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최북단(最北端) 고성군(高城郡)
고성군 관내도 / 송지호(松池湖) / 대진항(大津港) 해상공원 / 청간정(淸澗亭)
<1> 고성군(高城郡)의 자연환경(自然環境)
고성군은 강원도 최북단에 위치한 군으로, 1945년 해방 후 38선 이북에 속했다가, 1953년 휴전 이후 옛 고성군 지역은 대부분 수복되었다. 고성군은 전형적인 농어촌 지역으로 개발이 더딘 편이나, 동해안의 해수욕장과 태백산맥을 따라 관광 관련 사업이 활발해 지면서 조금씩 활기를 찾고 있다.
고성군은 북쪽으로는 금강산을 경계로 북한 통천군(通川郡)과 접하며, 서쪽은 인제군, 남쪽은 속초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고 군사분계선 아래에는 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가 있으며 동해안 일대의 해수욕장과 명산이 많은 관광지역으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다.
지형을 살펴보면 북에서 남으로 달리는 태백산맥을 따라 향로봉(香爐峯, 1,296m), 마산(馬山, 1,052m), 신선봉(神仙峯, 1,204m), 칠절봉(七節峯, 1,172m) 등 1,000m가 넘는 험준한 산들이 줄지어 있으며, 간성에서 인제로 넘어가는 고개인 진부령(陳富嶺, 520m)이 있다.
<2> 간성읍(杆城邑) 건봉사(乾鳳寺)
불이문(不二門) / 적멸보궁(寂滅寶宮) / 대웅전(大雄殿) / 부도(浮屠)와 비석군(碑石群)
간성읍(杆城邑) 신안리(新安里)에 있는 건봉사(乾鳳寺)는 진부령(陳富嶺)과 거진읍(巨津邑) 중간에 있는 절로 예전에는 금강산 입구에 있는 절이라하여 ‘금강산 건봉사’라고 불렀다는 절이다. 확실하지는 않으나 건봉사는 신라 법흥왕 7년(520년)에 아도화상(阿度和尙)이 창건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설악산(雪嶽山) 신흥사(新興寺)와 백담사(百潭寺), 양양의 낙산사(洛山寺)를 말사로 거느렸던 대찰(大刹)이었다고 한다.
또한, 임진왜란(壬辰倭亂) 때 사명대사(四溟大師)가 승병(僧兵)을 모았던 대찰이었는데 수차례 소실되고 중건(重建)되었지만 6.25 전란으로 완전히 소실(燒失)되고 유일하게 남은 유적으로는 건봉사지(乾鳳寺, 강원도 기념물 제51호)와 불이문(不二門,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35호) 뿐이라고 하니 안타깝다. 그런데 불이문(不二門)은 사찰의 일주문인 셈인데 다른 사찰들에서는 대부분 기둥이 두 개인데 이곳 건봉사의 불이문은 기둥이 네 개인 것이 신기하다.
이후 대웅전(大雄殿), 극락전(極樂殿), 팔상전(八相殿), 종각(鐘閣) 등을 건축하며 복원에 안간힘을 쓰는데 한창 번창할 때 건봉사는 건물 수도 셀 수 없이 많았고 방(房)도 642칸이었다고 하며 부속 암자(庵子)만도 17개나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큰 대찰이었는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는 조계종 제3교구 본사(本寺)인 설악산 신흥사(新興寺)의 말사(末寺)라니 완전히 주객이 전도된 셈이다
이 밖에도 고성군에는 10여 개의 선사시대 고인돌이 있고 돌도끼와 민무늬토기 등의 청동기시대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현내면 명파리와 죽정리에는 신라고분 6기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또 고려시대의 고성(古城)의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유교문화재로는 간성향교(杆城鄕校,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104호), 고가(古家)로는 죽왕면(竹旺面)에 있는 어명기가옥(중요민속자료 제131호), 천연기념물로는 설악산 향로봉(香爐峰), 건봉산천연보호구역(乾鳳山天然保護區域)과 설악산천연보호구역(雪嶽山天然保護區域)이 있다.
<3> 김일성(金日成) 별장과 이승만(李承晩) 별장
김일성 별장 / 이승만 별장 / 통일전망대
화진포(花津浦) 해변과 호수(湖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2층 건물로 우뚝 솟아있는 김일성 별장은 제법 운치가 있어 보이고 오르는 계단에는 소년시절의 김정일과 같은 또래의 소련군 장군 아들이 나란히 앉아 찍은 사진이 붙어있어 신기하게 들여다보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조금 떨어져 호수 옆에는 이승만 (李承晩)별장과 이기붕(李起鵬) 별장이 있는데 호수를 바로 앞에 볼 수 있는 것은 그런대로 이해가 되지만 건물 모습이나 위치가 김일성 별장보다는 사뭇 빈약해 보여서 씁쓸하던 기억이 난다.
화진포호는 석호(潟湖:둘레 6.5km)로 제법 넓은데 모래언덕을 넘으면 바로 해안이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가 되는데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북녘 땅이 한눈에 들어오고 저 멀리 금강산과 해금강 끝자락도 보인다. 통일전망대 바로 옆에는 전쟁체험관도 있다.
<4> 고성 8경(高城八景)
고성은 경관 좋은 곳을 뽑아 8경으로 꼽는데 ①건봉사(乾鳳寺) ②천학정(天鶴亭) ③화진포(花津浦) ④청간정(淸澗亭) ⑤울산암(蔚山巖) ⑥통일전망대(統一展望臺) ⑦송지호(松池湖) ⑧마산봉(馬山峰)이다.
이 중에서 언급하지 못한 몇 곳을 골라 설명을 덧붙여 본다.
화진포 호수(湖水)와 해수욕장 / 금거북섬(金龜島) / 천학정(天鶴亭)
제2경 천학정(天鶴亭)은 토성면 교암리에 있는 해변의 정자로, 낙산 의상대(義湘臺)와 더불어 일출명소로 꼽히는 곳이며 제3경 화진포(花津浦)는 강원도 기념물 제10호로 지정되어있고 해변가득 피는 해당화(海棠花)의 풍경이 아름다워 화진포(花津浦), 즉 ‘꽃 갯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여름철 수많은 피서객들이 많이 찾아든다. 화진포 앞바다에는 그림같이 아름다운, 흡사 거북형상의 금구도(金龜島)가 떠 있는데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로 삼국시대의 전설이 얽혀있다.
송지호 전망대 / 토성면 능파대(凌波帶) / 송지호 백조
속초와 고성의 중간지역에 있는 송지호(松池湖)는 1977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송지호에 얽힌 민담(民譚)으로, 약 1,500년 전 송지호 자리는 어느 구두쇠 영감의 문전옥답(門前沃畓)이었는데, 어느 날 노승이 시주를 청했으나 문전박대(門前薄待)하자 화가 난 노승이 밭 가운데에다 쇠로 된 절구를 집어던졌는데 이 절구에서 물이 한없이 솟아나와 송지호(松池湖)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송지호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도미, 전어 같은 바닷물고기와 잉어 등 민물고기가 함께 서식하여 낚시터로 유명하고, 고니(白鳥, 천연기념물 제201호)의 도래지(到來地)로 유명하다. 바로 앞이 송지호해수욕장인데 앞바다에 죽도(竹島)가 있어 죽도해수욕장이라고도 하며, 죽도에는 성터가 있고, 울창한 대(竹)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호반(湖畔)에는 새들(白鳥)을 관망하는 타위도 있고 가까운 해변에는 절경인 능파대(凌波臺)도 있다.
고성 제4경이자 관동8경(關東八景)의 하나로 꼽히는 청간정(淸澗亭, 유형문화재 제32호)은 토성면(土城面) 청간리(淸澗里)에 있는데 근처 교암리(橋巖里)에 있는 천학정(天鶴亭)과 더불어 동해의 깎아지른 절벽 위에 위치하여 동해안의 절경(絶景)을 이루고 있음은 물론 일출(日出)관광의 명소로 유명하다.
<5> 청간정(淸澗亭)과 천학정(天鶴亭)
청간정(淸澗亭) / 천학정(天鶴亭) / 청간정 찬시(讚詩)
토성면(土城面) 해안 절벽에 있는 청간정(淸澗亭)과 천학정(天鶴亭)은 풍광이 수려함은 물론,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관동팔경 중 제2경으로 꼽히는 청간정은 조선명종 15년(1560년)에 중수(重修)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에 세워진 것으로 여겨진다고 하며, 청간천(淸澗川)과 천진천(天津川)이 합류하는 지점의 언덕 위에 세워져 있다.
청간정(淸澗亭)의 현판은 우암(尤庵) 송시열(宋時烈)이 쓴 현판이 붙어있었다고 하는데 고성군수였던 모씨(某氏)가 조선시대 당파싸움이 심할 때 끝까지 노론(老論)에 반기를 들었던 소론(少論)의 우암을 괘씸하게 여겨 현판을 내리고 일제 때 항일운동에 헌신하였던 청파(靑坡) 전형윤(全亨胤)의 친필로 바꾸어 달았다고 하는데 현재 걸려있는 현판이다. 훗날 우암의 글씨를 아까워하던 사람이 바로 아래 해변 바위에 우암글씨를 모사해서 새겨놓은 것도 있다.
정자 안에는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이 쓴 현판(淸澗亭) 편액(扁額), 택당(澤堂) 이식(李植)이 쓴 한시(漢詩), 마지막으로 중수(重修)하고 7언(七言) 한시(漢詩)를 남긴 최규하(崔圭夏) 대통령의 편액(扁額)도 걸려있다.
淸澗亭(청간정) 택당 이식 (澤堂 李植)
天敎滄海無潮汐 亭似方舟在渚涯(천교창해무조석 정사방주재저애)
하늘의 지시로 바다엔 밀물 썰물 없고/ 방주 같은 정자 하나 물가에 서 있네.
紅旭欲昇先射牖 碧波纔動已吹衣(홍욱욕승선사유 벽파재동이취의)
붉은 해 솟으려고 광선 먼저 들창에 비추고/ 푸른 물결 일렁이자 옷자락 벌써 나부끼네.
童男樓艓遭風引 王母蟠桃着子遲(동남루접조풍인 왕모반도착자지)
동남동녀 실은 배 순풍에 간다 해도/ 서왕모의 복숭아는 여는 시기 까마득하여라
怊悵仙蹤不可接 倚闌空望白鷗飛(초창선종불가접 의란공망백구비)
신선 자취 접하지 못한 아쉬움 속에/ 난간에 기대서 부질없이 나르는 백구만 바라보네.
<해설>
*西王母(서왕모)-도교(道敎)에 나오는 불사(不死)의 여왕
*蟠桃(반도)-서왕모의 정원에서 자란다는 반도복숭아(蟠桃)는 3,000년마다 열리고 먹으면 영생(永生)
*蟠(반)-서릴 반(둥그렇다) *牖(유)-들창 유 *艓(접)-작은 배 접 *蹤(종)-자취 종
최규하(崔圭夏) 대통령의 7언(七言) 한시(漢詩)
嶽海相調古樓上 果是關東秀逸景(악해상조고루상 과시관동수일경)
설악산과 동해바다가 상조하는 옛 누각에 오르니, 과연 이곳이 관동에서 가장 빼어난 경치로구나.
토성면 교암리에 있는 천학정(天鶴亭)은 청간정의 북쪽 10분 거리에 있는데 청간정보다는 이름을 얻지 못했지만 고성8경(高城八景)에 꼽힐 만큼 풍광이 수려하고 동해의 일출을 감상하려면 양양의 낙산사 의상대(義湘臺)와 이곳 천학정을 꼽는다고 한다. 천학정은 언덕 위가 아니고 절벽 끝에 세워져 있는데 바로 옆에는 거북바위도 있고 가파른 비탈 돌계단을 잠시 오르면 수령 1700년이나 된다는 소나무도 있는데 장엄하기 이를 데 없고 파도가 부서지는 해변의 기암괴석에는 고래바위, 오리바위, 손가락바위도 있다.
<6> 그 밖의 관광명소
죽왕 해변 서낭바위 1,2 / 아야진항(我也津港)
죽왕면 해변에는 기묘한 암석들이 많은데 그 중 기묘한 모양의 서낭바위와 옆에 있는 사람형상의 귓구멍이 뚫린 바위가 신기하고, 근처의 능파대(凌波臺)도 기막힌 절경을 자랑하는 해변이다.
현내면(縣內面) 대진리(大津里)에 있는 대진항(大津港)은 우리나라 최북단(最北端)의 어항(漁港)인데 항구 앞에는 대진항해상공원(大津港海上公園)이 조성되어있어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고, 진부령 인근의 마산봉(馬山峰)은 설경이 기막히다고 소문난 등산객들의 성지이다.
해수욕장으로는 명파(明波), 마차진(麻次津), 송지호(松池湖)해수욕장 등이 있고, 거진항(巨津港), 가진항(加津港), 아야진항(我也津港) 등도 어항(漁港)으로 풍부한 해산물이 생산되는 곳이다.
<다소 미진하여 수정보완(修正補完)하여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