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나와 알몸으로 등때 밀어주고 꼬추에 딱밤 장난까지 치던 유펜대학 선배,
지금은 회사에서 윗선으로 있는 그 늙 형과 약속이 있었습니다.
일찌감치 도착해 남산자락 호텔경치도 보고
천천히 바깥쪽 산책도 좀 하다가 커피숍으로 들어갔어요.
안내받은 자리에 아이고 편해라 털썩 앉았는데
넓은 건너 편 소파같은 다른 자리에
먼저 있던 두 여인과 한 아가중에서 아가가 고정되어 뚫어지게 나를 봅니다.
정장만 입던 내가 편한대로 꾸며 입고 나온 오늘의 모습이 이상한가
아래 위를 확인해 보니 괜찮은것 같은데.
예쁜 아가의 얼굴 가운데서
라마같은 커다란 눈동자가 나에게 몹시 눈길을 모으고 있습니다.
어쨌든 인사를 건네볼까 해서
나는 흙 뭍었을까 싹싹비벼 턴 두 손에 마음을 담아 마구 흔들어 주었어요.
진주같은 미소에 번개 윙크를 셀 수 없이 날리면서
손하트 이뿌게 만들어
알러뷰 사랑해를 피날레로 보내줬습니다.
폰에서 문자가 떠서 열어보니 선배가 거의 도착하고 있어요.
서두르지 말고 테이크 유어 타임 하세요.
텍스트하고 있는데
솔솔솔 고소한 냄새 가진 그 아가가 옆에 와 있습니다.
새끼 라마같이 하얗게 내 옆에 서 있어요.
오오 이뻐라.
폰이고 뭐고 다 팽개치고 자지러 주고 있는데
내 무릎을 솜사탕 같은 손으로 탁탁 아가가 두드리더니 안으라며 두 팔을 벌리네요.
아가는 아마도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만 배웠나 봅니다.
에라 모르겠다.
아가 추행범으로 평생 깜방 생활을 하건말건
일단 얼른 안아올려서
조여주고 비벼주고 무릎에 앉혀서 나는 좋아 죽네요.
너의 눈을 사랑해 깜박깜박
너의 머리카락을 사랑해 쓰담쓰담
너의 미니 코를 사랑해 톡톡
너의 볼을 사랑해 꽁꽁
너의 손을 사랑해 짝짝짝
니가 빠르게 와서 너무 밝아서 사랑해 하트하트
너는 화가나도 사랑해 엉엉 깔깔
내가 가진 프린세스급 모든 테마를 뽑고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죄송합니다 아가 엄마가 와서 죄송합니다 몹시 미안해 하며 아가를 가지고 갑니다.
아가는 나를 사랑했는지 떼부리며 막 울고요.
니가 애 울렸냐.
마침 도착 온 선배가 눈을 흘기고
아가 엄마는 죄송 거리고 나는 미안 구부립니다.
선배와 나는 오랜만에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회사에서 앞으로의 내 거취를 몹시 궁금해 하였습니다.
나는 이번 기회에 그만두고 싶어요.
선배로써 플랜B와 플랜C 두 가지를 제시하고 설명합니다.
나는 멀찌감치 건너편 자리에 앉아서
얼룩덜룩, 조그만 입가에 덧덱을 뭍힌채 뭔가를 먹고 있는 아가를 보았습니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재능을 영원히 정지시키기 보다는
저런 아이들을 위해 더 일해야겠다고 1초만에 생각을 바꾸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선배가 제시한 회사의 플랜C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번에 또 다시 붙잡히는 것 같지만 기분이 다릅니다.
조그만 저 아가는 천사인가봅니다.
첫댓글 좋은 선배를 두셨네요.
결정 하셨으니
플랜 C 하시면서
가정도 가지시고
예쁜 아가도 가지시면 좋을 것 같아요.
플랜C만 가지겠습니다. ㅋㅋ
지금 나이에 아가라니요. ㅋ
@도깨비불 100세 이상 사는 시대니까
늦지 않아요. ㅎ
@별이. 별이님이 먼저 해 보시고 성공하면 저도 해 볼께요.
딸의 날씬 하던 배가
튀어 나왔어도
마냥 행복 하다나요.
아가가 천상 천사같아요. ㅋㅋ
손자가 일어날 시간을 기다리며
도깨비불 님 글을 읽는데
제가 마구마구 행복해 지네요.
이사 준비하고 이사하느라
한달가까이 앓고 있었어요.
도무지 기운을 못차리고 누워만 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어제 손자한테
왔더니 기운이 나네요.
21개월 된 녀석이 제법 의젓해졌네요.
할미 볼에 슬그머니 뽀뽀도 하고요.
녀석은 할미를 미미라고 불러요.
이제 녀석이 미미라고 부르면서 제방으로
오네요.ㅎ
ㅎ전 손주 녀석 세살 때 할머니와 둘 만의 약속으로 나를 공주 꽃님이로 부를 것을 약속했지요 아무도 없을 때만 이제 9살 되니 현관문 들어서면서 불러제낍니다 공주 꽃님이 할머니~ 하고 ㅎ
@운선 ㅎㅎㅎㅎ
넘 잼있는 손주네요.
귀여워요~♡
한달씩이나 앓으셨더니 놀라운 소식인데 그나마 손자분을 만나 기운을 차리셨으니 손자분이 명약을 가지셨네요. 미미 할머니 건강하십시요. ㅋ
아기에게 몰입한 순간의 감정
꽃잎이 호르르 몸을 떨 때의 환희로움 그것과 같을까 어찌 글로 다 표현할까 싶은데 깨비는 하네 그 순수성에 얼마나 매료 되었으면 으으~~ 난 깨비의 글로 그 순간을 경험했쓰~넘 이뽀라 아가의 모습이
공주꽃님이 누님 ㅋㅋ
아가들은 다 이쁩니다. 매료 이상이에요.
예쁜 아가의 눈이 새끼라마를 닮았나 봅니다
저도 길을 가다 아가들을 보면 한참 쳐다
봅니다
저도 어디서든 아가들을 만나면 한참 봅니다. ㅋㅋ
마음이 사르르 녹아요.
우왕~ 유펜대 선배를 만나셨다면,
깨비님도 유펜(펜실베이니아대) 나오셨어요?
지금 알았어요. 뒷북 죄송^^ 수재시네요^^
우리 딸이 미국 대학교 박사 과정 지원할 때,
유펜, 뉴욕대, UIUC(아시겠지만, 일리노이대 어바나 섐페인 캠퍼스) 세 군데 지원했는데 유펜이랑 뉴욕대는 떨어졌어요. ^^
그래서, 지금 공부하는 UIUC도 좋은 학교인데, 유펜이랑 뉴욕대는 더 좋은 학교로구나, 하고 생각해요.
천진난만한 아가의 사랑스러움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하셨네요.
나이 들어가니 모든 아가들이 너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습니다.
저절로 미소가 떠오르게 하시는 글 잘 읽었습니다. ^^
저의 이전 글 어디선가 유펜출신을 두세번 말했는데
이번에야 처음으로 이것을 알아봐 주시는 분이 나타나셨네요.
ㅋㅋ 네. 저 때에는 4위 랭킹이었어요. UPENN 아이비리그를 뉴욕대(NYU) 35위와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고요. 리빙 코스트 제일 높은 NYU보다 따님이 UIUC 가길 천만 다행입니다.
따님께서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ㅋㅋㅋ
네, 우리 애도 뉴욕대는 그닥 아쉬울 것 없고 유펜 못 간 것은 퍽 아쉽다 해요.
작년 가을에 유펜에서 열린 학회에 교수님이랑 동료 학생들과 3박 4일 간 다녀왔는데
발표도 잘하고 질문도 당일 발표자들 중에 가장 많이 받아서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이비 리그 출신이 삶방에 계시니 참 반가운 일입니다. ^^
이럴 줄 알았죠.
도불님이야 아직 한창 때이니 뭘 해도 창조적으로 잘 하시겠지만 회사에서 그대로 오케이를 할 수는 없었겠죠.
그건 회사로써 막대한 손해가 아닌가 싶거든요.
플랜 C가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잘 하시는 거라 믿어요.
천사같은 아기들이 미래에 더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잘 하셨어요.
도불님이
아기천사를 만난 건
회사에서도 행운이겠군요.
플랜C는 좀 더 험지 쪽이고요. ㅋㅋ
국내에서 오래 있을 것 같지 않아요.
리진님의 위로와 성원의 댓글이 더 행운입니다. ㅋ
감사합니다.
만남의 장소를 잘 설정했는지
싶습니다 ㅎ
아기가 마음의 생각에 불을
지폈으니요~
잘된일 이라고 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뭐 결정은 본인의
생각이 최우선이니..
어제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2살쯤 된 아기가
인사한다고 머리숙여 꾸벅하는데
짧은몸으로 하는 그 천사같은
모습에 넋을 잃고 배시시 웃으며
쳐다봤어요
이세상 아기들은 다 천사야^^
천사같이 웃는아긴 다이뻐ㅋ
그래요. 결정은 본인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일이란게 나를 위한 차원에서 멀어졌어요. ㅋ
짧은 몸에 인사하는 아기가 천사같은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ㅋ
큰 눈망울
라마 이미지
진짜 힐링이 되버리네요
옛날엔 저랬던 때가 있었던거같은데
이젠 기억도 가물거리네요
플랜 C . . .
전
플랜 ☆ 요론거 하고픈데
될라는지 모르겠습니다^^
플랜을 개인적으로 하고픈게 있으시군요. ㅋ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천사같은 아가와 함께 하며 결정하신 플랜C 분명 잘하신 결정일겁니다~~
미래의 아기들이 좋은세상에서 살게 되겠네요~~
12월에 태어나게될 제친손주 생각에 미리 감사인사드립니다~~
12월에 경사가 일어나네요. ㅋ
건강하게 예쁜 손주님을 기대합니다.
네 잘 선택 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ㅋㅋ
맑은 아가의 눈빛에서 결정을 내리셨네요
좋은 결과 있으시라 믿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네. ㅋㅋ 일이 그렇게 1초만에 바뀌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사랑이 많으면
저렇게 가벼워질 수가 있는데
도깨비불님의 글을 볼 때마다
느끼는 점입니다
참고로
우리 손녀가 막 세살 접어 들어서
이 글 몽땅 한 눈에 들어 옵니다ㆍㅎ
세살 손녀님이면 진짜로 이쁠때네요. ㅋ
가벼워진 글 노력 담아서 또 뵈드리렵니다. ㅋㅋ
아가의 순수한 마음, 귀요미!
네 귀엽고 순수한 아가들 입니다.
미래의 상징인 아가를 보며 선택의 결정을 누리는 호사를 누리셨군요.
도깨비불님 스스로 결정했으니 앞으로 가는 길 순탄하기를 바랍니다. ^^~
듣고보니까 호사로운 결정이고 ㅋㅋ
내적 상상이 아가를 보면서 결정케 했고 그렇네요.
순탄. 감사합니다.
아하
일을 다시 하시기로 하셨군요
깨비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 어린 아이가 인성이 잘 되었네요
벌써 사람보는 눈이 생긴걸보니...
그놈의 인기가
남녀노소 불문이 없구만
동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아이가 사람보는 눈. ㅋㅋ
제목만 보고는
예쁜 아가가 여성인줄 알았네요.
아가가 보고싶다는 것은
할아버지가 될 때가 돼서가 아닐까요?
아. 제목 뉘앙스가 그랬군요. ㅜㅜ
손자.. 그럴까요. ㅋ
아직 아들 장가도 안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