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인지명제도는 '드래프트'라는 말 그대로 구단의 연고지와 관계없이 전 선수를 대상으로 자유롭게 뽑을 수 있다. 하지만 1, 2순위 2명으로만 한정된다. 3순위부터는 한국처럼 정규시즌 성적의 역순으로 번갈아 가며 선수를 호명해 총 10명까지 뽑을 수 있다.
1, 2순위 선수지명은 12개 구단이 이날 동시에 지명선수를 써내게 된다. 물론 한 선수를 여러 팀이 동시에 지명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구단관계자들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게 된다. '역지명(逆指名) 제도'가 실시되기 이전에는 구단이 제출한 봉투가 개봉될 때마다 스릴을 느낄 수 있었다. TV에서 신인 드래프트 회의를 생중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또 하나 한국과 다른 점은 선수가 구단을 선택할 수 있는 '역지명(逆指名)'제도다.
사회인야구 출신선수와 대학졸업선수는 자신이 원하는 팀을 결정할 수 있다(고교졸업자는 제외). 그래서 구단은 거액의 계약금으로 역지명을 놓고 선수들과 흥정을 벌이게 된다. 흥정을 마친 선수는 역지명 의사를 밝히고 구단은 드래프트 회의에서 2순위 이내로 찍게 되는 것이다.
물론 선수의 의사와 관계없이 찍었다가 물을 먹는 구단도 생기게 된다.
최근 대표적인 예가 주니치의 '후쿠도메(福留)' 사건이다. 초고교급 유격수였던 후쿠도메는 97년 긴테쓰에게 1순위로 지명된다.
하지만 끝까지 주니치를 고집하던 후쿠도메는 결국 사회인야구팀인 일본생명에서 1년을 보내고 다음해 드래프트에서 주니치의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올 시즌 드래프트에서도 후쿠도메 같은 선수가 나올지 모르는데, 요미우리에 입단하길 열망하는 고교 최고의 좌완투수 우쓰미(內海)를 오릭스가 굳이 1순위로 찍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만일 우쓰미가 오릭스의 계약금에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안 그렇다면 오릭스는 지명권을 날리고 내년에 요미우리에게 우쓰미를 뺏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