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게임 좀 한다는 사람들은 2005년 연말에 들이닥칠 '폭풍'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세계 3대 게임기 회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가 차례대로 차세대 게임기를 내놓기 때문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2005년 11월 22일에 차세대 게임기인 엑스박스 360을 내놓고, SCE의 플레이스테이션 3, 닌텐도가 만드는 코드명 레볼루션을 2006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 가운데 다른 게임기와 생김새, 제원, 시장이 전혀 다른 닌텐도 레볼루션을 뺀 플레이스테이션 3와 엑스박스 360이 차세대 게임기 시장을 놓고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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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새로운 게임기, 게임 타이틀 출시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에 목말라한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가 국내의 언론사, 게임 개발사, 게임 유통 업체 관계자를 초청해 2005년 하반기에 나올 게임기, 게임 타이틀을 소개하는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05'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SCEK는 어떤 새로운 게임, 하드웨어를 발표했는지, 차세대 게임기로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해 어떤 정보를 내놓았는지 브레인박스가 정리했다.
뭔가 다른 PSP를 바란다면 연말을 노려라?!
SCEK가 2005년 하반기에 내놓을 하드웨어 가운데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는 없다.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3는 2006년에 나오고, 그 사이에 구형 모델인 플레이스테이션 2의 새로운 모델을 내놓는다고 해도 인기를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는 두 가지 새로운 패키지가 우리나라에 선보일 계획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나온 PSP 패키지는 주머니, 32MB 메모리 카드, 스트랩을 더한 '밸류 팩' 한 종류밖에 없어 소비자는 PSP를 살 때 아무것도 고를 수 없었다.
연말 시장을 노린 두 가지 PSP 패키지 가운데 하나는 PSP 밸류 팩에 1GB 메모리스틱 프로 듀오를 더한 'PSP 기가팩'이다. PSP는 게임 말고도 휴대용 영화 · 음악 플레이어로서 좋은 성능을 내지만 멀티미디어 파일을 저장하는 메모리카드인 메모리스틱 프로 듀오 값이 비싸서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PSP 기가팩은 처음부터 1GB 메모리 카드, PSP 받침대, USB 케이블을 패키지에 넣어 패키지 하나만 사면 PC와 연결해 멀티미디어 파일을 전송, 재생할 수 있도록 했다. 값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PSP 밸류 팩과 메모리 카드를 따로 사는 것 보다 싼 값에 나올 예정이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선보일 'PSP 세라믹 화이트'는 PSP 본체와 액세서리를 전부 흰색으로 바꾼 한정 패키지다. 밝은 색을 좋아하는 젊은이, 여성 게이머를 노린 PSP 세라믹 화이트는 색만 다를 뿐 값, 패키지는 종전의 PSP 밸류 팩과 같다. PSP 기가팩과 달리 파는 숫자가 정해져 있으니까 연말에 PSP를 살 사람들은 PSP 세라믹 화이트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좋다.
2005년 연말은 게임, 멀티미디어 타이틀이 몰려온다?!
플레이스테이션 3 때문에 하드웨어 분야는 PSP 특별 패키지를 빼면 색다른 것이 없지만 게임, 멀티미디어 타이틀은 연말 시장에 맞춰 봇물처럼 밀려온다. 지금까지는 SCEK는 한 분기에 30~40개 정도의 게임 타이틀을 내놓았지만 올 연말에는 PS2와 PSP를 합해 총 73개의 게임 타이틀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 가운데 몇몇 타이틀은 이미 게이머들에게 선보였고 나머지는 11월, 12월에 공식 발표한다. 올해 말에 나올 타이틀 가운데는 PSP 타이틀이 35개 들어 있어 지금까지 PSP 사용자들의 불만인 게임 타이틀 부족 문제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RPG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고 있는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는 모든 메뉴, 음성을 전부 한글로 바꿔 일본어를 몰라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이미 우리나라 시장에 나와 있으니까 가까운 게임 매장에서 바로 살 수 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에 맞춰 EA가 FIFA 06을 내놓는다. 2005년 11월 3일에 플레이스테이션 2, PSP용 타이틀이 함께 나온다. 더 똑똑해진 인공지능, 축구 선수의 모습을 사실과 가깝게 재현한 것이 FIFA 06의 맛이다.
검을 들고 싸우는 대전 액션 게임으로서 이름 높은 '소울칼리버 3'는 PS2 전용 타이틀이다. 행사장 한 켠에 마련한 게임 시연장에서도 이 게임은 인기를 끌었다.
스노우보드 게임으로서 유명한 EA의 'SSX 온 투어'도 겨울 시즌에 맞춰 국내에 선보인다. 점프할 때 여러 가지 자세를 뽐내는 SSX 온 투어는 PS2는 물론이고 대전 모드가 들어간 PSP용 타이틀도 함께 나오니까 지하철에서 스노우보드 대결을 즐겨보자.
어린이도 쉽게 즐기는 인기 액션 게임 '삐뽀사루 겟츄'도 PSP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게임을 다루기 쉽고, 흐름이 빨라서 쉽게 질리지 않는 것이 이 게임의 매력이다.
속도 경쟁을 넘어 상대방 자동차를 부수는 재미가 쏠쏠한 레이싱 게임 '번아웃'의 새 작품은 PS2용 '번아웃 리벤지'와 PSP용 '번아웃 레전드'로 나뉘어 소비자를 찾아간다. PSP용 타이틀도 PS2 못지 않은 속도를 자랑하니까 재미는 다른 레이싱 게임 못지 않다.
PSP가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SCEK는 PSP 하나면 게임과 멀티미디어를 모두 거머쥔다고 소개했다. 이 가운데 게임 타이틀은 꾸준히 소비자 곁을 찾아 갔지만 멀티미디어 부분은 사용자가 변환한 음악, 동영상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SCEK는 변환하지 않고도 즐길만한 멀티미디어 컨텐츠가 적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2005년 연말에 여러 가지 멀티미디어 타이틀,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밝혔다.
SCEK는 휴대전화 서비스 업체인 KTF와 업무 제휴 계약을 맺고 KTF의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인 '도시락'을 PSP로 옮길 계획이다. 앞으로는 메모리 카드에 음악 파일을 직접 옮기지 않아도 무선 LAN 접속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도시락 사이트에 접속해 여러 가지 음악 파일, 뮤직 비디오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그밖에 서태지 라이브 UMD가 들어 있는 한정판 PSP를 KTF 대리점에서 팔 예정이다. 서태지 뮤직 비디오 UMD, 서태지 PSP 밸류 팩은 2005년 11월 4일에 나온다.
UMD 영화 타이틀은 지금까지 같은 소니 그룹의 소니 픽처스 작품만 나왔지만 앞으로는 다른 영화사가 내놓는 영화도 UMD 타이틀로 나온다.
'메이드 인 코리아' 게임 시대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PC, 온라인 게임을 만드는 업체는 많지만 PS2, PSP를 비롯한 게임기에 맞는 게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곳은 손꼽을 정도로 적었다. 게임기에 맞는 게임을 만드는 것은 PC용 타이틀을 만드는 것 보다 어렵고, 게임을 만드는 데 알아야 할 정보도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SCE의 국내 지사인 SCEK가 생기면서 국내 개발자들이 게임 개발 정보를 얻고 타이틀 발매의 도움을 얻을 길이 열렸고, 2005년 말에 국산 PS2, PSP 타이틀 10종이 나온다. 이 가운데 8개가 PSP용 타이틀이고, 2개가 PS2에 맞춘 비디오 게임이다.
국산 게임 타이틀 가운데는 RPG, 액션 게임도 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 입맛에 맞는 전문 타이틀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성인이면 누구나 즐기는 화투, 높은 교육열에 맞춘 교육용 타이틀 등 외국에서 보기 어려운 장르의 게임 소프트웨어가 지금까지 게임기가 뚫지 못했던 틈새 시장을 노린다.
화투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즐기는 게임이다. 블루 인터랙티브가 내놓을 '용쟁화투'는 아기자기한 캐릭터, 게임의 재미를 높이는 효과를 더해 자투리 시간을 즐겁게 만든다. 출시는 2005년 12월 1일에 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 개발사가 만든 PS2, PSP 타이틀 가운데는 어학 교재가 눈에 띈다. 스튜디오나인이 발표한 PSP 타이틀 '일본어 윈-JPT'는 일본어능력시험(JPT) 교재로서 두꺼운 책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어디서나 일본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토익(TOEIC) 수험 교재인 '윈-토익'은 이미 나와 있으니까 버스, 지하철 안에서 어학 공부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관심을 가져보자.
온라인 골프 게임으로서 유명한 '팡야'도 PSP용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게임은 2006년에 선보일 계획이지만 귀여운 캐릭터와 함께 쉬운 골프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기다려 보는 것도 좋다.
플레이스테이션 3, 때를 기다려라?
행사를 주관한 SCEK 관계자들은 새로운 PSP 패키지와 연말에 내놓은 여러 게임 타이틀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아직 SCE, SCEK가 발표하지 않은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 3'에 쏠렸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 3의 하드웨어 제원, 출시 시기 등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정보는 이 자리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플레이스테이션 3는 발표를 앞둔 경쟁 게임기인 엑스박스 360보다 앞선 제원을 자랑하지만 아직 출시 시기, 값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네티즌들은 '플레이스테이션 3의 핵심 CPU인 셀에 문제가 있다' 또는 '셀의 대량 생산이 어려워 PS3 출시가 늦고 있다' 는 추측을 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SCEK의 윤여을사장도 '이 자리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해 따로 발표할 것은 없다'며 PS3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해 여러 가지 좋지 않은 말이 돌고 있지만 그것은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며, '실사 못지 않은 3D 게임 화면을 만들어내는 플레이스테이션 3는 기다린 만큼 놀라움을 선물할 것이다'고 말해 PS3가 큰 문제를 만나 출시가 늦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이 날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해 더 밝힌 것은 없지만 뒤이어 공개한 플레이스테이션 3용 게임 화면은 PS3가 가진 힘을 느끼게 했다.
위 사진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그룹의 게임 개발사인 폴리포니디지털사가 개발하고 있는 레이싱 게임, 차세대 '그란 투리스모'의 개발 화면이다. 관객들의 탄성이 터져 나올 정도로 뛰어난 빛 처리, 해상도, 매끈한 3D 그래픽을 보여주지만 경기장을 필름으로 찍은 것 못지 않은 속도를 낸다. 윤여을사장은 이 화면이 실제 플레이스테이션 3가 실시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밝혔다.
PC, 게임기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끌고 있는 액션 게임 '메탈기어 솔리드'의 다음 작품도 플레이스테이션 3용으로 나온다. 행사장에 선보인 화면은 실제 움직임이 아닌 광고 동영상이지만 PS3의 CPU, 그래픽 프로세서를 쓰면 동영상 화면에서 보여준 3D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그린다.
다른 어떤 게임보다 빠른 속도를 내야 하는 레이싱 게임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의 높은 하드웨어 제원은 빛을 낸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F1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긴 이 화면은 실제 F1 자동차에 카메라를 붙여 찍은 영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영상, 속도를 자랑한다.
플레이스테이션 2005에서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미 기술 제원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SCEK는 플레이스테이션 3의 핵심 CPU인 '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인 엑스박스 360보다 2배, 종전 모델인 플레이스테이션 2보다 35배 빠르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플레이스테이션 3의 하드웨어 제원을 표로 정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