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의료인력학사로 편입한 4학년 이은지입니다.
사진 5장으로 저를 어떻게 표현을 할까.. 고민 고민 끝에 글을 시작해봅니다 ^^
1)3장의 학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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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올해 26살로, 05학번으로 동의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 입학하였습니다. 당시에 경남정보대학 물리치료과에 수시1차에 원서를 접수했으나, 200대 1의 경쟁률을 뚫지 못하고 불합격하였고, 이 길은 제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수시2차부터는 원서조차 넣지 않았고, 정시에 접수 하였던 동의대학교에 차석으로 입학을 하게 되어 장학금을 받으며 1년 동안 다녔습니다. 21살 되던 해에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꿈이 무엇인지.. 물리치료사에 대한 꿈을 꼭 이루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 4년제란 타이틀과 장학금까지 포기하며 물리치료사란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그래서 전 23살 되던 해에 경남정보대학 물리치료과에 입학을 할 수 있었고, 지금은 부산카톨릭대학교에 편입을 하게 되어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학교만 다닐거냐구요 ^^;;
2)접촉사고, 그리고 PT를 결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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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일입니다. 집으로 가던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한 아주머니와 택시가 가벼운 접촉 사고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술병이 바닥에 뒹굴었고, 술을 드셨는지 술 냄새를 풍기며 아주머니께선 비틀대셨습니다. 넘어지실 것 같아 바로 팔을 붙잡고는 일으켰습니다. 술에 취하신 아주머니를 저 혼자 힘으로는 부축하기가 힘이 들어 “도와주세요” 라고 주변의 사람들께 도움을 요청하였으나 저를 둘러싸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 중 단 한명도 손길을 내어주신 분은 없었습니다. 멀뚱 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선뜻 나서지 못했던 그 분들의 마음도 이해가 가면서도, 나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도 오늘과 같이 냉담하게 지나치진 않으실까 하는 마음에 섭섭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이 처럼 전, 길을 스치며 지나가다 우연히 도와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에 투약, 의사의 진료보조 등에 그치는 다른 보건직보다도 다르게, 제 두 손을 통해 환자를 직접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가 있어 이 분야의 일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3) 큰 벽을 무너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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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정보대학 1학년 초기 때의 일입니다. 교수님과 면담을 받으러 갔던 한 동생이 어깨가 축 처져서 나왔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자 교수님께서 어떤 과목이 어렵냐고 하자 물리학과 화학이 어렵다고 하였답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 농담 삼아 “이렇기 때문에 실업계 애들을 뽑으면 안돼” 라고 말씀하셨다는 것.. 사실은 저도 물리학과 화학이 어렵게 느껴졌던 실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그 말을 전해들은 저는 꼭 열심히 해서 실업고를 졸업한 친구들도 인문고를 졸업한 친구들보다 더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교수님의 선입견을 무너뜨리게 하고 싶었습니다. 전 물리학, 화학을 한번 도 접해보지 못했기에 기초부터 부족했던 제가 수업만 열심히 듣는다고 해서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EBS교육방송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들을 수 있고, 한 과목당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많으셔서 선택해서 들을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비용은 무료라는 것.^^ 그래서 전 그 날부터 물리 1,2와 화학을 반복해서 수강하였습니다. 미리 예습을 한 상태에서 교수님 수업을 들으니 바로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그 결과 전 물리학은 중간고사때 30점 만점에 30점을 받았고, 물리학은 98점으로 1등!! 화학은 비록 1등은 아니지만 96점으로 A+을 받았습니다. 인문고 이과를 졸업한 동기들도 C, D가 수두룩 하였고, 물리학은 F만 20명을 받았습니다. 전 아직도 EBS교욱방송을 듣습니다. 노다지 잉글리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영어 울렁증이 있을 만큼 영어 기초가 부족했던 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고등학생 정도의 수준으로 진도를 나갑니다 ^^ 제 수준엔 딱이더라구요 ^^;;
어쨋든 전 EBS교욱방송을 통해 가장 큰 벽이었던 물리학, 화학을 무너뜨리고 무엇인가 마음만 먹는다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3년 내내 성적우수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고,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 사진을 보면 큰 벽 때문에 반대편에 사는 우리 이웃이 보이지 않지만 막상 벽을 지나쳐 보면, 그 벽 사이로 무수히 많은 이웃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큰 벽을 넘어 건너편까지 볼 수 있는 즉, 넓고 높은 시야로 사회 전체를 바라볼 줄 아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4)주사 한 대 놔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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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내과에서 야간당직간호조무사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습니다. 저녁에 출근하여 다음 날 아침에 퇴근을 합니다. 밤새며 일을 하고 학교를 다닐 수 있냐고 걱정들을 많이 하시는데 중증환자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잠을 잘 수 있습니다. ^^ 경남정보대학 1학년때는 학과사무실에서 근로 장학생을 하며 조교선생님 일을 보조했었고, 2학년때 부터 3학년 1학기까지는 정형외과에서 지금처럼 당직간호조무사 아르바이트를 하였습니다. 졸업할 때까지 주어진 장학금까지 포기하며 선택한 제 길이었기 때문에, 제 스스로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을 하였습니다. 정형외과에서의 아르바이트는 Fx, OA, RA, 통풍성관절염, Rotator cuff.손상 환자 등의 다양한 증상을 가진 환자를 볼 수 있었기에 근골격계 질환별 물리치료를 공부할 때는 그 환자분들의 증상을 생각하며 접목시키니 더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이 처럼 아르바이트는 학교생활의 연장과 같았습니다. 수많은 환자들을 대했기에 성격도 점점 외향적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바람 쐬러 1층을 오시는 할아버님께 몇 마디 말동무만 되어 드렸을 뿐인데, 늙은이 말동무 되어줘서 고맙다며 매번 박하사탕을 손에 쥐어주셨던 할아버님을 보며 질병만이 아닌 환자의 마음까지도 치료할 줄 아는 따뜻한 치료사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5)친구들은 삻의 활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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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지치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저 또한 학과공부가 힘들 때도 있었고, 3년 내내 했던 아르바이트로 지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친구들을 만나 그 동안의 힘들었던 일, 즐거웠던 일을 말하며 실컷 떠들고 나면 얼마나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지 모릅니다. 중학교 친구들과는 매년 여름/ 겨울때 당일 또는 1박2일로 여행을 떠납니다. 가까운 곳은 송정, 운수사 계곡, 장산폭포수, 해운대, 다대포 낙조분수,하야리아 부대 등을 갔었고, 멀리는 밀양, 부곡하와이를 다녀왔습니다. 같이 여행지 선정을 하고, 장도 보고, 음식을 만들고, 함께 버스를 타며 가는 여행길은 너무나 즐겁습니다. 함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저한테 힘이 되는 소중한 친구들입니다.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저는 누구보다 부자입니다. ^^
많은 고민을 하여 저를 표현할 수 있는 5장을 골랐습니다. ^^ 이 5장만으로 저를 다 표현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교수님께 저를 소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아 내가 그때는 그랬었구나. 그때는 이런 마음이었지. ” 초심을 한번 더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를 되돌아 보게 해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야간일하시면서 학교다니신다니!!진짜대단하시다는말만나오네요ㅎㅎ
아니에요 ^^ 중증환자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잠을 잘 수 있어서 그렇게 힘들진 않아요 ^^ 오히려 병원 출근하는 날은 조금더 일찍일어나게 되니까 지각도 안하게 되고 식당이모가 아침밥도 7첩반상으로 차려주시고 ^^ 좋아요 ^^
야! 은지 자기소개 멋진 걸!! 나의 아이디어에 보람을 느끼게 해 주시는구나!!
고민 고민 끝에 저를 소개할 수 있는 5장을 골랐어요 ^^ 교수님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ㅠㅠ 카페 들어올때마다 제 글 한번씩 읽으면서 제 초심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요즘 자기스스로의 힘으로 등록금과 용돈을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찾기힘든데 .. 훌륭하십니다. 브라보!^^
안녕 은지야~? ㅎㅎ 나도 26살인데 ㅋㅋㅋ 어린학생인줄 알았는데 아니었군아 ㅎ 진짜 님 대단한 듯..나만 고생하면서 학교 다니는 줄 알았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