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 중고자동차 사이트에서 퍼온 글이랍니다.
참 감동적이면서 제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글이네요.
이것이 진정한 카매니아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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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어설픈 사연을 올려보고 xx회원님들의 조언 부탁 드립니다
30대말 남성입니다
80년말 대기업 직장 생활을 하면서 처음 88년 프레스토로 운전을 시작해서
99년에 면허증을 장농에다 모셔두고 뚜벅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집사람 차를 빼박이 하는게 전부죠...
2000년부터 직장생활 하면서 적금을 들었습니다
물론 집사람의 허락을 득하고서 ^^
집사람 저 맞벌이 하는 평범한 가정입니다
물려 받은 재산도 없고 저는 평범한 엔지니어
집사람은 저 보다 더 평범한 7급 공무원
저 술...99년 부터 끊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흔한 맥주 한잔 입에 안 대고 있습니다
뚜벅이 하면서도 목표한바가 있어서 적금 들고 돈을 모았습니다
대기업 산하 직장에 근무하면서 총각때 바이크에 미쳐 돈 엄청 가져다 발랐습니다
물론 결혼 하면서 모든 생활이 끝이였죠..
99년에 집사람에게 말했습니다
나: 나 이제부터 걸어 다니고 모든 취미 이런거 다 접을테니 내 부탁 하나 들어줘
낚시 등산 이런거 다 집어치고 오직 가정만을 위해 살테니 내가 살아서 하는 마지막
부탁인데 좀 들어줘....(눈 깔고 엄청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나 오늘부터 봉급 반 짤라서 적금 들테니까 5년만 참아줄래...
나 정말 죽기전에 사보고싶은게 하나 있거든...
집사람: 뭔데.,..말하면 들어보고 해주던 말던 해야 할꺼 아니야..
나: 이제껏 당신하고 애 바라보고 열심히 살았는데..죽기전에 꼭 해보고 싶은게 있어
집사람: 그게 뭔데 말을 해야 알꺼 아냐..(답답한 표정)
나: 더도 말고 덜도 말고 9천만원만 모으고 싶어..
집사람: 왜? 9천 모아서 뭐하게...
참고로 집사람 쥐뿔도 없는 공장생활 하는 나랑 눈이 맞아서 ...
극성맞은 장인어른 좋은 혼사처 다 팽개치고..저랑 결혼 했습니다
지금 집사람과 제가 알뜰하게 살아서 41평짜리 아파트 삽니다
물론 지방이죠- 서울에서 41평에 살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집사람 연금까지 갈려면 아직 4년은 더 근무해야 합니다..
우체국 일이 힘들지만 둘이 아둥바둥 거리지 않고 아직도 연애 하듯이 재미나게
살고 있습니다.. 제가 잡기에 능한지라 -주식해서 날려먹고 .
낚시 한다고 미쳐 젊었을때는 오토바이에 미쳐 결혼 하고는 다 죽이고 살았다는거
집사람이 더 잘알고 있습니다.
나: 나 포르쉐 사고 싶어(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래서 돈 모으고 싶어 나 더 늦기전에 사고싶어
집사람: 뭔 새? 집에서 새를 어찌 키울려고
새가 얼마나 비싸길래 적금까지 들면서 새를 살려고 그러는데.,.
그냥 내가 사줄께...대신에 모이랑 뒷치닥거리는 당신이 해
나:.........................................
그 새가 아니라 자동차 말인데...
스포츠카 말이야 ..
집사람: 자동차? 스포츠카? 당신 지금 나이가 몇살인데.
그리고 차 사는데 뭔 적금이야...그냥 당신 사고 싶은거 사..
뭔차인지는 몰라도 당신이 그렇게까지 타고 싶다는데 그냥 사
나: 차 가격이 일억이 넘거든...그래서 적금 들려고..
집사람: 일억? 뭔놈의 차가 그래 비싸...외제차라도 되?
나:응 외제차인데 스포츠카....
집사람: 왠 뜬금없이 외제차...
아저씨가 그것도 배까지 튀어나온 아저씨가 스포츠카 타고 다니면 아가씨들이
줄이라도 서서 당신 기다린대 ? ㅎㅎㅎ
나: 새차 살 형편은 안되고 중고차라도 사고싶어..
중고가 운 좋으면 5천에서 8천대정도면 중고 살수 있어
-이때부터 입에 침이 튀도록 설득 합니다-
외제차는 보통 세컨카라서 키로수도 얼마 안되고 관리가 잘되어서 ..괜찮거든..
집사람: 5천 넘으면 아파트 한채 값이네..
근데 그게 왜그리 타고 싶어?
나: 처가집 갈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포르쉐를 봤는데.. 까망색 그놈을 보니
나 심장 멎는줄 알았거든 그때 그렇게 마음 먹었다고..
죽기전에 저거 세차도 해보고 타보고 당신 태우고 여행도 가고 싶고...
집사람: 나 처음 봤을때 심장 멎고 그 새보고 심장 멎고 심장마비 안걸렸어?ㅎㅎㅎ
돈 모은다니 나는 반대할꺼 없지만 그때까지 마음 바뀔지 모르니 당신 뜻대로
적금 든다는데 내가 뭐라 하겠어..
적금 들어 안되면 가족 여행이라도 가지..
내가 당신 아는데 당신 그 적금 끝까지 못들어...장담할께 ㅎㅎㅎ
서론이 길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 연유 끝에 2000년 1월부터 집사람이 근무 하는 우체국에
적금을 들었습니다
한달에 200만원씩 ....그 좋아하던 담배도 끊었고
끌고 다니던 차도(마르샤2.5) 팔았고 회사 통근버스 타고 출퇴근 했습니다
술자리 가자고 해도 회식 외엔 빠지고 친구들에게도 난데없이 짠돌이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 나이에 스포츠카 탄다고 하니 그게 꿈이라 하니..
미쳤다고 합디다 ㅠㅠ
4년 넘게 통근버스 타고 출퇴근 하고...제가 근무하는 실험실에 포르쉐911 사진을 걸어두고 4년을 버텨왔습니다
적금을 끝까지 붓지 못한다고 했던 집 사람도 일년정도 제가 집 직장...이 두곳밖에 모르고 담배도 끊고 술도 끊고..
이렇게 바뀌니 놀랐겠죠..
집사람은 포르쉐를 아직 새라고 합니다
집사람 이에프 소나타 타고 구미에서 대구까지 출퇴근 하고 있습니다
차는 그냥 편의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제가 차에 대해 관심 있는걸
이해 하질 못했습니다
이런 집사람을 위해서 인터넷에서 사진 다운 받아서 ...대구에 가서 실사출력해서
(15만원) 거실에 액자 넣어서 걸어두고..
영화 좋은 녀석 아예 디브디를 사서 매일 보고 또 보고...이제껏 아마도
수백번은 족히 보았을것입니다
우리가족들 이제 그 영화 다 외웁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집사람은 라이트 똥그란게 뭐 이쁘다고 당신이 이렇게 변했는지..
저를 다시 봤답니다.
노는거 좋아하고 사람들 어울리는거 찾아 다니고 그러던 사람이 차 하나로 이렇게
변한다는게 믿기질 않는다고...
이제 그 적금 수령일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그 적금 모을려고 회사에서 신차 뽑았다고 자랑하던 동료들..
(기다려라 내가 간다)
그 나이에 스포츠카 타령한다고 놀리던 내 친구들
완전 시계추처럼 집으로 귀가하던 우리 주임님이라고 놀리던 부서원들
4년이 되도록 정말 용돈5만원으로 한달을 버텨왔습니다..ㅠㅠ
수많은 핍박..압박 .. 적금 받아서 여행 가자던 집사람도
더 좋은 주택으로 이사하자던 애들도 이젠 제 편이 되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4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났군요 엉엉엉..
이곳 xx에 와서 배틀기다 시승기다 많이 보았습니다
글재주도 없고 차에 관심만 있었기에 그냥 눈팅만 하다가..
이곳에도 저처럼 오만 압박을 받으면서 목표하는 차를 위해서 저처럼
참고 이겨내시는 회원님이 계실꺼라 생각하고 없는 글솜씨로 남겨봅니다
집사람이 말했던 새....그게 제 마음속에 자리잡은 어쩌면 차가 아닌..
진짜 새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새를 타고 바람에 실려 가는듯한 그 느낌을 생각하며 4년을 버텨왔습니다
이제 xx드림과 서울 중고차 시장을 돌아다니며 제가 원하는 97년식 911터보를
잡아오기위해 다음주부터 일주일 년차를 빼두었습니다
집사람하고 서울인근 경기도 여행겸 해서 구정 연휴해서 많이 놀수 있습니다
그동안 제 인내를 믿고 밀어주었던 집사람에게도 감사를 하고..
xx회원님께서 남겨주신 시승기 배틀기.....여러글들을 보고
4년을 버텨올수 있었습니다
장안평에 가서 바가지 안쓰고 좋은 개인분 만나서 좋은 녀석으로 잡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야간 출근이라 원래는 저녁7-8시까지 자야하지만 ..
요즘은 눈만 감으면 새가 떠올라 잠조차 오질 않습니다.
끝으로 긴글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끝으로 제게 포르쉐 911 터보나 911에 관해 조언해주실 좋은분을 만나면
근사한 저녁 식사 약속 드리겠습니다
구정이 얼마 남지 않앗습니다
미리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꾸벅 *^^*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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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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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감동적인 이야기 하나 - 이것이 진정한 카매니아다!! -
쏘러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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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26 19:47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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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음.. 감동이다.. 이런분은 진짜지 누구든 차를 정말 잘아시는분들이(절대 한분 이거 약합니다. 최소 10분은 나서주셔야합니다) 나서서 차구입하실때 정말 옆에서 조언해주고,딜해주고 그래야 할 것같습니다... 힘들게 힘들게 모으셔서 차 사셨는데 만일 무슨 문제라도 있음 얼마나 맘고생심하시겠습니까.
쏘러가자야..이거 지어낸거 아니겠지...어째든 이사람 유지하는게 관건이겠네..근대 왜 난 항상 얘기가 산으로가지..ㅠ.ㅠ
정말 대단하신분...한달에 200 적금 들 정도면 유지도 어느정도 하실 수 있겠네요... 용돈5만원으로 한달 버티신 분이니까.. 하실 수 있을거예요! 그나저나 가족분들도 대단하세요..
가벼이 볼수도 있는글이지만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글이라고 생각되네요 ^^
헐~ 멋진분의 얘기군요.. ^^;
안전운전하셔얄텐데........피노이님.. 어여 저분 보험 들라고 하셈..^^
소원 이루시길...
참 행복한 분이라 생각됩니다...안전운전하시길~~
꼭 그 소원 이루셔서 행복한 나날들만 보내시길 바랍니다^^. 미리 축하드립니다!!!
멋지네요. ㅎㅎㅎ
짝짝짝~~!!! *^^*
꿈은 이루어진다
제너럴리스트님께서 옆에서 조언해 주셔야 겠습니다. 어제 짧은 거리의 달림을 보니 역시... 싶었습니다.
멋진분이네요....저도 이분처럼 늦었지만 포르쉐 타고 싶습니다만 ....주위에 눈이 아직 무섭습니다...아직은 비머로 만족하지만 다음차는 포르쉐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감동적입니다..
부인이 잘못알아들어서 포르쉐가 졸지에 새가되었지만 (이대목에서 웃음이 나왔음) 끝에서 새의 의미가 감동으로 밀여오는군여^^
부럽네요. 요즘같이 힘든세상에 열심히 저축하셔서 멋진 스포츠카도 장만하시게 되고...저두 지금부터 한 오년 저축해야겠네요....나는 언제 새 타보나~~
너무 감동적인 사연이내요
의지의 한국인... 감동적입니다.
정말 멋진 사람입니다..저도 포르새였으나 귀도 얇고 사연도 많아 골고루 다 타보고 담 차는 '새'입니다..우리 마음 속에 영원한 꿈을 안고 날을 수 있는 새..말입니다..ㅎㅎㅎ
멋진 새 사실길 바랍니다.
정말 감동적이구 대단 하십니다
저도 그 새가 제 가슴에 아로 새겨져 있습니다. 꼭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오...새여....이러다 난 새 될지도 모른다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