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업계의 조사에 의하면 주요 스포츠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운동화(trainers)의 80%가 본래 목적인 스포츠에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동화가 트랙을 달리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패션 아이템의 하나라는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따라서 스포츠 브랜드들은 운동화에 패션성을 담기에 앞다투고 있다.
Puma의 브랜드 관리팀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여 년간 운동화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점이 우리 Puma가 현재 중점을 두고 있는 바이다. 우리는 보다 샤프하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Puma는 이 분야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패션 운동화를 준비중으로 Jil Sander와 Neil Barret 같은 디자이너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었다. 이번 제품은 출시될 때까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운동화의 패션성을 추구하는 것은 비단 Puma 뿐이 아니다. Fred Perry는Comme des Garcons와, Vans는 Marc Jacobs와, Converse는 John Varvatos와, Adidas는 Stella McCartney와 손을 잡았다.
전통적으로 순수하게 기능성만 추구하던 브랜드들도 패션 시장의 중요성을 실감하기는 마찬가지이다. New Blance의 Alistair Cameron 과장은 “우리는 패션 트렌드를 쫓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패션성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일정 수준의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는 방편이 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New Balance는 패션 디자이너의 힘을 빌리고 있지는 않으나 복고풍 스타일로 새로운 인기를 얻고 있는 브랜드이다. 특히 주목받고 있는 모델은 576과 574이다. 576의 경우 파리의 Colette에서 주목하기도 했다.
New Balance는 패션 효과가 제한된 수량을 다양한 컬러와 재질로 제조함으로써 얻어진다고 보고 있다. Cameron 과장은 “패션 운동화는 소량 생산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패션 시장에서 주목받으려면 뭔가 다른 것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사는 유럽 본부에 복고풍 패션운동화를 책임지고 있는 팀을 두고 있으나 이 분야가 전체 사업의 20-25% 이상 차지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Nike는 주요 브랜드 중에서 예외적으로 이러한 트렌드를 무시하고 있는 기업이다. Nike UK & Ireland의 한 관계자는 “Nike는 혁신적인 기능성 스포츠 웨어를 전문으로 한다. 인간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예인과 스포츠맨,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이 Nike를 사랑하는 이유, 그리고 Nike가 스포츠 문화를 선도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Nike는 패션보다는 기능을 중요시한다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대표 제품이 최근 시장에 출시된 Nike Free이다. Nike UK & Ireland의 홍보 관계자에 의하면 Free는 인간의 발에 관한 폭넓은 실험을 거쳐 제작되었다고 한다. 사람의 발이 운동화없이 맨발로 달릴 때 훨씬 더 큰 조절능력을 가짐을 발견하고 맨발 상태로 달리는 것과 가장 가까운 능력을 낼 수 있는 운동화를 개발한 것이다. 이 운동화는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는 했지만 운동화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따라서 기본 스타일의 운동화가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진다.
운동화가 패션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순수히 기능적인 것이어야 하는가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패션이건 기능성이건 운동화를 고를 때 역시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편안하게 잘 맞는 운동화를 고르는 것이다.
출처 : Financial 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