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마을 실레장터-
고속전철이 개통되면서 춘천 특히 김유정 실레마을엔 구름처럼 많은 관광객들이 주말이면 인산인해를 이룬다. 거기에 북스테이션으로 레일바이크가 설치되면서 금상첨화 격으로 실레마을은 즐거운 비명이다.
평소에도 그렇지만 주말이면 김유정 역에서 엄청난 관광객, 등산객들을 토해놓고 이들은 김유정문학촌, 이야기길, 영서북부 관광안내소를 거쳐 금병산 정상으로 가서 춘천의 푸른 얼굴을 대하며 만끽하겠지.
싱싱한 인공호에서 불어오는 푸른 강바람과 대룡산에서 불어오는 청아한 산바람에 머리칼을 흗날리며 정상에 우뚝 서서 쾌재를 부르리라. 도심에서 푹푹 찌든 등산객들의 마음을 말끔히 씻어 주리라.
이들은 등산을 마치고 김유정 문학을 마시고 하산하면서 저마다 즐거운 발길은 어디일까? 주로 금병초등학교 후문 쪽 김유정이 심은 느티나무가 있는 유서깊은 금병의숙으로 내려와 식당을 찾아 고유음식인 닭갈비에 막국수로 허기진 배를 달래리라. 이미 백석규모의 거물 식당들이 마련되어 그들을 충분히 맞을 것이다.
식사가 끝나면 저마다 예약된 기차시간표에 맞춰 김유정 단편문학이 안개처럼 짙게 포개진 실레마을을 서성이며 이곳 저곳 신비의 눈길로 두리번거리겠지. 어디 엽서한장 살데 없을까?
특히 레일바이크가 웅지를 편다. 새벽부터 수학여행처럼 관광차들이 꼬리를 물고 졸고 있다. 달려온 사람도 서성이리라. 가보라! 요즘은 동절기라 뜸하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평일이면 많은 관광객들의 집합소가 아닐 수 없다. 경춘 거리가 얼마나 단축되었는가! 여행의 백미는 무엇인가? 즐길 거리,볼거리등 쇼핑의 기회를 제공함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김유정 역 앞이나 레일바이크 앞, 점순네 닭갈비 앞 부근 어느 곳도 좋다. 간이 장터를 시에서 내주면 어떨까? 특히 이곳 실레마을의 특산물은 무엇인가/ 부추 최적지이다. 영세한 주민들은 봄부터 부추,푸성귀를 내다 팔아 학교 가는 애들 차비를 마련하고 전기세를 납부해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종일 새우등처럼 허리를 굽히고 고부간에 쪼그리고 앉아 부추를 다듬어 단을 묶는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불고기집에 부추를 팔아 가용을 쓴다. 대 인기이다. 공간이 그리 크지 않아도 된다.
지역도 주변마을까지 모여라해야 한다. 정족 1, 2리, 팔미리, 혈동리, 의암리,광판리, 학곡리, 사암리,신촌리, 거두리,원창고개까지 와서 농산물을 판매하면 김유정님을 얼마나 고마워할까?
실레 마을인 증리는 부추, 열무, 배추, 오이, 파, 마늘, 호박, 이웃마을 새미 솟발이는 오이, 상추, 고추, 열무, 콩나물,고구마, 메주,그리고 모리는 시금치 오이, 버섯 ,청국장,나물, 호박, 댐이있는 옷바위(衣巖) 마을은 씀바귀, 꼬들빼기, 취나물, 오이, 호박, 버섯, 거두리는 복숭아, 사과, 산나물, 고구마, 상추, 참외, 꿀 등을 내다 팔자,
교통이 편리하니 주말, 주일 촌로들이 장을 펼치기 쉽다. 스쿨버스 식으로 주말주일 마을버스로 한바퀴 돌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웰빙시대에 저마다 장 구경을 하고 누구나 잠시 잃었던 고향을 되새김질하리라.
유년기 추억을 떠올리며 허공에 순이 얼굴도 그려보겠지-. 돌아갈 본향은 아름답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채널 A를 보라! 입맛에 달고 있던 음식들이 어찌 그렇게 배신하였던가! 각종 음식에 기생하는 오염식품, 구역질 나는 외국산, 화학적 조미료 가미 등으로 모든 사람들 목을 조여온다. 가공식품에 환멸을 느꼈으리라.
시골장터! 방금 목욕을 한 5월의 상큼한 누나의 얼굴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자연산 농산물들은 얼마나 그들 마음을 사로잡을 것인가! 저녁상에 놓고 싶어 지갑을 열 것이다. 한단,두단-,두고온 식구들과 저녁을 나누며 다녀온 김유정 실레마을이 화두에 오르고 그의 작품도 꼽으리라.
관계당국에서는 이불을 펴주어야 한다. 교회 부근, 레일바이크 부근 어디든지 최적이다. 출발지보다 도착지 부근이 여유롭다. 손수 띄운 청국장과 시루에서 저녁으로 물을 주고 키운 콩나물을 권장하자. 향수가 깃든 식품을 선보이자. 봄이면 해쑥으로 만든 쑥떡, 취떡, 송기떡이 수줍게 그들 앞에서 애교를 부리겠지.
산나물도 적격이다. 김유정이 송이버섯을 따러 이쁜이와 갔다는 문학작품을 보았는가! 김유정 봄.봄에서 춘호 부인은 진병산에서 도라지, 더덕, 송이를 팔아 살아간다. 이른 봄 홑잎, 쑥, 씀바귀, 고들빼기, 원추리, 달래, 비름나물,약초등을 뜯어 팔자. 닁큼 사리라. 고향의 입맛을 여기서 마음껏 사냥하리라.
저마다 한 보따리씩 사가지고 상경하리라. 풋풋하리라. 이곳 농산물인 영양부추 인기야말로 어디에 비길까! 김유정문학촌 이웃 시루라고 하는 음식점은 이미 몇년 전부터 동네 부추 팔아주고 있다. 단을 묶어 물에 추겨 대문앞에 놓으면 손님들이 지나가다가 몇단씩 사들고 간다. 김유정문학작품에 봄이면 산에서 갈을 꺾고 산나물을 뜯으며 노래를 하던 정겨운 마을이 아닌가!
거래성사는 불을 보는 듯 대성황이리라.
수박, 참외, 찰옥수수는 제철이면 홍수처럼 이웃마을에서 마구 쏟아지겠지, 심지어 서울 관광객들이 장을 보러 일부러 김유정 역까지 오늘 일도 비일비재하리라. 어쩜 춘천 풍물시장과 호각지세라면 착각일까?
새해는 박근혜 새 정부의 실업난 해소에 부응해야 한다. 특히 재래시장의 혁신이 중요하다. 농촌사람들의 수입원의 물꼬를 터주어야 한다.
시끌벅적한 실레장터 -. 장 이름도 3 글자, 실레장으로 하자. 샘밭장처럼 멋지게 이름표도 달아주면 오죽 좋을까! 서울까지 내다파는 오이 토마도농사에 주름을 펴주어야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