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한그릇 2천5백원 혹은 3천원.....이건 1980년대 시장통 가격이다. 2023년 현재에 이 가격이 있다는 걸 알고 부산최대 빈민가 반송을 찾았다. 반송에는 엄청난 인구가 살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다. 부산의 빈민가들은 안창마을, 중구 꽃마을, 중구에서 진구로 연결되는 산복도로 일대, 감천이 있다. 서구 감천동은 너무 낙후되고 사람도 다 떠나다보니 문화마을로 지정을 했지만 구지 따지면 최악의 민민가다. 사람이 소멸되어 빈민가에 속하지도 않고 꽃마을과 산복도로 역시 빈집으로 가득한 유령마을로 변해가는 중이다. 이들 보다 조건이 좋지만 빈민가로 불리는 곳이 용호동 무지개 마을, 반여동, 반송이다. 인구가 많다. 이 중 1등의 오명은 반송이 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엄청 많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허나 반송은 그 자체 신도시 기능을 하고 있다. 구 단위 인구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값싸고 숨은 맛집들이 있다. 필자는 반송에 칼국수 투어를 간다. 재송동 반여동은 맛집이 없다. 젊은 애들 술집은 많다. 이른바 산만디 포차들이다. 해서 차라리 집밥 먹어도 여기서 밥을 해결하지 않는다. 칼국수 7-8천원 한다. 간혹 6천원도 있다. 내가 만든 칼국수 만도 못하다. 연제시장에 6천원 칼국수는 맛이 있다.
115-1을 타고 윗반송역에 내려 필자가 찾는 곳은 "할매 칼국수"와 "인화 칼국수"다.
난 항상 김밥과 칼국수 조합을 좋아한다.
이 집은 십 여년전 2천원으로 시작 돈을 벌어 가게 2개를 내고 매장을 리모델링 하여 3천원 받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제구 6천원 칼국수 보다 못하지만 반여동 등 기타 칼국수 6-8천원 보다 낫다. 가성비는 갑이다.
이 집 옆에 허름한 칼국수 집이 새로이 강자로 등장 했으니 할매칼국수다. 할매칼국수는 할매는 없고 5-60대 아줌마들이 설친다. ㅋㅋㅋ 우야든가 손님이 많다. 인화칼국수는 외지에 많이 알려져 있고 할매 칼국수는 신흥강자다. ㅋㅋ
필자는 이상하게 할매가 더 맛있다. 손님도 할매가 많다. 지저분하고 좁은 매장인데 할매는 시골장터 칼국수 같다. 옆사람과 붙어 앉아 허기진 배를 달래던 시골장터 느낌이다. 필자는 그런거 싫어하는데.... 편한 한끼가 더 나은데 맛은 할매가 맛다. ㅎㅎㅎㅎ
앉아서 먹기는 인화가 편하다.
두 집의 공통점은 진한 멸치국수 하나만으로 승부하는 집이다. 고명은 조금 넣은 정구지 몇 개에 깨소금이다. 화려한 고명과 부산물을 원하는 사람은 비추이지만 시원한 멸치 육수로 승부한 시골 장터 칼국수를 좋아하는 분은 강추다. 필자는 땡초나 양념은 일체 추가하지 않고 국물만을 다 마신다. 속이 시원하다. 멸치육수에 아무런 양념없이 먹어야 육수의 시원함과 이후 속이 편안해 짐을 느낀다. 두 집은 돈 아까워 아에 조미료를 쓰지도 않는 듯하다. ㅎㅎ 그게 오히려 나에겐 맛집이 된다.
내 개인 취향으로는 할매가 인화 보다 더 맛있다.....
할매는 4천원에 깁밥과 칼국수....
인화는 5천원에 깁밥과 칼국수....
나의 소확행은 여기 빈민가에 있다. 반송시장 주차장에서 본 하늘은 왜그리 맑은지.....일상과 서민의 행복과 조용함이 깃든 곳이다. 반송시장은 시골 시장처럼 한적하고 평화롭다. 주차장 시설도 좋다. 난 버스 타는 즐거움.....
한적함과 고요하고 텅빈 시장 주차장과 하늘....시간이 멈추고 삶도 멈춘듯하다.
Verweile doch ! 멈추어라 !
Du bist so schoen ! 너는 너무 아름답구나!
첫댓글 우와 엄청난 내공이십니다.항상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