구문입니다. 刑이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일들을 나열하는 상형법이므로 그 일들을 강조하여 전면에 배치한 것입니다. 또한, 술어파트가 4자정도이면 흔히 도치해서 내 놓는 것이 훨씬더 문맥파악이 쉽습니다.
그러면 이 문장은 형이 아니면, 정화를 수렴할 수도 없다 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이 뉘앙스의 차이는 <不 A 不 B(불A부B): A하지 않으면, B도 할 수 없다> <莫不: ~하지 않는 ~일은 없다. >하고 비교해보면, 완전 부정 (must not)의 느낌보다는 약하구나 하는 정도 입니다.
즉 형이 아니면 정화를 수렴할 수도 없다는, 최소한 형은 (적어도) 정화를 모으고 수렴할 수 있다 의 의미라는 것입니다.
비교를 다시 하자면 聚斂精華,無刑不可 이 정도 되면 형이 없으면 정화를 모으고 수렴할 수 없다 즉 형만이(only) 정화를 모으고 수렴할 수 있다 로 풀이 하지만, 非는 약간의 부분 부정 뉘앙스라고 느끼시는게 맞을 듯합니다.
상형법을 설명할때 유일무이하게 형이 이런 독보적인 일을 한다 보다는, 형은 이러이러이러한 일을 할 수 있다 고 나열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래서 제가 해석하기를, 聚斂精華,非刑不可 형이란 것이 정화를 모으고 수렴하는데 불가한 것은 아니고...라고 하여 刑이 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면서 물론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는 다른 작용들도 있을 수 있는 여지를 열어 둔 것입니다.
그러면 요즘 말하는 非~不可 구문은 뭐냐?
非他不可 그가 아니면 안된다.
이 역시 不可非他 의 도치 구문으로 관용적으로 쓰이게 된 것입니다.
今天这个会很重要,我非去不可 금일 모임은 매우 중요하므로 가지 않으면 안된다.
我非去不可 나는 가지 않으면 안된다. 我주어 / 不可非去 인 셈이지요. 현대어에서 그대로 순서대로 해석을 하는 경향하고도 관련이 있겠습니다. 가지 않는 것은 불가하다.
어제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보면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생이 다른 세상의 내가 무척이나 소망하는 그런 일상일 지도 모른다는.
문법적인 내용을 다시 떠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도 일정한 성향을 결국 발산하는 것이 모든 계에 존재하는 제 특성일 지도 모르겠다 싶네요. 영화, 이해 되시는 만큼 보십시요. 저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