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이 봄에 낳은 새끼 4마리와 고무통 속 들어가 누움.
"알록아! 애기 한 마리도 어서 데려와 같이 있으면 좋겠어."
알록이가 늦가을에 낳은 애기 두 마리 중 최근에 한 마리 사라지고 남은 녀석도 어미가 찾지 않길래 죽었구나 싶음.
근디, 오늘 창고 쪽 창 내다보니 호랑이 무늬 애기가 그 곳에 들어와 먹을 것 찾아 헤매고 다니는 게 눈에 띔.
'아이고 녀석 살았었구나...'
며칠 전 녀석이 사라져 그 날 저녁은 잠도 거의 못 들고 꼬박 날 새웠었는데.
이상함.
알록이는 새끼에게 사라지는 전날은 참새 잡아다 먹이고 그 다음 날부터 애기를 부르지도, 찾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인연 뚝 끊은 듯 혼자 집 앞에 와 있었던 거지?
알록이가 마당 잔디 밭을 거닐 때 호랑이 무늬 애기가 달려와 어미 젖을 물려고 하는 걸 목격.
알록이는 모르는 체하고 얼른 피해 버림.
어미는 너무 냉정하고 냉냉하게 새끼를 대함.
왜지 왜?
그 반면 그레이 냥이 가족들은 정 반대 현상 보임.
그레이가 봄에 낳은 애들 두 마리는 다용도실 2층에 아예 터 잡고 기거하고, 1층은 그레이 냥이와 늦 가을에 낳은 검둥이 애기 생활. 애기에게 어미는 어제도, 오늘도 참새 잡아 물어다 주는 것 보게 됨.
쇼파 위 박스에 깔아둔 요위에 새깃털이 잔뜩 있는 기 보임.
검둥이 애기 한 마리는 자기 형제들에 둘러 싸여 위아래로 뛰어다니며 신나게 쿵쾅거리며 술래잡기에 열중.
그 공간은 늘 밤이나 낮이나 전쟁터 방불케 하는 소리 들림.
얼마전엔 울 알록이 4마리 새끼들이 들어가 그렇게 놀았던 곳인데 지금은 그레이 냥이들이 물만나 고기처럼 방방 뛰어 다님.
검둥이 녀석은 다용도실 안에서 나오질 않음.
그 어미가 안전을 위해 거기서만 있게 함. 아마도 한동안은 그 안에서 나오지 않을 듯.
모든 활동과 볼 일을 다용도실에서 다 해결.
용변도. 치우는 건 내 몫! ㅎㅎㅎ~
그 반면 왜 알록이가 두 번째 낳은 호랑이 무늬, 저 귀여운 애기는 어미와 형제들에게 왕따 당했을까.
외면 당하는 게 내가 봐도 안스러워 보임.
모처럼, 창고에 들어가 정리해 줌.
지난 가을에 침대보와 베개 거적대기들을 빨아 갖다 놔주고는 한 번도 들어와 본 적 없는 곳.
울 냥이 새끼들이 어미에게 독립할 때 알록이 새끼들이 와 기거했고 다음은 그레이 냥이 새끼들이 최근까지 기거했고 이젠 알록이 호랑이 무늬 애기 혼자 기거하는 장소가 됨.
애기 냥이를 위해 물도, 사료도 갖다 다시 놔 줌.
활짝 열어 뒀던 문도 냥이들만 드나들도록 반쯤 닫아 놓음.
창고에서 나온 4마리 알록이 새끼들은 수돗가 고무통에서 살다가 눈치 살살 보며 집안으로 조금씩 들어오더니 다용도실 2층을 점거해 알록이까지 종일 그 안에서 놀고 먹고 살음.
다음은 그레이 가족이 점유하고 다시 알록이네 가족은 밖으로 내몰리게 된 형국돼 버림.
아마도 이 창고는 어미에게서 독립한 냥이들이 맨 처음 거쳐가는 장소처럼 돼 버림.
그러나 이번엔 사정이 좀 다름.
단독으로, 그것도 아주 어린 젖 먹이 애기 혼자 있어
더 맘이 찌운할 수 밖에.
밤엔 주방 뒤편 고무통 속에 와 어미 곁에 누워 있다 도망가는 것을 보기는 함. 긴가민가했는데...
그러나, 지나치게 소외당하는 것같아 딱해 보임.
이젠 알았으니 나라도 창고 쪽에도, 주방 쪽에도 먹거리 놔줘야 할 듯.
아무튼 호랑이 무늬 애기가 깡총깡총 뛰어 다니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
나랑도 어걷 빨리 친해져야 하는데...
이건 아닐까.
다용도실이 원래 알록이 봄에 낳은 4마리가 먼저 점유했었는데 근래에 그레이 냥이 가족들애게 완전 빼앗김.
알록이가 그레이의 압력에 도망가 버림.
그 이후 알록이 4남매도 다용도실 출입을 일체하지 않게 되고 그 곳은 창고에 살던 그레이 냥이 가족들이 점유하게 됨.
알록이 가족은 그 후, 현관과 데크에서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밤이 되면 수돗가로 고무통에서 들어가 자게 됨.
내가 요즘 그레이 냥일 보면 자주 화를 냄.
왜냐면 알록이 가족을 몰아냈기 때문에.
두 가족이 아래 위층에서 같이 살면 얼마나 좋아.
누가 뭐라하나?
알록이는 여러 번 걸쳐 가을에 낳은 두 마리 애기들을 집안으로 불러 들여 다용도실에 데리고 들어 가려 했지만 애기들이 겁 먹고 안 들어옮.
알록인 그 바람에 2층에 있는 형제들과 밖에 애기 두 마리를 번갈아 오가며 분주하게 왕래하는 걸 보게 됨.
내 보기에 그렇게 하는 알록이 표정이 피곤해 보였음.
그러다 결국 다용도실 전체를 그레이 냥이네 가족이 완전 점유하게 돼고 알록이 가족이 그 공간에서 퇴출돼 밖으로 밀려나게 됨.
알록이는 그래서 새끼를 내친 건 아닌지?
그럴 지도 몰라...
그 애기들 때문에 온 가족 모두 거리로 내몰렸으니...
더군다나 한 마리 마저 집 뒤 어딘가에서 사는 길다란 짐승에게 먹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는 아픔도 그 알록이는 겪고 한 마리는 고집쟁이처럼 어미 말도 드럽게 안 들어 쳐 먹으니까
애숭이 호랑이 무늬 녀석을 나몰라라 하는 것 같음.
외면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그건 아닐까...
나름 추측해 봄.
울 알록이 가족이 작은 고무통 속에서 모두 옹기종기 웅크리고 있는 게 가여워 빨래하는 대형 고무통 내어주기로 함.
고무통을 현관 안쪽에 놔두고 요를 깔아놓고 그 위에 박스 덮어놓음.
그러나 새끼들이 그 위 올라가 박스를 다 찌그러 뜨려놓음.
박스 안 쪽에 나무 막대 두 개를 갖다 대고 박스 올림.
울 알록이 가족이 넓은 공간에서 바글바글 모여 있는 게 내 보기 좋음.
이젠 내친 애기도 데려와 같이 있으면 더 바랄 게 없어 보임.
울 장군이 그 안을 들여다 보는 모습도 보임.
알록이 새끼들이 장군이와 친함.
아주 살갗게 단짝인 새끼가 둘.
그 중 베트맨은 장군이 침실에서 같이 동거.
그런데 갑자기 자기 가족들이 밖으로 쫓겨나고 나서부터는 왠일인지 밖에 고무통에서 가족과 같이 잠.
참 희한하지...
추운데 장군이랑 안에서 자면 더 좋을텐데.
장군이 침대엔 전기 방석을 깔아둬 아주 따뜻.
그래서 베트맨이 그 곳을 아주 좋아하는 공간.
내 보기에 베트맨은 정이 많은 아이인 듯.
그러나, 울 장군이가 혼자 자는 게 또 안스러워 보이니 어째...
다용도실은 원래 장군이 놀이터며 침실이었는데
추워지면서 거실 대형 식탁 밑에 침실 마련해 줌.
그레이 냥이가 하도 사납게 해 장군이도 다용도실 출입을 못 하게 됨.
장군인 문턱에 서서 안을 들여다 볼 뿐.
참 울 애기들 얘긴 끝 없군.
20201211_1912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