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헬파이어 0.9밀리 스폰지 버전의 매력에 푹빠져 있습니다.
지난달 운좋게도 리베로클럽의 상품권 5만원권 이벤트에 선정되었고 그 5만원으로 가방을 살까 신발을 살까 유니폼을 살까 한동안 망설였습니다만 상품권 이벤트로 구입을 하는 만큼 새로운 제품을 받아서 테스트해보는 것이 이벤트의 취지에도 가장 부합되는 좋은일이라 생각되었고 헬파이어 OX에 아주 만족했기 때문에 스폰지버전에 대한 관심도도 높았기 때문에 헬파이어 0.9밀리 스폰지버전을 받았습니다.
페인트 전형 중에서도 전진을 고수하는 스타일에는 OX가 가장 좋습니다만 저의 경우 전진 플레이를 중심으로 하지만 필요에 따라 중후진에서 춉으로 수비를 하면서 버티고 또 역습의 기회를 노리기도 하는 전중진을 오가는 올라운드 플레이를 지향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늘 스폰지 버전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상 저의 플레이는 몇 달 전까지만해도 거의 전진을 고수하는 형태였습니다만 최근의 플레이를 가만히 분석해보면 공격과 수비가 50:50 정도로 수비쪽의 비중도 꽤 높아진 상태 입니다.
저의 성격상으로도 그렇고 정통 수비수를 지향하는 것은 성격에 맞지 않습니다.
다만 페인트 전형의 특성상 OX를 들고 전진만을 고수해서는 지금 상태에서 더 많은 발전을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 때문에 좀 더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스폰지버전에 대한 미련이 늘 있었는데요.
하기사 OX로 전진을 고수하면서도 1부에서 버텨내고 있는 고수들이 꽤 많습니다만 그 숫자는 매우 드물기도 하고 또 1부가 되고난 후 바꾼 케이스도 있고 해서 과연 롱핌플을 들고 정통수비수가 아닌 상태에서 1부, 2부의 고수레벨이 되는 것에 대한 가능성이 몇 퍼센트나 될까 하는데는 일정부분 회의적인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아 물론 이 말이 흔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롱핌플에 한계가 있다는 그런 개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 입니다.
롱핌플에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진을 고수하는 현재의 플레이로서는 저의 나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조건을 생각해볼 때 지금의 3부 수준에서 더 이상 올라가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이지요.
아! 또 한가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제가 부수를 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현재의 인천3부라는 명함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고 더 이상의 승급을 하지 못하고 이대로 끝난다해도 전혀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더 올라가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부수에대한 욕심이 아니라 실력에 대한 욕심입니다.
더 실력이 좋아지고 싶다는 욕심이지요.
아무튼~
롱핌플을 고려하고 계시는 분을 위해서 롱핌플 OX버전과 스폰지 버전의 차이점을 잠깐 설명 겸해서 비교를 해보면요.
같은 롱핌플이라도 OX와 스폰지버전은 약간의 성격차이가 있습니다.
첫째로 OX는 스폰지가 없는 만큼 묻힘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오직 돌기의 매카니즘에 의해 각종 변화가 생깁니다.
그래서 변화는 당연히 스폰지 버전보다 OX버전이 변화도가 높습니다.
또한 OX는 스폰지라는 중간 매개체가 없으므로 공이 맞을 때 느껴지는 감각적인 부분에서 스폰지버전보다 우수합니다.
목판에 직접 와닿는 직접적인 그 감각이 스폰지에 의해 희석되는 스폰지버전에 비해 훨씬 직접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지요.
그것으로 인해 OX가 스폰지 버전에 비해 컨트롤이 더 좋습니다.
그래서 OX는 전진에서 매우 효과적이지요.
반대로 스폰지버전은 OX버전에 비해 변화도가 미세하지만 떨어지게 되어있고 목판에 직접 부딪히는 감각이 둔하기 때문에 컨트롤이 다소 어렵습니다.
대신 스폰지 버전은 묻힘이라는 과정이 하나 더 존재하기 때문에 OX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것들이 몇가지 가능한데요.
먼저 묻힘이라는 과정이 있어서 스스로 어떤 스핀을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물론 평면만큼의 끌림이 있을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마찰력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스스로 스핀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OX로는 아예 불가능한 소위 보스커트 싸움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고 춉을 했을 때 OX는 스핀리버설 변화에 의해 무조건 깍였다 풀렸다를 반복하는데 반해 스폰지 버전의 임펙트와 스윙의 미묘한 기교에 의해 연속으로 깎아서 보내거나 연속으로 풀어서 보내는 등의 기교가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전진에서 따닥 따닥 공을 잡으며 블럭과 변화를 중심으로 싸우면서 찬스를 잡아 공격을 해나가는 전진 고수형에게는 당연히 OX가 좋습니다만 정통수비를 지향하거나 저처럼 전중진을 오가면서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는 형태에 공을 튀자마자 따닥하고 잡는 형태가 아니라 공을 비교적 천천히 잡으면서 다양한 변화와 기술을 추구하는 스타일에는 스폰지버전이 훨씬 낫습니다.
말이 좀 길어졌는데 사실 지금 말한 내용은 왠만큼 관심이 있는 분들은 다 아는 내용이지요.^^
아무튼 그래서 저는 러버 자체의 변화는 조금 줄어든다고 해도 그 러버로 할 것이 더 많은 스폰지 버전에 대한 미련이 항상 남아있는 상태였는데요.
문제는 그 간의 실패의 경험 입니다.
스폰지버전에 대한 미련은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그래서 몇 번의 시도가 있었지요.
그 첫번째 시도는 그래스디텍스 스폰지버전의 시도였습니다.
그래스디텍스 스폰지버전을 썼을 때 첨에는 OX보다 나은 듯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래스디텍스 스폰지 버전에는 제가 극복하기 힘든 부분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첫째로 그래스디텍스 스폰지 버전은 주세혁 같은 정통 수비수에게는 아주 좋겠습니다만 저처럼 전진을 고수하는 빈도도 매우 높은 사람에게는 전진에서의 컨트롤이 매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스디텍스 스폰지버전의 스폰지는 텐션스폰지에 가깝습니다. 매우 탄력이 좋은 스폰지 입니다. 당연시 스피드는 많이 좋아지지만 그 만큼 빨리 튀어나가는 성질이 있으므로 해서 거리 조절이나 상대의 공격을 블록해야 할 때 또 전진에서 잔플레이로 버티는 등의 전진 플레이에서는 제 마음대로 컨트롤 하기가 정말 어려운 러버 입니다.
주세혁 선수 같은 경우 1.8밀리의 상당히 두꺼운 스폰지 버전도 매우 잘 적응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그건 주세혁의 이야기고 우리같은 아마추어들이 주세혁이 잘 한다고 우리도 잘 되는 것이 아니지요.
어쨌든 그렇게 그래스디텍스 스폰지 버전의 적응은 실패를 했었더랬습니다.
게다가 그래스디텍스는 스폰지와 탑시트가 너무 정교하게 잘 붙어 있어서 스폰지를 떼내고 OX로 만들고 싶었을 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시도한 것이 탤런 스폰지버전 입니다.
탤런은 스폰지버전이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하나는 오펜스용 스폰지이고 하나는 디펜스용 스폰지 입니다.
이것이 얼핏 장점이 있는 것 같지만 저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문제가 되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오펜스만 추구하는 것도 아니고 디펜스만 추구하는 것도 아니니 어느 한쪽에 특화된 것은 다른 한쪽이 부족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어쨌든 탤런 스폰지 오펜스버전을 한동안 써봤습니다.
공격쪽에서는 아주 좋았습니다. 컨트롤도 그래스디텍스가 어려웠던 것에 비하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변화도의 손실이 매우 컸고 온리 공격쪽의 장점 이외에는 오펜스버전으로 춉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왜 스폰지 버전을 쓰는지에 대한 의미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것도 버리고 다시 OX로 돌아가서 역시 OX밖에 없나부다 하고 포기하고 살았지요.
또 최근에 새로 나오는 러버들은 스폰지 버전이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그러던 중 헬파이어가 나왔고 OX를 쓰면서 그래스디텍스보다 더 우수한 변화도에 더 짧은 비거리 현존하는 롱핌플 중에서 최대로 낮은 궤적 그리고 공격과 수비쪽에서의 안정된 컨트롤 등 너무 만족스러웠었지요.
그래서 이번 이벤트에 선정이 되면서 스폰지 버전에도 도전해보자고 마음을 먹고 리베로 대표님께 제일 먼저 물어본 것이 혹시 여차하면 스폰지를 떼야할텐데 스폰지가 잘 떨어지게 생겼는가 물었지요.
떼보지는 않았지만 육안으로 봐서는 잘 떨어지게 생겼다는 말씀을 듣고 바로 주문을 했지요.
물건을 받아서 살펴보니 스폰지는 필요하면 아주 쉽게 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스폰지가 참 희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스폰지는 말랑말랑 하거나 딱딱하거나의 차이는 있어도 스폰지 고유의 모양과 특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헬파이어의 스폰지는 이 때까지 본 스폰지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마치 지점토를 평평하게 펴서 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고 손으로 눌러보면 스폰지처럼 탄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약간은 끈적끈적한 물질을 붙여놓은 것 같기도 하고 좀 특이했지요.
알고보니 이게 바로 뎀핑스폰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뎀핑스폰지는 일반적인 텐션스폰지처럼 탄력이 탱탱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푹푹 들어가는 형태의 형태의 특수한 스폰지 입니다.
그래서 상대의 공격에 블록을 했을 때 반발력을 오히려 죽여주는 효과가 있지요.
그러나 내가 공격을 하거나 임펙트를 줬을 때는 또 스폰지는 역시 스폰지 인지라 반발력이 생겨서 OX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아갑니다.
즉, 가변반발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 입니다.
수동적인 플레이에서는 반발력을 최소화하고 능동적인 플레이에서는 반발력이 살아나는 아주 특이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스폰지 입니다.
그런 관계로 컨트롤이 어려울까 걱정했던 우려와는 달리 오히려 OX보다 더 컨트롤이 쉬운 장점이 있었습니다.
물론 스폰지 버전이므로 변화는 미세하게나마 줄었을 것이고 손에 직접 전달되는 감각은 OX보다는 둔합니다. 하지만 그 차이가 아주 미세해서 변화가 줄었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느낄 정도는 아니고 감각적인 면도 그다지 손실이 없습니다.
그 이후 쭉 써왔는데 헬파이어의 스폰지 버전은 OX 버전과는 상당히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고 OX와는 또 다른 상당한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OX와 아주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스스로 하회전 등의 스핀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스폰지 버전의 경우 대체로 스스로 스핀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로인해 정통수비수들은 당연히 스폰지 버전을 선호하지요.
그래서 백에서 소위 보스커트싸움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숏핌플 처럼 쿡쿡 찍어주면 상당한 수준의 하회전이 만들어지며 깔림이 심하게 넘어가게 되기 때문에 롱핌플을 비교적 잘 아는 사람들이 자신이 하회전을 주면 이쪽에서 풀려갈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하회전 서브를 준 후 쇼트나 스매시를 해왔을 때 상대가 네트미스를 하는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또 임펙트 조절을 통해 하회전을 많게도 적게도 또는 너클로도 만들어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롱핌플의 공식에 익숙한 상대를 매우 당황스럽고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헬파이어의 기본적인 특성 중의 하나가 공이 짧게 떨어지는 특성 때문에 좀 느리게 느껴진다는 것인데 스폰지 버전의 경우 상당한 스피드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낮은 궤적과 블록시 짧게 떨어지는 특성은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조금만 임펙트를 주면 쫙쫙 빠른 속도로 날아가서 상대를 매우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대단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OX를 들고 있을 때보다 훨씬 할 것이 많고 상대를 현혹시키기도 좋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게다가 필요할 때 중후진에서 춉을 했을 때 하회전 생성 능력이나 무브먼트가 OX 보다 우수하므로 올라운드 플레이에 아주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통수비수에게도 아주 좋은 성능을 보여주는 러버이며 전진을 고수하는 스타일에도 컨트롤이 전혀 어렵지 않고 빠른 스피드와 뎀핑스폰지의 효과로 오히려 OX보다 블록이 더 쉽게 되는 장점을 활용한다면 헬파이어를 선택하는 분 중에 롱핌플을 좀 오래 사용해서 다양한 기술이 있거나 롱핌플로 누르고 밀고 하는 단순한 플레이에 싫증이 나신 분이라면 스폰지 버전으로 다양한 기술 세계를 경험해보시는 것도 아주 좋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아무튼 헬파이어 스폰지 버전에 대한 사용기를 겸한 이야기는 이쯤 하구요.
제가 추석에 고향을 내려가지 않은지라 추석 내내 탁구장에서 살았는데요.
그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일요일에 부천체육관에서 오써모(오케이핑퐁의 오픈서브 모임) 번개 시합이 있었습니다.
체육관이라 경기 환경도 좋고 또 오써모 주관이라 것이라서 반칙 서비스에 대한 잡음도 적을 것 같고 경기도 많이 하게 해준다고 해서 얼른 신청을 했지요.
참가비도 매우 저렴했습니다.
체육관 들어갈 때 주차비가 1일 1,500원인데 저는 그런 곳에는 제 차 중에 경차인 모닝을 가지고 가기 때문에 주차비도 750원이고 체육관 들어갈 때 비회원이라고 입장료를 2,500원을 달라고 해서 주고 들어가서 참가비는 3,000원을 냈습니다. 합계 8천원 남짓 냈지요.^^
가보니 핸드폰 문자로 신청을 해서 참가자가 얼마나 있었는지 몰랐는데 상당히 많은 인원이 참가를 했더라구요.
탁구대는 많았는데 경기를 많이 하게 하기 위해서 예선을 4조로 나누어서 한조에 8명씩 경기를 하게 하더군요.
예선에서 너무 많은 인원이면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입상욕심 같은 것보다는 경기를 많이 하기 위해서 가는 것이므로 그런 식의 진행을 매우 좋아합니다.
대신 오래 기다리는 일이 없게 하기 위해 한 조에 탁구대 두 대씩을 배정해줘서 진행도 매우 빨랐습니다.
근데 거기 오써모 대회 규정이 서울, 부천, 시흥 등 다른 지역은 자기 부수로 나오고 인천 사람은 한 부수씩 올려서 출전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저는 2부로 쳐야 됩니다.
왜 수도권의 분들은 인천이 자신들보다 한 부수 정도 쎄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부당함을 주장하고 그냥 3부로 치게 해달라고 주최측에 부탁을 해서 그냥 3부로 치게 되었습니다. 다행입니다. 3부도 힘든데 2부로 치면 답이 안 나옵니다.^^
그 나마 그렇게 해주니까 다행이지요. 제가 수도권의 인근 지역 리그에 나가보면 꼭 인천사람들은 한 부수 올려서 치라고 해서 2부로 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렇게 되면 정말 힘든 경기를 하게 됩니다.ㅜ.ㅜ
아무튼 그렇게 예선이 시작되었는데요. 예선은 3전2승제로 진행하라는군요.
저는 슬로우스타터인 편이고 처음에 한 두 세트 주더라도 상대를 파악해서 따라잡는 스타일이라서 3전2승제를 상당히 싫어하는 편인데 이 부분은 저한테 불리한 요소 입니다.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8인 1조 첫 경기 입니다.
이 분은 서울에서 오신 3부이신 분인데 로빙수비 전형으로 서울쪽에서는 상당히 유명하신 분이더군요.
이 분과 경기하면 끈질기게 올라오는 로빙 수비능력 때문에 한 경기가 한 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경우도 있는 전설을 가진 분이라고 주최하시는 분이 이야기를 해주시더군요.^^
첫 경기 부터 땀 좀 빼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우리 구장에도 그런 사람이 있고 우리 인천에 1부 중에서도 아주 유명한 로빙수비 고수가 있어서 로빙수비수를 자주 상대해봤고 제가 그런 사람 만나면 초반 드라이브로 기선을 잡은 후 스매싱으로 승부를 보는데 그런 스매싱에는 제가 인천에서도 알아주는 파워의 스매싱을 가지고 있어서 제가 로빙수비수에게는 꽤 강하다는 것이 그 나마 다행입니다.
다만 조금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제가 라켓을 티모볼스피릿에서 주세혁으로 바꾼 후 아무래도 공격형 라켓보다는 주세혁이 스매싱 강도는 조금 떨어지는 편이라 스매싱보다는 드라이브를 주력으로 하고 있고 필요시에 스매싱을 해보면 스매싱 강도는 아무래도 조금 떨어진다는 것이 조금 불안한 요소였습니다.
경기를 시작했는데 역시나 안 뚫립니다.
아무리 때려도 또 올라오네요.^^ 특히나 거기가 체육관이라서 디펜스 공간도 아주 충분해서 어디 공간을 활용할만한 취약한 부분도 없습니다.
첫세트를 아주 어렵게 어렵게 듀스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는데 이런 분하고 붙을 때 저는 처음에는 일단 힘으로 뚫어보려는 시도를 합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3부로 꽤 이름 있다는 분이니만치 힘으로는 뚫리지를 않습니다.
이 경우 이런 사람을 제가 잡는 방법은 세가지 입니다.
하나는 코스를 최대한 깊이 흔드는 것이구요.
두 번째는 한 번 때려서 물러나게 한 후 쭉 올라온 공이 튀는 지점에서 롱핌플로 따닥 하고 떨구어 버리는 것이구요.
세 번째는 한 번 때리고 그 다음 로빙으로 올라오는 공은 다 튄 후 배드민턴 치듯이 때리는 일반적인 힘으로 뚫는 방법 말고 공이 튀자마자 올라오기 전에 바로 때려서 타이밍을 뺏는 방법인데요. 이 경우는 상대의 공이 휘는 각도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경우 가능합니다.
다행이 이 분은 아무리 때려도 로빙으로 끌어올리는 능력은 대단했지만 탁구대 밑에서 손장난을 많이 치는 편이 아니라서 공이 많이 휘는 편이 아니라서 따닥하고 롱핌플로 놓거나 튀자마자 다시 때려버리는 것이 비교적 쉬웠습니다.
또 하나 이 분은 경우 상대의 백쪽으로 먼저 때리고 다음에 오른쪽으로 코스를 바꿔 때리는 것은 매우 잘 막으시는데 제가 포핸드쪽으로 먼저 깊이 때리고 다음에 백핸드 쪽으로 코스를 바꿔 때리면 쫓아가서 올리는 확률이 떨어지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파악을 하면서 어떤 패턴으로 잡을 까 생각을 했는데 문제는 거기 부천체육관이 매우 어둡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눈에 공이 잘 안 보였어요.
그렇게 되면 공이 튀자마자 따닥하고 떨구는 방법이나 튀자마자 연속으로 때려대는 방식은 조금 위험합니다.
공의 변화가 죽지 않은 상태라서 제가 미스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지요.
그래서 주력 공격을 일단 포핸드쪽으로 드라이브를 한 번 걸어주고 로빙으로 올리면 다시 포핸드 쪽으로 좀 더 깊이 멀리 한 번 때려주고 다시 올라오면 방향을 틀어서 백핸드로 때리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이 경우 공이 올라온 뒤에 때리기 때문에 배드민턴 치듯이 때려야 합니다.
제가 이런 스매싱 파워는 인천에서도 소문난 파워가 있지만 문제는 라켓이 주세혁이라서 팡팡 나가지 않고 쭈욱 뻗어가는 느낌이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특히 더 코스를 깊이 때려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수비수이므로 서브는 복잡하게 넣을 필요가 없고 그냥 하회전을 길게 주면 상대는 커트로 보내옵니다. 그럼 드라이브를 걸고 그 다음 때리고 또 때리고 그런 식이되지요.
다행히 서브를 먼저 제껴오거나 제가 때릴 때 역습을 해오거나 그런 것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으신 분이더군요.
또 제가 리시브 일 때는 그 분이 하회전을 중심으로 넣으시고 제가 먼저 걸면 그 때부터 수비모드로 들어가시는 스타일이라 제가 선제공격을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아무튼 아주 수비능력이 탁월해서 한 랠리에 거의 열번 가까이 때려주기까지 하면서 1세트는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슬아슬하게 따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첫 세트가 끝났는데 입에서 단내가 날만큼 힘이 들어서 두 번째 세트는 조금 쉬엄쉬엄 툭툭 치면서 체력 조절을 했는데 그러다보니 제가 세트를 내줬어요.
이 분은 조금만 약하면 뚫리지를 않는 분이더군요.
하지만 그 세트까지 따서 2:0으로 이기겠다고 힘으로 밀어부치다가는 그 다음 경기에도 체력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아서 한세트는 쉬어가야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3세트 다시 원래의 패턴대로 포핸드 쪽으로 먼저 걸고 올라오면 한 번 더 때려주고 어정쩡하게 올라오면 또 한 번 더 때려주고 틈을 봐서 백핸드 쪽으로 깊이 때려버리는 그 패턴을 유지하면서 완전 체력싸움을 한 끝에 마지막 세트도 10:8로 따냈습니다.
첫 경기를 하고 나니까 도저히 다음 경기를 바로 진행하지 못할 정도로 지치더군요.
정말 상대의 체력을 완전히 빼앗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심판 봐준다는 핑계로 한 게임 을 쉬고 두 번째 경기에 들어갔습니다.
두 번째 경기는 지금 생각해보면 좀 아깝습니다.
역시 다른 지역에서 오신 5부로 나오신 분인데 왼손잡이 펜홀더에 서브가 좋고 공의 코스가 정말 깊은 분이더군요.
아뿔사 싶었습니다. 이 분은 지금 만나면 안 됩니다.
첫 경기의 후유증으로 아직 팔다리가 후들후들한 상태라서 코스를 깊이 빼는 분은 쫓아가기가 어려운데 다른 분들과 좀 치고 체력 회복을 한 후에 붙어야 되는 분인데 바로 이분을 만나니 못 따라가겠더군요.^^
화려한 폼을 가지신 분은 아니지만 핸디 3개를 드려야 하는 5부로서는 상당히 잘 치시는 분이고 코스를 빼는데 그냥 확실한 폼으로 빼는게 아니라 상대의 회전을 이용해서 공이 튀자마자 툭 대서 코스가 확 틀어지도록 만드는 스타일 이었습니다.
이런 분은 순발력과 발의 스피드로 쫓아다니며 잡아야 하는데 첫 경기의 후유증으로 그게 안 되더군요.
게다가 핸디를 3개를 드려야 되니까 정말 힘이 딸렸습니다.
2:0으로 그냥 허망하게 졌습니다.
그 다음으로 세 번째 경기는 여자분이었어요.
서울서 오셨다는데 4부로 나오셨더군요.
서울에서 오셔서 4부로 나오셨다면 아마 자신의 구장에서는 최소한 3부 정도는 치는 분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분과의 경기를 봤는데 이건 뭐 대단한 실력을 가진 분이셨어요.
여자분이 실력 좋으면 그 것보다 무서운게 없잖아요.
게다가 이 분은 백핸드가 스페셜리스트소프트라는 변화계 미디움핌플 입니다.
제가 드라이브를 걸면 그 핌플아웃 면으로 확 지져버리는데 얼마나 코스가 깊이 빠지고 깔려오는지 다시 걸 수 가 없습니다.
첫 경기 후유증이 남은데다가 두 번째 경기도 코스빼기에 능하신 분과 뛰어다닌지라 진짜 다리가 후들후들한 상태에서 그런 분을 만나니 뭘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겠더라구요.^^
게다가 백핸드가 핌플아웃이시니 저의 롱핌플에서 생기는 변화도 전혀 타지 않습니다.
포핸드 백핸드 뭐하나 부족한 부분이 없는 분이셨습니다.
제가 맞쳐도 장담을 못하겠다 싶은 분인데 핸디까지 두 개 드리고 치니 이 게임은 뭐 드리는 방법밖에 없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뭐 해본 것도 없이 그냥 두들겨 맞다가 2:0으로 시원하게 내드렸습니다.
잘치는분 한테야 뭐 방법이 없는 것이죠.^^
1승 2패로 상당히 불안할 출발을 보인 가운데 벌어진 4번째 경기 입니다.
역시 여성분 입니다.
이 분은 5부로 나오신 여성분인데 상당히 안정적인 플레이에 표준적인 여성탁구의 모습을 보여주는 분이었어요.
역시 서브도 안 타시고 저의 페인트 공격도 능하게 받아내시고 필요할 때 공격도 잘 하시고 참 어렵더군요.
다만 제가 임펙트를 강하게 페인트로 밀거나 쳤을 때 역습을 하거나 블록을 하시는 것이 좀 불안했고 제가 조금 더 깊이 흔들어주면 스매싱에서 미스가 종종 나왔습니다.
또 제가 하회전 서브를 넣으면 다시 보스커트로 받으시는데 코스가 아주 깊거나 길이가 어렵거나 하지는 않아서 제가 드라이브를 걸기가 좋았습니다.
또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 여성분을 만나면 가장 무서운 것이 드라이브를 걸고 몸이 탄성으로 되돌아 오기도 전에 카운터 스매싱을 날려대는 분인데 다행이 이분은 그런 것은 없고 블록으로 막으시는 분이라 못 막을 때까지 연속 드라이브가 가능했어요.
그런 것들을 활용해서 핸디 3개를 드린 상태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겨우 겨우 2:1로 이길 수 있었지요.
2승2패 초반 성적 딱 반타작 입니다.
제가 원래 슬로우스타터라서 초반에 좀 헤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정도면 그래도 선전을 한 편입니다.
경기는 탁구대 두 대에서 벌어지니만치 쉴새 없이 막 돌아갑니다.
인천에서 체력이 좋기로 소문난 저로서도 상당히 빡센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정신 없이 또 벌어진 5번째 경기 입니다.
이 사람은 제가 잘 아는 친구 입니다.
인근 지역의 우리 구장이랑 아주 친분이 있는 구장 소속의 친구인데 4부로 나왔네요.
4부로서는 매우 안정된 드라이브와 젊은 패기를 가진 친구지요.
저도 50:50 정도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듭니다.
아마 OX 버전의 롱핌플이었으면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겁니다.
저랑 자주 쳤고 저의 구질도 잘 알아서 어려워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헬파이어를 스폰지버전으로 바꾼 저의 플레이는 상당히 낮설어 하더군요.
한참 치더니 "형님! 러버 바꾸셨어요? 플레이가 평소랑 많이 다른데?"라고 묻더군요.
그래서 "러버랑 블레이드랑 모두 다 바꿨다." 라고 해줬지요.^^
과거 스매싱이 중심이던 제 플레이가 주세혁으로 바꾼 후 드라이브 중심으로 바뀌어있고 롱핌플도 OX에서 스폰지버전으로 바뀌어서 평소 OX 같으면 하회전 서브를 넣고 상대가 커트로 응수해오면 코스를 봐가면서 밀거나 쳐주고 쇼트를 대오면 돌아서서 스매싱으로 승부를 보는 그런 스타일의 시스템에서 반대로 하회전을 주고는 상대가 커트를 해오면 걸 수 있으면 바로 걸고 걸기 어렵게 코스가 깊으면 다시 롱핌플로 커트로 찍어주고 넘어오면 걸어버리는 등 평소와는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하니까 상당히 어려워 하더군요.
헬파이어의 스폰지 버전이 진짜 좋은 점이 그 것입니다.
OX 같으면 어차피 넘어가는 공의 패턴이 같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회전이 오면 풀려서 가고 너클이나 횡회전, 전진회전 등의 공이 오면 깎여서가고 그렇게 롱핌플의 교과서적인 구질이 오고가게 되지요.
하지만 스폰지 버전은 조금 어려운 공이 오면 라켓의 각도만 조절해서 찍어주면 보스커트로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애매할 때는 최소한 많이 찍힌 하회전 공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지요.
이 부분은 평면보다 하회전이 많이 찍히지는 않겠지만 급할 때 보스커트로 찍는 것은 더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앞이든 뒤든 정통수비수의 춉(롱컷)으로 연결 연결 하면서 버티기도 상당히 용이합니다.
아주 정해진 변화를 가진 OX에 비해 그렇게 알쏭달쏭한 스폰지 버전의 변화에 그 친구는 요즘 유행하는 "고객님 당황하셨쎄요?" 상태가 되어 맨붕이 살짝 살짝 왔다갔다 하는 것 같더군요.
다른 사람들과 승률이 아주 좋은 상태에서 저한테는 그렇게 좀 헷갈려 하면서 어렵긴 했지만 그래도 비교적 무난히 이겨내고 3승2패를 유지합니다.
이 상태라면 잘 하면 8명 중에 5위까지 진출하는 본선행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최소한 4승은 해야 본선진출 안정권에 들 것 같았습니다.
이제 남은 경기는 2 경기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이겨야 안정권 입니다.
그렇게 맞이한 6번째 경기 오늘 예선 진짜 많이하고 빡셉니다.^^
상대는 또 여성분입니다.
오늘 우리조가 또 특별히 어려운 것이 여성들이 3명이나 있습니다.
남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상대가 여성이잖아요.^^
이 분은 6부로 나오셔서 제가 핸디를 4개나 드려야 되는데 서울쪽에서 오셨다는데 상당한 실력을 가진 분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경기 들어가보니 못하시는 것이 없습니다.
게다가 핸디가 4개면 불가항력적인 네트나 에찌 같은 것도 있고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될 수밖에 없는데 뭐 리시브도 아주 잘 하시고 이질도 안 타시고 드라이브 걸면 딱딱 때려오고 뭐 대책이 없네요.^^
이런 분 한테는 1승 드리는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제가 여성들한테 되게 약해요.^^)
3전2선승제의 경기에서 뭐 한 것도 없이 어?어? 하는새 순식간에 두 세트 빼앗기고 져버렸죠.^^
이제 마지막 경기가 진짜 관건 입니다.
본선 진출 안정권을 위해서는 무조건 잡아야 되는 경기인데 이 분이 오늘 최대의 난적 입니다.
서울 강서쪽에서 왔다는 2부인 젊은 사람인데 우리조의 최고 에이스이고 현재까지의 승률도 가장 좋은 상태로 조 1위가 유력한 사람 입니다.
왼손인데 드라이브가 아주 환상적이네요.
저 드라이브가 팡팡 들어오기 시작하면 어렵겠다. 살짝 주눅이 들었습니다만...
한 가지 기대를 한 것은 그 사람의 플레이가 아주 깨끗하다는 겁니다.
저는 사실 아주 하위부수의 사파들은 제가 마음대로 요리를 하지만 어느 정도의 궤도 이상에 올라있는 최소한 4부급 이상되는 사파탁구들이 가장 어렵습니다.
공이 어디로 날아올지 예측이 잘 안 되기 때문이죠.
특히, 핸디까지 줘버리면 순간적으로 비틀려 날아와서 못 받는 그런 한 두개의 공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정말 어렵지요.
하지만 저는 깨끗한 폼과 깨끗한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강한 편 입니다.
정면 승부에서는 제가 별로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고 오히려 제가 상대를 흔들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상대의 공격은 잘 막아내면서 선제 찬스가 왔을 때 범실만 줄이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는데 가장 무서운 것이 왼손잡이의 서비스인데 다행히 서브가 까다롭기는 해도 코스가 깊지는 않네요.
저의 정통적인 시스템으로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즉, 제가 서비스 일 때는 공격을 먼저 생각하고 리시브일때는 수비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올라운드 시스템을 마음껏 사용해볼 수 있는 상대라고 생각했지요.
오랫만에 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하면서 싸웠습니다. 예상대로 제가 밀리지는 않네요.
제가 서브 일 때는 포핸드쪽으로 선제로 걸지 못할 만큼 짧게 하회전을 주고 넘어오면 제가 먼저 걸어가고 또는 백핸드 쪽으로 하회전과 너클을 섞어가며 주고 넘어오면 역시 먼저 걸어가는 시스템을 구사하고 상대의 서브일 때는 일단 수비를 먼저 생각하고 아예 정통수비로 싸울 생각을 하는데 이 분은 왼손잡이이다보니까 서브가 대체적으로 저의 포핸드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우 2구부터 먼저 걸어가는 시스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렇게 포핸드쪽으로 공을 주면 먼저 걸어가고 백으로 서브가 오면 한 번 주고 기회를 보는데 스폰지 버전의 최대 장점이 진가를 발휘합니다.
상대가 교과서적인 드라이브 플레이어인 만큼 하회전 서브가 중심인데 이게 OX라면 밀거나 칠 수 밖에 없고 그 공의 구질은 풀려서 갈 수 밖에 없는데 스폰지 버전이니까 하회전이 오면 같이 보스커트로 찍어서 보내면 평면보다 비거리가 짧으면서 찍힘도 의외로 만만치 않아서 상대가 그렇게 쉽사리 걸어오지 못합니다.
설사 건다고 해도 한 방은 안 나오고 루프성으로 오게 되는데 그럼 제가 포핸드쪽으로 오면 카운터로 때려버리거나 맞드라이브를 걸어가거나 하면 되고 백핸드쪽으로 오면 사정없이 지져버릴 수가 있지요.
그렇게 제 플레이가 생각대로 되어주면 질래야 질 수가 없습니다.
제 플레이가 되게 잘 되고 있었나 봅니다.
첫 세트가 끝나고 심판을 보시던 바로 전에 경기를 해서 제가 졌던 여성분이 저를 보면서 "아까 저랑 칠 때는 완전히 봐주신 거네요." 이러시는군요.
"봐주기는요. 잘 치시는 거지요."라고 대답을 했고 사실 그랬습니다.
그 분이 잘 치신 거지 제가 봐줄 여유가 어디 있습니까.^^
아무튼 그렇게 마지막 경기는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2:0으로 따내고 4승3패를 하게 되었어요.
근데 예선이 모두 끝나고 보니 제가 4승을 하지 못했으면 예선탈락을 할 뻔 했어요.
우리조가 정말 치열했었나 봅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붙었던 그 젊은 2부 친구가 5승2패로 선두이고 3승4패가 1명, 2승5패가 한 명 그리고는 나머지 5명이 4승3패로 동률 입니다. 3승으로 그쳤으면 무조건 떨어질 뻔 했습니다.^^
결국 동률인 5명을 가지고 따져봤는데 원래 동률이 2명이면 승자승 3명 이상이면 먼저 승점을 따져보고 승점이 같은 사람이 3명 이상일 경우 게임(세트) 득실률을 따지는 겁니다.
근데 5명이나 되다보니 득실률까지 안가고 승점 계산에서 윤곽이 나오네요.
아까 우리 구장이랑 가까워서 저랑 잘 안 다던 그 친구가 동률인 5명끼리만의 계산에서 3승1패로 선두이고 저랑 다른 한 명이 2승2패, 나머지 두 명이 1승3패 이군요.
그래서 동률끼리의 계산에서 3승1패를 한 그 친구가 2위가 되고 저랑 다른 사람 두 사람이 동률이라 승자승을 따져보니 제가 이겨서 제가 3위 그 분이 4위 그리고 1승3패 중에서 승자승에서 이긴 사람이 5위 그렇게 본선 진출자가 가려졌지요.
그 과정에 무조건 세트득실률을 따져야 되는 것 아니냐 왜 승자승을 따지느냐고 묻는 분도 계셨지만 원래 동률이 2명이면 승자승 동률이 3명 이상이면 그 사람들만 가지고 다시 승점을 먼저 따지고 승점이 같은 사람이 두 명이면 승자승 승점이 같은 사람이 3명 이상이면 그 때 득실률을 따지는 과정이 됩니다.
그 과정을 설명드리고 주최측에서도 같은 기준이라고 하니까 납득을 하시더군요.
아무튼 그렇게 어렵게 조3위로 본선 진출을 해서 본선 대진표를 보니 전체 4조에서 5명씩 본선 진출을 하여 20강이 되었는데 제가 3위이니까 1차전은 부전승이 되어 바로 16강에 진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잠깐 쉬는둥 마는 둥하고 바로 본선 경기가 펼쳐졌는데 거기서 만난 분은 인천 분이신데 저는 안면만 있는데 그 분은 저를 잘 아시더군요. 제가 잘 알아보지를 못해서 죄송했어요.^^
본선은 5전3선승제이고 그 분은 5부 이신데 인천 5부이면 이거 만만치 않습니다.
인천은 6부까지 있어서 5부이시면 2천명이 넘는 6부의 바다에서 입상을 해서 5부로 승급하신 분이니 만만한 실력은 아닐 것이 분명하지요.
아니나 다를까 붙어보니 아주 깨끗한 레슨탁구를 구사하시는데 드라이브가 아주 좋고 부드러운 연결 탁구를 구사하시는 분이었어요.
하지마 아까 제가 그랬잖아요. 저는 깨끗한 교과서적인 탁구에 아주 강하다고...^^
3점의 핸디는 매우 부담스러웠지만 마음을 비우고 착실하게 한 점 한 점 땄는데 그런 깨끗한 플레이를 하는 분 만나서 정면 승부를 하면 확실히 제가 비교적 잘 치나봐요.
심판 보시던 여성분이 저를 보면서 제가 랠리 한 번 끝낼 때마다 잘친다면서 감탄을 하시네요.^^
조금 민망했습니다. 그래도 예쁜 여성분이 혀를 내두르면 연신 감탄을 해주시니까 기분은 좋고 신이나서 경기도 더 잘 되더군요. ㅋㅋㅋㅋ
아주 시원 시원하게 한세트만 드리고 3:1로 가볍게 이겨내고 8강에 진출했습니다.
이제 한 번만 더 이기면 입상입니다.
그런데... 제가 입상 운이 없기는 없어요.^^
8강에서 만난 분이 하필이면 그 구장 분으로 3부로 나오신 분인데 예전에 인천에서 열린 리그에도 오셨던 분인데 정말 잘 치는 분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드라이브가 하도 좋아서 어떤 공을 줘도 그냥 걸어와서 감당이 잘 안 되던 분이었는데요.
근데 제가 최근 헬파이어 스폰지 버전으로 바꾸고 나름 물이 오른 상태라서 랠리에서는 별로 밀리지를 않는 느낌이었어요.
근데 그 분 서브가 문제였어요.
서브가 전부 빠른 서브 중심이었는데 그 체육관이 되게 어두워서 서브가 잘 안 보이는 겁니다.
공이 중간에 없어졌다가 갑자기 눈 앞에서 확 나타나고 이러는데 그나마 백쪽으로 오는 것은 그런 상태라도 어떻게든 나름 까다롭게 받아넘길 수 있는데요.
포핸드쪽으로 오는 빠른 서브가 문제입니다.
그 분 서브는 너클성으로 약간 전진회전이 섞여서 포핸드쪽으로 빠져나가는 서브였는데요.
이게 잘 보이는 환경이라면 제가 몸이 느린 편은 아니라서 얼마든지 잡아서 먼저 2구부터 걸어버릴 수 있는데요. 그래서 사실 저는 포핸드쪽으로 빠른 서브 주는 분을 더 좋아하는데요.
그 날은 전혀 다른 상황이었어요. 공이 중간에 없어졌다가 제 눈에 그 공이 보이는 시점에는 이미 제가 미처 따라갈 수 없는 깊은 코스로 빠져나가고 있는 겁니다.
상대의 라켓을 보면서 그쪽으로 오는 것을 예측은 하지만 공이 중간에 없어졌다가 확 나타날 때는 이미 휘어서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라 제가 타점을 잡을 수가 없으니 3개 중에 한 개는 미스가 나오는 겁니다.
빡빡한 맞수끼리의 경기에서 리시브 미스가 서너개 나와버리면 이거 이길 방법이 없지요.
안그래도 잘 치는 분인데 리시브 미스까지 한 두개씩 나오니까 고비마다 넘지를 못하고 점수를 잃게 되더군요.
결국 분전했지만 아쉽게 졌지요. 한 번만 더 이겼으면 입상인데 정말 아쉽습니다.^^
그러나 게임 충분히 많이 했고 아주 즐겁게 경기들을 했으므로 후회도 미련도 없었어요.
주최측에 인사하고 짐을 다 챙기고 시계를 봤더니 5시 정도밖에 안 되었어요.
벌건 대낮에 집에 들어가기가 멋쩍지 않습니까.^^
우리 구장으로 건너갔습니다. 체력 하나는 죽이지요? ^^
우리 구장에 갔더니 우리 구장 최고수 1부 치는 친구가 와이프와 함께 와서 치고 있더군요.
짐을 푸는 둥 마는 둥 하고 그 친구랑 연속 두 게임을 했지요.
당연히 우리 구장 최고수 답게 실력이 장난이 아니고 금방 혈전을 치루고 온 터라 체력도 딸리고 결국 1승1패를 하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 한 대 피고 좀 쉬다보니 다른 사람들이 와서 몇 게임 더하고 10시가 다 되어서 집에 왔습니다.
하루 종일 탁구를 그것도 심하게 정신을 집중하며 경기들을 했더니 집에 가는데 다리가 후들후들하네요.^^
아무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주세혁 라켓에 헬파이어 스폰지 버전 오랫만에 어디 부족한 곳이 없는 제 마음에 쏙 드는 조합입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주세혁 라켓이야 워낙 유명 라켓이니 혹시 나중에 바꾸더라도 물량이 딸리지 않겠지만 헬파이어의 경우 이제 새로 출시된 녀석인데 혹시 수익타산이 안 맞으면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해서 구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까봐 걱정입니다.
오랫만에 만나서 이 정도면 앞으로 쭉 함께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주 마음에 드는 녀석인데 혹시 생산이 중단되거나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어쩌죠?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다음에 또 새로운 이야기꺼리가 생기면 다시 뵙겠습니다.
첫댓글 늘 해박한 지식으로 쓰시는글 잘 읽고있습니다 오써모첫모임때갔었는데 궁금하네요지금은 어떻게변했는지^^
그냥 일반 탁구장 리그와 특별하게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재미 있게 탁구치는 구장리그로 보면 되죠.^^
긴글 재미난글 잘읽고 갑니다. 아무래도 헬파이어 중에서 스폰지가 참 마음에 듭니다. p1이나 그래스디텍스에 아니면 페인트롱에 이러한 스폰지조합은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일단 헬파이어 자체의 능력이나 변화 컨트롤 등도 아주 발군이지만 특히 스폰지가 아주 특이합니다. 그 뎀핑스폰지라는 것 안티러버에만 쓰이는 줄 알았었는데 롱핌플에 채용을 하니까 가변반발력이 생겨서 아주 좋더군요.
역시 몽해님글 재미있습니다. 특히 체력이 부럽네요....계속화이팅입니다
아직은 체력이 살아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부럽습니다
맘에 쏙 드는 조합을 찾으셨다니
전 아직도 헤매고 있는 중이네요~~~
저는 헬파이어 OX로 너무 쉽게 공격했고 상대방도 너무 쉽게 맞받아치길래 포기해버렸는데(제 방법이 문제가 많은 것 같기도...) 스펀지버젼 무척 궁금하네요. 다시 한 번 도전해 봐야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