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으로 변화됐던 몸이 출산 후 원상태로 회복되는 기간인 산욕기. 또 한 차례 큰 변화를 겪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는 산모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산욕기 산모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산욕기에 나타나는 다양한 트러블에 대한 관리법과 궁금증을 풀어봤다.
산욕기에 일어나는 증상
훗배앓이 자궁이 원래의 크기로 돌아가기 위해 수축할 때의 생리통 같은 통증을 말한다. 초산모는 수축이 일정하고 통증이 심하지 않게 3~4일 정도만 지속되지만, 경산모는 수축이 간격을 두고 격렬하게 생기고 통증도 심하고 1~2주 정도 오래 지속된다. 모유를 수유하는 경우에는 유즙 분비 호르몬이 분비되어 자궁이 더 수축돼 통증이 증가되기도 한다. 관리_ 분만 직후에는 방광이 부풀어 자궁을 이완시켜 경련적인 수축이 일어나므로 적어도 3~4시간마다 소변을 보는 것이 좋다. 너무 아파서 잠을 못 이룰 때는 수유하는 데 문제가 없는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편안하게 엎드린 자세로 복대를 사용하면 자궁의 긴장이 증가되고 자궁 회복에 도움이 되며, 수유를 꾸준히 하다보면 자궁이 점차 작아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자궁 수축은 줄어든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봄여성병원 산부인과 장진범 과장은 “출산 후 2주가 지난 이후에도 계속되는 통증, 열을 동반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는 통증이 있을 때는 병원에서 진찰받는 것이 좋습니다. 훗배앓이가 아닌 다른 질병 즉 자궁내감염이나 맹장염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한다. 오로 산욕기에 나타나는 질 분비물로, 주로 혈액, 자궁내벽에서 탈락된 점액과 세포 등이 섞여 나온다. 보통 4주까지 지속되지만, 간혹 아주 소량으로 8주까지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산후 1~2일에는 밝은 적색의 작은 덩어리가 보이며 생리가 제일 많은 날보다는 적은 양이 나온다. 산후 3~4일 후부터는 분홍색 또는 갈색으로, 분비물의 양이 줄어들고, 산후 10일 이후에는 우윳빛 또는 노란빛의 오로가 아주 소량 분비된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갈색 또는 백색 오로 이후 붉은 생리 같은 출혈이 나오는 경우나 열과 함께 다량의 적색 오로가 계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본다. 자궁내감염 또는 남은 태반 조각 등이 원인이 되는 질병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음부 통증 자연분만으로 출산하는 경우에는 출산 직전 태아 머리가 나오는 것을 돕기 위해 음부의 입구를 절개한다. 보통 한가운데 항문을 향해서 절개하는 정중선 절개법을 시행하지만 분만 상황에 따라서 불가피하게 우측 정측방 절개법으로 절개하는 경우에는 출혈도 많고 통증도 심할 수 있다. 관리_ 통증은 분만 직후 2~3일까지 계속되는데 심하게 붓고 통증이 심한 경우 얼음주머니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회음부를 청결하게 유지하고, 패드를 자주 교환하고 느슨하게 한다. 장진범 과장은 “분만 후 8~12시간 이후부터는 좌욕과 같은 열 요법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좌욕을 할 때는 엉덩이 근육에 힘을 주고 좌욕기에 앉고, 앉은 후에는 힘을 뺍니다. 38~43.2℃ 정도의 물로 하루 2번 이상 하는 것이 좋으며 용변 본 이후에는 다시 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회음부 통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는 경우, 상처에 출혈이나 고름이 보이면서 통증이 있는 경우, 열을 동반하는 경우, 앉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극심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절개 부위의 혈종, 감염 등을 진찰받는다. 유방 통증 유방 통증은 유방 주위의 혈관과 림프계가 증가하고, 유관이 열려 있지 않아 젖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장진범 과장은 “이때 충분한 유방 마사지 후에 아기가 모유를 잘 먹으면 수유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만, 적절하지 못한 유방 마사지나 아기가 모유를 잘 먹지 못해서 유방에 모유가 자꾸 남으면 유선에 염증이 생기는 유선염으로 진행되고 심한 경우에는 고름이 차는 유방농양이 생기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관리_ 유방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충분히 마사지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유방 마사지를 하는 방법으로는 뜨거운 타월로 5~10분간 온찜질을 한 뒤 반대쪽 손을 유방의 옆에 대고 다른 한 손을 그 위에 포개어 양손으로 안쪽으로 향해 누른다. 다음에 아래쪽에 있는 손가락을 모아 비스듬히 유방 밑에 대고 유방 전체를 아래부터 흔들어 움직이듯이 양손으로 위를 향해 눌러 올린다. 이후 손바닥에 유방을 올려놓듯이 하고 새끼손가락의 갈라지는 부분을 유방 바로 밑에 놓고 바깥쪽 새끼손가락에 힘을 주어 올리듯이 마사지한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하루 이상 38℃ 이상의 고열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병원에서 유선염 여부를 확인한다. 수유가 가능한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서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산욕열 출산 때 자궁이나 산도에 생긴 상처에 감염이 되면 아기를 낳은 지 3일 정도부터 오한이 나고 39℃ 이상의 열이 나는 산욕열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틀 정도 후에 열이 내린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열이 나는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열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다른 질병일 우려가 있으므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배뇨감 상실 자연분만을 한 산모의 약 4%는 분만 직후에 본인이 스스로 소변을 볼 수 없는 배뇨장애가 발생한다. 원인은 분만 시 사용한 자궁수축제인 옥시토신을 분만 직후 사용을 중지하면 옥시토신이 가지고 있는 항이뇨 작용 효과가 사라지면서 갑작스럽게 소변량 증가, 분만 시에 회음절개를 위해 시행한 국소마취나 무통분만의 영향, 절개 부위에 피가 고이는 혈종 등으로 방광의 감각과 수축 능력 감소 등이 있다. 관리_ 배뇨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분만 후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없어도 4시간 안에 화장실에 가서 소변을 봐야 한다. 시원한 느낌이 없거나 소변량이 너무 적은 경우에는 방광에 소변줄을 넣어서 소변을 보기도 한다. 요실금 방광이나 요도를 지지해주는 조직이나 괄약근이 약화되어 소변이 질금질금 새는 현상이다. 원인은 분만 시간이 너무 지연되었거나 아기의 몸이 너무 커서 요도를 압박한 경우 또는 회음절개에 따른 영향 등이다. 관리_ 대부분 3개월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운동과 약물 처방으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산후 탈모 임신 중 모발은 태반에서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성장기 모발이 증가된다. 분만 후에는 태반이 없어지면서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로 탈모가 일어나는데 이를 산후 휴지기 탈모라 한다. 출산 이후에 성장기가 지연되었던 모발이 모두 한꺼번에 퇴행기와 휴지기로 진행되어 출산 후 1~4개월 동안 평소보다 2배 이상의 모발이 빠진다. 계속적인 자극이 없으면 6~12개월 후에는 모발이 정상적으로 회복된다. 관리_ 산후 조리를 잘 못하는 경우, 과식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이 생기는 경우, 출산 후에 계속되는 육아와 업무 등의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에는 악화되기도 하므로 주의한다. 산후 우울증 출산 이후에 산모에게 나타나는 심리적인 질병은 크게 세 종류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산후 우울 기분장애(Maternity Blues)로 약 50% 산모가 분만 후 첫 일주일 안에 경험하며 단순히 울기만 하거나 불안감이나 초조감, 불면증, 급격한 감정 변화를 보인다. 장진범 과장은 “이는 임신 중에 태반에서 분비되던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의 흥분과 공포 뒤의 감정적인 허탈감, 수유로 인한 수면 부족, 다양한 산욕기 증상에 의한 불편함에 의해서 유발되기도 하죠. 또 아기를 돌보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나 출산으로 인해 흐트러진 신체에 대한 실망감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보통 수시간에서 수일 안에 저절로 없어지며 약물 치료는 필요하지 않고 교육과 심리적 지지로 충분하다. 이럴 땐 병원을 찾아주세요!_ 산후 우울 기분장애와 달리 산후 우울증은 10~15%에서 분만 후 3개월 이내에 발병하고 최소한 2주 이상 매일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산후 우울증을 치료 없이 방치하면 나중에 우울증으로 커다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2주 이상 우울한 감정이나 기분이 지속되면 먼저 주치의와 상의하고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과 치료로 잘 이겨내야 한다. 산욕기에 대한 궁금증 풀기
Q 산욕기에 다어어트 가능할까? A 출산 전의 체중은 임신 전보다 약 10㎏ 이상 증가한 상태지만 출산에 의해서 감소하는 것은 태아의 체중과 태반, 양수의 무게인 5~6㎏이다. 그 후 오로 배출, 발한, 소변 등으로 다소 감소하고, 나머지는 모체에 축적된 지방이지만 이것도 4~6주 후에 줄어든다. 장진범 과장은 “산욕기에 다이어트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무리한 활동이나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죠. 산욕기의 다이어트는 음식 조절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모유 수유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많이 먹기보다는 평소 먹는 양에 300㎈ 정도를 더 먹는 것이 좋죠. 과도한 칼로리 섭취를 하지 않고 수유를 꾸준히 하며, 적절한 산책을 하면 체중은 어느 정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Q 바람은 산모의 적인가? A 전통적인 산후 조리법으로는 여름에도 뜨거운 방에서 땀을 흘리는 것이 좋고 바람을 쐬는 것은 절대 금물로 여겼다. 찬 바람을 쐬면 산후풍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방을 덥게 해두고 일부러 땀을 흘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탈진하기 쉽고 온갖 분비물 때문에 감염되기 쉽다. 훈훈할 정도의 적절한 온도에 환기를 잘 시키고 흡습성이 좋은 이불을 덮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찬 바람을 맞지 않도록 주의하며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Q 산욕기에 술이나 카페인 섭취해도 될까? A 산욕기에 술이나 카페인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유를 하는 경우 아기에게 전달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커피 한 잔은 문제가 없지만 하루 300㎎ 이상의 카페인을 섭취하면(3~4잔 이상) 아기가 유난히 보채거나 잠을 잘 안 잔다. 따라서 수유를 끝낸 후 한 잔 정도의 커피를 마셔 아기에게 넘어가는 카페인을 줄이면 특별한 문제는 없다. 실제 와인이나 맥주 5잔을 먹고 수유를 한 번 하면 아기에게 넘어가는 알코올의 양은 164㎎에 이른다. 따라서 와인이나 맥주 한 잔을 먹은 후에는 1~2시간은 수유를 하지 말아야 한다. 수유 중에는 하루에 와인이나 맥주 2잔이 최대 허용량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