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백성의 체험을 통하여 말씀하신다
서언
이 책 제목을 가장 정확하게 옮기자면, '출중한 노래', '가장 아름다운 노래'가 될 것이다.사실, 이 책은 사랑을 노래한 대중가요 모음집이다.
이 노래들은 아마 신랑 신부를 왕과 왕비로 부른 결혼 축제 때 불렀을 것이다.
이런 노래들을 어떤 편집자가 모으고 선별하여 일종의 극작시로 꾸민 다음, 그 저자를 이스라엘 안에서
지혜 문학의 원조로 여기던 솔로몬으로 삼았다.
시적 가치가 아주 높은 이 책의 최종 형태는 주전 5세기 또는 6세기로 올라간다.
아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첫째로, 이 책은 가장 깊고 보편적이고 뜻깊은 인간 체험, 즉 사랑을 다룬 지혜 문학서다.
그러나 이 사랑은 인간 사랑인가 아니면 하느님 사랑인가?
우리는 아가가 이 두 사람을 뗄 수 없게끔 노래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이라는 피조물이 하느님의 모상대로 하느님을 닮게 창조되었기 때문이다(창세 1.26-27),
요한은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께로부터 났으며
하느님을 압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 효한 4.7-8)고 말한다.
인간 사랑은 서로 사랑하는 인간 존재들의 인격 안에 현존하여 계시는 하느님 자신의 거울, 성사,
나타나심이다. 하느님은 이렇게 당신 사랑을 나타내고, 인간들이 당신 및 자기네 자신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체험인 사랑을 영원하게 하신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체험을 발견하고 생활화하라고 또 하느님이 인간들을 위하는 사랑 자체이신
예수의 인격 안에 나타나신다는 위대한 신비의 핵심을 발견하고 생활화하라고 초대한다(요한 3.16).
아가와 아가가 묘사하는 바 인간 사랑은 인류를 위하시는 하느님의 열정적인 부드러운 사랑을
계시하는 비길 데 없는 비유로서 읽고 알아들을 필요가 있다.
1
1 가장 아름다운 솔로몬의 노래(신부)
2 그리워라, 뜨거운 임의 입술, 포도주보다 달콤한 임의 사랑.
3 임의 향내, 그지없이 싱그럽고 임의 이름, 따라 놓은 향수 같아 아가씨들이 사랑한다오.
4 아무렴, 사랑하고 말고요, 임을 따라 달음질치고 싶어라. 나의 임금님, 어서 임의 방으로 데려 가
주셔요.
(합창단)
그대 있기에 우리는 기쁘고 즐거워 포도주보다 달콤한 그대 사랑 기리며 노래하려네.
(신부)
5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나 비록 가뭇하지만 케달의 천막처럼, 실마에 두른 휘장처럼 귀엽다는구나.
6 가뭇하다고 깔보지 말아라. 오빠들 성화에 못 이겨 내 포도원은 버려 둔채, 오빠들의 포도원을
돌보느라고 햇볕에 그을은 탓이란다.
7 사랑하는 이여, 어디에서 양떼를 치고 계시는지, 대낮엔 어디에서 쉬게 하시는지 제발 알려 주셔요.
임의 벗들이 치는 양떼들을 따라 이리저리 헤매지 않게 해 주셔요.
(합창단)
8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어딘지 모르겠거든, 양들의 발자국을 뒤밟다가 목자들이 친 천막이 나서거
든 그 가까이에서 네 어린 양들을 쳐 보아라.
(신랑)
9 나의 고운 짝이여, 그대는 파라오의 병거를 끄는 말과 같구나!
10 삼단 같은 머리채에 그대의 두 볼은 귀엽기만 하고, 진주 목걸이를 건 그대의 목 또한 고와라.
(합창단)
11 우리가 은구슬 박은 금사슬을 만들어 너에게 주리라.
(신부와 신랑)
12 나의 임금님이 몸을 누이신 방에 나르드 향내 그득 채우리라.
13 가슴에 품은 유향 꽃송이 같은 내 사랑.
14 엔게디 포도원에 핀 헨나 꽃송이어라.
15 그대, 내 사랑, 아름다와라. 아름다와라, 비둘기 같은 눈동자.
16 그대 내 사랑, 멋진 모습 얼굴만 보아도 가슴 울렁이네. 우리의 보금자리는 온통 녹음에 묻혔구나.
17 우리 집 들보들은 송백나무요, 천장은 전나무라네.
2
1 나는 고작 사론에 핀 수선화, 산골짜기에 핀 나리꽃이랍니다.2 아가씨들 가운데서 그대, 내 사랑은 가시덤불 속에 핀 나리꽃이라오.
3 사내들 가운데 서 계시는 그대, 나의 임은 잡목 속에 솟은 능금나무, 그 그늘 아래 뒹굴며 달디단
열매 맛보고 싶어라.
4 사랑의 눈짓에 끌려 연회석에 들어 와
5 사랑에 지친 이 몸, 힘을 내라고, 기운을 내라고, 건포도와 능금을 입에 넣어 주시네.
6 왼팔을 베게 하시고, 오른팔로 이 몸 안아 주시네.
7 들판을 뛰노는 노루 사슴 같은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 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 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 다오.
(신부)
8-9 사랑하는 이의 소리, 산 너머 언덕 너머 노루같이, 날랜 사슴같이 껑충껑충 뛰어 오는 소리.
담 밖에 서서 창틈으로 기웃거리며 살창 틈으로 훔쳐 보며
10 나의 임이 속삭이는 소리. "나의 귀여운 이여, 어서 일어나오. 나의 어여쁜 이여, 이리 나와요.
11 자, 겨울은 지나가고 장마는 활짝 걷혔소.
12 산과 들엔 꽃이 피고 나무는 접붙이는 때 비둘기 꾸르륵 우는 우리 세상이 되었소.
13 파란 무화과 열리고 포도 꽃 향기가 풍기는 철이오.
나의 귀여운 이여, 어서 나와요. 나의 어여쁜 이여, 이리 나와요.
14 바위틈에 숨은 나의 비둘기여! 벼랑에 몸을 숨긴 비둘기여, 모습 좀 보여줘요.
목소리 좀 들려 줘요. 그 고운 목소리를, 그 사랑스런 모습을."
15 여우떼를 잡아 주셔요. 꽃이 한창인 우리 포도밭을 짓밟는 새끼 여우떼를 잡아 주셔요.
16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 임은 나리꽃밭에서 양을 치시네.
17 선들바람이 불기 전에 땅거미가 지기 전에, 임이여, 돌아오셔요.
노루처럼, 날랜 사슴처럼 베델산으로 돌아오셔요.
3
1 밤마다 잠자리에 들면, 사랑하는 임 그리워 애가 탔건만, 찾는 임은 간 데 없어2 일어나 온 성을 돌아 다니며 이 거리 저 장터에서 사랑하는 임 찾으리라 마음먹고 찾아 헤맸으나
찾지 못하였네.
3 성 안을 순찰하는 야경꾼들을 만나 "사랑하는 나의 임 못 보셨소?"
4 물으며 지나치다가 애타게 그리던 임을 만났다네. 나는 놓칠세라 임을 붙잡고 기어이 어머니 집으로
끌고 왔다네. 어머니가 나를 잉태하던 바로 이 방으로 들어 왔다네.
(신랑)
5 들판을 뛰노는 노루 사슴 같은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 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
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 다오.
(합창단)
6 저기 사막에서 올라 오는 분은 누구신가? 연기 치솟듯이 올라 오시네.
몰약과 유향 냄새 풍기며, 상인들이 사고파는 온갖 향수의 냄새를 풍기며.
7 보아라, 솔로몬이 가마를 타고 오신다.
이스라엘 군사 중에서도 빼어난 장사, 육십 명의 호위를 받으며 오신다.
8 모두들 칼 잘 쓰는 조련된 군인들, 밤에 불측한 일이라도 있을까 하여 허리에 칼을 찼구나.
9 솔로몬왕은 손수 타실 연을 레바논 재목으로 만드셨다네.
10 은기둥에 금닫집 바닥은 가죽끈으로 엮어 붙은 담요를 깔았다네.
11 예루살렘의 아가씨글아, 시온의 아가씨들아, 나와서 뵈어라.
이 즐거운 혼인날, 솔로몬왕은 그 어머니가 씌워주신 면류관을 쓰고 계시는구나.
(신랑)
4
1 아름다와라, 그대. 나의 고운 짝이여, 너울 뒤의 그대 눈동자 비둘기같이 아른거리고, 머리채는
길르앗 비탈을 내리닫는 염소떼.
2 이는 털을 깎으려고 목욕시킨 양떼 같아라. 새끼 없는 놈 하나 없이 모두 쌍동이를 거느렸구나.
3 입술은 새빨간 실오리, 입은 예쁘기만 하고 너울 뒤에 비치는 볼은 쪼개놓은 석류 같으며,
4 목은, 높고 둥근 다윗의 망대 같아, 용사들의 방패 천 개나 걸어 놓은 듯 싶구나.
5 그대의 젖가숨은 새끼 사슴 한 쌍, 나리꽃밭에서 풀을 뜯는 쌍동이 노루 같아라.
6 선들바람이 불기 전에, 땅거미가 지기 전에, 나는 몰약산으로 가리다. 유향언덕으로 가리다.
7 나의 귀여운 짝이여, 흠잡을 데 하나없이 아름답기만 하여라.
8 나의 신부여, 레바논에서 이리로 오너라. 레바논에서 이리로 오너라, 어서 오너라. 아마나산 꼭대기
에서, 스닐산 꼭대기, 헤르몬산 꼭대기에서 내려 오너라.
사자굴에서, 표범 우글거리는 산에서 내려 오너라.
9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나는 넋을 잃었다.
그대 눈짓 한번에 그대 목걸이 하나에, 나는 넋을 잃고 말았다.
10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그대 사랑 아름다와라. 그대 사랑 포도주보다 달아라.
그대가 풍기는 향내보다 더 향기로운 향수가 어디 있으랴!
11 나의 신부여! 그대 입술에선 꿀이 흐르고 혓바닥 밑에는 꿀과 젖이 괴었구나.
옷에서 풍기는 향내는 정녕 레바논의 향기로다.
12 나의 누이, 나의 신부는 울타리 두른 동산이요, 봉해 둔 샘이로다.
13 이 낙원에서는 석류 같은 맛있는 열매가 나고,
14 나르드, 샤프란, 창포, 계수나무 같은 온갖 향나무도 나고, 몰약과 침향 같은 온갖 그윽한 향료가
나는구나.
15 그대는 동산의 샘 생수가 솟는 우물, 레바논에서 흘러 내리는 시냇물이어라.
(신부)
16 북새야, 일어라, 마파람아, 불어라.
나의 사랑하는 임이 이 동산에 오시어 달콤한 열매를 따 먹도록, 내 동산의 향기를 퍼뜨려라.
(신랑)
5
1 나의 누이, 나의 신부여, 내 동산으로 찾아 왔소. 몰약 같은 향기로운 나뭇가지도 꺾고 꿀도 송이째
따 먹으려오. 포도주만 마시랴, 젖도 마시리라. 친구들아, 먹고 마시어라. 흠뻑 사랑에 취하여라.
(신부)
2 나는 자리에 들었어도 정신은 말짱한데, 사랑하는 이가 문을 두드리며 부르는 소리, "내 누이, 내
사랑, 티없는 나의 비둘기여, 문을 열어요.
내 머리가 온통 이슬에 젖었고, 머리채도 밤이슬에 젖었다오."
3 "나는 속옷까지 벗었는데, 옷을 다시 입어야 할까요? 발도 다 씻었는데, 다시 흙을 묻혀야 할까요?"
4 나의 임이 문틈으로 손을 밀어 넣으실 제 나는 마음이 설레어
5 벌떡 일어나 몰약이 뚝뚝 듣는 손으로 문을 열어 드렸네.
내 손가락에서 흐르는 몰약이 문고리에 묻었네.
6 임에게 문을 열어 드렸으나 임은 몸을 돌려 가 버리더이다.
나는 그만 넋을 잃고 가는 임을 뒤쫓다가 놓쳤다네. 임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었네.
7 그러다가 성 안을 순찰하는 야경꾼들에게 얻어맞고 성류를 지키던 파수병에게 겉옷을 빼앗겼네.
8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나의 임을 만나거든 제발 내가 사랑으로 병들었다고 전해 다오.
(합창단)
9 네 임의 남다른 점이 무엇이냐?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네 임이 어디가 남다르다고 그런 부탁을 하느냐?
(신부)
10 나의 임은 말쑥한 몸매에 혈색이 좋아 만인 위에 뛰어난 사람이라오.
11 머리는 금 중에서도 순금이요, 머리채는 종려나무 잎새 같은데 검기가 까마귀 같지요.
12 눈은 흐르는 물가에 앉은 비둘기, 우유로 목욕하고 넘실거리는 물가에 앉은 모양이라오.
13 두 볼은 향료를 내는 발삼꽃밪 같고 나리꽃 같은 입술에선 몰약이 듣고요.
14 두 팔은 감람석이 박힌 황금방망이, 허리는 청옥 두른 상아 토막이라오.
15 두 다리는 순금받침대 위에 선 대리석 기둥, 그의 모습은 레바논 같아 송백나무처럼 훤칠하다오.
16 그 늠름하고 멋진 모습에 그만 반해 버렸지요.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나의 임은 이런 분이란다. 나의 짝은 이런 분이란다.
(합창단)
6
1 네 임은 어디로 갔느냐? 더없이 아리따운 여인아, 네 임이 간 곳을 알아야 함께 찾아 보지 않겠느냐?(신부)
2 나의 임은 정녕 자기의 동산, 발삼꽃밭으로 내려 갔을 거예요. 그 동산에서 양을 치고 나리꽃들을
따고 있을 거예요.
3 임은 나의 것, 나는 임의 것, 임은 나리꽃밭에서 양을 치시네.
(신랑)
4 그대, 나의 짝은 디르사처럼 아름답고 예루살렘처럼 귀엽구나.
5 나에게서 눈을 돌려 다오. 눈이 부시어 쳐다볼 수도 없구나.
그대 머리채는 길르앗 비탈을 내리닫는 염소떼,
6 이는 털을 깎으려고 목욕시킨 암양떼 같아라. 새끼 없는 놈 하나 없이 모두 쌍동이를 거느렸구나.
7 너울 뒤에 비치는 그대의 볼은 쪼개놓은 석류 같아라.
8 왕비가 육십 명 있고 후궁이 팔십 명 있으며 궁녀가 수없이 있으니 그들이 다 무엇이랴.
9 티없는 나의 비둘기는 오직 하나뿐, 낳아 준 어머니에겐 둘도 없는 외동딸. 그를 본 아가씨들은
부러워하고 왕비, 후궁들도 칭찬하여 마지않네.
10 "이는 누구인가? 샛별처럼 반짝이는 눈, 보름달처럼 아른다운 얼굴, 햇볕처럼 맑고 별떨기처럼
눈부시구나."
11 나는 호도밭에 내려 가 골짜기에 대추야자나무 움이 텄는지, 포도나무꽃이 피었는지, 석류나무
꽃송이들이 망울졌는지 보려고 기웃거리다가
12 나도 모르는 새에 마음이 움직여 왕자답게 내 백성의 병거에 올라 탔다네.
(합창단)
7
1 술람의 아가씨야, 돌아오라. 돌아오라. 네 모습 보고 싶구나. 돌아오라. 돌아오라.
(신랑)
두 줄로 돌아가는 무희들 가운데서 춤추는 술람 아가씨를 보니 어떠하냐?
(합창단)
2 지체 높은 댁 규수라, 신 신고 사뿐사뿐 옮기시는 발, 여간 곱지 않군요.
두 허벅지가 엇갈리는 곳은 영락없이 공들여 만든 패물이요,
3 배꼽은 향긋한 술이 찰랑이는 동그란 술잔, 허리는 나리꽃을 두른 밀단이요,
4 젖가슴은 한 쌍 사슴과 같고
5 한 쌍 노루와 같네요. 목은 상아 탑 같고, 눈은 헤스본 밧라삠 성문께에 있는 파아란 늪 같고요.
코는 다마스커스 쪽을 살피는 레바논 성류 같군요.
6 머리는 가르멜 봉우리처럼 오똑하고 머리채는 붉은 공단처럼 치렁치렁하여 임금밈도 그 아름다움에
홀려 버렸지요.
(신랑)
7 너무나 아리땁고 귀여운 그대, 내 사랑, 내 즐거움이여,
8 종려나무처럼 늘씬한 키에 앞가슴은 종려 송이 같구나.
9 나는 종려나무에 올라 가 가지를 휘어잡으리라. 종려 송이 같은 앞가슴 만지게 해 다오.
능금 향내 같은 입김 맡게 해 다오.
10 잇몸과 입술을 넘어 나오는 포도주 같은 단맛을 그대 입 속에서 맛보게 해 다오.
(신부)
11 이 몸은 임의 것, 임께서 나를 그토록 그리시니,
12 임이여, 어서 들로 나갑시다. 이 밤을 시골에서 보냅시다.
13 이른 아침 포도원에 나가 포도나무꽃이 피었는지 석류나무 꽃이 망울졌는지 보고, 거기에서
나의 사랑을 임에게 바치리다.
14 자귀나무가 향기를 뿜는데, 문 밖에는 온갖 열매가 있답니다.
햇것도 해묵은 것도 임을 기다리며 마련해 두었답니다.
8
1 아, 임이여, 우리가 한 어머니의 젖을 먹은 오누이라면, 밖에서 만나 거리낌없이 입을 맞추어
드리련만,
2 이 몸이 태어나던 어머니의 방으로 임을 모시고 들어 가 안기련만, 향긋한 술, 석류 즙을 대접해
드리련만.
3 왼팔을 베게 하시고 오른팔로 이 몸 안아 주시네.
(신랑)
4 예루살렘의 아가씨들아, 이 사랑이 잦아 들기까지 제발 방해하지 말아 다오.
흔들어 깨우지 말아 다오.
(합창단)
5 사랑하는 임에게 몸을 기대고 올라오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
(신랑)
사과나무 아래, 그대가 태어난 곳, 그대를 낳느라고 그대의 어머니가 산고를 겪던 곳, 바로 거기에서
잠든 그대를 만나 깨웠었지.
6 가슴에 달고 있는 인장처럼 팔에 매고 다니는 인장처럼 이 몸 달고 다녀다오.
사랑은 죽음처럼 강한 것, 새샘은 저승처럼 극성스러운 것, 어떤 불길이 그보다 거세리오?
7 바닷물로도 끌 수 없고 굽이치는 물살도 쓸어 갈 수 없는 것, 있는 재산 다 준다고 사랑을 바치리오?
그러다간 웃음만 사고 말겠지.
(합창단)
8 우리 작은 누이 젖가슴도 없는데, 누가 말을 걸어 오면 어떻게 할까?
9 성벽이라면, 은망대를 세워 주고 성문이라면 송백널빤지를 둘러 주련만.
(신부)
10 나는 성벽, 내 가슴은 망대랍니다. 그 날 임께서 보시기에 나무랄 데 없을 거예요.
11 바알하몬에는 솔로몬왕의 포도원이 있지요.
그것을 도지로 주어 사람마다 도조를 일천 세겔씩 바치게 한답니다.
12 나에게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포도원이 있어요. 솔로몬 임금님, 소작인들에겐 이백 세겔을 주시고,
당신께서는 일천 세겔을 거두어 들이셔요.
(신랑)
13 나의 동산에 있는 이여, 나의 벗들이 듣는 그대의 목소리 나에게도 들려다오.
(신부)
14 임이여, 노루처럼, 산양처럼 향나무 우거진 이 산으로 어서 와 주셔요.