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료 계산은 크게 인세 방식(정률제)과 매절 방식(정액제)가 있습니다. 인세 방식은 책의 정가의 일정 퍼센트를 받는 것입니다. 번역의 경우 보통 5 퍼센트 내외로 알고 있습니다. 매절 방식은 '책 한권 번역하면 300 만원'하는 식입니다.
번역자의 입장에서 둘은 상황에 따라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가장 큰 요인은 책이 얼마나 팔리냐겠지요. 만약 해리포터처럼 엄청나게 팔린다면 인세 1 퍼센트만 받아도 엄청납니다. 예컨대 만원 짜리 책이 10만권이 팔리고 인세 5 퍼센트라면 500 * 10만 = 5천만원이지요. 그 반대 극단은 초판 1000 권도 모두 안 팔려서 책이 사장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후인세로 했다가는 한 푼도 못받을 수도 있지요(선인세는 책을 찍을 때 돈을 받는 것이고 후인세는 책이 팔린 후에 받는 것입니다). 보통은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겠지요.
1. 출판계의 현실이 궁금합니다(글의 성격상 책 번역으로 논의를 한정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컴퓨터 서적 번역에서는 인세 방식의 전례가 없다는 것입니다. 인문, 문학, 사회과학 등의 분야에서는 얼마나 많은 번역자들이 인세 방식으로 계약하는지가 궁금합니다.
2. 번역자로서 우리가 어떤 방식을 추구해야 하는가입니다.
* 책이 많이 팔릴 것 같으며 인세로 해달라고 떼쓰고 잘 안팔릴 것 같으면 매절로 해달라고 떼쓰는 기회주의적 방식
* 죽어도 인세로 하겠다
* 아니면 죽어도 매절로 하겠다
중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느냐죠.
저는 '죽어도 인세'파입니다. 왜냐하면
a. 장기적으로는 인세 방식이 번역자에게 경제적으로 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돈이 안 들어오지만 번역한 책이 쌓이면 그 중에 꽤 팔리는 것도 있을 것이고요. 베트스셀러가 나온다면 두 말할 것도 없겠지만 스테디셀러 정도가 나온다면 그럴듯한 경제적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이것은 물론 책 한 두 권 번역하고 말 사람이 아니라 번역을 직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겠지요.)
b. 인세 방식으로 하면 번역자가 좀 더 책 선정에 능동적이 될 것입니다. 매절로 하면 (심하게 말하면) 책이 팔리든 말든 알바 아닙니다. 번역해주고 번역료를 받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인세 방식이면 과연 계속 팔릴 책인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c. 아무래도 인세 방식으로 하면 '이것이 내 책이다'라는 생각이 더 들 것입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번역에 더 신경을 쓰게 되고요.
d. 대체로 출판사에서는 매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뒤집어 보면 인세 방식이 번역자에게 유리하다는 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제 생각은 현재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번역자에게 인세 방식이 좋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만약 인세 방식이 좋다면 그것을 얻기 위해 싸워야 할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 매절 방식으로 계약하시는 분이 있다면 인세 방식을 원하는데 울며겨자먹기로 매절로 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인세보다는 매절이 좋아서 그러시는 건가요? 만약 매절을 선호하신다면 그 이유는 뭔가요?
제 의견과 여러분의 의견 차이가 어떻든 저는 이 문제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재의 실태를 파악하고 어떤 것이 좋은지에 대한 토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비판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번역자 입장에서 책이 잘 팔릴 것 같으면 인세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절에 해당하는 인세를 받으려면 책이 7000~1만 부는 나가야 할걸요. 괜찮은 출판사는 최소한의 선인세(5000부 정도)를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해리포터처럼 출판사에서 대박을 확신하고 엄청난 돈을 투자한 경우는 번역 인세
를 인정하려 하지 않겠지요. 그런데 책을 수십 권 낸 제 경험으로는 도박과 마찬가지로 확률에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저는 웬만큼 좋은 책도 90% 이상은 매절로 합니다. 오히려 출판사가 인세를 원하지만, 저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단기적은 물론이고) 인세 방식은 절대적으로 번역자에게 손해라는 것이
제 경험칙입니다. 물론 제가 책을 선택해서 인세로 계약해 10만 부 이상 팔린 책도 있긴 하지만, 그것은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거의 인세로 하지 않습니다(물론 책을 선택도 잘 하지 않지만). 그래도 꼭 인세를 선호한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최소한의 선인세를 보장받도록 하세요.
출판사에서 인세를 원하는 것은 likewizard 님의 경우처럼 경험 많고 따라서 비싼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임지원님 말씀대로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인가요? 제가 컴퓨터 출판 쪽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출판사에서는 돈 때문에 매절로만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데.. 이곳 글을 읽어보면 출판사의 입장과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나는거 같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는것에 대한 인세를 받는다고 하셨는데.. 몇천부 몇만부 팔리는거 쉽지 않습니다. 모든 책이 그렇게 팔리면 출판사 부자 되게요? 쩝..저도 님들 말대로 몇천... 몇만부 팔아봤으면 좋겠내요.. ^^;;
"인세 5 퍼센트라면 1 만부 팔리면 5백만원"-> 만부가 옆집 애이름이 아니라니깐요? 만부면 요즘 베스트셀러예요^^ "300 페이지 번역해서 1 백만원 정도 밖에 못 받는 경우"->그런 경우가 어딨어요? 300페이지면 1800-2000매 나오고 매절은 매당 2500원 정도에서 시작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요새 출판계 정말 불황이죠. 토요일 신문 북섹션에 도배를 한 책도 초판(3천부) 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책에 대한 막연한 애착만을 갖고 인세로 계약한다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큰 모험이죠. 번역가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게다가 인세 계약음 매절에 비해서 너무 많은 단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잘 팔리면 얘기가 다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요 예측 불가능이죠. 도대체 몇 권 팔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출판사가 대형이라 마케팅 능력이 출중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더욱 예측이 힘들죠. 제목+표지디자인+내용+언론홍보+마케팅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을 하니까요.
제가 인세가 싫은 또 다른 이유는, 매일 얼마나 팔리는지를 모니터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팔림=돈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yes24, 알라딘 매일 들어가서 지수 봐야 하는 등 번역 후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하니 정말 피곤해요. 또 하나. 출판사를 도무지 믿을 수 없죠. 몇 권 팔렸는지 정확히 얘기해 주는 출판사가 있을
경험으로 볼 때 대형출판사는 매절을 선호하고 소형출판사는 인세를 선호하더라구요, 같은 책이라도 대형출판사에서는 최소 5000부 이상은 기본으로 나가고 소형출판사는 출판사 홍보와 전략 나름이겠지만 연간 1000부 나가는 책도 드문 것 같아요. 저도처음엔 인세를 선호했는데 이제는 절대적으로 매절을 선택할 수
첫댓글 (이덕하님..저에게 주신 메모라고 생각해서 꼬리글을 제 글과 함께 지웠습니다. 꼬리글들이 토론을 가로막고 있는거 같아서요.)
번역자 입장에서 책이 잘 팔릴 것 같으면 인세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매절에 해당하는 인세를 받으려면 책이 7000~1만 부는 나가야 할걸요. 괜찮은 출판사는 최소한의 선인세(5000부 정도)를 보장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해리포터처럼 출판사에서 대박을 확신하고 엄청난 돈을 투자한 경우는 번역 인세
를 인정하려 하지 않겠지요. 그런데 책을 수십 권 낸 제 경험으로는 도박과 마찬가지로 확률에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 저는 웬만큼 좋은 책도 90% 이상은 매절로 합니다. 오히려 출판사가 인세를 원하지만, 저는 단호히 거절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단기적은 물론이고) 인세 방식은 절대적으로 번역자에게 손해라는 것이
제 경험칙입니다. 물론 제가 책을 선택해서 인세로 계약해 10만 부 이상 팔린 책도 있긴 하지만, 그것은 옛날 이야기고, 요새는 거의 인세로 하지 않습니다(물론 책을 선택도 잘 하지 않지만). 그래도 꼭 인세를 선호한다면, 앞에서 말했듯이 최소한의 선인세를 보장받도록 하세요.
아, 참! 하나 빠졌군요! 페이지가 얼마 안 되는 아동물이라면 무조건 인세가 이익일 겁니다. 원고 매수가 얼마 되지 않아 매절로 해도 얼마 안 되거든요. 항상 원고료와 인세를 잘 계산해서 판단해야겠죠.
300 페이지 만 원짜리 책의 경우에 인세 5 퍼센트라면 1 만부 팔리면 5백만원입니다. 300 페이지 번역해서 1 백만원 정도 밖에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십권을 내신 likewizard 님의 경우가 오히려 예외적인 것 같네요.
출판사에서 인세를 원하는 것은 likewizard 님의 경우처럼 경험 많고 따라서 비싼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까요? 아니면 임지원님 말씀대로 별 생각없이 지금까지 해왔기 때문인가요? 제가 컴퓨터 출판 쪽에서 경험한 바에 의하면 출판사에서는 돈 때문에 매절로만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데.. 이곳 글을 읽어보면 출판사의 입장과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나는거 같습니다. 책이 많이 팔리는것에 대한 인세를 받는다고 하셨는데.. 몇천부 몇만부 팔리는거 쉽지 않습니다. 모든 책이 그렇게 팔리면 출판사 부자 되게요? 쩝..저도 님들 말대로 몇천... 몇만부 팔아봤으면 좋겠내요.. ^^;;
"인세 5 퍼센트라면 1 만부 팔리면 5백만원"-> 만부가 옆집 애이름이 아니라니깐요? 만부면 요즘 베스트셀러예요^^ "300 페이지 번역해서 1 백만원 정도 밖에 못 받는 경우"->그런 경우가 어딨어요? 300페이지면 1800-2000매 나오고 매절은 매당 2500원 정도에서 시작하는데요..
3백 페이지면 매절로 받아도 5백만원에 가깝습니다. 100만원 정도밖에 못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고요? 그럼 원고지 장당 500원도 못 받고 일을 해요? 500원 주는 곳도 없지만, 500원밖에 못 받을 실력인 사람에게 300페이지짜리 책 맡기지도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요새 출판계 정말 불황이죠. 토요일 신문 북섹션에 도배를 한 책도 초판(3천부) 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있구요. 이런 상황에서 책에 대한 막연한 애착만을 갖고 인세로 계약한다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큰 모험이죠. 번역가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게다가 인세 계약음 매절에 비해서 너무 많은 단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잘 팔리면 얘기가 다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수요 예측 불가능이죠. 도대체 몇 권 팔릴지 알 수 없으니까요. 출판사가 대형이라 마케팅 능력이 출중하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더욱 예측이 힘들죠. 제목+표지디자인+내용+언론홍보+마케팅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을 하니까요.
제가 인세가 싫은 또 다른 이유는, 매일 얼마나 팔리는지를 모니터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팔림=돈인 상황에서 어쩔 수 없죠. yes24, 알라딘 매일 들어가서 지수 봐야 하는 등 번역 후에도 계속 신경을 써야 하니 정말 피곤해요. 또 하나. 출판사를 도무지 믿을 수 없죠. 몇 권 팔렸는지 정확히 얘기해 주는 출판사가 있을
까요? 번역가와 출판사 사이에 인세로 계약을 맺었을 때 자주 일어나는 분쟁이 바로 이 판매 부수 아니겠습니까. 이런 저런 이유로 전 매절이 좋답니다. 인세는 정말, 노, 탱큐야요.
경험으로 볼 때 대형출판사는 매절을 선호하고 소형출판사는 인세를 선호하더라구요, 같은 책이라도 대형출판사에서는 최소 5000부 이상은 기본으로 나가고 소형출판사는 출판사 홍보와 전략 나름이겠지만 연간 1000부 나가는 책도 드문 것 같아요. 저도처음엔 인세를 선호했는데 이제는 절대적으로 매절을 선택할 수
밖에 없더라구요. 당장 먹고 살기도 힘든데 잘 팔리지도 않는 요즘 책 무작정 학수고대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더욱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 출판사들의 성실치 못한 태도지요. 매절 절대 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